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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2-02 12:18:48

유리 안드로포프(내 독일에 나치는 필요없다)

1. 개요2. 작중 행적3. 평가4. 기타

1. 개요

내 독일에 나치는 필요없다의 등장인물. 원 역사의 유리 안드로포프에게서 따왔다.

본작의 반동인물이자 주인공 디트리히 샤흐트의 라이벌, 소련편 주인공으로 엔리케 리스테르와 함께 본작의 서브 주인공이다.

2. 작중 행적

1941년 해방 작전이 실패로 돌아간 뒤, 아무리 천부적인 행정능력을 가진 스탈린이라도 NKVD 사무까지 동시에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위원장을 고르게 된다. 이미 베리야의 배신 전과가 있어 신중하게 상대를 고른 스탈린은 20대의 젊은 나이에 뛰어난 행정력을 보였다 대숙청에 말려들어 굴라그에 갔지만 충성심을 입증하기 위해 핀란드 전선에서 싸우고 있던 안드로포프를 선택하였다.[1]

안드로포르는 NKVD 위원장으로서 사무를 완벽하게 해내는데, 유능하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달리 스탈린에게 사실을 있는 그대로만 설명하는 특유의 언행으로 스탈린의 신임을 받게 된다. 그러나 안드로포프 또한 일선 장군들처럼 스탈린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으며 그를 실각시킬 구실을 찾고 있다. 안드로포프는 스탈린에게 불만이 많았던 주코프를 비롯한 일선 장군들에게 접근해 스탈린을 몰아내기 위한 계책을 짜는 책사를 맡게 된다.

쿠데타를 막후에서 지휘하면서 스탈린을 궁지로 몰아넣고, 스탈린에게 사심이 없는 것과 자신의 감시역조차 포섭하는 것으로 끝까지 스탈린을 속이는데 성공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 많은 소련 인민들이 죽어나가고 있다고 고뇌하는 리스테르를 보고 우리가 죄를 짓는 것은 맞지만 지금까지 쌓아올린 피를 무의미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소련은 무너져서는 안 되고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고 다독였다. 단순히 스탈린 하나를 죽이는 것이 아니라 스탈린을 제물로 삼아 소련을 자멸로 몰아넣을 내부 모순과 부패를 척결하기 위해 타이밍을 재고 있었던 것. 한편 소련에 머물다 유고슬라비아로 돌아가려던 티토를 포섭해서 지금 유고슬라비아로 돌아가 봤자 소용없으니 자신을 도와 스탈린 끄나풀들을 처리해달라 요청한다.

그러다 쿠르스크 전투 이후 스탈린이 흐루쇼프에게 배신당하면서 흐루쇼프를 죽이고 자살하고, 안드로포프는 NKVD 위원장의 정보력으로 흐루쇼프의 배신을 알아내고 이를 명분으로 삼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한다. 안드로포프는 우선 연합군과의 전쟁을 마무리짓기 위해 즈다노프를 서기장으로 세워 협상에 보내고 집단농장 폐지를 비롯한 각종 개혁안을 발표해 세간의 주목을 샀는데, 자유 러시아가 이대로 협상이 타결되면 자신들은 말라죽는다고 생각해 즈다노프를 암살하고 단독으로 모스크바를 공격했다.

안드로포프는 진심으로 당황해 주코프에게 지금 어떻게든 모스크바를 막아내면 자유 러시아만의 독단으로 끝낼 수 있다고 요청하지만 이미 전투의 잇따른 패배로 완전히 기진맥진해져 있던 소련군을 데리고 막아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주코프는 포기하고 자유 러시아에게 항복하고자 했고, 자유 러시아가 주코프를 살려둘 것 같냐고 설득하지만 무시당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연합군도 마음을 바꿔 아예 소련을 멸망시키고자 할 것이고 설령 막아내는데 성공한다 해도 목표였던 소련의 개혁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 생각해 좌절한다. 그 모습을 본 티토는 유고슬라비아로 돌아가려 했지만, 직후 엔리케 리스테르가 자신은 주코프가 아니라 연방과 인민을 섬기기에 자신의 휘하 병력을 데리고 자유 러시아군을 막겠다고 대답하자 놀란다.
스페인 내전의 시작부터, 소비에트 연방의 입장은 국제 공산주의자들에게 욕먹지 않을 정도의 지원만 하자는 쪽이었다.
소비에트 연방은 스페인 공화파를 버렸다.
그러나 소비에트 연방의 수뇌부가 혼란에 빠지거나 등을 돌려, 스스로의 보신만을 생각하고 있을 때 목숨을 걸고 나선 것은 그들이 버린 나라 출신의 이방인이다.
안드로포프는 무어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끼며, 억누른 목소리로 답했다.
“...장군 동지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보내주겠습니다. 우리가 모스크바를 장악하고 연합국과 휴전을 체결할 때까지 단 며칠, 단 며칠만이라도 벌어주십시오.”
안드로포프는 리스테르에게 소련의 운명이 달려 있다 부탁하고, 리스테르는 안드로포프의 구상이 자신의 운명을 걸 가치가 있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는다. 직후 의욕을 되찾은 안드로포프는 티토에게 부탁하고, 티토는 "난 평소부터 스탈린의 끄나풀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말을 하고는 스탈린 끄나풀들을 처리하며 안드로포프가 정권을 장악하는 것을 협조한다.[2]

혼란을 빠르게 수습한 안드로포프는 백군을 상대로 한 대조국전쟁을 선포하고, 소련의 대표인 비상 위원회의 위원장 자격으로 종전 협상에 참석한다. 안드로포프는 당대 소련 정부의 문제점을 줄이고자 군, 당, 위원회의 삼두정 및 삼권분립을 고안하고 안드로포프는 연합군에게 웬만한 것은 다 넘겨줄 테니 대신 이번 자유 러시아와의 전쟁은 어디까지나 '적백내전'으로서 타국이 개입하지 않을 것을 요청하면서 스탈린이 이전에 샤흐트 부부를 암살하라 지시했을 때 가능했지만 불가능하다 거짓말했다며 따로 만나서 협상을 했다.

한편 보로실로프와 부됸늬는 휘하 군을 이끌고 자유 러시아의 본거지인 스몰렌스크를 공격해 병력을 분산시키고, 이를 본 로코솝스키가 뛰어들었으며 안드로포프가 주코프의 참모장이자 친구 바실렙스키를 굴라그에서 풀어주어 바실렙스키를 통해 주코프도 참전하게 만든다.

그렇게 샤흐트와의 협상 끝에 연합국이 점령한 영토의 할양 및 독립을 용인하고 배상금을 지하 자원으로 내어주고 우크라이나에서 뜯어간 산업설비를 돌려주고 식량을 제공받기로 하면서 독소전을 종결시키고 자유 러시아와의 2차 적백내전을 시작한다. 이후 1942~1944년, 2년간에 걸친 적백내전은 오히려 독소전 때보다 훨씬 강력해진 전력으로 자유 러시아를 멸망시키고 승리로 이끌었다.

2년이 지나서도 여전히 티토와 함께 스탈린의 잔당들을 제거하면서 소비에트 연방의 개혁정책을 이어가고 있었고, 소비에트 연방의 디트리히 샤흐트가 되고 싶냐는 티토의 질문에 자신은 디트리히 샤흐트가 아닌 유리 안드로포프고 소비에트 연방 역시 독일이 아니라며 겸양을 보인다.[3] 안드로포프는 티토가 유고슬라비아에 돌아가지 않고 소련에 남은 건 돌아가 봤자 더 이상 소용이 없거나[4] 권력욕 때문이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안드로포프의 모습을 보고 한때 소련에 희망을 가졌던 시절의 자신이 떠올라 저 열정적인 청년의 옆에서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고 생각해서였다.

그렇게 소련을 개혁해나가며 소련인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았고, 과거 스탈린이 소련을 자신의 모든 것으로 삼았듯이 안드로포프 또한 그렇게 살았다. 그러다 세월이 흘러 티토가 죽고 스탈린의 묘를 참배한 안드로포프는 그렇게 뿌리뽑고자 했던 소련의 내부 모순과 부패가 다시 일어나고 있으며 디트리히의 말 중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것만큼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한탄한다. 티토가 자신을 위해서 자신의 곁에서 소련에 일생을 바친 것을 추모한 뒤, 소련의 절대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정계의 반대를 무릅쓰고 말년에 소련에 다당제와 선거제를 도입하여 소련의 마지막 불안정성을 없애 소련이 1990년대 이후에도 여전히 해체되지 않고 이어져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그래도 여전히 공산당이 정권을 독점하고 있다고.

원 역사처럼 1984년에 사망하였다. 본작에서는 1942년부터 42년간 정권을 잡았던 것인데, 젊을 때부터 소련의 지배자였음을 고려하면 원 역사와 동시기에 사망한 건 오히려 대단한 것이다.

3. 평가

첫 등장 당시에는 너무 낮은 인지도 때문에 못 알아본 독자들이 많았지만, 20대라는 젊은 나이에도[5] 굉장히 치밀하고 권모술수에 능한 모습을 보여주며 천하의 스탈린조차 속여 넘기는 수완과 철인같은 면모 때문에 '스탈린 시즌 2'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굉장히 고평가받았다.

원 역사 안드로포프는 소련을 되살릴 마지막 기회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지만, 현실에서는 흐루쇼프와 브레즈네프 치세 때문에 집권 2년만에 사망하면서 소련을 되살릴 마지막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평을 듣는다. 이 때문에 스탈린-흐루쇼프-브레즈네프-고르바초프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아서 안드로포프는 등장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2차대전 당시 너무 젊은 것도 있어 보통 소련 관련 대역물에서는 흐루쇼프나 고르바초프만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본작에서 2차대전 당시 20대밖에 되지 않았던 안드로포프를 주역으로 선택한 것은 젊은 주인공인 디트리히 샤흐트에 대응되는 포지션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6]

NKVD 위원장에 복무하면서 샤흐트 부부를 집중 감시했다는 것을 보아 샤흐트의 쿠데타와 독일 내전 당시 수법을 충실히 배웠던 것으로 보인다. 젊은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걸출한 수완과 초인적인 정신력 등 작가가 디트리히에 대응하면서 쓴 것들이 많다. 디트리히는 안드로포프를 몰랐지만 안드로포프와 만난 뒤 그를 고평가하고, 원 역사 소련의 최후를 떠올리며 안드로포프가 만들어나가는 소련에 나름대로 좋은 미래가 있기를 바랐다.

여러모로 철인과 같은 인물로, 어떤 의미로는 스탈린보다도 '스탈린'의 이름에 어울리는 인물이다. 능력이 매우 뛰어난 것은 물론이고 말년까지도 권력에 타락하지 않고 소련의 존속이라는 초심을 유지하여 42년에 달하는 긴 집권 기간 속에서도 소련 인민들에게 사랑받았고 그런 본인의 입지를 기반으로 말년에는 소련의 체제를 근본부터 바꾸는 결단을 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스탈린이 끝까지 권력욕에 타락하지 않고 혁명가의 초심을 끝까지 유지했을 경우를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다. 안드로포프도 스탈린을 반면교사로 여긴 건지 말년에 스탈린의 묘를 참배하면서 스탈린은 자신의 모든 것을 소련에 바친 사람이었고 자신 또한 그렇게 살았다고 평하기도 했다.

4. 기타

안드로포프는 1914년생이기 때문에 2차대전 당시를 다루는 대체역사물에서는 등장하지 않곤 했는데, 내독나없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인지도가 올랐다. 원 역사 안드로포프는 서기장이 된 지 2년만에 사망한 탓에 대한민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라서 역덕이었던 디트리히 샤흐트조차 '누구지?'라며 전혀 알아보지 못했을 정도였다.

젊은 나이에 눈에 띄는 성과로 오히려 경계를 받아 대숙청에 말려들어 굴라그에 갔다 왔지만, 다른 사람들과 달리 스탈린에게 개인적인 악감정을 갖지 않고 자신의 부족함과 스탈린의 수완을 공부하는 것에 집중했다. 스탈린을 실각시키려는 이유도 스탈린에게 원한을 가져서가 아니라 스탈린의 능력을 인정하지만 스탈린의 정신 상태와 체제가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고 NKVD 위원장으로 소련의 정보를 관리하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소련이 오래 가지 않아 내부 모순과 부패로 자멸할 것임을 깨닫고 스탈린의 죽음을 발판 삼아 소련을 개혁시켜 안정적인 공산 국가로 만들겠다는 공적인 감정에서 나온 행동이다.[7]

소련 인민을 연방이라는 기계를 운영하기 위한 부품으로 평할 정도로 냉혹하지만, 그 나름대로 시산혈해의 위에서 건국되고 끝없이 시체만을 쌓으며 위태롭게 운영되고 있는 소련의 상태에 책임감을 가지고 있으며 그 희생을 무의미하게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개인의 영달이나 안위를 위해 행동하는 다른 소련 고위층들과 달리 순수하게 공적인 감정으로 행동하는 인물이다. 티토의 평에 따르면 표면이 냉혹한 거지 내면은 열정적인 혁명가 정신이 충만한 인물이라고.

방향성은 다르지만 개심한 엔리케 리스테르와 생각이 통해서 그에게 호의적이다. 자신들의 계획 과정에서 오히려 많은 소련 인민들이 죽어야 한다고 고뇌하는 리스테르에게 그렇기에 어떻게든 해내야 한다고 설득하기도 했는데, 안드로포프와 리스테르의 대화는 이권과 안위를 둔 다른 사람들과 달리 공산주의에 대한 고뇌, 연방의 미래, 인민의 희생 등이 주로 나온다. 티토도 처음에는 권력욕 때문에 소련에 남아 자신에게 협조한다 생각했지만 세월이 흘러 티토가 진심으로 자신에게 호의를 가지고 소련을 위해 인생을 바쳤음을 깨닫고 사후 티토에게 감사를 표했다.


[1] 원 역사에서도 안드로포프는 NKVD의 후신인 KGB 국장 이력이 있다.[2] 다만 이후 2년 뒤에야 완전히 작업이 끝났다는 언급이 있어 완전히 끝내는 것에는 꽤 시간이 걸린 모양이다.[3] 이 말의 뜻은 자신은 디트리히가 아니기에 무조건 디트리히를 따라갈 수 없으며 유리 안드로포프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미다. 짧게 말하면 디트리히를 의식하지 않겠다는 것.[4] 이 세계에서는 2차대전 직후에 유고 내전이 터져서 결국 유고가 공중분해당한다.[5] 1914년생으로 집권한 1942년 당시 겨우 28세밖에 안 되었다. 설정상 1911년생인 디트리히 샤흐트보다 3살 더 어리다.[6] 대신 흐루쇼프는 스탈린을 암살하려다 역으로 스탈린에게 살해당했고, 브레즈네프는 그냥 등장을 안 했다.[7] 역사적으로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일수록 해당 국가의 내부 모순과 부패를 빠삭하게 알아서 오히려 개혁적인 성향이 된 사례가 있다. 원 역사의 베리야와 안드로포프가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