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국의 영문학자
李仁秀. (1916~1950). 황무지(T.S. 엘리엇)를 최초로 번역한 인물. 일제 연간의 표현을 빌리면 조선이 낳은 불세출의 영문학자였다. 자손들도 영문학자.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일본 통치에서 한국이 해방되자 대부분 새로 생긴 여러 대학은 거의 다 영문과를 두었지만, 6.25 사변 전에 현대 영시의 강좌가 개설된 곳은 몇몇 주요한 대학뿐이었다. 더구나 이런 대학에 있는 그 강좌는 런던대학 우등졸업생이며 고려대학의 부교수였던 이인수에게 거의 독점되다시피 했었다. 그는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는 물론 고려대학교에서 두루 돌아다니며 하우스먼, 홉킨스, 예이츠, 엘리어트, 오웬, 오든, 딜런 토마스 등을 강의했었다. 출처는 "엘리어트-작가론총서5" '한국 현대시에 끼친 엘리어트의 영향', 문학과지성사, 김종길 씀.
그는 정치적으론 장택상 계열이었다. 하지만 훗날 6.25전쟁 당시 서울탈출에 실패해서 북한 점령 당국에게서 체포, 포로 통역 및 미국과 이승만 비판 삐라 작성등에 종사하다가 서울 수복후 친북 부역혐의로 처형되었다.
문제는 그가 뚜렷한 신념이 있어서 북한에 협조한 것이 아니라는 점. 서울 수복후 잡힌 것도 월북하다 잡힌게 아니라 인천상륙작전 이후에 북한군 진영을 목숨을 걸고 기적적으로 탈출해서 서울에 진입한 미 해병대에 귀순했는데. 국군에서 인수 인계를 강력하게 요청해서 국군에 인계된 후 대한민국 특무대에 의해서 처형되었다(...)
어찌되었든간에 전쟁 이후 국내 여러 대학에서 현대 영시를 강의하게 된 건 대부분 그의 제자들이었다. 때문에 60년대 이후 대학에선 엘리어트를 가르치지 않는 영문학과가 별로 없었다.
재미있는 건 당시 우익인사였다가 생존과 남편의 안위를 위해서 북에 협조한 작가 최정희는 특무대에 체포되었으나 훈방조치(...) 이승만 정권 비방 격문을 돌렸던 시인 노천명은 징역 10년형을 받았으나 석달만에 석방되었던 것에 비해서는 지나치게 가혹한 것. 많은 지인들은 그가 처형된 것을 믿지 않았고 50년 12월 당시 문예 잡지에는 천연덕스럽게 지금 국군에 체포돼서 수감중인 문인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영문 위키나 6.25전쟁을 다룬 미국측 기록에는 이인(...)으로 기록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인은 일제 강점기 인권변호사 출신의 장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