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미니어처 게임 워해머 판타지의 등장 세력 브레토니아에 관련된 설정. 브레토니아 내부에서 불평등과 불합리에 항거하는 의적 집단이다.2. 설정
브레토니아는 워해머 판타지에서 봉건제를 유지하는 국가로 분류상으로는 선 세력에 속하지만, 십구조라는 끔찍한 세율, 신분 상승이 불가능한 억압적인 계급 구조, 농노들의 반란을 막고자 의도적으로 언어를 꼬아놓는 등의 막장 관습을 가져 평범한 농노들의 삶은 비참함으로 얼룩져 있다.하지만 사람이 사는 곳에서 이런 불합리와 억압은 항상 불만을 부르는 법이며, 브레토니아 또한 자연스래 이러한 불평등과 차별, 억압에 항의하며 저항하는 세력이 생기게 되었는데, 이들을 바로 에리무라고 부른다.
이들의 구성원은 매우 다양한데, 처벌과 가혹한 폭정을 견디지 못하고 도망친 자, 맨-앳-암즈로 종군하거나 제국에서 용병으로 뛰면서 불평등과 억압에 눈 뜬 자, 주변에서 일어나는 불평등과 가혹한 처우를 막으려고 노력했다가 덤으로 무법자 신세가 된 농노나 자유민, 남장여자[1], 심지어 불의를 바로잡으려다가 다른 귀족에게 누명을 쓰고 쫓겨난 편력 기사까지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한다.
3. 특징
에리무에 들어가기 위해선 여러 방법이 존재하는데, 가장 잘 알려진 방법은 에리무가 있다고 알려진 숲으로 들어가 자신도 에리무에 들어가고 싶다고 고래고래 소리치는 것이다. 언뜻 웃기고 황당한 방법이지만, 올드 월드의 숲엔 그린스킨, 비스트맨을 포함한 온갖 괴물들이 우글거리기에 이렇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돌아다녔음에도 괴물에게 살해당하지 않고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실력을 입증하게 된다.그렇게 에리무와 접촉한 인물은 에리무의 행동 강령을 따를 것을 맹세하고 조직에 들어오게 되는데, 이렇게 들어온 인물은 우선 며칠 정도 에리무에게 감시당하며 영주가 보낸 첩자인지, 혹은 어떤 불순한 마음을 먹고 들어오는 범죄자인지를 판별받고, 에리무의 지도자인 얼굴 없는 왕이 믿을만하다고 인정하고 나서야 조직의 일원으로 인정받는다. 에리무가 수십 명의 구성원을 한 여러 개의 점조직 구조인 것도 불의의 사고로 조직이 통째로 증발하는 것을 막기 위한 방침이다.
에리무들은 주로 무성한 숲이나 덤불, 동굴 근처에 은신처를 마련하는데, 언제 괴물이나 영주가 보낸 토벌군이 올지 모르기에 항상 도망갈 짐을 미리 싸놓는다. 얼굴 없는 자가 먼저 은신처 주변을 살펴 안전하다고 판단하면, 변장한 채로 근처 마을로 향해 주변 소식을 듣고 다음 목표를 정하는 것으로 하루가 시작된다.
이후 얼굴 없는 자가 자세한 습격 계획을 세우는 동안, 나머지 일원은 사냥, 빨래, 무기 정비 같은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고, 본격적인 의적 활동을 개시하면 주로 부패한 귀족이나 악덕 상인의 재산이나 식량을 털어 가난한 농노들에게 나눠주거나, 부당한 처벌을 받는 농노들을 구출하고, 가끔은 말이 통하는 귀족이나 기사들과 협력해 영지를 위협하는 악의 세력과 싸우는 등의 여러 일과를 진행한다. 심지어 브레토니아 기준으로도 지나치게 폭정을 휘두르는 영주를 끌어내리는 일까지 벌이는데, 직접 암살하기 보단 믿을 수 있는 귀족이나 기사에게 접근해 그 영주의 만행을 알리고 이들이 대신 쿠론에 고발해 끌어내리는 식의 간접적인 방식을 사용한다.[2]
그러나 이들이 가장 먼저 처리하는 일은 에리무를 사칭하며 범죄를 저지르는 무법자 집단과 사기꾼을 처리하는 것이다. 에리무의 평판을 더럽히는 이런 무법자 집단이나 사기꾼을 처리하는 건 보통 그 지역의 에리무가 의무적으로 담당하는 일이며, 만약 그 지역의 에리무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면, 다른 지역의 에리무들도 기꺼이 협력할 것이다.
4. 얼굴 없는 자
흔히 무면왕, 왕관 없는 왕, 등 뒤의 그 자 같은 이명으로도 불리는 얼굴 없는 자는 에리무들의 지도자로 통상적인 방식이 아닌 방식의 정의와 올바름을 추구하는데 망설임이 없는 숙련된 전사이자 전략가다. 성공적인 농노 반란, 귀족 기준으로 악명 높은 에리무들에겐 항상 얼굴 없는 자가 있었으며, 이들이 없는 에리무는 다른 에리무에 흡수되거나, 기껏 모여도 곧바로 흩어질 정도로 에리무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존재다.다른 에리무들과 달리 얼굴 없는 자는 항상 후드로 얼굴 전체를 가리기 때문에 그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같은 구성원들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일부 소문에 따르면, 이 얼굴 없는 자 중엔 귀족이나 성배 기사가 있을 수 있다는 암시가 있다.
보통 얼굴 없는 자는 습격 계획을 짜거나, 영주의 성을 정찰한다는 명분으로 홀로 동떨어져 영주의 성 근처에서 휴식하며, 에리무에 관한 설정이 가장 많고 자세하게 실린 성배 기사 항목엔 '고결한 정신과 투철한 정의감을 가진 성배 기사들은 비록 대놓고 의견표명을 하진 못해도, 개인적으로 불의를 바로잡고자 한다.'라는 언급이 있어 전부는 아니어도 얼굴 없는 자 중엔 성배 기사가 있을 수 있다고 은연 중에 암시한다.
물론 에리무라는 조직 특성상 능력 있고 공을 세운 탈주 농노가 얼굴 없는 자가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농노들은 '우리 같은 아랫것들에게 잘해주시는데 성 밖으로는 통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 영주님'이나 '성배 기사가 되셔서 돌아왔는데 갑자기 사라진 영주님의 큰아들', '사교장에서 농노들을 불쌍히 여겼다가 가축에게도 연민을 느끼냐며 비웃음당한 귀족 나으리 고명딸'이 자기들과 함께 악덕 상인의 창고를 털고, 귀족들의 폭정을 고발하는 에리무라는 소문을 더 좋아하고, 얼굴 없는 자들도 그러한 소문을 딱히 부정하진 않는다.
5. 알려진 네임드 캐릭터
- 베르트랑 - 베르제락의 궁수들이라는 이름의 에리무를 이끄는 탈주 농노.
- 카를로막스 - 평범한 농노였으나, 정신 지체가 있는 형제가 영주의 딸을 보고 웃었다는 이유로 교수형을 당하고, 처형식에서 울었던 어머니는 영주의 관리들에게 얻어 맞아 불구가 된 걸 보고 분노해 농기구로 관리들을 때려죽이고 영주의 딸을 납치해 숲으로 도망쳤다. 원래는 그녀에게 몹쓸 짓을 하고 죽이려 했지만, 천성이 착한 그는 그녀가 자신의 인생에 닥친 비극의 원흉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차마 그러질 못하고 놓아주었고, 이를 유심히 보던 에리무들이 그를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이후 출세가도를 달려 얼굴 없는 자까지 된 카를로막스는 브레토니아 역사상 최초로 성공한 농민 봉기인 '아키텐의 데레빈 리브레 난'을 주도했고, 덕분에 데레빈 리브레는 에리무와 농노들이 관리하는 브레토니아 유일의 자유 도시가 되었다.[3]
[1] 브레토니아는 성차별이 만연한 국가이기 때문에 이들은 에리무에 들어와서도 계속 남장을 한 채로 지낸다.[2] 귀족 중에서도 의외로 브레토니아에 만연한 차별과 억압, 불합리를 혐오하는 인격자들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다. 이들은 대놓고는 아니어도 에리무들의 행위를 묵인하며 은연중에 지지하거나, 그들이 내세우는 조건을 겉으로는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며 비밀리에 지원하는 등 자기 나름의 선행을 추구한다.[3] 이곳의 영주가 워낙 개막장에 너글을 섬기는 카오스 컬트이기까지 해서 분노한 농노들에게 일가족과 함께 맞아 죽었지만, 인근 영지의 귀족들은 그가 죽을 만했다며 지원군을 보내지 않았다고 한다. 농노들의 반란을 용납하지 않는 브레토니아의 귀족들조차 죽을 만한 놈이었다고 비난했으니 그 영주가 얼마나 실정을 저질렀는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