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 올레길 걷기는 프랑스에서 시행하는 '쇠이유(Seuil)'에서 착안했다.[2] '쇠이유'는 소년원 등에 수감된 청소년이 자원봉사와 3개월 동안 총 200km를 걸으면서 석방을 허가하는 교정 프로그램이다. 이런 방식으로 프랑스는 소년범의 재범률을 낮추기에 주력한다. 제주도내 장거리 도보 구간은 26곳에 총길이는 425km다.
이원석은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취임하기 전인 2020년 수원고검에서 '보호관찰심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유관기관과 함께 가출소, 처우 변경, 임시 퇴원 조치 등 소년범 선도에 대한 업무를 보았다.[3]
소년범인 학생들과 마주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된 이원석은 소설 같은 어려운 삶을 보낸 학생들을 보고 이야기를 들으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다고 한다. '만일 좋은 환경에서 자라났다면 어땠을까'라는 의문 하에 이 경험을 토대로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잘 돌봐주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이원석은 2021년 6월 11일 제주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취임한 후 수원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제주도내 소년원 학생들을 각별하게 챙겼다. 제주소년원 관계자에 따르면 근무 기간 동안 이원석은 끊임없는 소통을 해왔다고 한다. 제주도내 보호관찰위원회 등에서 간혹 소년원을 찾는 경우는 있었지만, 기관장이 직접 챙기는 경우는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원석은 처음에 혈기 왕성한 학생들이 뛰놀 수 있도록 축구공이나 농구공 같은 용품을 제공하려고 했었다고 하지만, 소년원 측에서 "한창 먹을 나이로 사식을 더 좋아할 것 같다"고 하자 피자를 넉넉히 사서 보냈다고 한다. 헌데, 한 학생이 편지에 "검사장님 피자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에는 치킨으로 보내주세요^^(농담입니다)"라고 보내자 치킨으로 바꾸어 보냈다고 한다..[4]
이원석 당시 제주지검장이 한길정보통신학교 원생들에게 후원한 피자
이와 같이 단발성으로 끝내지 않고 수시로 소통하자 학생들의 마음이 열리고, 꾸준한 관심의 누적이 견고한 유대감으로 돌아오며, 편지 내용 역시 점점 진중함이 쌓였다.고 한다.
이원석 당시 제주지검장이 한길정보통신학교 원생들로부터 받은 편지
학생의 편지 내용 발췌 : 검사장님의 무언가를 바라는 목적이 아닌 이유 없는 선행을 하신 모습을 보고 여러 가지 감정과 생각이 들었습니다···선행이라는 걸 할 때 무슨 기분일까···검사장님의 선행으로 제 생각과 감정들이 조금 변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명숙 이사장 등에 따르면 이원석은 제주 부임 시절 매주 홀로 도내 곳곳을 걸었다. 올레길 전 구간을 완주했고, 한라산 둘레길과 제주의 오름을 모두 다녔다. 길에서 만난 도민과 이야기를 나누며 제주를 이해했고, 심신을 달래는 힐링의 기회가 됐다.
올레길에서 여러 깨달음을 얻은 이원석은 제주올레여행자센터를 방문해 서명숙 이사장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그 자리에서 이사장은 이원석에게 소년원생들이 올레길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했다고 한다.
이원석 당시 제주지검장이 참가한 손심엉올레 업무협약식
서명숙 이사장은 교정·교화 프로그램을 종전부터 지속적으로 여러기관에 건의했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특수시설이라는 이유로 걸림돌이 많았다. '이번에도 받아주지 않겠지'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내뱉은 발언이었지만, 이원석은 귀를 기울여 당시 제주지검장이 약 2주 정도 계속해서 설득에 나섰다고 한다.
손 심엉 올레'는 제주뿐만 아니라 전국화로 정착돼서 학생들이 자연을 벗 삼아 깨달음을 얻고 교화해 멋진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토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5]
소년범인 학생이 이원석에게 남긴 편지. : '제주를 떠나신다고 들었는데 여기 있는 모두 검사장님을 기억할 것 같아요. 검사장님의 마음을 기억해서 나가서는 다른 이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원석의 소회 : "제가 약 25년 동안 검사일을 해보니 사법적인 형사처벌만으로 사회를 깨끗하고 맑고, 향기롭게 만들기는 참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사회적으로 모두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만 우리 공동체가 유지되고 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