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니스트(배틀본)/기록

(실패로 돌아간 맨넥-B 탈출 작전 당시 세운 공로로 아이그린 병장에게 수여된 상패에 새겨진 내용.)

바렐시의 공격으로부터 용맹하게 고향을 수호했고, 목숨을 바쳐 324명의 생명을 구해냈으며, 고향 행성과 그 주민들을 위해 한결같은 마음으로 복무했으므로 MSCB 수령부에서 어니스트 아이그린 병장에게 맨넥의 용맹의 날개를 수여함.

(배틀본이 되어 노바에 합류한 토비의 음성사서함에 남겨진 메세지. 음성 파일 첨부. 아래는 전문.)

토비, 어니스트네. 가까운 미래에 자네와 동료가 될 듯하니, 친애하는 우리 동족에 관한 얘기를 들려줄까 해.

알다시피 에비안트는 모습이 제각각이지. 하지만 우리같은 깃털달린 자들은 보통 두 부류로 나뉘지. 비행할 수 있는 부류와 할 수 없는 부류. 기억할 수 있는 한 항상 그런 구분이 존재했고, 비행할 수 없는 나로서는 부화한 순간부터 그 사실이 내 등에 박힌 가시와 같이 느껴졌네. 자네도 나처럼 억울했을 것 같은데.

하지만 내가 하려는 말은, 우리는 나무로 만들어졌단 거야. 비행하는 녀석들보다 두 배는 열심히, 두 배는 신속히, 그리고 두 배는 똑똑해지려 노력해야 했지. 우리는 약자에 속해. 약한 새지!

입대한 이래로 이 사실은 내 발 아래 타오르는 불처럼 날 괴롭혔네. 자네도 이런 불을 가졌을 거야. 발 밑에! 그리고 가슴 속에! 그리고 자네의, 그 화려한 언변 속에 말일세.

하지만 그 불을 견뎌내야해, 토비. 손 안에...그러니까 지느러미발 속에 말이야! 지느러미발 있지 않나...그 안에 불을 움켜쥔 채 위대함을 이뤄내야 해!

날지 못하면 좀 어떤가! 그 놈의 날개보다 훌륭한 추진제가 있는데. 성층권까지 날아오를 수 있는 추진제 말이야. 그 추진제가 바로 우리의 불일세! 좀 억지스러운 비유일진 몰라도, 내 말 이해하지. 그렇지? 그래.

내 말 들어, 토비. 베네딕트 같은 멍청이들은 항상 잘난 척 할거야. 내버려 두게. 그들은 우리와 같은 가슴을 지니지 않았으니까. 그들에겐 불이 없어. 그 사실을 잊지 말게. 자네가 그 사실을 잊는다면 내가 다시 기억나도록 두드려 패줄 테니까. 장난이냐고? 정말 궁금해? 아니길 바라네!

(어니스트가 조교를 맡았던 "UPR-TR-A7: 수류탄 적응 훈련" 과정 중 40mm 수류탄에 대한 신병 교육 내용의 녹취본.)

주목하라, 제군! 이건 40mm 수류탄이다. 이 수류탄은 매우 특별한데, 누가 그 이유를 말해보겠나?

(무응답)

바로 제군 때문이다!

여러분은 이 수류탄이 잘 자랄 때까지 보살필 것이다. 수류탄은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여러 통과 의례를 거칠 것이며, 여러분은 자랑스러운 수류탄의 엄마, 아빠로서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볼 것이다.

제군은 수류탄을 수류탄 학교에 데려가고, 리틀 야구단에 보내 새로운 수류탄 친구를 사귀도록 할 것이다. 여러분은 수류탄의 아기때 사진을 지갑에 넣고 다니거나, 벽난로 위 액자에 걸어놓겠지!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머저리들!

이건 이제 폭약과 강철 더미에 불과하지만, 언제든지 근처의 멍청한 적을 향해 발사될 것이다. 수류탄은 여러분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효과적인 무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