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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6-05 19:43:21

언어학의 4대 기수

1. 개요2. 논제: 생성의미론
2.1. 최소주의에서의 재해석
3. 그들은 기득권에 의해 탄압받았는가?4.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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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언어학의 4대 기수(Four Horsemen of the Apocalypse in linguistics)는 1960-70년대 촘스키 통사론의 해석의미론에 반기를 든 촘스키언 통사론 연구자 4명을 말한다. 해지 로스(Haj Ross), 폴 포스털(Paul Postal), 제임스 매콜리(James McCawley), 조지 레이코프가 해당한다.

4명의 학자들은 묵시록의 4기사에 빗대어 자신들을 Four Horsemen of the Apocalypse라고 정체화하였고, 촘스키 언어학에 종말을 가져오는 것을 자신들의 목표로 삼았다. 이를 본받아 4대 기수의 제자들은 70-80년대에 촘스키 통사론 진영에 대해 끊임없는 반달을 시도하였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했고, 이후 관심분야를 문화나 인지전반으로 옮겨서 스스로를 '인지언어학'(cognitive linguistics)이라고 칭한다. 이에 따라 이론언어학 내에서는 대체로 의미론이나 화용론을 연구한다.

논쟁이 모두 종식된 이후인 1993년, 인지언어학자 랜디 앨런 해리스(Randy Allen Harris)[1]가 자신의 책 《언어학 전쟁(Linguistics wars)》에서 사용함으로써 대중적으로 유명해졌다. 촘스키언 진영에서는 이 책의 내용이 대부분 언더도그마를 보여주고 있다는 입장이고, '전쟁' 등의 어휘의 사용이 실제로 70–80년대에 있었던 건설적 이론적 논쟁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 논제: 생성의미론

처음 생성이론이 구성되던 1950년대 중후반에 가장 큰 화두는 생성이론에서 의미부와 음운부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지였다. 일단 놈 촘스키가 의미/음운과 독립된 통사부를 상정하였는데, 이때 의미부와 음운부가 무엇인지 그리고 통사부와 어떠한 관계를 맺는지가 불확실했던 것이다. 음운부의 경우 큰 갈등없이 정론이 등장하였다. 자질이론에 기반하여 음운부는 어휘부에서 주어진 자질들을 통사부와 별개인 자체적 기제로 운용하는 것으로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 오늘날까지 이러한 흐름이 형식주의 이론 음운론의 저변에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의미부의 이해와 관련해서는 촘스키 자신이나 촘스키언 학자들 사이에 이견이 있었고, 갈등이 다소 불완전하게 봉합된 느낌이 있다.

구체적으로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한 부분은 '생성'의 범위를 어디까지 볼 것인지였다. 의미부는 생성적인가? 아니면 단순히 생성의 결과물을 해석할 뿐인가? 1960년대 Aspects 모델[2] 이후 2024년 현재까지 촘스키주의에서는 의미부를 생성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 즉, 형태소의 의미는 이미 주어진 상태에서 통사부로 들어오며 통사부에서 이러한 의미들을 통사적 작용을 거쳐 출력하고 그 결과 문장의미가 해석된다는 것이 표준 모델이다.

그러나 4대 기수는 의미부 역시 생성작용의 적용을 받는다고 주장하였다. 이들의 핵심 논거는 사동동사(causative verb)나 기동동사(inchoative verb)에 기반한다. 이들은 사동동사나 기동동사에서 단어의 의미가 '사동자질' '기동자질' 등의 기능자질과 어휘자질로 더 나뉘어야 하며, 이렇게 세분화된 자질이 생성과정을 거쳐 어의를 구성한다고 주장했다.

예컨대, 영어단어의 'kill'은 'die'와 밀접하게 관련있고, 'die'를 유발한다(cause)는 사동의 의미를 가진다. 이 사실은 한국어에서는 '죽다'와 '죽다'의 관계에서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촘스키의 해석의미론에서는 'kill'의 의미는 세분화될 수 없으며 그자체로 단일한 의미구성을 가지고 통사부로 들어온다. 해석의미론적 견해에서는 마치 영어의 green을 한국어에서 청록과 녹색으로 구분하듯, 영어의 kill을 한국어에서 죽- 'die' -이 'cause' 로 구분하는 것 역시 언어개별적이고 어휘적인 특이사항에 불과한 것이다.

정리하자면 촘스키의 '해석의미론' 진영과 4대기수의 '생성의미론' 진영이 학문적 대립을 하였으며, 이 논쟁은 60-70년대에 활발히 지속되었다. 그러나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지 못하게 되었고, 생성의미론자들의 관심이 점차 의미론이나 화용론으로 이동함에 따라 이후 통사론 학계에서의 논쟁은 잦아들었다.

2.1. 최소주의에서의 재해석

그러나 생성의미론의 의미부 이해는 최소주의에 들어와서 재조명받기 시작하였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주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결국 4대 기수가 모두 떠난 자리에 남은 촘스키언들이 심도깊은 연구를 통해 생성의미론의 주요 주장 중 하나인 '어휘 내부구조'의 정체를 형식화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분산형태론(Distributed Morphology)에서 단어의 기능자질들을 산산분해하는 데에서 이론적 정수를 이루었다. 예컨대 분산형태론적으로 한국어 어휘 '주무시다'의 어근 '주무-'는 잠을 자다를 의미하는 root √SLEEP 과 한국어의 주격높임을 담당하는 [+HONORIFIC] 자질 등의 단위가 통사부와 동일한 생성작용을 거쳐 생성되어 나온 결과라고 본다. '아버지가 주무신다'의 해석에 있어서는, '주무시다'가 단일한 어휘로서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구성하는 하위 단위들인 √SLEEP [+HONORIFIC] 가 해석되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최소주의자들은 분산형태론을 전제로 연구한다.

즉, 최소주의자들은 어휘의 내부구조를 해석가능한 의미자질들로 재구성했으며 여전히 의미부는 해석의 대상이면서 동시에 내부구조를 가지는 것으로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3. 그들은 기득권에 의해 탄압받았는가?

4. 참고 자료



[1] 캐나다 워털루 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2] 구체적으로는 Chomsky, Noam. (1970). Remarks on nominalization에서 명시적으로 규정됨. 이후 Janua Linguarum 시리즈의 일부로 편입된 Studies on Semantics in Generative Grammar에서 Deep structure, surface structure 개념과 더불어 해석의미론적 견해가 표준으로 정립.[3] 이와는 반대되는 견해로 GB초창기 이전에는 한국어의 '가시었겠다'를 분석할때 용언 어근 '가-'를 V로 분석하고 '-시었겠(다)' 일체를 단일한 I로 보기도 했다.[4] 소위 '촘스키 권력'의 강한 비판자인 Postal역시, 촘스키가 통사론에서 큰 성과를 낸 연구자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촘스키가 사회문제에 대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것이 언어학에서의 성과가 일반인들에 의해 과대평가되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촘스키의 통사론 모델 중 반론을 받은 개념들이 많으며, 실제로 촘스키가 이러한 반론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자신의 이론을 수정해왔는데, 외부인들이 보기에는 촘스키가 마치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인식된다는 것이 Postal의 주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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