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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놈 촘스키와 모리스 할레가 저술한 음운론 이론서이다. 영어음운론의 포괄적인 관점을 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원제는 The Sound Pattern of English로 흔히 SPE(에스피이)로 줄여 말한다.
1968년에 하퍼 앤드 로우(Harper & Row)에서 최초로 출판되었다.
음운론 연구에 있어서 음소보다 더욱 작은 단위인 변별자질(Distinctive feature)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특징이다. 변별적 자질 개념은 유럽 구조주의자들에 의해 시작되었고 이를 미국으로 전파한 사람들도 유럽 구조주의자들이었지만 촘스키는 이를 구조주의자들의 전통적인 맥락이 아닌 다른 시각에서 받아들였고, 이게 현대 영미권의 음운론의 변별적 자질 개념의 기본이 된다.
이 책은 변별적 자질 개념의 전면적인 도입 이외에도 영어의 강세 패턴에 대한 최초의 일반적인 이론화, 음운현상의 형식적 기술방식 등의 제시 등에서 대단히 중요한 저작이다. 촘스키가 가장 많은 기여를 한 부분은 통사론이고 그 자신도 통사론을 이론언어학의 정수로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통사론과의 접면(Interface)으로서의 의미론이 아닌 논리영역 자체의 의미론에는 많은 기여를 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음운론이나 통사론과 같은 최소운용단위(즉 자질)가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SPE와 촘스키주의 통사론도 자질의 운용이라는 측면에서 한 뿌리라고 할 수 있다.
2. 한글번역판
국내에서는 전상범이 번역한 한글 번역판(ISBN 978-89-348-0359-1)이 1993년 8월 30일, 한신문화사에서 출간되었다.전상범이 역자서문에서 밝힌 바로는 이 책의 번역은 자신이 뜻한 것이 아니고 번역판 출판사인 한신문화사 사장의 권유에 의해서였다고 한다. 출판사 사장이 처음 전상범에게 번역을 권하는 시기는 1986년이었는데, 출판사 사장의 제안에 바로 사양했으며, 두 번째로 출판사 사장의 전화를 받았을 때도 "그 두꺼운 책을 어느 세월에 번역하느냐?"며 사양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출판사 사장이 세 번째로 번역을 권유하였을 때도 역자는 사양했고 출판을 단념하도록 출판사 사장을 설득했다고 한다.
역자 : "그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 번역한 책을 몇 권이나 팔 것이냐? 이 책은 문자가 난잡하며 그 분량이 오죽하겠느냐? 그래서 생성 문법과 관련된 책이라면 무엇이든 번역하는 일본 사람들도 이 책만은 번역하지 못한 것 아니냐?"
사장 : "이 책은 언어학의 성경과 같은 책이고, 성경을 출판하는데 누가 채산을 따지느냐?"
역자 : "어쨌든 난 이 일은 안 할련다. 그리 아시라."
사장 : "이 책은 언어학의 성경과 같은 책이고, 성경을 출판하는데 누가 채산을 따지느냐?"
역자 : "어쨌든 난 이 일은 안 할련다. 그리 아시라."
이렇게 역자는 적극적으로 출판을 말렸다고 하는데, 그 때 출판사 사장이 한 말이 걸작이었다.
결국 역자는 이에 감명 받아 번역을 시작하였는데 워낙 복잡한 문장에 분량이 많은지라 번역하는데만 5년이 걸렸다고 한다. 번역을 끝내고 교정을 본 다음, 제자들에게 여러 번 검토를 받았고, 색인 작업까지 한 끝에 출판을 하게 된다.
3. 여담
- 이 책의 제목이 영어의 음성체계, The Sound Pattern of English라고 해서 일반적인 영어 발음을 위한 교재로 오해하기 쉬운데, 영어음운론 이론을 정리한 이론서이다. 즉, 결코 실용적이지는 않다.
- 서술시점이 다르기 때문인지 챕터간 이론적 내용의 불일치가 존재한다. 예를들어 7장에서 [vocalic] 자질이 주요분류자질(major class feature) 중 하나로 정의되었다가 8장에서는 [vocalic] 대신 [syllabic]이 들어간다. 두 자질의 차이는 단순히 단어선택에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자질의 정의 자체가 다르다. 현대음운론에서는 [syllabic]을 사용한다.
- 이 책 저자 서문 끝부분을 보면, 촘스키와 할레는 그들의 스승인 로만 야콥슨의 70회 생일을 기념하여 이 책을 바치며, 가르침과 우정에 대해 존경과 감사를 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