원제 'Automan'. 1983년 미국 ABC에서 방영한 미국 드라마다.
우리나라에선 1985년 MBC에서 7월 19일부터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45분에 이 제목으로 방영했다. 이때 재미있게도 파일럿 필름(이건 제목이 그냥 오토맨)을 1985년 4월 13일 주말의 명화를 통해 더빙 방영했다. 그리고 시청자 반응이 괜찮자 정식으로 외화[1] 프로그램에 편성한다.
오프닝. 이 음악은 주한미군방송 AFKN에서 80년대에 여러 배경음악으로 많이 쓰이기도 했었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월터(성우: 윤지하)는 탁월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경찰로, 현장 근무가 평생 소원이지만 높으신 분의 명령으로 사무직에 배치된다. 월터는 범죄소탕 인공지능을 개발하고 홀로그램으로 오토맨(성우: 박일)을 생성하여 함께 범죄 현장에 뛰어든다.
주인공이 최첨단 장비(?)를 갖고 범죄를 소탕한다는 골격은 1980년대 중반 인기를 끌었던 전격 Z작전이나 에어울프와 같지만, 주인공이 허당기 넘치는 컴덕후라 전혀 히어로답지 않고, 작중 히어로 포지션을 주인공의 도구(?)인 오토맨이 맡고 있다는 점이 차별점이다.
오토맨은 원리는 알 수 없지만 홀로그램인데도 적에게 물리적인 타격을 줄 수 있고, 손에서 번개 같은 광선을 발사하여 상대에게 테이저건 수준의 전기충격을 줄 수도 있다. 다만, 한 번 쏘고 나면 에너지가 고갈되어 형상을 유지하지 못 하고 사라져 버린다. 기본적인 에너지원이 전기이기 때문에, 출현한 위치에서 너무 멀리 이동하지는 못 한다는 단점도 있다. 독특하게도 자신의 몸속에 사람을 한 명 숨겨넣는 능력도 갖추었다.
오토맨에겐 커서(Cursor)[2]라는 사이드킥[3]가 따라다니는데, 이 커서가 그야말로 캐사기 유닛이다. 오토맨이 '커서'라고 말만 하면 자동차와 헬리콥터, 비행기, 오토바이 등의 탈것부터 의상까지 뭐든지 만들어낸다. 위의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오토맨은 몸이 푸른빛으로 번쩍번쩍 빛나기 때문에 눈에 띄지 않을 수가 없는데, 커서가 일반 의상을 완벽하게 구현해서 감쪽같이 위장시켜 줄 정도다. 프로그램을 미리 입력해 두면 더 많은 걸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지금도 이 작품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꼽는 것이 커서가 만들어내는 자동차다.[4] 방향을 틀 때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직각으로 갑자기 방향을 꺾는 모습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직각으로 꺾는 순간 조수석에 타고 있던 주인공이 창문에 얼굴을 들이받는 몸 개그를 펼치기도 하고,[5] 뒤를 바짝 추격해오던 악당들의 자동차들이 따라가려다가 속도를 못 이기고 벽에 들이받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자동차가 이동할 때 '위이잉~'하는 효과음이 나는데, 마치 전기자동차가 움직이는 듯한 사운드와 유사하다.
그 외에도 커서는 제트레인저 기반의 헬리콥터에 미래적인 디자인의 비행기까지 구현하는데, 오토맨의 자동차가 달리는 도중에 헬기나 비행기로 변해서 하늘로 날아가기도 한다. 헬리콥터도 공중에서 직각으로 방향을 꺾을 수 있으며, 착륙할 때도 똑바로 날아가다가 갑자기 직각으로 꺾어서 하강하기도 한다. 이러한 오토맨의 운송수단들 모두가 통상적인 자동차, 헬리콥터, 비행기보다 월등하게 빠르고 민첩하며, 모두 검은색 바탕에 윤곽선이 푸른빛으로 빛나는 것이 특징이다.
1980년대 초 애플 II 덕분에 컴퓨터 붐이 일면서 컴퓨터의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꿈꾸던 시기이긴 했지만, 아무리 그래도 이건 무리수였다. 키트나 에어울프는 그래도 나름 그럴 듯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오토맨은 지나치게 만화 같았다. 그리고 오토맨의 아이디어 자체도 1982년 영화 트론의 아류라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결국 시리즈는 1시즌 13부작으로 막을 내렸지만, 국내 방영 당시에는 시청자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1] 지금 우리가 말하는 미국 드라마를 당시에는 외화라고 불렀다.[2] 지금 생각하는 그 커서 맞다. 컴퓨터 모니터에서 깜빡거리는 그 커서다.[3] 쉽게 말해 오토맨이 배트맨이라면 커서는 로빈.[4] 람보르기니 쿤타치 기반의 자동차다. 놀란 감독의 다크나이트도 아니고...[5] 조수석에 탔다가 주인공과 똑같은 봉변을 당한 인물들이 몇 명 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