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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런 대 밀리건


파일:관련 문서 아이콘.svg   관련 문서: 미국 연방대법원/주요 결정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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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사건명칭 앨런 대 밀리건
Wes Allen, Alabama Secretary of State, et al. v. Evan Milligan, et al.
문서번호 21-1086
판례번호
선고일 2023년 6월 8일
재판관 연방 대법원장 존 로버츠 및 8인
판결 앨라배마 주의 선거구 재획정 계획은 1965년 투표권법 제2조에 위반된다.
다수의견 로버츠(Part III-B-1 제외), 소토마요르, 케이건, 캐버노, 잭슨
복수의견 로버츠(Part III-B-1), 소토마요르, 케이건, 잭슨
보충의견 캐버노(Part III-B-1 제외)
반대의견 토마스, 고서치, 알리토(Parts II-A and II-B), 배럿(Parts II and III)
반대의견 알리토, 고서치

1. 개요2. 배경3. 쟁점4. 판결 내용5. 영향6. 관련 문서

1. 개요

앨라배마 주의 주(州)의회가 획정한 연방하원의원 선거구가 흑인 유권자를 의도적으로 배제한 인종적 게리맨더링(racial gerrymandering)에 해당하므로 연방투표권법Voting Rights Act 1965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관해 판단한 2023년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 결론적으로 대법관 5:4 의견으로 해당 선거구획정은 인종적 게리맨더링이어서 폐기되어야 한다는 판결이 났다.

2. 배경

2020년에 있었던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앨라배마 주에는 총 7석의 연방하원의원 의석이 배정되었고, 앨라배마 주의회는 주 전체를 7개의 선거구로 새로이 나누는 선거구획정을 단행하였다. 그런데 선거구획정 결과를 두고 흑인 유권자의 불만이 제기되었는데, 앨라배마 전체 인구 중 흑인의 비율은 약 27.2%임에도 불구하고 '흑인 유권자가 인구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선거구'는 전체 7개 선거구 중 오직 1개(=14.3%)뿐이므로 흑인 유권자가 과소대표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유권자 집단은 앨라배마 주의회의 이러한 선거구획정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흑인들을 고의적으로 1개 선거구에 몰아넣어 민주당 소속 의원이 선출되는 것을 전체 7개 선거구 중 오직 1명만으로 제한하기 위해 '공화당이 장악한 주의회가' 악의적으로 작성한 것이라며 연방지방법원에 선거구획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

연방지방법원은 원고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선거구획정이 연방투표권법Voting Rights Act 제2조를 위반한 것이며, 따라서 무효로 한다고 판결하였다. 연방투표권법 제2조는 선거과정에서의 인종차별을 금지하고 있는데, 따라서 이 사건에서 주의회는 '흑인 유권자가 인구의 과반수를 차지하는 선거구'가 2개(=28.6%)가 되도록 선거구를 짜야한다는 것이다. 이에 불복한 피고 앨라배마 주의회 측은 연방대법원에 상고한다.

3. 쟁점

선거구획정이 연방투표권법 제2조에 어긋나는 인종적 게리맨더링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해 당초 연방대법원은 Thornburg v. Gingles (1986) 판결에서 정립된 심사기준(Gingles 심사기준)을 사용해왔다. 이 심사기준은 ① '합리적으로 획정된' 선거구에서 소수인종이 과반수를 이룰 만큼 충분히 크고 지역적으로 조밀하게 밀집되어 있을 것(소수인종의 지역적 결합), ② 소수인종 측은 자신들이 정치적으로 결합되어 있음(소수인종의 정치적 결합)을 증명할 것, ③ 다수인종이 '소수인종이 원하는 후보'를 패배시킬 만큼 하나의 블록으로 투표함(다수인종의 정치적 결합)이 증명될 것이라는 3가지 요건을 충족시킬 때 그러한 선거구획정은 위법하다는 것이다.[출처]

그런데 이 사건에서 피고(앨라배마 주) 측은 이러한 Gingles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 심사기준에 따라 게리맨더링 여부를 판단할 경우 연방투표권법 제2조 명문의 규정에 어긋나는 결론이 도출된다는 이유였다. 일단, 연방투표권법 제2조의 정확한 조문은 다음과 같다.

1965년 연방투표권법 제2조

(a) 어떤 주(州)나 행정구역도 제b항에 규정된 바와 같이, 미국시민의 인종이나 피부색을 이유로 투표권을 부정하거나 제한하는 방식으로 투표자격, 투표요건, 관행 또는 절차를 시행하거나 적용할 수 없다.

(b) 전체적 상황에 기초하여, 주(州)나 행정구역에서 후보자 지명 또는 선거에 이르는 정치과정이 (특정 집단 구성원이 정치과정에 참여하고 그들이 선택한 대표자를 선출할 수 있는 기회가 다른 집단 구성원들보다 현저히 적은 경우처럼) 특정 집단에게는 동등하게 개방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증명된다면 제a항 위반이 성립한다. 이 판단에 있어 피보호집단의 구성원들이 주(州)나 행정구역에서 실제 공직에 선출되는 규모가 고려될 수 있다. 다만, 본 조문은 피보호집단의 구성원이 인구에서의 그들의 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선출되도록 할 권리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 원문 펼치기 · 접기 】
(a) No voting qualification or prerequisite to voting or standard, practice, or procedure shall be imposed or applied by any State or political subdivision in a manner which results in a denial or abridgement of the right of any citizen of the United States to vote on account of race or color, or in contravention of the guarantees set forth in section 4(f)(2), as provided in subsection (b).

(b) A violation of subsection (a) is established if, based on the totality of circumstances, it is shown that the political processes leading to nomination or election in the State or political subdivision are not equally open to participation by members of a class of citizens protected by subsection (a) in that its members have less opportunity than other members of the electorate to participate in the political process and to elect representatives of their choice. The extent to which members of a protected class have been elected to office in the State or political subdivision is one circumstance which may be considered: Provided, That nothing in this section establishes a right to have members of a protected class elected in numbers equal to their proportion in the population.

여기서 제b항의 마지막 문장, 즉 "피보호집단이 전체 인구 중 차지하는 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대표자를 보유할 권리까지 가지는 것은 아니다."라는 문장이 쟁점이 되었다. 설령 앨라배마 주의 흑인 인구비율이 27%라고 한들, 흑인이 선호하는 후보자가 꼭 27%만큼 당선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의 문장이다. 반면, Gingles 심사기준에 따라 게리맨더링 여부를 판단한다면 '인종집단의 인구수에 비례하는 당선자'를 낳지 않는 선거구획정은 거의 무조건적으로 게리맨더링이라는 판정을 받게되므로 제b항 마지막 문장의 존재의미가 퇴색된다는 것이 피고 측 주장이었다.

대신하여, 피고 측은 연방투표권법 제2조에 관하여 Gingles 심사기준이 아닌 새로운 심사기준인 '인종중립적 기준(race-neutral benchmark)'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인종중립적 기준이란 컴퓨터 기술을 통해 '전통적 선거구획정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인종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수백만 개의 가상의 선거구지도를 생성한 뒤, 그 무수히 많은 가상의 선거구지도들 중 소수인종이 과반수인 선거구의 평균 개수를 계산하여 현실에서도 소수인종이 과반수인 선거구는 그 개수만큼 배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피고 측은 이렇게 인종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접근방식이야말로 투표권법 제2조 법문에 부합한다고 주장하였고, 이러한 접근방식이 Gingles 심사기준을 대체해야 한다고 보았다.[출처]

4. 판결 내용

대법관 5명[3]에 의한 법정의견은 Gingles 심사기준을 유지하면서 해당 기준에 따라 이 사건 선거구획정이 인종적 게리맨더링인지 여부를 판정하였다. 법정의견은 이 사건에서 원고(흑인) 측이 Gingles 심사기준의 3요건을 모두 증명했다고 인정하였고, 이에 앨라배마 주의 선거구획정은 인종적 게리맨더링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다.

특히, Gingles 심사기준을 유지하고 앨라배마 주가 제안한 '인종중립적 기준'을 배척한 이유에 대해 자세히 설시하였다. 연방투표권법 제2조는 선거구획정에 있어 '인종을 절대 인식하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닌 바, 인종이 선거구획정의 '동기'가 되는 것이 아닌 한 어느 정도의 인종 고려는 용인된다는 것이다. 또, 컴퓨터 기술을 통해 수백만 개의 가상의 선거구지도를 작성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가능할지언정, 그렇게 만들어진 선거구지도들이 과연 '전통적 선거구획정 기준을 충분히 충족하는지'에 관해 아무런 증명이 없으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반면, 대법관 4명[4]에 의한 반대의견은 인종적 게리맨더링을 심사함에 있어 인종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컴퓨터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 선거구지도만을 고려하는 '인종중립적 기준'이 채택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인종중립적 기준에 따라 자동생성된 무수히 많은 선거구지도들 중 어느 것도 '흑인이 과반수인 선거구'를 2개 이상 포함하고 있지 않았으므로, '흑인이 과반수인 선거구'를 오직 1개만 포함하는 앨라배마 주의 선거구획정도 위법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였다.[출처]

5. 영향

파일:앨라배마 연방하원의원 선거구지도_2022.png파일:앨라배마 연방하원의원 선거구지도_2024.png
당초의 선거구지도(왼쪽) 및 연방대법원 판결 후 확정된 선거구지도(오른쪽)
결국 앨라배마 주의 연방하원의원 선거구지도는 위와 같이 변경되었다.

결과적으로 이 판결을 통해 연방대법원은 흑인 유권자의 손을 들어주었는데 이는 보수6 : 진보3으로 재편된 연방대법원의 이념구도를 고려할 때 다소 의외라는 평가가 있다. 당초 보수성향인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진보성향 대법관들과 뜻을 같이하는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덕이다.

6. 관련 문서



[출처]
임기영, 「앨러배머 주 선거구 획정과 선거에서의 인종차별을 금지한 투표권법 제2조의 적용 문제」, 세계헌법재판 조사연구 제63호, 헌법재판소, 2023 참고.
[출처] [3] 로버츠, 소토마요르, 케이건, 캐버노, 잭슨[4] 토머스, 알리토, 고서치, 배럿[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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