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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11-05 03:16:08

암브로시니 사지타리오

파일:sagittario-3.jpg
암브로시니 사지타리오(SAI Ambrosini Sagittario)

1. 제원2. 나무로 만든 제트기3. 후퇴익의 도입4. 실망스러운 결과

1. 제원

전장 : 9.30 m / 전폭 7.50 m / 전고 : 1.50 m
익 면적 : 14.60 m²
제작 수 : 1대
초도 비행 : 1953년 1월 5일
승무원 : 1명
동력 : 뚤보메카 마보레 터보제트 엔진 1기 (추력 840 lbf)
최대 속도 : 590 km/h

2. 나무로 만든 제트기

이탈리아 중부의 호반 도시 파시냐노 술 트라시메노(Passignano sul Trasimeno)에서 1922년에 설립된 암브로시니(SAI Ambrosini) 사의 설계주임 세르지오 스테파누티(Sergio Stefanutti : 1906~1992)는 종전 직후 항공업계에 새롭게 대두되는 후퇴익 이론에 깊은 흥미를 느끼고 연구과제로 삼았다. 후퇴날개가 고속에서 얻는 효과를 입증하고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해 1대만 만들었던 암브로시니 S.7 프레시아(Ambrosini S.7 Freccia)는 비록 재래식 피스톤 엔진이 달려 있었지만 뒤로 젖혀진 날개가 아음속 영역에서 가진 잠재력을 보여주었다. 이에, 스테파누티는 차세대 추진기관인 터보제트 엔진과 후퇴익을 결합시켜 본격적인 제트기를 만들기로 머음먹게 된다.

실험기에 탑재하기로 신중히 선택된 것은 그즈음 프랑스에서 막 개발된 소형 엔진인 뚤보메카 마보레 II였다. 3.92킬로뉴튼의 추력을 보이며 무게는 고작 130 kg 밖에 나가지 않는데다 크기도 작은 이 엔진은 S.7의 기본 골격을 이용한 작은 시제기에 장착하기에는 안성맞춤으로 여겨졌다. 오직 1대만 만들 것이므로 가공의 간편함과 제작비용을 아끼기 위해 별도의 지그를 만들지 않아도 되는 나무를 깎아 프레임을 만들었고, 표면도 합판으로 덮어서 마무리된 이 실험기는 기수부터 날개, 꼬리까지 전부 목재로 된 제트기였다. 후방으로 날카롭게 젖혀진 날개 때문에 이 비행기를 위에서 보면 마치 화살촉처럼 보였고, 개발 스탭들이 부르던 "궁수"를 뜻하는 사지타리오(Sagittario)란 별명이 그대로 명칭이 되었다.

3. 후퇴익의 도입

사지타리오의 주날개는 S.7 프레시아와 마찬가지로 후퇴각 45도였는데 급강하 테스트에서 속도가 천음속 영역에 들어가자 압축실속(compressibility)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에 에어포일의 형상에 개선이 필요했고, 이에 따라 수퍼크리티컬 윙(Supercritical Wing)에 가까운 얇은 날개 단면을 적용시켰다. 공기 흡입구는 기류를 충분히 받게끔 기수에 마련했고, 동체 하단에 노즐을 배치한 덕분에 중앙 동체 같은 부분은 기존의 S.7을 약간 수정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었다. 완성된 시제기 암브로시니 사지타리오는 1953년 1월 5일에 겁없는 테스트 파일럿 이레네오 크레센초가 몰고 로마 남쪽 교외에 있는 참피노 비행장의 활주로 위로 떠오르면서 첫 비행에 도전했다.

보도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처녀 비행을 마치고 착륙한 크레센초는 여전히 긴장과 흥분이 가시지 않은 떨리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이탈리아 출신 조종사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말이었다.
"나는 사지타리오야말로 우리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져 비행에 성공한 제트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때까지 이탈리아는 써모제트(Thermo Jet) 엔진이라는 원시적인 엔진으로 375 km/h로 느릿느릿 날았던 카프로니 캄피니 CC.2이탈리아 최초의 제트기이자 세계에서 세 번째로 비행한 제트기라고 선전하고 있었음을 생각해보면, 시험 비행사의 이 같은 발언은 어쩌면 이탈리아 항공업계의 반성과 분발을 요구하는 무언의 시위였을지도 모른다.

4. 실망스러운 결과

그러나, 예리하게 뒤로 젖혀진 날개를 가진 사지타리오는 스테파누티가 예상했던대로 이착륙 상황 같은 낮은 속도에서는 후퇴날개의 단점을 드러내고 있었다. 시제기는 활주로에서 200 km/h가 넘는 고속으로 택싱해도 랜딩기어조차 들리지 않았고, 착륙할 때도 지나치게 빨라 위험했다. 하지만 일단 속도가 붙으면 전반적으로 큰 문제없이 잘 나는 것으로 보였다. 그렇지만 S.7이 강하 테스트에서 경험했던 천음속에서의 진동과 조종타면이 듣지 않는 것은 여전해서 압축실속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 스테파누티는 강성이 떨어지는 목제 구조가 진동 문제를 일으켰다고 판단하고, 프레임부터 표면까지 전부 경금속으로 만든 시제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했다. 이제 암브로시니처럼 작은 업체에서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본 세르지오 스테파누티는 자신의 둥지를 옮겨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할 때라는 것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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