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 영상
エグゾイド-Z
Exoide-Z
1. 개요
1986년 카시오에서 MSX로 출시한 슈팅 게임. 카시오가 내놓은 20번째 MSX 게임이다. 나온 시기에 안어울리게도 128kbit(=16KByte) 롬 카트리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미 전년인 1985년 즈음에 256k급 게임의 비중이 크게 늘어나면서 1986년에 와서는 128k급 게임은 보기 어려워진 상태였기 때문에 나온 시기를 생각하면 용량이 적은 편이다.[1]타이틀인 '엑조이드 Z'는 주역 메카의 이름으로 전투기 형태와 로봇 형태로 변형이 가능하다. '변신 로봇'이 주제라는 이유로 일부 재믹스 국딩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지만 실제로 게임의 퀄리티면에서는 B급 게임의 명가였던 카시오의 작품답지 않게 평가가 별로 높지 않다. 게임 자체가 단조로운 편인데다 파워업이나 특수무기 같은 개념도 빈약하고 스테이지 수는 10여 스테이지로 전체 볼륨이 용량에 비하면 큰 편이긴 하지만 그게 다 똑같은 디자인에 색깔놀이라서 시각적으로 지루한 느낌을 준다.
국내 재믹스 유저들에게는 흔히 '엑소이드 Z'로 알려졌던 타이틀이지만 일본어 타이틀인 'エグゾイド-Z'로 보아 제작사가 의도한 타이틀은 '엑조이드 Z' 쪽인 거 같다. 본작은 그리 유명한 작품이 아니었던 탓인지 국내 복제팩 제조사에 따라 라벨에 붙은 타이틀이 좀 일관성이 없었던 편이라 엑소이드 Z로 적힌 팩 말고도 '지오아이드 Z'로 적혀있는 게 있었다. Exoide를 어떻게 읽으면 지오아이드가 되는지는 알듯말듯하지만 어쨌거나 제조사가 일본어 타이틀을 모른 채 영문 타이틀을 대강 잘못 읽고 붙인 라벨인 듯. '엑스로이드'라는 타이틀이 붙어있는 팩도 있었는데 이쪽은 같은 로봇 슈팅이라는 점에서 아무래도 당대의 인기 타이틀인 알파로이드에 묻어가기 시전 혐의가 짙다. 당시엔 그런 유명작에 묻어가기 위한 타이틀 변경이 꽤 있었다. 영화 바닥으로 치면 레옹 2라던가 옹박 2 같은 걸 연상하면 비슷할 듯.
피폴스처럼 하드웨어 스크롤 기능이 없는 MSX1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스크롤이 매우 부드러운데[2] 2픽셀 단위로 스크롤이 되며 심지어 2중 스크롤까지 구현을 하고 있다. 게임은 영 아니올시다인데다 그래픽도 동시대 작품에 비해 조악한 주제(80년대 초반 게임과 엇비슷하다)에 스크롤에만 대단한 기술력을 선보이는 바람에 일본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쓸데없는 기술력'(無駄な技術力)이라고 종종 놀림받기도 한다.
2. 진행
기본적으로 파워업 개념은 (거의) 없다. 시작하면 로봇에서 전투기로 변형하여 총알을 쏘아 적을 격추하는 평범한 세로 스크롤형 슈팅 게임이 되는데 게임을 시작할 때는 분명히 로봇 형태였는데 간(?)만 보여주고 금방 전투기 형태로 변형해버려서 실망했었다는 국딩들도 있었다.베이스가 워낙 단조롭고 평범한 형태의 슈팅 게임인데다 파워업도 없기 때문에 뭐라 추가로 설명할 부분이 별로 없기는 한데(...) B급스러운 독특한 센스를 가졌던 카시오 게임답게 특이한 요소가 몇 가지 있다. 매 스테이지 후반에는 이 게임의 상징과도 같은 슬롯 머신이 놓여있고 이것을 총으로 쏘아서 나온 결과에 따라 몇 가지 효과가 나타난다. 특히 7-7-7이 나오면 총알 발사 속도가 빨라지며 그밖에도 적이 총알을 쏘지 않게 되거나 1up 등의 효과가 있다. 개성이 넘치다 못해 괴악하다는 느낌마저 드는 것이 카시오 게임다운 맛은 있지만 문제는 이게 유일한 파워업 요소. 스테이지마다 기회가 달랑 한번 뿐인데다 죽으면 기껏 얻은 파워업이 날아가기 때문에 평판이 좋은 요소는 아니다.
보스전 역시 평범한 메인 스테이지 진행에 어울리지 않게 독특한데, 뜬금없이 슈팅 게임에서 로봇끼리의 격투로 변한다(위 동영상의 2분 25초부터 참조). 스테이지 끝에 다다르면 BGM이 바뀌면서 엑조이드 Z와 비스므리하게 생긴 형태의 보스가 나오고 엑조이드 Z도 게임 시작과 같은 형태의 로봇으로 변신한다. 변신 후에는 주먹[3]으로 적 로봇을 공격해서 4~5대 정도 맞추면 승리. 적도 똑같이 주먹으로 공격해오는데 불공평하게도 한대 맞으면 죽는다(...). 딱 이때만 로봇으로 변하는데 로봇 형태가 별로 강하다는 느낌을 못주다보니 일각에선 이럴거면 그냥 변신하지 말고 총알 쏘는게 더 강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3. 후속작
같은 해에 용량을 2배인 256k(=32kbyte)로 늘려서 '엑조이드 Z 에어리어 5'(Exoide-Z Area 5)라는 제목의 후속작을 내놓았다. 넘버링은 29번째. 게임 분위기가 많이 바뀌어서 변신로봇 기믹은 삭제되었다. 스토리상으로는 전작의 에일리언들이 다시 지구를 침공하여 엑조이드 Z에 신무기를 장착하고 워프 비행 기능(게임 시작시 나오는 배경의 별이 선처럼 묘사되는 장면이 이것)을 추가하여 "슈퍼 엑조이드 Z"라는 이름으로 다시 전장에 투입했다는 것 같은데 어째선지 그냥 로봇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전투기가 되었다. 그래픽도 많이 향상되고 발랄했던 BGM도 카시오 특유의 B급 분위기가 살아있는 BGM이 되었다. 파워업 요소도 생겼고 쿠소게에 가까웠던 전작에 비하면 게임이 많이 정비되어 좀더 카시오다운 느낌이 살아있는 작품이 되었다. 전작에 비해 스타포스 짝퉁같은 느낌도 많이 줄어들었다. 여전히 단조로운 플레이가 문제기는 하지만. 아무튼 전작에 비하면 지명도도 약간 올라갔고 국내외를 막론하고 좋아했던 사람들도 늘어난 편이다. 국내에서는 그냥 '엑소이드 Z'라는 이름으로 전작과 구분없이 라벨을 붙여서 판 경우가 있어선지 본작을 '엑소이드 Z'로 알고 있는 게이머들도 종종 있다.
3.1. 진행
전작에는 없었던 파워업 요소로, 지상의 적이나 특정 적들을 잡을 때마다 하단의 T.Power(썬더 파워)[4]가 상승하고 이 게이지가 모이면 일정량을 사용해서 무기 파워업을 하거나 화면 내의 적 전멸(썬더 스톰) 사용이 가능하다. 설정상 이 게이지를 "메모리"라고 부르며, 이 메모리의 수가 충분할 경우 필요량이 많은 것부터 우선으로 사용된다.- 메모리 2개 - 트윈 발칸. 기본상태의 공격을 한번에 두 발씩 발사한다. 모양만 두 발이 아니라 실제로 각각의 공격이 별개로 취급된다. 2발을 한 묶음으로 계산하여 최대 4연사까지 가능하며. 화면상에 한쪽만 남아 있는 것도 2발 모두 남아 있는 것과 동일하게 연사수 제한에 포함된다. 탄속은 기본 상태와 똑같이 상당히 느리다. 기본 상태에서 게임 처음 시작시 등장하는 적기 5기를 모두 파괴하면 썬더 파워 게이지를 사용하지 않고도 트윈 발칸으로 파워업이 가능하다.
- 메모리 3개 - 레이저빔. 탄속이 훨씬 빠르고 모든 적들을 관통하고 지상의 적들을 단 한 발로 파괴할 수 있으며 보스도 훨씬 빠르게 파괴할 수 있지만 공격 면적이 좁고 한 화면에 한발만 발사가 가능하다. 빠르게 움직이는 일반 적들 상대로는 트윈 발칸보다 불리하다. 기본 상태에서 트윈 발칸으로 파워업할 때와 달리 무조건 썬더 파워 메모리를 사용해야만 레이저빔으로 파워업할 수 있으며, 기본 상태에서 트윈 발칸을 거치지 않더라도 곧바로 레이저빔으로 파워업이 가능하다.
- 메모리 5개 - 썬더 스톰. 화면상의 모든 적 및 적탄을 제거한다. 메모리 5개 이상이 있어야 사용할 수 있지만 실제 소모되는 메모리는 2개다. 에어리어 디펜더는 한 방에 파괴되지 않으며 여러 대가 있는 상태에서도 한 대에만 대미지가 들어간다. 이때 파괴되지 않은 에어리어 디펜더는 화면 아래로 움직여 플레이어를 압박한다. 메모리가 5개 이상 있을 경우 무기 파워업보다 썬더스톰이 우선으로 사용된다.
후속작 답게 작품의 특징이었던 슬롯머신 요소 역시 건재하며, 다음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기체의 색이 변하며 특수한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특정 위치의 지상의 적을 파괴했을 때도 나타난다. 이 슬롯머신은 위의 썬더 스톰으로도 타격이 되는데 세 슬롯이 동시에 자동으로 2회 타격되며, 이 경우 거의 항상 별 3개(꽝)가 나오지만 처리지연 등의 이유로 가끔씩 다른 게 나오기도 한다.
- 7-7-7 - 잔기 5기가 추가되고 기체가 잠시동안 붉은색이 되며 무적이 된다.
- 레몬 3개 - 기체가 잠시동안 초록색이 되며 적들이 탄을 발사하지 않는다. 단, 이 상태에서도 수수께끼의 결정체 파괴시 반격탄은 그대로 발생한다.
- 별 3개 또는 3개가 일치하지 않을 경우 - 꽝
보스전은 변신 없이 그냥 평범하게 대형 유닛(일단 설정은 외계인의 UFO라고 한다)이 등장하는 식으로 변경되었다. 매뉴얼에는 게임에 등장하는 적들 중 4종류의 적들에 대해서만 설명이 되어 있는데, 하나같이 이름들이 무척 성의가 없다. 아마도 지구군 측에서 편의상 붙인 명칭들이라는 설정인 것으로 보인다.
- 수수께끼의 결정체 - 실제로 매뉴얼에 "謎の結晶体"라는 이름으로 설명이 적혀 있다. 정체불명의 부유물. 적기로 추정되나 자세한 사항은 불명. 배경 스크롤 속도보다 더 느린 속도로 매우 천천히 내려오며, 파괴시 썬더 파워 게이지를 채워주며 반격탄 2발이 발생한다. 반격탄은 플레이어의 위치를 향해 날아오며, 두 발이 한꺼번에 날아오는 게 아니라 약간의 간격을 두고 날아오는데 이때 플레이어가 움직이면 두번째 탄 역시 움직인 플레이어의 위치를 향해 날아온다. 썬더 스톰으로 파괴시 처음 반격탄은 제거되고 두 번째 반격탄만 날아온다.
- 블루 포스 - 반격탄으로 일반탄 2발이 날아온다.
- 레드 포스 - 두번째 반격탄이 지상의 적이나 보스가 발사하는 것과 똑같은 붉은 탄이다. 이 붉은 탄은 플레이어의 X축 움직임에 따라 약간씩 방향을 틀어서 날아온다.
- 에어리어 디펜더 - 1~3스테이지 보스. 1스테이지에는 하나, 2스테이지에서는 둘, 3스테이지에서는 셋이 등장한다. 이게 설정상으로는 2대, 3대가 그냥 늘어서 있는 게 아니라 합체한 상태로, 2대가 합체한 상태는 "더블 에어리어 디펜더", 3대가 합체한 상태는 "트리플 에어리어 디펜더"라고 한다. 물론 게임상에서는 하나하나 따로 파괴해야 한다. 2대 이상이 있는 상태에서 한 대 파괴시 남아있는 에어리어 디펜더들은 화면 아래를 향해 조금 움직여 플레이어를 압박하며, 썬더 스톰 사용시 한 대만 대미지를 입고 파괴 여부에 상관없이 화면 아래로 내려온다.
- 브레인 - 4스테이지 보스. 플레이어를 조금씩 끌어당기며 공격한다. 탄 발사량이 에어리어 디펜더보다 적고 붉은탄이 아닌 일반탄 공격을 하기 때문에 2~3스테이지 보스전 때보다 공격 피하기는 더 쉽지만, 레이저로도 한세월 때려야 파괴될 정도로 내구력이 엄청나다. 정상적으로 플레이할 때는 볼 일이 없지만 브레인의 충돌 판정은 플레이어의 무적 상태(기체가 빨간색으로 변하는 것)를 무시한다.
카시오의 쓸데없는 기술력(...)을 상징하는 부드러운 2중 스크롤도 후속작답게 여전히 건재하다. 자낙이나 '아나자' 같은 동시대의 MSX1용 명작 슈팅게임들도 이런 스크롤을 구현하지 못하고 8픽셀 단위의 거친 스크롤을 보여줬던 것을 생각해보면 어쩌면 대단하다는 점은 인정해야 할지도.
함정은 제목엔 AREA 5라고 써있는데 4 스테이지가 끝판. 4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엔딩은 없고 난이도가 오른 상태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 이때 하단의 스테이지 표기는 5스테이지로 표기된다. 2주차부터는 일반 흰색 적탄도 붉은 적탄처럼 약간의 유도성능이 생긴다. 제목이 AREA 5인데 당연히 5판까지 있겠지 했다가 낚인 게이머들이 있다고(...). 10스테이지가 넘어가는 볼륨의 전작에 비해 용량은 두배로 늘었는데 볼륨이 확 줄어들었다.
[1] 참고로 1986년에는 MSX로 최초의 메가롬팩인 그라디우스가 나왔다.[2] MSX1은 그래픽에 일종의 패턴을 이용하는 방식인 PCG(Programmable Character Generator) 방식을 이용하는데 이 방식은 데이터 양이 적기 때문에 하드웨어 스크롤 기능이 없는 MSX1으로도 소프트웨어적인 방법으로 스크롤 구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대신 패턴의 기본 사이즈인 8픽셀 단위로 움직여야 하므로 움직임이 거칠어보이는 결점이 있었다. 그런데 엑조이드 Z는 그 결점을 극복했다는 이야기.[3] 엄청 큰 왕주먹(...)으로 묘사된다.[4] 전작에 변신 기믹이 있었기 때문에 저 게이지를 채우면 변신이 되는 건가....하고 기대했다가 실망했다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하필이면 T.가 Transform의 머리문자이기도 해서...참고로 게임 난이도가 높은데다 죽으면 게이지가 리셋되고 게이지 차는 양은 찔끔찔끔이라서 어지간히 게임을 잘하거나 치트를 쓰지 않는 이상 저 게이지를 끝까지 채우기란 지극히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