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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9-07 18:13:13

스페인어/문법/접속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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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괄2. 종속절(복문)의 접속법
2.1. 명사절
2.1.1. 무인칭 표현2.1.2. 유인칭 표현
2.2. 형용사절
2.2.1. 선행사의 내용이 불확실한 경우2.2.2. 선행사의 내용이 부정(negativa)인 경우2.2.3. 의문에 의한 내용의 비현실감
2.3. 부사절
2.3.1. 반드시 접속법을 사용해야 하는 접속사/구
2.3.1.1. 목적 내용의 설정2.3.1.2. 조건 내용의 설정2.3.1.3. 가정문
2.3.2. 접속법과 직설법을 모두 취할 수 있는 접속사/구
3. 단문의 접속법
3.1. 의심의 부사3.2. 감탄사 ojalá, lástima
4. 접속법의 시제
4.1. 시제 일치
5. 형식에 따른 가정법의 분류

1. 개괄

접속법(modo subjuntivo/subjunctive mood)[1]은 많은 인도유럽어족 특히 로망스어 계열 언어에 존재하는 서법의 일종이다. 한국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문법적 개념으로 한국어 학습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문법 중 하나이다.

문법에서 법성(modo gramatical/grammatical mode)이라는 개념은 쉽게 말해 "동사의 굴절(inflexión/inflection)을 통해 화자가 자신의 발언에 대한 태도를 드러내는 행위"로 이해할 수 있다.[2] 이는 시점을 의미하는 시제(tiempo/tense)나 완료 혹은 진행 여부를 따지는 상(aspecto/aspect)과는 구별되는 개념이다.

이 법은 크게 현실적 서법(estado de ánimo real/realis mood) 및 비현실적 서법(estado de ánimo irreal/irrealis mood)으로 분류된다. 현실적 서법 아래에는 직설법(modo indicativo)만이 존재하며 이 법은 객관성, 확실성, 실재성을 내포한다. 비현실적 서법 아래에는 여러 법이 존재하며 이 법은 주관성, 불확실성, 실재하지 않음을 내포한다. 스페인어의 비현실적 서법에는 가정법과 명령법(modo imperativo), 조건법(modo condicional)이 있다.[3] 이 중 명령법의 경우는 크게 어려울 것이 없고, 조건법 또한 일종의 정형화된 패턴이 있어 학습에 큰 애로사항은 없지만 문제는 가정법이다.

직설법이 객관적, 사실적 행위를 묘사한다면 접속법은 주관적 행위를 묘사한다. 특히 자신의 감정이나 희망 사항, 불확실성, 의지, 평가를 표현할 때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일반적으로 접속법은 주절보다 종속절에서 더 자주 나타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절이나 독립절에서 사용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니다. 세계를 "나의 세계"와 "나의 의지가 미치지 않는 다른 세계"로 구분해 본다면, 후자의 분야를 묘사할 때 나의 입장에서는 접속법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다.
01. Creo que viene. (나는 그가 오리라 믿는다.)
02. Creo que no viene. (나는 그가 안 오리라 믿는다.)
03. Dudo si viene. / Dudo si no viene. (나는 그가 올지 의심스럽다. / 나는 그가 오지 않을지 의심스럽다.)
04. Dudo que venga. (나는 그가 올지 의심스럽다.)
05. Dudu que no venga. (나는 그가 오지 않을지 의심스럽다)

위의 예시 중 01번부터 03번까지는 직설법을 사용한 문장이며 04번과 05번은 접속법을 사용한 문장이다. 한국어로는 그 미묘한 차이를 정확히 집어내 해석할 수 없지만, 01번부터 03번은 04번과 05번에 비해 화자의 의지가 더 '단호한' 면모를 드러낸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realis mood와 irrealis mood를 어떤 상황에서 쓰고 어떤 식으로 쓰는가라는 의문에 도달할 것이다. mood의 어원을 보면 mode와 동일하다. 추운 날에는 긴바지 입고, 더운 날에는 반바지 입듯이 상황에 따라 동사가 자연스럽게 변하는 것이다. 동사의 굴절에 이유 따위는 찾지 말자. 현지인이 그냥 그렇게 쓰는 것 뿐이다. 만약 이럴 때 왜 이걸 써야 하는지 '이유를' 가르쳐 주는 강사가 있다면, 그 강사는 정말 잘못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배고파서 아침에 밥 먹는데 무슨 설명이 필요한가? 하지만 우리는 현지인이 아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익히기는 힘들고, 어떨 때 쓰는지 정도는 익히는 것이 접속법의 빠른 습득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하지만 이는 그저 '빠른 습득'을 위한 내용 일 뿐이지 실제로 스페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그 차이를 아는것이 더 도움이 된다. 위의 비유를 들어 설명 하자면 접속법의 용법은 '아침에 된장찌개를 먹는다.' 와 '아침에 빵을 먹는다' 정도로 비유 할 수 있겠다. '왜 서구 사람들은 아침에 된장찌개를 안먹고 빵을 먹을까?'얼마나 맛있는데 하는 의문 없이 '아침에 빵을 먹는다.'라는 문장만 외우다 보면 '점심에는 ( )를 먹었다.'라는 문장을 보았을 때 여기에 김치찌개를 써넣어야 할지 샌드위치를 써 넣어야 할지, 더 나아가서는 햄버거를 써야 할지 라면을 써야 할지 반드시 막히게 된다.

이와 관련 된 예를 들자면. 아르헨티나의 가수 Tini의 Consejo de amor의 노래 가사 중 <Pude haber sido yo, la que tiene tu corazón guardado pero alguien sin piedad me lo robó>..(중략) <Pude haber sido yo, la que a tu lado siempre se despierte pero el futuro nunca nos llegó>를 들 수 있겠다. 둘 다 선행사 절이 완벽하게 동일하며 똑같은 관계 대명사 la que를 사용하지만 앞의 문장에서는 직설법을, 뒤의 문장에서는 접속법을 사용하는데 일단 원론적으로는 두 문장 다 '문법에 완벽히 맞지는 않는 문장'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원어민 화자들은 이런식으로 직설법을 사용하느냐 접속법을 사용하느냐로 자신의 감정이나 확실성, 불확실성을 섬세하게 전달하므로 그 차이나 맥락을 모르고 무턱대고 문법만을 외우게 하는 강사에게 배우다가는 더 높은 단계의 스페인어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반드시 걸림돌이 생기게 된다. 본인이 수만개에 달하는 스페인어의 동사들을 다 외우고 어느 동사는 직설법을 쓰고 어느 동사는 접속법을 쓰는지, 그리고 둘 다 쓰는 동사는 어떤것이 있는지를 기억한다면 그냥 외워도 좋다. 이는 분명 나쁜 방식은 아니고 실제로 이런식으로 반드시 외워야 하는 문장도 있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본인에게 맞는 공부 방식을 고르도록 하자.

이제 스페인어 접속법 (modo subjuntivo)에 대해 알아보자. 앞서 가정법이 아니라 접속법이라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절과 절 사이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종속절의 동사가 굴절하는 것이 바로 접속법이다.

여러 문장 형태에서 접속법이 쓰이지만, 가장 간단하고 기본적인 명사절에서의 접속법만 다루기로 해보자. 이것만 제대로 이해해도, 나머지 부사절이나 형용사절 또는 기타 표현에서 왜 접속법을 써야 하는지 이해를 할 것이다. 시작하기 전에 주절과 종속절의 주어가 다른 경우 = que 앞과 뒤의 주어가 다른 경우, 주로[4] 종속절 동사에 접속법을 사용할 수 있음을 미리 밝힌다. querer 동사를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Quiero hacerlo. (주절과 종속절의 주어가 동일하므로 동사원형을 쓴다)
Quiero que lo hagas tú. (주절의 주어는 yo, 종속절의 주어는 tú. 따라서 hacer를 접속법으로 사용함)

이제 동사의 유형을 크게 둘로 나눠보자.
유형1 : 종속절의 동사를 항상 접속법으로 쓰는 동사
유형2 : 종속절의 동사를 긍정문(afirmativa)에서는 직설법(Indicativo), 부정문(negativa)에서는 접속법(subjuntivo)를 쓰는 동사

여기서 유형2에서 직설법을 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irrealis mood의 특징이라고 부르던 '주관성, 불확실성, 실재하지 않음'을 생각하며 굉장히 이해가 쉬워진다.

유형 1은 다시 유형 A,B,C,D로 나눌 수 있다.
<유형 A>
querer, esperar, desear, necesitar, prohibir, permitir, ordenar, aconsejar, desaconsejar .... 주로 종속절의 주어의 행동에 영향을 주려 하는 동사들이다.
주절의 주어가 종속절의 주어에게 종속절의 동사대로 하기를 바라거나, 금지하거나, 필요하다고 말하거나, 명령하거나, 조언하거나 하는데, 불확실성은 여기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나는 네가 공부했으면 좋겠어" 또는 "그가 그녀에게 가지 말라고 조언했다"라는 문장을 보자. 과연 주절의 주어가 '~ 했으면 좋겠어', '~하는게 필요해', '~하지마라' 이렇게 말한다고, 종속절의 주어가 주절의 주어가 바라는대로 100% 움직일까? 이게 바로 불확실성이다. 예문을 보자.
Quiero que lo hagas tú. - 나는 네가 그걸 했으면 좋겠어 (하지만 tú가 lo를 100% 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Necesito que me ayudes. -나는 네 도움이 필요해 (그러나 tú가 나를 도와주리라고 100% 확신할 수 없다.)
참고로, 영어에서도 이러한 동사굴절의 잔재가 남이있다. [5]
<유형 B>
관련 동사로는 gustar, sentir, importar, doler, sorprender, alegrar ... 등이 있다. 다른 대상의 행위로 인한 주어의 감정을 표현하는 경우에는 que 절에 항상 접속법을 사용한다. 종속절의 내용이 비록 확인된 내용이더라도 감정을 표현하는 것은 주어의 주관적인 범위에 들어가는 것이므로 접속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Me alegra que vengas. 네가 온다니 좋다.
Me alegra que hayas venido. 네가 와서 좋다.
Me sorprende que digas eso. 네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놀랍다.
Me sorprender que hayas dicho eso. 네가 그렇게 말한 것은 놀랍다.
<유형 C>
가치판단(juiciio de valor)과 관련이 있다. 가치 판단이라는건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다. 보통 무인칭 구문으로 'Es + 형용사 / 명사'나 'me parece + 형용사'로 que 이하의 내용에 대한 나의 주관적 판단을 나타내는 형태이다. 이 경우 que 이하의 동사는 접속법을 사용한다.
Es lógico que sea así.
Me parece increíble que no vea la verdad.
이러한 표현들을 정리하자면 es normal, es lógico, es necesario, es precioso, es una tontería, está bien/mal ..... 많기도 하다 등이 있는데, 이거는 철저하게 내 입장에서 정상이고 논리적이고 필요하고 좋고 나쁘다는 의미이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은 여기에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이러한 유형의 표현들은 '주관성'과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예외도 있는데, 아주 확실한 뜻을 나타내는 표현이라면 que 이하는 직설법(indicativo)을 사용한다. 관련 표현으로는 es + evidente / obvio / verdad / cierto / seguro나 no es dudoso, no hay duda 등 남들도 모두 que 이하를 동의할 듯한 아주 확실한 느낌을 준다.
<유형 D>
가능성의 표현들이다. es posible, es imposible, es probable 등의 표현이다. 가능성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확실성의 세계가 아닌 불확실이 내재되어 있다. 따라서 다음 표현들 다음의 que절에서는 접속법을 사용한다.
Es imposible que llegue a tiempo. - 제시간에 도착하는건 불가능해 (그런데 도착할 수도 있지 않는가? 100% 확실성의 세계가 아님)

이제 유형 1과 관련된 설명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고,

유형 2에 대해 이야기 하도록 하자. 유형 1과 달리 유형 2는 부정문의 경우에만 접속법을 사용한다. 여기서 서양인양놈들의 사고 방식을 이해해보자. 굉장히 개인주의적 관점임을 알 수 있다. 행위의 주체 기준에서 보고 듣고 생각하고 느끼고 말했으면 존재하는 세계이고, 아니면 존재하지 않는 세계이다. 이러한 자기 본위적인 마인드는 접속법을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1) 내가 지각하지 않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 여기서 지각에는 오감 뿐만 아니라 머리를 굴려 하는 것들도 다 포함되는 데에 주의할 것
관련 동사: ver, oír, pensar, creer, saber, imaginar, suponer ....
(2) 내가 말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 (언어활동과 관련된 동사들)
관련 동사: decir, prometer, contar, afirmar, comunicar, asegurar, confesar ....
결국 내가 보고 듣고 생각하고 알고 생각하고 말하고 약속하고 확언한 것은 다 존재하는 것이고, 못 보고 못 듣고 생각하지 않고, 모르고, 말하지 않고, 약속하지 않고 확언하지 않은 것들은 다 존재하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주절에 위 동사들이 왔을 때 이를 부정한다면 que 이하의 종속절의 동사는 접속법을 사용한다.
Les ha comunicado que se marcha de la empresa. - 그는 회사를 떠난다고 그들에게 말했다
No les ha comunicado que se marche. - 그는 회사를 떠난다 말하지 않았다
내가 말하지 않은 사실은 '존재하지 않은 사실'이므로, 회사를 떠난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회사를 떠난다는 말은 존재하지 않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no comunicar했다면 marcharse에 접속법을 적용한다.

이제 동사의 유형에서 벗어나서, 위의 경우 말고 접속법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을까? 회화에서 스페인어 뿐만 아니라 접속법이 있는 언어들은 접속법을 사용했을 경우 예의바른 느낌을 주는 경우가 많다. 현대 영어에서는 subjunctive mood를 거의 쓰지 않는 대신 스페인어와 다르게 조동사 would, could가 불확실의 의미를 가지면서 스페인어의 접속법에 따른 의미를 표현한다. 여담으로 would가 could보다는 확실성이 좀 더 높다.

이해를 위해 예문 하나를 들어보도록 하자. "비가 내릴지도 모르겠네" 라는 말을 영어와 스페인어로 표현하자면

영어: It would be raining.
스페인어 : Puede que llueva.

이렇게 영어는 불확실성을 표현 시 접속법을 사용하는 대신 조동사 would, could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would, could를 will이나 can의 과거형으로만 생각하지 말자. 그것보단 다른 용법으로 쓰이는 경우가 훨씬 많다

불확실성, 다시 말해 확실하지 않게 표현함으로써 다소 강하고 직선적인 느낌의 can이나 will보다 굉장히 의미가 약화된다. 특히 우리가 잘 아는 표현인 "Would you mind ~, Would you like to~ Could you~" 이런 표현들을 쓰면 상대방도 예의 바르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또한, 같은 동사임에도 불구하고 뉘앙스 혹은 의미에 따라 직설법/접속법 사용이 나뉘는 경우도 있다.

Asegúrate de que está listo. 그가 준비됐는지 확인해라. (직설법)
Asegúrate de que esté listo. 그가 준비되도록 확실히해라. (접속법)

Garantizamos que la imprimidora funciona bien. 프린터가 잘 작동함을 보장합니다. (직설법)
Garantizamos que la imprimidora funcione bien. 프린터가 잘 작동하도록 할 것을 보장합니다. (접속법)

이와 같은 경우 접속법은 좀 더 적극적인 개입을 암시한다.

스페인어의 접속법이 바로 이런 것이다. 접속법의 불확실성 때문에 직설법에 비해 의미가 약화되며 공손한 표현이 된다. 그래서 실제 스페인 본토에서 접속법을 제대로 잘 사용하느냐 아니냐는 교양의 척도가 된다. "내가 받고 싶으니까 나 줘요!" vs. "괜찮으시다면 제게 주신다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DELE에서도 접속법의 사용은 A2와 B1, B1와 B2, B2와 C1/2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6]

번외) 반드시 뒤에 접속법이 들어가는 경우가 있다. ojalá라고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나 아주 간절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에 대해 표현할 때 쓰는 말이다. 쓰임새가 쓰임새이다 보니 이 뒤에 오는 동사는 무조건 접속법으로 들어온다. 단, 이 단어 자체가 부정적 아니면 두고 보자는 뉘앙스로 쓰이기 때문에 실생활에서는 거의 쓸 일이 없고 가능하다면 쓰면 안 되는 말이다. 단적으로 파일럿 자살 비행 사고로 결론났던 저먼윙스 9525편 추락 사고에서도 범인이 이 말을 하는 게 블랙박스에 녹음되었는데, 이게 파일럿 자살 비행이라는 강력한 근거가 됐다.

희망이나 기원을 표현하기 위해 ojalá + 동사(접속법)의 형태도 사용되는데, 접속법의 시제에 따라 실현가능성이 다르다. ojalá 다음에 접속법 현재시제를 사용하면 실현 가능성이 있는 내용을 표현하고, 접속법 과거시제를 사용하면 실현 불가능한 내용을 표현한다.

¡Ojalá haga buen tiempo! 날씨가 좋기를!
¡Ojalá hubiera buen tiempo! 날씨가 좋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날씨는 나쁠 것 같다)
¡Ojalá saque buenas notas! 성적이 잘 나오기를!
¡Ojalá sacara buenas notas! 성적이 잘 나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성적은 나쁠 것 같다)

최종적으로 정리하자면 다시 돌아와서 접속법은 '주관성, 불확실성, 실재하지 않음' 이 세 단어를 꼭 기억하도록 하자. 어떤 책, 어떤 강사들이 약간씩 다르게 설명해도 이것만 기억하면 서로 다른 설명을 보더라도 절대 혼동하지 않고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간단히 정리하면 접속법은 귀신의 것.

물론 한국인 입장에서 원어민인 스페인어의 문법적 세계를 따라가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학습자들은 일종의 정형화된 접속법 패턴을 따라 공부하는 경향이 있으며, 아래 단락에서도 그에 대해 설명한다.

2. 종속절(복문)의 접속법

접속법은 주절보다 종속절에서 더 흔하게 등장하며, 그 문법적 역할에 따라 주로 명사절, 형용사절, 부사절로 나뉜다.

2.1. 명사절

주어나 목적어 역할을 하는 종속절을 의미하며, 크게 무인칭 표현과 유인칭 표현으로 나뉜다.

2.1.1. 무인칭 표현

화자의 평가나 감정, 가능성, 부정(negativa)의 비현실성, 의문의 불확실성 등 주관적인 견해를 종속절을 통해 표현할 때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es/está + (형용사) + que + (접속법 문장)" 혹은 "(3인칭 단수 동사) + que + (접속법 문장)" 형태로 사용된다.

모든 형용사/동사가 접속법을 수반하지는 못하며, 이는 일정 부분 암기를 통해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감정, 불확실성 등에 대한 형용사/동사가 접속법을 수반하는 경향이 있다.

I. 화자의 주관적 평가
형용사: absurdo, bueno, chocante, conveniente, corriente, curioso, difícil, dudoso, igual, inconveniente, importante, imposible, interesante, justo, lamentable, malo, natural, necesario, preciso, mejor, indispensable, preferible, probable, raro, ridículo, útil, inútil 등
동사: bastar, caber, convenir, importar, hacer falta, precisar, valer la pena, dar lo mismo 등

II. 감정의 표현
"es/parece + (형용사/명사) + que + (접속법)" 혹은 "(간접목적대명사)[8] + (동사) + que + (접속법)" 형태로 사용한다.
형용사: asombroso, curioso, dudoso, extraño, raro, interesante, triste, grato 등
명사: (una) lástima, (una) pena, (una) rabia, (una) vergüenza 등[9]
동사: admirar, alegrarse de, chocar, complacer, desesperar, encantar, doler, enfadar, entristecer, extrañar, gustar, incomodar, inquietar, lamentar, molestar, ofender, preocuparse de, sentir, temer 등[10]

III. 가능성의 표현 (불확실성 내포)
"es + (형용사)[12] + que + (접속법)" 형태로 사용한다.

IV. 부정(negativa)의 비현실성
"no es que + (접속법)" 혹은 "no es + (형용사) + que + (접속법)" 형태로 사용한다. 만약 긍정문이 되어 no가 사라지면 직설법으로 써야 한다.

V. 의문의 불확실성

2.1.2. 유인칭 표현

I. 의지의 표현
의지를 표현하는 동사는 유인칭으로 쓰며, 주어의 의지 내용이 종속절에서 접속법으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주어) + (동사) + que + (접속법 문장)의 형태로 사용한다. 해당 형태에서 사용하는 동사는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 있는데, 주로 "의지동사"라고 부르는 동사 및 그에 준하는 동사가 사용된다.

의지동사는 명령, 금지, 요청, 사역, 허가, 위임, 권고 등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동사이다. 그 예시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아래 동사들의 경우 que를 이용한 복문을 만들 필요 없이 부정사(infinitivo)를 동반하여 단문을 구성할 수 있다.
명령 ordenar, mandar
금지 prohibir
요청 exigir, incitar, pedir, suplicar, rogar, sugerir, aconsejar
사역 hacer, dejar
허가 permitir
위임 encargar
권고 proponer, recomendar

의지동사는 아니지만 잠재적으로 희망이나 소망을 함축하고 있는 동사도 접속법을 취한다. 단 해당 동사들은 부정사를 이용한 단문 구성이 불가능하다. 그 예시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lograr, conseguir, obtener, preferir, esperar, desesperar, confiar, apetecer, aprobar, desaprobar, consentir en, oponerse a, querer, desear

이 외 decir, indicar, escribir, repetir, insister en, empeñarse en 등 몇몇 동사는 종속절이 직설법이냐 접속법이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특성을 보인다. 주로 (상술한 동사) + que + (명령의 내용, 접속법) 형태로 사용한다. 아래 예시에서 직설법으로 쓴 문장과 접속법으로 쓴 문장의 차이에 주목.

II. 감정의 표현
주로 (주어) + (동사) + que + (접속법) 형태로 사용한다. 여기서 사용하는 동사들은 일반동사 혹은 재귀동사이며, gustar로 대표되는 역구조의 동사는 아니다.

III. 의심의 표현
아래 예시에서 직설법으로 쓴 문장과 접속법으로 쓴 문장의 차이에 주목.[16]

IV. 부정에서 오는 비현실성
일명 "판단동사"라 불리는 동사들이 올 경우로, 쉽게 말해 긍정문이면 종속절에서 직설법을, 부정문이면 종속절에서 접속법을 사용한다. 이하는 판단동사들의 예시.
creer, imaginar, pensar, considerar, estimar, juzgar, parecer, ser verdad, estar seguro de + decir, querer, saber, notar, negar

V. 의문에서 유래한 불확실성

2.2. 형용사절

형용사절에 접속법을 사용하는 경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접속법의 특성상 직설법과 접속법 모두 쓸 수 있는 경우라도 내용이 확정된 경우 직설법을 사용해야 한다.

2.2.1. 선행사의 내용이 불확실한 경우

I. uno(s)/una(s) + (선행사) + que + (접속법 문장)
II. (부정어)[20] + que + (접속법 문장)
III. quien/el que[21] + (접속법 문장)
IV. lo que + (접속법 문장): 종속절이 미지의 내용을 다루는 경우.
V. [todo el/lo que]/cuanto + (접속법 문장): (접속법)하는 것은 모두

2.2.2. 선행사의 내용이 부정(negativa)인 경우

I. no + (동사) + (선행사) + que + (접속법 문장)
II. (부정어 선행사)[27] + que + (접속법 문장)

2.2.3. 의문에 의한 내용의 비현실감

2.3. 부사절

상대적으로 사용 규칙이나 패턴이 고착화된 명사절 및 형용사절과 달리 부사절은 그 종류도 많고 용례도 다양해 학습자 입장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이다. 목적, 제한, 조건을 나타내는 부사절 및 아직 미실행된 행동을 가리키는 절에서 주로 사용한다. 접속법의 의미를 생각해 보았을 때, 해당 절들은 사실적 행동이나 상태보다는 가정적 사실을 지칭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일반적으로 부사절의 접속법 사용 여부는 부사절을 만드는 접속사 혹은 접속구에 달려 있다. 스페인어에서 어떤 접속사/구는 반드시 접속법을 사용해야 하며, 어떤 접속사/구는 접속법과 직설법 모두를 사용할 수 있다. 동시에 이 모든 접속사/구는 주절과 종속절의 주어가 서로 달라야 한다.

2.3.1. 반드시 접속법을 사용해야 하는 접속사/구

2.3.1.1. 목적 내용의 설정

para que/a fin de que/a que의 경우 셋 중 para que가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쓰이는 편이다. a fin de que는 격식을 차린 글이나 문구에서 더 자주 등장하는 편이며, a que는 venir나 ir 뒤에 오는 경우가 많다.
2.3.1.2. 조건 내용의 설정
2.3.1.3. 가정문

2.3.2. 접속법과 직설법을 모두 취할 수 있는 접속사/구

3. 단문의 접속법

3.1. 의심의 부사

3.2. 감탄사 ojalá, lástima

ojalá (que)는 프랑스어나 이탈리아어 등 근처 언어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이베리아 고유의 감탄사의 일종으로[39] 그 특성상 뒤에 오는 문장은 항상 접속법을 동반하며, 주로 느낌표와 함께 쓰인다. 뒤에 접속법 현재가 오면 "( )라면 좋겠는데"의 의미이며 접속법 과거가 오면 "( )라면 얼마나 좋을까"[40]라는 의미가 된다.

4. 접속법의 시제

4.1. 시제 일치

5. 형식에 따른 가정법의 분류

1. 단순 가정 (si + 직설법 현재, 직설법 현재/미래)[41]
예시: Si viene la profesora, le entregaré esta carta.
(교수님에게 가게 된다면, 이 편지를 전해드릴 것이다)

2. 현재 사실의 반대 (si + 접속법 과거, 가능미래)[42]
예시: Si tuviera tiempo, me interesaría ver otros lugares.
(시간이 있었다면, 다른 곳도 보고 싶었다.)

3. 과거 사실의 반대 (si + 접속법 과거완료, 가능미래 완료)
예시: Si me hubiera quedado despierto anoche estudiando, no me habría sentido tan frustrado.
(공부를 하며 어젯밤을 새웠다면 그렇게 좌절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1] 가정법으로 번역하는 경우도 종종 보이나 그보다는 접속법이라는 단어가 더 적합하다.[2] 예를 들어 담백히 사실에 대해 전달하는 발언, 자신의 희망사항이나 감탄을 품은 발언, 타인에게 무엇인가 명령하는 발언 등.[3] 조건법의 경우 로망스어 언어들의 공통 조상인 라틴어서는 존재하지 않았으나 로망스어로 분화/발전되면서 생겨난 케이스. 문법적으로 분석해 보면 조건법의 경우 영어의 have에 상당하는 라틴어 habēre(habeo)의 활용형이 동사 뒤에 붙은 형태가 고착화되어 형성되었다.[4] 주절의 동사가 종속절의 주어와 같더라도, 접속법을 물론 쓸수 있다. 예 : Dudo que yo pueda ir a la fiesta. Espero que yo lo sepa hacer.[5] insist나 request 다음에 오는 that절에 동사원형이 온다는걸 중학교나 고등학교 문법시간에 배울 것이다. 여기서 동사원형이 오는 것도 동사의 굴절이다. 내가 that절 이하를 주장하거나 요청한다고 해서 100% 이루어지는게 아니지 않는가. 이는 <유형 A>의 용법과 같다고 보면 된다.[6] 애초에 A1에서는 접속법 자체가 거의 없으며 A1은 직설법 현재와 과거가 메인이 된다. 접속법은 A2에서나 명령법과 엮여서 조금 나오고 B1부터 콸콸콸 쏟아진다...[7] 직설법으로 "Hay que oír todo también."이라고 쓰면 일반적/객관적 의견을 말하는 듯한 어조를 내포한다. 또 화자 또한 "전부를 들어야 하는 사람들"에 포함된다는 의미가 추가된다.[8] 문장의 주체. 그 특성상 gustar 패턴의 동사와 자주 등장하는 패턴. 이 문장 구조는 감정 변화를 일으키는 원인을 특히 표현할 때 사용한다.[9] 이 명사들은 "ser/dar + (명사)" 형태로 오는 경우가 많다. 예: dar pena, dar rabia[10] 물론 이 동사들은 주어가 유인칭일 때도 사용할 수 있다.[11] matar는 일반적으로 "죽이다"라는 뜻이지만 "괴롭히다" 혹은 "분해서 어쩔 줄 모르다"(matarse) 등의 의미로도 사용된다.[12] "무엇이 가능하다"라는 의미를 내포하는 -able, -ible 형용사들이 주로 쓰인다.[13] seguro는 그 의미상 반드시 직설법과 함께 오는 형용사인데 no가 붙으면 가정법과 쓰인다. 비슷하게 dudar는 그 의미상 접속법과 함께 오는 동사지만 no가 붙으면 직설법과 쓰인다.[14] 의문문이 아닌 평서문이 된다면 직설법을 사용하여 "Parece que vienen."(그들은 올 것 같다)가 된다.[15] 이 문장은 직설법으로 "Puedes marcharte"로 쓸 수도 있다.[16] "의심하다"라는 동사는 크게 dudar와 sospechar로 나뉜다. dudar는 흔히 한국어로 "의심하다"로 번역하지만 한국어의 "의심하다"와는 뉘앙스가 다르다. 반면 sospechar는 "의심하다"와 뉘앙스가 얼추 일치하는 편이다. 영어를 안다면 dudar는 doubt에, sospechar는 suspect와 어원이 같다는 것을 통해 비교하면 좋다. dudar que 뒤에는 반드시 접속법이, sospechar que 뒤에는 의심의 정도에 따라 접속법(불확실) 혹은 직설법(확실)이 온다. 단 sospechar que의 경우 dudar que가 내포하는 부정의 의미는 없다.[17] 접속법이 사용된 문장으로 귀걸이가 있는지 없는지 확신하지 못하며 만약 있다면 사고 싶다는 의미를 내포한다.[18] 직설법이 사용된 귀걸이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19] 접속법이 사용된 문장으로 동사의 변화에 따라 "방이 네 개 딸린 집"의 존재 가능성이 불확실함을 내포하고 있다.[20] 긍정의 반대말인 부정이 아니라 확정의 반대말인 부정이다. algo, alguien, alguno, cualquiera 등의 단어를 말한다.[21] 정관사가 쓰였다고 해서 반드시 선행사의 내용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22] 접속법이 사용되었으므로 '그런 사람이 있는지 확신하지는 못하겠는데,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23] 위 문장의 주절은 현재시제이고, 아래 문장의 주절은 과거시제이다. (스페인어에서 -ar 동사의 경우 1인칭 복수 현재 형태 1인칭 복수 불완료과거 형태가 일치한다.) 위 문장의 경우 승자가 확실하지 않으므로 접속법이 쓰였고, 아래 문장의 경우는 승자가 이미 결정되었으므로 직설법이 쓰였다.[24] 위의 내용은 화자 또한 "그가 너에게 말한 것"을 알고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25] 직설법을 사용한 위 문장이 단순히 그가 뭐라고 말했는지 모른다는 중립적 의미를 내포하는 반면 접속법을 사용한 아래 문장은 그가 뭐라고 말했는지 상상조차 못한다는 의미를 내포한다.[26] "Ven lo antes que puedas"로도 쓸 수 있다. 일종의 숙어로도 쓰이는 표현으로 가능한 빨리 와 달라는 강조의 의미가 들어가 있다.[27] nadie, ninguno, nada 등[28] 주절과 종속절이 콤마로 갈릴 경우, 즉 de modo que 앞에 콤마가 올 경우 종속절은 직설법을 쓴다.[29] ni siquiera(( )조차도 아니다)의 경우 뒤에 직설법이 온다.
p.ej. Ya no me visita nadie, ni siquiera mi hijo. (이젠 아무도 날 찾아오지 않는다. 심지어 내 아들마저도.)
[30] 직설법을 쓴 위의 문장은 단순한 가정임을, 접속법을 쓴 아래 문장은 화자가 "예상 밖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는 상황임을 내포하고 있다. 여담으로 스페인어에서는 그 어떠한 경우라도 si(만약에) 뒤에 접속법 현재가 올 수 없다. 단 접속법 과거는 올 수 있다.[31] =aunque ( ) no[32] = no vaya a ser que[33] "no ( ), porque { }"의 형태처럼 porque 앞에 콤마가 들어가면 뒤의 문장은 단순한 직설법 문장이 된다.[34] 이 유형의 경우 자주 쓰이는 몇몇 형태가 마치 숙어처럼 고착화되어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sea lo que sea(뭐가 어떻든 간에), siga lo que siga(무엇이 계속되든 간에), ocurra lo que ocurra(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pase lo que pase(무슨 일이 일어나든 간에), hagan lo que hagan(무엇을 하든 간에), quieran lo que quieran(무엇을 원하든 간에), digan lo que digan(무엇을 말하든 간에), piensen lo que piensen(무엇을 생각하든 간에) 등등.[35] mucho, poco, más, más (형용사) 등이 올 수 있다.[36] quien, cuando, donde, como, cual, -quiera 등의 의문사가 온다.[37] 불확실한 미래를 이야기하므로 접속법이 쓰였다.[38] 평소 습관을 이야기하므로 직설법이 쓰였다.[39] 과거 스페인 지역이 아랍인 통치를 받던 시절의 유산이다. 정확히 말해 아랍어 문장 '신께서도 그러하시기를'(لَوْ شَاءَ اللّٰهُ‎, law šāʔa allāhu(라우 샤아 알라후))가 중세 스페인어로 oxalá(오샬라)가 되었고 이것이 발음 변화를 거쳐 ojalá(오할라)로 자리잡았다. 여담으로 저 문장은 그 유명한 인샬라와도 연관이 있다.[40] 절대로 이루어질 수 없는 것 혹은 아주 간절하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을 가리키며 희망하는 마음도 그에 비례하여 강해진다. 특히 일어날 수 없는 일에 대한 좌절감과 부정적인 감정, 아니면 "두고 보자" 정도의 뉘앙스로 쓰이기 때문에 조심해서 사용해야 한다.[41] 영어의 if에 해당하는 스페인어 si 뒤에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가정법 현재는 올 수 없다. 단 접속법 과거(완료)는 가능하며, 실제로 como si 구문의 경우 실제 시제와 무관하게 항상 접속법 과거를 사용한다. 예: Ella llora como si fuera una niña. (그녀는 마치 어린아이처럼 운다)[42] "이루어질 수 없는 일"을 말할 때도 사용하는 구조이다. 예: Yo pasaría por la casa si fuera tú. (네가 너라면 집에 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