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 펜은 외형상 일반 볼펜과 다를 바가 없으나, 쓰고 난 후 30분 ~ 2시간 내에 흔적도 없이 글씨가 사라진다.2. 한국에서
사실 자동퇴색펜은 초중고 과학 시간에 '색이 사라지는 펜'으로 티몰프탈레인 지시약을 이용해 만들고 편지 쓰는 실험을 했다면 그리 낯설지는 않을 수도 있다.잉크가 기화되는 것이 아니라 잉크의 pH농도가 변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진다는 특성을 이용하여 '기화펜', '순삭펜' 등의 이름으로 수험생이나 고시생들에게 유행하기도 하였다.# 문제집을 여러 번 풀 수 있도록 한 번 사용 후 필기를 초기화하고 다시 문제를 푸는 식이다.
원래 사기 수법에 사용되던 물건이라는 걸 생각하면 뭔가 묘하다. 정확히는 아동 글씨 연습용인데 비틀어서 사기 수법으로 써먹은 것이지만.
3. 중국에서 악용
관련 기사중국에서 사기 수법에 쓰이는 도구로 악명 높다. 중국에서는 흔히 自动褪色魔术笔(자동퇴색마술펜)으로 불린다.
계약서의 숫자나 사인 등을 바꿔치기 하여 다양한 사기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현재 중국 교민들이나 중국에서 사업하는 한인 기업들에서 피해 보고가 계속 이뤄지고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사기 예방 방법은 계약서를 작성할 때 가능한 한 약서를 컴퓨터로 작성하여 인쇄하고 정식 문서를 작성하도록 하며, 작성 완료 후 프린트하거나 스캔해서 복사본을 보관해 두며, 직접 싸인펜을 들고 다니거나 손도장을 찍는 것도 좋은 예방법이다.
만약 이 펜을 이용한 사기 수법에 당했다면 해당 계약서 원본을 플라스틱 하드케이스 등에 넣어 국과수 등의 수사기관에 의뢰하자. 글씨는 지워져도 잉크의 화학 성분이 아직 종이에 일부 남아 있기 때문에 특수 약품으로 산화 처리를 하면 글씨를 되돌릴 수 있다. 만약 그것이 실패하더라도 종이에 눌린 자국이 남기 때문에 이 눌린 자국을 읽어내서 복원하는 장비를 동원한 복원 또한 가능하다. 복원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종이를 구겨서는 안 되고[1] 클리어파일 등 종이에 압력을 가하는 서류철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사기관의 도움을 받기가 곤란하다면 레이저 프린터의 검은 토너 가루를 사용해서 지워진 글씨를 복원할 수도 있다. 손재주가 많이 필요하긴 한데 토너를 종이 위에 고르게 뿌리고 살살 흔들어주면 토너 가루가 종이의 눌린 골 안에 들어가 채워지면서 글씨가 복원된다. 단 종이는 충분히 건조하고 정전기가 제거된 상태여야 하고 토너를 뿌릴 때도 체로 거르듯이 살살 뿌려야 한다. 잘못해서 토너 가루가 종이의 골이 아닌 곳에 붙어버리면 복원에 실패한다. 미리 오뎅꼬치 같은걸로 A4용지에 필기를 한 뒤에 토너가루 복원을 연습해보고 충분히 익숙해지면 실전에 들어가자. 특히 종이를 맨손으로 만지면 토너 가루가 복원하라는 글씨는 복원하지 않고 엉뚱하게 지문을 복원하는 모습을 보게 될 테니 장갑은 필수다. 단, 토너 가루를 흡입할 시 기관지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으니 방진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도하고, 시도한 이후에도 토너 가루가 바닥으로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잘 청소하는 것을 권한다.
또는 초고해상도 스캐너로 해당 종이를 스캔한 뒤 콘트라스트 증폭을 걸어 주면 종이의 눌린 부분의 음영이 증폭되면서 글씨가 드러난다. 사무용 복합기 스캐너로는 힘들고 드럼 스캐너를 운영하는 전문 업소 수준은 되어야 한다.
현장에서 피해를 예방하는 방법은 일단 첫번째가 자신의 필기구를 줘서 사용하게 하는 것이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종이를 가열해 본다. 자동퇴색펜은 고온 환경에서 변색이 가속된다. 물론 너무 뜨겁게 가열해서 종이를 태워먹는다든지 하면 곤란하다.[2]
2011 러시아 총선 사태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지워지는 잉크가 든 펜으로 투표시킨 사례가 있다.
4. 유사 물품
- 오징어 먹물: 전근대에 쓰던 방법. 오징어 먹물로 쓴 글씨는 몇 달 지나면 지워진다고 한다.
- 영수증 등에 쓰이는 감열지: 몇 개월 이상 묵은 오래된 영수증에 적힌 글씨가 희미해진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