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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30 00:08:36

알리 엔터프라이즈 의류공장 화재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파일:파키스탄 공장 화재.jpg

پاکستان کارخانہ آتشزدگی 2012 (우르두어)
2012 Pakistan factory fires (영어)

1. 개요2. 화재 당시3. 참사가 발생한 원인4. 화재 이후5. 유사 사고

1. 개요

2012년 9월 11일 화요일 저녁 파키스탄 카라치 신드 산업단지의 허브 리버로드 인근 알리 엔터프라이즈[1]에서 발생한 화재. 이 화재로 289명이 목숨을 잃고 600여명이 다쳤다.

2. 화재 당시

당시 야근 근무 근로자들 약 1,500여명은 수출 및 내수용 기성의류를 생산하고 있었다. 직원의 상당수는 근처 오랑기 마을 출신의 여성과 봉제기계 보조로 일하던 10대 청소년들이었다. 당시 월급날이라 근무자들은 대부분 봉투를 들고 왔었다. 일을 하던 도중 갑자기 폭발음이 들렸지만 화재 경보기가 없어 알람이 안 울렸고 근무자들 대부분은 타이어가 터지는 소리라 생각하고 일을 계속 했다. 곧이어 연기가 피어오르자 화재가 났음을 알아차리고 대피했다. 건물에 스프링클러가 없어 화재는 빠르게 번져나갔다.

피해자들은 화재가 일어나자 유일한 출입구[2]였던 계단 쪽으로 가려고 나갔지만 사람이 갑자기 많이 몰려 대피가 힘들었고 출입구도 폭이 겨우 90cm밖에 안 돼서 700여명이 다 빠져나가기엔 좁았다. 화재로 인해 정전까지 일어나 아직 출구를 못 찾은 이들이 출구로 향하는 데 지장을 줬다. 창문으로 탈출하려던 사람들도 있었으나 창문을 쇠창살로 막아 둬서 쇠창살을 간신히 뜯어내고서야 탈출할 수 있었다. 탈출하면서 부상을 입은 사람들도 많았다. 화재로 인한 유독가스는 계속 퍼져나갔고 통풍구가 없어 연기가 금세 공장을 뒤덮었다.

40여명의 소방관들이 물탱크와 스노클을 들고 불속으로 뛰어들었다. 스노클은 3개를 챙겼는데, 1개는 화재 진압에, 나머지 2개는 대피하던 사람들에게 쓰였다. 화재 진압을 위해 물을 뿌렸으나 이 물이 지하에 고여 버렸고 화재로 인해 끓어오르는 바람에 피해가 컸다. 이 물은 화재가 끝나고도 빠지지 않아 시체를 수습하는데 큰 장애물이 됐다. 노동자들이 구출되기까지 36시간이 걸렸다.

사망자 상당수는 창문 근처에서 발견됐는데 사망 원인은 대부분 유독가스에 의한 질식사였다.

3. 참사가 발생한 원인

파키스탄의 의류 산업은 파키스탄 총생산의 7.4%를 차지했고 전체 제조업 종사자 중 38%가 의류 산업 종사자일 정도로 의류산업 비중이 컸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을 시키며 막대한 이윤을 취득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화재가 일어난 알리 엔터프라이즈 의류공장의 공장주도 5000만 달러 자산가로, 최저임금 위반, 화재 경보기와 스프링클러 미설치, 비상구 막기 등의 악독한 행동을 벌였고 결국 이러한 행동이 대형 참사를 불렀다.[3] 이들은 화재가 나자 도주했고 사고 발생 이틀 후인 9월 13일, 공장주는 화재가 난 공장 근처에서 기웃거리다 발견되어 체포됐다.

불법 건축물로 지어진 공장에선 지난 수년간 4번이나 화재가 있었고 화재 발생 하루 전에도 작은 불꽃이 발견됐다가 진화되는 등의 일이 있었으나 근로자들은 한 번도 소방훈련을 받지 않았고 소화기도 충분히 비치되어 있지 않았다. 또 불법 전기 공급 시스템이었던 쿤다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상구도 막았고 통풍구도 없었다. 거기다 당시 파키스탄 최저임금 월 82달러에도 못미치는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에 불만을 표시한 노동자들은 전부 해고당했다. 결국 이 화재는 인재였다.

4. 화재 이후

알리 엔터프라이즈 소유주인 샤히드 바일라와 아샤드 바일라는 화재가 발생하자 도주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이들의 출국을 금지시켰다. 국제노동기구(ILO)는 근로자들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국가적 조치를 요청했다.

화재의 원인은 방화로 밝혀졌다. 범인 압둘 레흐만은 공장측에 20만 달러(당시 시세로 약 2억 3천만원)를 요구했으나 이를 들어주지 않자 불을 질렀고 화재 후 도주해 파키스탄 경찰과 인터폴에게 쫓기다 2016년 12월 태국 방콕의 한 홍등가에서 체포됐다. 2020년 파키스탄 법원은 압둘 레흐만과 공범 모하마드 주바이르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5. 유사 사고


[1] 알리 익스프레스를 운영하고 있는 중화권 기업 알리바바 그룹과는 관련 없다.[2] 비상구가 있었으나 노동자들이 일하다가 옷을 훔쳐 달아날 수 있다는 이유로 비상구를 폐쇄했다.[3] 또 정부가 2003년부터 펀자브와 카라치 지역에서 감독관들이 공장을 방문해 전기안전검사를 하는 것을 법적으로 금지하는 등 사실상 이들을 봐주고 오히려 더 위험한 환경을 만들기를 부추겨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