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성 유전인자(transposable element)
1. 개요
이동성 유전인자(transposable element) 또는 트랜스포존(transposon) 또는 전이 인자라고도 부른다. 유전체 내에서 이동할 수 있는 인자를 일컫는 단위이다.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로도 불리며, 전체 지노믹 DNA내에서는 많은 수를 확보하려고 하나, 스스로 이동하는 사이에 지노믹 DNA를 망가뜨리기 때문에 'DNA 기생충'으로도 불린다.노화된 세포나 암세포에서는 이들이 통제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최근까지는 백해무익한 유전자로 여겨졌으나, 현재는 이러한 이동성 유전인자의 경우 인간 유전체 내에서 프로모터(promoter)로서의 역할, 인핸서(enhancer)로서의 역할, microRNA 서열 제공, DNA 메틸화 자리 제공, poly A tail 신호 제공과 같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이동성 유전자는 유전자의 발현 양상을 변화시킴으로써 생명체 내에서 역할하고 있다. 포유류의 경우 전체 지노믹 DNA의 절반 가량이 이러한 이동성 유전인자로 채워져있다. 지노믹 DNA를 망가뜨리는 사이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진화에도 깊게 관여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2. 역사
바버라 매클린톡(1902~1992)에 의해 옥수수 알갱이의 색깔이 이동성 유전인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최초로 확인되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바버라는 1983년 노벨생리학·의학상을 수상했다.3. 종류
크게 RNA 전사에 의존하여 스스로를 복붙하는 class I과, 그렇지 않고 그냥 여기저기 자리를 옮겨다니는 class II로 나뉜다.class I
class I은 내용물 주변으로 몇백 bp짜리 DNA서열이 반복적으로 들어찬 long terminal repeat (LTR)을 포함한 LTR종류와, 그렇지 않은 Non-LTR로 구분된다. 전체 제노믹 DNA에서 반 가까이를 차지하지만, 대부분은 파편화 되어있어서 죽어있는 경우가 대다수다.
LTR
고대 바이러스에서 넘어왔다고 여겨진다. Endogenous retroviral (ERV)들이 여기에 속하며, LTR 사이에 프로모터 및 poly A 들이 죄다 들어가 있으며, 역전사 효소등이 내부에 들어가있다. 경우에 따라 env까지 포함되는 경우도 있다. 원본 바이러스 종류에 따라 여러가지 종류가 있으며, 전체 지노믹 DNA의 10%가량을 차지한다.
Non-LTR
- LINE (Long Interspersed Nuclear Element)
전체길이는 몇 kbp단위 길이이며, ORF (Open Reading Frame) 두개를 제공하기 때문에 단백질로도 발견된다. ORF는 retrovirus와 같이 gag 및 pol 을 포함해서 역전사 도메인을 코딩하고 있다. 포유류 기준, 이동성 유전자중 전체 제노믹 DNA의 반 가까이를 차지 하는,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전체 제노믹 DNA의 반이나 차지 하는것 치고는 생각만큼 복붙되는 이벤트가 발생되진 않는다. 이유는 자체적으로도 방어기작도 있지만, 온전히 복붙 능력을 지니려면 프로모터부분도 온전히 전사가 되어서, 프로포터채로 복붙이 되어야 하지만, 보통 전사 시작점은 프로모터를 포함하지 않기 때문에, 복붙능력은 최초 1회로 제한되는 경우가 대다수다. [1]
- SINE (Short Interspersed Nuclear Element)
몇 백 bp단위이며, ORF가 따로 없다. tRNA에서 나왔거나, tRNA 서열을 만들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RNA pol도 보통 단백질을 만드는 RNA의 전사를 담당하는 pol II가 아니라 tRNA가 담당하는 Pol III가 담당하고 있다. 자체로는 이동능력이 없지만, 3' 쪽 말단이 LINE의 ORF에 의해 인식될 수 있어서, LINE에 의해 스스로가 복붙된다. 인간에게는 대부분 Alu 패밀리가 대다수이므로, 인간 한정으로 Alu라고 부르기도 한다.
class II
DNA 자체가 transposase라고 하는 단백질로 인해 여기저기로 jumping 한다. jumping gene으로 불리는 것이며, 당연히 있던 DNA 자리는 한번 끊어지기 때문에, DNA 수선 기작으로 수리를 해야한다. 이경우, 당연히 서열 그대로 복구될 확률은 떨어진다. 다만, 활동하는 비율이 포유류 기준으로서는 매우 적기 때문에 연구가 많이 되어 있긴 않다.
4. 세포 내에서의 조절
당연히 조절이 전혀 되지 않으면 지노믹 DNA를 씹어놓기 때문에, 숙주 세포로서는 절대적으로 방어해야 할 인자들이다. 때문에 후성유전학적으로 이들을 잘 조절할 필요가 있다. 다만 백해무익한 유전자라는 느낌과는 달리, 이들을 아예 RNAi 차원에서 없애도 지노믹 DNA가 작살나는 현상이 있다. 대부분의 세포에서는 이들이 조절되고 있으나, 신경세포에서만큼은 제대로 조절되지 않고 있다. 뉴런 3개당 이동성 유전자가 하나는 튀어있다. 이들을 막았을 경우에는 장기기억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 부작용이 있다. 심지어 발생학 적으로는 이들을 굳이 꼭꼭 잘 막아놓을 필요가 있음에도, 때에 따라선 풀었다가 다시 묶었다가 해주기 때문에 생체학적으로 정확한 역할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것에 가깝다.현재로서는 생각외로 영향이 큰 것으로 생각되며, ERV중 하나인 IAP가 splicing에 연관되어 있거나, 일부를 없애보았더니 특정 세포로 발생이 되지 않는 등의 현상이 발견되어, 이 이동성 유전자도 후성유전학적으로 세포를 조절하는데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되는게 중론이다. 다만 여전히, 이들이 만들어내는 단백질이 무슨 역할이 있는지는 여전히 알려져 있지 않다.
[1] 이를 Death stranding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죽은채로 떠밀려 내려왔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