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우즈베키스탄의 전래동화다. 한국의 전래동화 연이와 버들잎 소년처럼 마음 착한 주인공이 천계에서 온 초월자들의 도움을 받는 이야기이다.2. 줄거리
우즈베키스탄의 어느 마을에 한 홀아버지가 착하고 아름다운 딸과 같이 살고 있었다. 홀아비는 아내와 일찍 사별한 후 어머니 없이 성장한 딸이 너무 안쓰러워 재혼했는데 재혼한 새어머니는 얼마 전 남편을 잃은 상당히 못생긴 외모와 추악한 마음을 가진 악독한 과부로 이미 전 남편과의 사이에 홀아비의 딸보다 나이가 좀 더 많은 딸을 두고 있었다. 새어머니는 아름다운 처녀를 노상 구박했으며 남편이 보지 않을 때는 친딸에게는 좋은 옷과 음식을 주었지만 의붓딸에겐 음식찌꺼기와 낡은 옷을 주고 그마저도 제대로 주지 않았으며 계모의 딸도 어머니를 닮아서 못생기고 마음씨도 추악해서 역시 의붓동생을 무척 못살게 굴고 괴롭혔다. 마음 착한 처녀는 계모와 의붓언니의 구박과 괴롭힘에 시달렸지만 묵묵히 참으며 지냈고 새어머니와 못된 언니는 그런 처녀를 보고 더 독기가 올라서 심지어는 폭행도 서슴지 않을 정도가 되었다.어느 겨울날에 홀아비가 일 때문에 잠시 밖으로 나간 사이 새어머니는 의붓딸을 밖에 내쫓은 뒤 산나물을 가지고 올 때까지는 집에 올 생각도 말라고 엄포를 놓았고 불쌍한 처녀는 하염없이 숲으로 갔다. 그러다가 우연히 숲 속에 들어섰는데 숲 안에서 12명 정도 되는 지팡이를 든 노인들이 모닥불을 둘러싸고 앉아 있었다. 노인들은 처녀를 불러 추워 보이는데 같이 불을 쬐자고 얘기했으며 처녀가 곁에 오자 처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를 해달라고 했다. 처녀는 그들의 다정한 말에 감정이 북받쳐올라 슬피 울면서 자신의 사정을 얘기하였고 노인들은 처녀의 사연을 듣고 처녀를 안타까워하면서 처녀의 새어머니와 언니의 추악한 마음씨를 욕했다.
마음씨 착한 노인들은 자신들이 산나물을 자라게 해주겠다고 얘기했다. 처녀가 당황하면서 괜찮다고 하자 노인들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들은 사실 열두 달을 관장하는 별의 정령들이고 착한 처녀의 안타까운 상황을 본 텡그리들이 이 딱한 사정에 눈물을 훔치며 불쌍한 처녀를 도와달라고 하여 지상으로 내려왔다고 사실을 밝혔다.
먼저 1월의 별의 정령 노인이 지팡이를 휘두르자 눈이 그치고 날씨가 갰다. 이번에는 2월의 정령 노인이 지팡이를 휘두르자 눈이 녹아 땅이 드러났고 싹이 움트기 시작했다. 3월의 정령 노인이 지팡이를 휘두르자 싹이 자라 땅은 녹색 빛으로 물들었다.
그 다음 노인들이 어서 산나물을 캐라고 얘기하자 처녀가 노인들에게 고마워하며 산나물을 캤다. 그리고 노인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마저 하려 할 때 노인들은 어디론가 사라진 뒤였고 아름다운 비단옷과 장신구들이 자리에 있었다. 처녀는 기뻐하면서 노인들에게 고마워한 뒤 비단옷과 장신구들과 산나물이 든 바구니를 들고 집으로 달려갔다.
한편 과부는 의붓딸을 내쫓은 뒤 의붓딸이 죽었다고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얘기했다. 남편이 그럴리 없다고 얘기했음에도 새아내는 그 딸이 죽었다고 계속 속였다. 그러다가 마침 집에서 기르는 하얀 개가 "홀아비의 딸은 아름다운 비단옷을 입고 산나물과 장신구들을 가지고 오지만 과부의 딸은 아무것도 가지고 오지 않는다오, 홀아비의 딸은 살아서 오지만 과부의 딸은 죽어서 온다네."라고 외쳤다.
그러자 과부가 개를 때리면서 그런 소리 말라고 따졌음에도 개는 계속 그 말만 되풀이할 뿐이었다. 그러다가 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의붓딸이 기쁜 얼굴로 산나물이 가득 든 바구니와 함께 비단옷과 장신구가 든 보따리를 안고 집에 돌아왔다.
아버지는 딸이 무사한 것에 크게 안도했지만 과부가 깜짝 놀라 의붓딸을 추궁하자 마음씨 착한 의붓딸은 숲속에서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말했다. 순간 과부는 더 큰 욕심이 생겨 자신의 딸을 보내면 반드시 더 큰 선물이 올것이라 생각하여 자신의 딸에게 따뜻한 옷을 입게 한 뒤 산나물을 캐오라며 그 숲으로 보냈다. 과부의 딸은 신나게 숲으로 달려가 노인들이 있는 곳으로 간 다음 노인들에게 산나물을 달라고 요구했다.
노인들은 난처해하며 산나물을 구하려면 3월에 오라고 얘기했지만 과부의 딸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화증이 난 노인들은 12월의 별의 정령 노인에게 이 못된 처녀를 혼내라고 얘기하였고 12월의 정령 노인이 지팡이를 휘둘러서 눈보라를 더욱 강하게 불게 했다. 그러자 과부의 딸이 노인들에게 욕을 마구 퍼부었지만 그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다음날 아침, 자신의 딸이 돌아오지 않음을 이상히 여긴 과부가 남편에게 부탁하여 숲으로 가보라고 얘기했다.[1] 홀아비가 숲으로 썰매를 끌고 가서 찾아보았더니 그곳에서 동사한 과부의 딸 시신을 발견했다. 홀아비는 착잡한 마음을 안고 한숨을 쉬며 시신을 썰매에 올린 뒤 집으로 돌아갔다. 남편이 돌아온 뒤 그걸 본 과부는 자신의 딸이 얼어 죽었단 사실에 놀라 남편에게 따졌다.
그러자 남편은 과부가 자신의 친딸에게 그동안 행한 짓을 눈치채고 "그렇다면 당신은 예전에 내 딸에게 무슨 짓을 하려 한 거요?! 이제야 알겠군. 내가 보지 않을 때는 딸을 무자비하게 학대했구만!!"라고 불같이 화를 내면서 과부의 딸의 시신과 함께 과부를 밖으로 내쫓았다. 결국 쫓겨난 과부 역시 심한 눈보라로 인해 본인의 딸과 같이 동사하는 운명을 맞았다. 아버지는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얘야, 미안하다. 이 아비가 너무 어리석어 네 참담한 상황을 보지 못했구나."라며 흐느꼈고 착한 딸은 "아버지, 너무 슬퍼마세요. 아버지 잘못이 아니에요."라며 아버지를 다정하게 위로했다. 그 뒤 마음씨 착한 딸은 착하고 성실한 청년과 결혼해서 아버지를 봉양하면서 자식도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숲속으로 가서 한번 귀를 기울여 보자. 그 곳에서 불을 쬐면서 노래하는 별의 정령들의 노랫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1] 판본에 따라서는 개가 "홀아비의 딸은 살아서 오지만 과부의 딸은 죽어서 온다네."라고 노래를 부르자 화가 난 과부가 개를 흠씬 두들겨 패서 죽이는 판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