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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1-09 17:10:15

올빼미의 성

1. 개요2. 등장인물3. 결말

1. 개요

파일:owlscastle.jpg
梟の城

일본의 역사 소설가 시바 료타로가 지은 본격 닌자 소설. 1958년 4월부터 이듬해인 1959년 2월까지 불교계 신문인 『츄우가이닛포(中外日報, 중외일보)』에 연재되었으며, 같은해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1년 뒤인 1960년, 시바 료타로는 이 작품으로 제42회 나오키상을 수상한다. 『코우가인법첩[1] 등과 함께 일본 창작물에서 닌자 붐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소설이다.

이가 지방에 전해내려오는 히데요시의 성에 잠입한 두 닌자에 대한 구전을 기반으로 하여 당시 사료를 토대로 이야기를 엮어냈다. 두 닌자 중 한명이 훗날 도둑으로 유명한 이시카와 고에몬이라는 해석이다. 이가 닌자 말고도 친숙한 코가(작중 번역은 고가) 닌자들도 나온다.

오다 노부나가에게 멸망당한 이가류 닌자 쓰즈라 주조가 노부나가의 뒤를 이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암살하라는 의뢰를 받고 그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

신문 연재 소설답게 수위가 넘나드는 편이긴 하나 닌자물의 전형적인 틀을 다진 작품이라고 할만큼 흥미진진한 전개가 일품이다. 고증이 유명한 시바 료타로의 작품 답게 초능력 인술 같은 비현실적 요소는 최대한 배제하고, 주인공이 암살 계획을 묵묵히 준비하다가 여러 인물들과 얽히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첩보와 공작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여러 유혹과 방해를 이겨내며 목표를 향해가는 닌자의 고독한 싸움이라는 클리셰는 이 쪽이 원조라고 볼 수 있다. 다만 그런 류의 작품들과는 결말이 상당히 다르게 주인공이 뭔가 대단한 사명이나 그런게 있는건 아니고 결국 최후의 목표를 앞에 두고도 닌자로서의 암살을 준비하는 과정만을 즐겼다는 사실을 깨닫고 순순히 물러난다. 그리고 거기서 멈추지 못하고 부와 명예를 쫓던 라이벌은 처참하게 몰락한다.

오다 노부나가 이후 도요토미 히데요시 집권 시절의 정치적 혼란스러움 또한 여러 면에서 잘 보여주고 있는 점도 흥미거리.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조선 정벌은 다소 건조하게 묘사되는 한편 도요토미 츠루마츠 사망 이후 맛이 간 히데요시의 헛짓거리라는 식으로 부정적으로 묘사된다. 애초에 주인공에게 암살을 의뢰하는 이마이 소큐도 조선과의 전쟁으로 자신의 처지가 곤란해져 암살을 의뢰했고, 주조와 구로아미도 백성들에게 무리한 조선정벌로 경제가 어려워졌다며 백성들을 선동하는 공작을 하기도 한다. 액션 장면이 없는건 아닌데 밑에 영화 관련한 문구에서 볼 수 있듯이 그렇게 화려한 액션물은 아니다.

1960년 후지테레비 단편 드라마 극장인 「미쓰비시 다이아몬드 극장」[2] 중 3편짜리 드라마로 방영된 적이 있고, 1963년 영화로도 개봉됐다. 1999년 다시 한번 영화로 만들어졌는데 한국에선 2001년 개봉하여 전국관객 11만 5천명이 관람했다. 무엇보다 닌자들이 나오는 액션물로 홍보했는데 작품이 정통사극에 가까운데다 일본 영화 특유의 뜬구름 잡는 연출까지 겹쳐 봤다가 악평하던 반응이 수두룩했다. 결정적으로 임진왜란의 원흉 '히데요시를 암살하라!'라고 해놓고 결과적으로 낚시 제목이 되어버렸다

2. 등장인물

번역명은 한국 정식발매판 기준.

3.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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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입신출세를 위해 기사루와 지로자에몬을 이용하던 고헤이는 결국 둘을 잃고[7] 혈혈단신으로 주조의 뒤를 밟게 되는데, 이런 고헤이의 모습을 수상히 여기던 관리에게 '이시카와 고에몬'이란 이름을 대면서 검문을 빠져나간다.

주조 역시 무리하게 히데요시를 얼굴을 확인하려 공연장에 잠입했다가 주조 대신 고가의 함정에 빠진 구로아미가 사망하고, 이후 구로아미의 복수와 암살 작전에 방해가 되는 마리 도겐을 처단하지만 본인도 치명적인 부상을 입어 고하기의 간호 끝에 겨우 살아난다. 암살이 가까워오자 고하기는 구로아베라는 땡중을 보내 암살을 포기하고 자기와 함께 살아가자는 메세지를 전하고, 마음이 흔들리던 주조는 이내 마음을 다잡고 결국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거처인 후시미 성에 잠입한다.

여러 과정을 거쳐 주조는 히데요시의 침소까지 숨어든다. 하지만 너무 곤히 자고 있는 히데요시를 보고 무슨 생각이 든 건지 주조는 히데요시를 죽이지 않고 그를 잠에서 깨운다. 별볼일 없는 늙은이인 히데요시[8]를 보면서 허무함을 느낀 주조는 작중의 진지한 분위기가 무색하게 시덥잖은 대화를 나누고[9] 묘한 분위기에 결국 암살을 포기하고 히데요시를 기절 시킨 채 재빨리 성을 빠져나간다.

한편, 주조의 뒤를 밟던 고헤이는 히데요시의 처소 근처까지 따라왔다가 성의 병사들에게 잡히게 되는데, 자신이 마에다 겐이 가문의 밀사로 장군을 보호하러 왔다고 주장하지만 다음 날 마에다 겐이 측으로 부터 그런 사람 없다는 통보와 함께 히데요시가 어제 내 처소에 침입한 놈 맞다는[10] 확증을 받고 강도와 도적질을 일삼은 '이시카와 고에몬'이란 이름으로 처형된다.

그리고 은거하던 정자로 다시 돌아온 주조는 아내가 된 고하기와 함께 약초를 캐며 자연을 벗삼아 사는 소박한 삶을 살아가게 된다.

[1] 1959년 출간된 야마다 후타로의 소설. 『올빼미의 성』과 비슷한 시기에 연재되었다.[2] 나오키상 수상 작품을 주로 영상화 했다.[3] 작 중에선 오다 노부나가는 유령처럼 다니는 이가 닌자들이 찜찜하다고 생각해 군사를 일으켜 이가 지역을 토벌한다.[4] 거기에 전쟁 중 사망한 고위 가문의 딸이며, 가문을 모시던 닌자 가문의 수장으로부터 닌자 기술을 직접 사사한 실력있는 닌자다.[5] 작중에서 20대가 안된 걸로 묘사된다. 주조가 40대 초반인 설정을 감안하면 주조가 일찍 결혼했다면 거의 아버지와 딸뻘.[6] 하지만 훨씬 젊은데다 닌자 가문의 수장에게 직접 기술까지 사사해 실력까지 한수 위인 고하기에게 늙은 하급닌자에 불과한 구로아미는 이를 당해낼 재간이 없어 겨우 도망만쳤다.[7] 지로자에몬은 마리 도겐을 막다가 사망했고, 기사루는 고헤이의 유혹에 넘어가 다시 고헤이를 위해 일하다가 손목이 날라가는 끝에 겨우 목숨만 부지하고 고헤이를 떠난다. 영화판에서는 고헤이에게 이용당하고 사망[8] 영화판에서는 '조선침략은 내가 원한게 아니라 전쟁터를 잃은 사무라이들이 나를 꼭대기에 앉혀놓고 떠밀어서 어쩔수 없이 시작해버린 일이다. 온나라가 강요하는데 내가 어찌 버티겠나'라며 지친 모습을 보인다.[9] 허무함을 느끼고 자신을 보며 애매한 태도를 취한 주조를 보자 안심한 히데요시가 능글맞게 "죽이지 말아달라"고 하자 주조는 그럼 "살려줘서 고맙다고 한마디만 해주시오"라고 하는데 히데요시가 소문은 내지 말아달라고 하자 주조가 웃으면서 죽빵을 날린다(...)[10] 사실 히데요시는 주조의 대담한 태도를 맘에 들어하던 차에 그 자가 주조가 아님을 알고 있었음에도 오히려 주조가 잡히지 않았음을 묘하게 안심한 눈치였다. 거기에 더해 자길 살려준데 대한 보답 차원에서 고헤이에게 죄를 덮어씌워서 진범인 주조가 추적당하지 않게 막아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