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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3-03-31 17:44:06

샤이닝 레조넌스/스토리/챕터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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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레조넌스의 스토리
{{{#!folding [보기 · 닫기] 1 월하의 서곡
Overture in the Moonlight
2 용주기사의 연습곡
An Etude of Knights and Dragons
3 영혼의 추상곡
Song of the Soul's Reflection
4 금빛으로 울리는 소나타
A Sonata Resonating with Gold
5 배신의 성담곡
The Oratorio of Betrayal
6 절대강자의 랩소디
Rhapsody of the Absolute Victors
7 요정들의 애가
The Lamentations of Fairies
8 일곱 빛깔로 빛나는 협주곡
Concerto Sparkling in Seven Colors
9 알프리에의 마법서 이벤트, 엔딩+M.O.E.S.
}}} ||


1. 개요2. 스토리 Part 1
2.1. 갈수록 궁지에 몰린 엑셀러2.2. 진중한 작전 계획2.3. 마법 없이도 물품을 만드는 나라2.4. 다시 설전을 벌이는 레스틴과 린나2.5. 왕궁에 도착한 짐 때문에 고생한 버로스2.6. 마리온 염탐 작전2.7. 버로스를 이기려는 소니아2.8. 과거사로 서로의 약점을 잡은 두 사람2.9. 프로마주와 지휘봉2.10. 레스틴이 말하는 엘리제의 업적
3. 스토리 Part 2
3.1. 마리온이 내놓은 미각 평가3.2. 검술 소동3.3. 키리카와 엑셀러3.4. 방한 대책을 세우러 떠난 일행3.5. 제스트에게 붙잡힌 소니아3.6. 제스트의 과거3.7. 소니아 구출 작전3.8. 오랜만에 로스트 가든으로 돌아온 지너스
4. 스토리 Part 3
4.1. 가상 작전 회의4.2. 실력을 확인하는 과정4.3. 지도에 나온 오류를 잡아낸 마리온4.4. 과자 소동4.5. 지너스의 비밀, 황룡의 과거4.6. 유마에게 고맙다고 말한 소니아4.7. 엑셀러가 보낸 편지4.8. 당근을 떠넘기다가 걸린 키리카4.9. 뭔가 속이 불편했던 엑셀러와 베아트리스4.10. 협상 작전4.11. 유마 일행에게 싸움을 건 엑셀러4.12. 누명을 쓴 엑셀러4.13. 새로운 적군 칼리번, 갑자기 끼어든 지너스

1. 개요

절대강자의 랩소디 파트를 정리한 문서다.

2. 스토리 Part 1

2.1. 갈수록 궁지에 몰린 엑셀러

한편 엑셀러는 '명룡의 드래곤 소울 때문에 내가 신경 쓰인다. 지금 게오르그는 어떻게 움직이냐? 게오르그 그놈이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는데, 실제로도 그러냐?'고 물었다. 베아트리스는 '요아힘이 연구실에서 두문불출하면서 뭔가를 열심히 만진다. 그게 명룡의 드래곤 소울인지 아닌지 판별할 방법이 없다. 게오르그에게 갔는데도, 그놈이 입을 다물어서 핵심 정보를 찾지 못했다.'고 알렸다. 엑셀러는 '그렇구나. 그러면 게오르그가 보고한 내용과 어긋나는 부분은, 아스토리에서 얻은 정보 뿐이구나. 사실 나는 우리 진영에서 명룡의 기운을 느끼지 못했다. 이대로 가면 게오르그를 추궁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베아트리스가 '움직임이 수상한 곳은 기껏해야 제국 본토다. 교회 본부에 소속된 놈이, 게오르그와 연락을 거듭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엑셀러는 대체 뭐 때문에 제국 본토에게 힘을 빌렸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베아트리스는 '거기까지는 이쪽도 모르는데, 이놈들은 황제가 바라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대가 오기 전까지, 불로불사의 ㅂ도 꺼내지 않았다.'고 알렸다. 엑셀러가 '그렇다면 세게용에서 비롯된 힘으로, 불로불사를 이룩한다는 얘기도 수상하구나. 이대로 가면 아버지는 꿈을 이루지도 못한다.'고 고민하자, 지너스는 제국이 불로불사를 노렸느냐고 외쳤다. 베아트리스가 지너스에게 정체를 밝히라고 소리치자, 지너스는 말을 꺼내지 않았다. 엑셀러는 '네놈이 바로 "용을 해하는 자"구나.' 하면서 이빨을 드러냈고, 지너스는 '고대용을 다루는 자여, 너에게 하나만 알려주마. 참고로 이거는 황룡과 연관이 깊다. 너희가 불로불사를 이루고 싶다면 반드시 새겨들으라고.' 말했다. 이때도 엑셀러는 노기를 거두지 않았다.

2.2. 진중한 작전 계획

아스토리아 성에서 보고를 받은, 알베르는 제국에게 명룡의 드래곤 소울이 넘어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레스틴이 상황을 복기하니까, 제국에서 그것을 가로챘을 확률이 75%를 넘는다고 밝혔다. 알베르는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서 제국 놈들이 차지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은 모두 셋이구나. 게다가 해룡의 드래곤 소울도 지너스에게 넘어갔다. 지금 우리가 소지한 거는 유마에게 깃든 황룡 뿐이라고.' 대꾸했다. 버로스는 '세계용 말고도 황녀가 부리는 용가리만 셋이다. 더군다나 제국 현지에는 일명 제국의 쌍검으로 통하는 드래그마키나가 둘이나 자리를 잡았다. 아무리 봐도 이거는 우리에게 불리하다. 해룡의 드래곤 소울을 차지한 남자를 아군으로 영입한다면, 우리에게 불리한 요소가 조금이라도 사라진다.'고 알렸다. 아그넘이 '문제는 현실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내가 말하기에는 조금 거시기한데 말이야, 놈은 이리저리 돌아다녀서 뒤를 밟기 어렵다. 다시 말해서 당사자가 머무는 곳을 찾기 힘들다. 아무래도 놈은 지금 제국군 주둔지에서 모습을 드러냈을지도 모른다고.' 폭소하니까, 버로스는 좀더 기분 좋은 얘기가 없다는 뜻이냐고 따졌다. 레스틴은 '굳이 기분 좋은 일을 찾는다면 내가 들려준다. 끝낸 제국에서 알력이 생겼다. 엑셀러 파와 각인 교회 파로 나뉜 시점에서 내분이 없다면 아귀가 맞지 않는다. 그런데 이거는 적측 스파이인 베아트리스에게서 얻은 정보라서,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그렇다.'고 말했다.

알베르는 '그것도 우리에게는 중요한 정보다. 그게 우리에게 좋게 작용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제국군을 여기서 추방하고, 점령지를 되찾을 방법을 마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소니아가 그러려면 과감하게 먼저 나서자고 말하자, 알베르는 '지금 구상한 계획이라도 있느냐고 되물었다. 소니아가 '적측 거점지에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빼앗자. 우리는 원래부터 소수 정예로 몰래 움직였다.'고 말하자, 알베르는 '그것도 괜찮은 계획이구나. 그런데 여러분은 지금 드래곤 소울이 있는 곳을 알아냈느냐?'고 반분했다. 소니아는 침략자들이 오직 두 곳을 거점으로 삼았다는 말이 사실이냐고 따졌다. 버로스는 '놈들은 사막에 있는 갈랄성 유적지, 영봉 그랑시엘에 있는 울펜슈타인 성에 주요 병력을 심었다. 둘 중 한 곳에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보고했다. 유마는 대체 어디서 드래곤 소울을 찾으라는 말이냐고 독백했고, 소니아는 '놈들이 차지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셋이니까, 두 군데 모두에서 목표물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알렸다. 아그넘도 확률로 따진다면 어디로 가도 비슷비슷하다고 웃었고, 린나는 '그렇다면 영봉 그랑시엘로 키를 돌리자. 전번에 명룡의 드래곤 소울을 찾으려고 들이닥쳤던, 로고스 얼음골 유적에서 재미있는 물품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레스틴이 반응을 보이자, 린나는 '우리가 그쪽으로 키를 돌린 까닭은 사막의 고대 선박에서 튀어나온 책 때문이었다. 책에서는 얼음골 유적과 엮인 내용이 디테일하게 나왔다. 이쪽이 책을 해석하다가, 얼음골 유적에서 산 정상으로 나아갈 통로가 오직 하나만 있다는 정보를 얻었다.'고 통보했다. 아그넘이 비밀 통로가 실존한다면 놈들 몰래 성으로 들어갈 기회가 생긴다고 말하자, 소니아는 그렇다면 영봉 그랑시엘로 출격하자고 통보했다. 아그넘이 거기로 가기 전에 뭔가를 처리하자고 하자, 소니아는 그것이 뭐냐고 되물었다. 아그넘이 '이름하여 방한 대책이다. 이쪽은 전번에 설산으로 갔다가 얼어죽을 뻔했다고.' 말하자, 유마는 이번에 산 정상 부근까지 갈 처지니까 더더욱 추울지도 모른다고 맞장구를 쳤다. 린나는 '이번에는 전보다 오래 머무를 처지다. 게다가 유적에서는 비밀 통로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웃었다. 레스틴이 '그랑시엘을 탐사한 뒤부터 키리카가 조금 감기에 시달렸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나도 아그넘에게 동조한다.'고 말하자, 아그넘은 '일단 크라바르 평원으로 가자. 거기서 사는 거대 몬스터에게서 모피를 얻자고.' 말했다.

2.3. 마법 없이도 물품을 만드는 나라

오늘도 리셀로테가 일이 귀찮다고 푸념을 늘어놓자, 유마는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다. 이때 리셀로테는 상품을 정리할 때라서 귀찮다고 까닭을 밝혔다. 그가 얘기한 대로 행상에는 낯선 물건이 가득했다. 리셀로테가 '동쪽 끝에 자리 잡은 나라에서 방금 도착한 물품인데, 여기서 예약이 끝난 거를 추려낼 때라고.' 말하자, 유마는 '알겠다. 아무리 너라도 그거는 힘들지. 문제는 내가 도와줄 여지도 없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다가 유마가 가늘고 긴 물체로 눈을 돌리자, 리셀로테는 '축 부분에 잉크가 들어간 필기구다. 이거라면 뭔가를 쓸 때마다 잉크 병에 담글 까닭이 없다고.' 알렸다. 유마는 '그렇구나. 무척 편리한 물건이라고.' 호응했다. 그러다가 유마가 '그런데 나는 이거를 만드는 방식이 궁금하구나. 혹시 이런 것도 마법으로 만느냐?'고 질문하니까, 리셀로테는 '갑자기 무슨 개소리냐? 거기서는 이것만 만드는 놈이 따로 산다고.' 소리쳤다. 유마는 '전문으로 필기구를 만드는 사람은 생전 처음 들었다.'고 감탄했다. 리셀로테가 '그 나라가 보유한 기술은 참으로 대단하다. 마법 없이도 무엇이든 만드는 지경이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고. "손을 쓰지도 않은 채, 바람을 보내는 도구" 같은 거를 떠올리면 내 말이 바로 이해된다고.' 얘기하자, 유마는 '그거야말로 대단한 기술이구나. 더운 여름 날에 그런 도구만 있으면 무서울 거 하나도 없다.'고 털어놨다. 여기서 리셀로테가 '그걸로 끝나면 섭섭하지. 앞에 서는 순간 열리는 문, 제한 없이 음악을 연주하는 소형 기계도 있다고.' 알리자, 유마는 '그런 나라가 동쪽 끝에 있구나. 대체 어떤 나라일까 궁금하다. 나로서는 도무지 상상하지도 못한다.'고 감탄했다.

리셀로테가 '그래, 그야말로 재미있는 나라다. 거기 사람들은 마법 없이도 지혜와 연구로, 마법과 맞먹을 만큼 대단한 일을 해낸다고.' 하니까, 유마는 '대단하구나. 나도 그런 나라에 가고 싶다. 전쟁이 끝나면 여행이라도 하자.'고 다짐했다. 이때 리셀로테는 '그거야 좋지. 문제는 지금 네가 동쪽으로 여행을 해도, 그 나라에 못 들어갈 확률이 95%를 넘는다.'고 딴죽을 걸었고, 유마는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리셀로테가 '거기는 아스토리아에서 무척 멀리 떨어진 나라다. 거기로 가려면 200년 정도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유마는 깜짝 놀랐다. 이때 유마가 말을 꺼내려던 무렵에 아그넘이 나타났다. 아그넘은 리셀로테에게 '여기서 "신기한 조리 기구를 들여놨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거는 어디에 있냐?'고 물었고, 리셀로테는 '마침 제대로 왔다. 이 상자 어딘가에 물품이 있으니까 적당히 찾아서 가져가라.'고 통보했다. 아그넘이 '나더러 산더미처럼 쌓인 물건 속에서 대상을 수색하라는 얘기냐? 허튼소리 하지 말라고.' 소리치자, 유마는 '그 나라에 가려면 여기서 200년을 소비할 지경이다. 문제는 여기에 있는 물품이 거기서 왔다는 얘기구나. 게다가 리셀로테는 그 나라에 간 사람처럼 말했다.'고 의문을 드러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곧장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

2.4. 다시 설전을 벌이는 레스틴과 린나

레스틴이 '너는 아직도 모른다. 키리카가 내미는 매력은 바로 귀여운 구석이다. 모두가 나에게 동조할지도 모른다.'고 말하자, 린나는 '그대는 아직도 현실을 모른다. 키리카도 이제는 숙녀다. 그대에게는 가련한 꽃처럼 아름다운 구석이 보이지 않느냐고!' 소리쳤다. 아무것도 모르던 유마는 둘이 뭔가를 심각하게 말한다고 독백했다. 그러고는 대체 키리카가 어떻게 되었느냐고 물었다. 이때 레스틴이 유마에게 '너도 나에게 동조하겠느냐! 키리카가 귀엽다는 말에 동의하겠느냐고 물었다고.' 하자, 유마는 '그거는 대체 무슨 소리냐! 일단 키리카는 귀여운 사람이라고.' 얼버무렸다. 린나는 '그거는 나도 인정한다. 그러나 키리카도 이제는 강인한 여인이다. 그러니까 나에게는 아름답고 당찬 여인으로 보인다. 키리카가 보여주는 활 솜씨는 웰런트에서도 손가락에 꼽힌다. 다시 말해서 강인함과 고결함,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여인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레스틴은 '나도 거기에 딴죽을 걸지 않으마. 그러나 이대면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외모 이야기는 거기서 끝내고 내면을 평가하자. 오빠인 나는 키리카에게 숨은 모습을 누구보다도 똑바로 안다. 심지가 굳다는 얘기다. 성인의 가무녀라는 본분을 떠안고, 동시에 용주기사로서 싸우는 강한 마음이 돋보인다고.' 했고, 린나는 '그런 거는 나도 안다. 게다가 키리카에게 숨은 모습은 소꿉친구인 내가 더욱 많이 안다고.' 외쳤다. 그러더니 린나는 '그거는 바로 다정한 태도다. 키리카가 아기 고양이를 데려온 날에, 그대는 절대 고양이를 키우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 그러더니 키리카가 반쯤 울면서 대들었다고.' 말했다.

유마는 누가 키리카에 대해서 많이 아는지를 확인하겠냐고 반문했다. 레스틴은 '린나가 말한 대로 키리카는 다정한 사람이다. 그리고 걔는 기특한 사람이다. 오빠인 내가 당사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얘기가 성립되지 않는다. 자기가 그리도 싫어하는 당근을 어떻게든 찾아내는 시점에서, 내가 해줄 얘기는 이미 끝났다고.' 알렸다. 그리고 그는 유마에게 의견을 물었다. 놀란 유마는 그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때 린나가 '키리카는 기특한 사람이 아니라 한결같은 사람이다. 키리카는 용에게 깊은 애정을 품었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 그게 바로 내면을 표출하는 증거라고.' 소리치자, 유마는 키리카가 여러모로 매력이 많다는 식으로 논리가 전개됐다고 말했다. 레스틴이 '어렸던 키리카는 나에게 흙으로 빚은 떡을 먹이려고 했다. 너는 그거를 모른다.'고 말하자, 린나는 '그대야말로 뭔가를 모르는구나. 키리카는 보는 사람이 없을 때 유마가 벗어놓은 옷을 개어놨다고.' 알렸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키리카가 그런 것도 했냐?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이때 레스틴이 '이런 요망한 얘기는 생전 처음 들었구나. 어째서 스스로 옷을 정리하지 않았느냐고!' 소리치자, 유마는 느닷없이 자기에게 화살이 날아왔다고 비명을 질렀다. 린나는 뭐가 되었건 자신이 키리카와 관련된 일을 잘 안다고 말했다. 레스틴은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 나는 형제이기 때문에 여동생인 키리카를 잘 안다.'고 반발했다. 유마가 둘에게 말을 하려던 무렵에, 키리카가 얘기를 여기서 끝내라고 소리질렀다. 유마는 키리카를 보자마자, 도대체 저놈이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키리카가 '너희가 길바닥에서 큰소리로 그런 얘기를 했구나. 감히 나에게 굴욕을 주다니 겁대가리가 없는 놈들이군. 이제 너희와는 절연한다.'고 선언하자, 레스틴은 '기다려라. 나는 그저 너에게 깃든 매력을 말했을 뿐이다. 그런데 린나가 반론을 제기하는 바람에 갑자기 언성을 높이고 말았다.'고 꼬리를 내렸다. 린나도 디저트를 양보할 테니까 그만 노기를 거두라고 말했다. 마침내 셋이 키리카에게 무릎을 꿇고 싹싹 빈 다음에야, 당사자가 겨우 감정을 풀었다. 둘이 떠났을 무렵에 유마는 무엇 때문에 자기까지 말려들었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

2.5. 왕궁에 도착한 짐 때문에 고생한 버로스

버로스는 유마에게 잠깐 손을 빌려달라고 했다. 유마가 '대체 무슨 일이 터졌냐? 혹시 응급 상황이라도 일어났냐?'고 묻자, 버로스는 '아까부터 나는 여기와 창고만 왕복했다. 주상 전하 앞으로 도착한 짐이 너무 많다.'고 상황을 알렸다. 소니아는 대체 뭐 때문에 국왕 앞으로 물품이 많이 왔느냐고 말했고, 버로스는 '그대도 물품을 전달해라. 잡담할 시간도 없으니까 물품부터 옮기라고.' 지시하였다. 버로스가 명령을 하달하자, 유마는 조용히 물품을 옮겼다. 소니아는 알베르에게 이제 몸이 치유되었냐고 물었고, 알베르는 괜찮다고 웃었다. 소니아는 국왕이 의식을 찾지 못해서 놀랐다고 소리쳤다. 알베르는 '그래서 내가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제는 나도 몸을 잘 관리한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소니아는 자기를 비롯한 모두에게 걱정을 끼치지 말라고 일갈했다. 소니아가 얘기를 끝낼 무렵에, 문을 열고 들어온 버로스는 부녀가 오붓하게 보내는 시간을 방해해서 미안하다고 말했다. 알베르가 둘에게 '내 앞으로 물건이 많이 왔구나. 대체 이것들은 무엇이냐?'고 묻자, 유마는 마을 사람 모두가 보낸 물건이라고 밝혔다. 얘기를 들은 알베르는 마르가 마을 사람 전체가 자기에게 물건을 보냈다니 놀랍다고 외쳤다. 소니아가 꽃과 의약품, 음식, 편지를 비롯한 물품이 지금도 끝없이 나온다고 말했다. 유마는 몇몇은 먼 곳에서 여기로 위문품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소니아는 이제 마음 따뜻한 시민에게 고통을 떠넘기지 말라고 당부했고, 알베르는 '그렇구나. 나 때문에 아스토리아 국민들이 고생이 많았구나. 소니아가 말한 대로 나는 국민에게 불안을 심었구나. 나는 아직 왕으로서 부족하다. 아스토리아가 진정한 평화를 맞이해야만, 내가 이 마음에 보답할 방법이 생긴다.'고 털어놨다. 소니아는 왕의 검으로서 적을 물리치고, 그 마음을 저버리지 않는고 다짐했다. 유마도 전력으로 사람들을 돕는다고 했다. 버로스까지 '용주기사와 황룡이 깃든 자가 저렇게까지 나오니까, 우리도 마음이 놓인다. 나도 저들에게 동조한 지 오래다. 나는 아스토리아와 그대를 지키기 위해서 움직인다.'고 말하자, 알베르는 '나는 좋은 벗과 좋은 딸, 그리고 좋은 국민을 만날 운명을 타고났구나. 모든 국민이 평화를 누리는 나날이 올 때까지 여러분도 나에게 힘을 빌려주기 바란다.'고 외쳤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곧장 다른 데로 갔다.

2.6. 마리온 염탐 작전

유마가 이번에 만난 사람은 마리온이었다. 유마는 마리온이 가게로 들어가는 과정을 보더니, '엠마 이 양반이 마리온에게 심부름을 시켰구나. 바쁘다는 얘기야 진즉 들었지만 여기까지일 줄은 몰랐다. 마리온도 꼬맹이는 아니니까 마음만 먹으면 심부름을 순식간에 해치윤다. 문제는 당사자가 평범한 사람과는 좀 다르다고. 마을에서 문제라도 일으키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고.' 독백했다. 마리온이 시선을 돌리자, 유마는 '망했다. 마리온이 다른 데를 두리번거는구나. 잠깐 몸을 숨기자.'고 말했다. 아그넘이 은신처를 알려주자, 유마는 의문을 드러냈다. 소니아도 유마에게 빨리 오라고 재촉했다. 결국 유마는 아그넘이 알려준 곳으로 들어갔다. 유마가 하마터면 망할 뻔했다고 말하자, 아그넘은 유마에게 괜히 마리온에게 접근하지 말라고 알렸다. 유마는 미안하다고 말하고, 둘에게 여기서 뭐 하냐고 되물었다. 소니아가 엠마가 마리온에게 심부름을 시켰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해명하자, 아그넘은 '마리온이 마을로 심부름을 나가는 거는 이번이 처음이거든. 그래서 좀 걱정더라고.' 털어놨다. 그제서야 유마는 아그넘과 소니아도 마리온을 걱정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레스틴이 첫 심부름에 실패했다가 삶이 완전히 망가질지도 모르는 법이라고 말하자, 아그넘은 뒤로 넘어졌다. 레스틴이 '사실 키리카가 마리온을 걱정했다. 키리카는 자신이 저질렀던 실수를 마리온이 답습하지 않기만을 바랐다.'고 얘기하자, 키리카는 허튼소리는 이제 그만하라고 소리쳤다. 유마가 키리카가 없을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왔다고 말하자, 린나는 키리카가 첫 심부름을 맡았다가 웰런트 역사에 남을 실책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키리카가 혼란한 와중에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말라고 소리치자, 소니아는 둘에게 잠깐 입을 다물라고 말했다. 유마는 이러면 일이 꼬인다고 절규했고, 소니아는 '여러분도 마리온이 많이 걱정되는구나. 일단 모였으니 방도가 없구나. 지금부터 절대로 소리를 내지 말라.'고 명령했다. 그때 마리온이 여기서 무엇을 하느냐고 묻자, 아그넘은 얼굴이 새파래졌다. 유마가 어떻게 여기를 알아냈냐고 독백하자, 마리온은 '여러분이 여기에 몰려서 그랬다. 혹시 이쪽에게 쉬쉬할 일이라도 생겼냐?'고 말했다. 유마는 그런 거 아니라고 말하다가, 엠마가 내린 지시를 어떻게 처리했느냐고 주제를 바꿨다. 마리온은 '이쪽은 비누 3개들이, 수세미, 소금 1봉지를 사라는 명령을 받았다. 물건이야 하나도 빼먹지 않았다.'고 얘기하고, 물적 증거까지 내밀었다. 키리카는 무사히 임무를 마쳐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린나가 결국에는 기우였다고 웃자, 유마는 마리온에게 우미네코 여관으로 돌아가자고 말했다. 마리온은 알았다고 말하고 일행을 따라갔다. 용건을 끝낸 유마는 곧장 다른 데로 발길을 돌렸다.

2.7. 버로스를 이기려는 소니아

유마는 소니아에게 여기서 무엇을 하냐고 물었지만, 당사자는 잘못되면 탄로나니까 소리를 죽이라고 말했다. 이때 유마는 뭔가를 보자마자 눈이 커졌다. 알고 보니 버로스가 뭔가에 한창 빠진 상태였다. 유마는 소니아에게 '혹시 저놈에게 용건이 생겼냐? 근데 뭐 때문에 몰래 접근하냐?'고 물었고, 소니아는 '거기까지는 네가 알 거 없고 입이나 다물어라. 명령이니까 여기에서 조용히 지내라고.' 소리쳤다. 유마가 명령만 조용히 따르려던 무렵에, 소니아가 무기를 꺼냈다. 유마가 그걸로 대체 뭘 하려는 셈이냐고 묻자, 소니아는 괴성을 지르면서 버로스에게 달려들었다. 하나 공격은 순식간에 막히고 말았다. 둘이 칼싸움을 벌이자, 유마는 놀라서 뒤로 넘어졌다. 소니아가 신음을 내자, 버로스는 이쪽이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고 웃었다. 작전이 실패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소니아는 얼굴까지 굳었다. 유마가 '이게 대체 무슨 조화냐! 알았다, 저게 느닷없이 버로스를 공격했구나. 그나마 당사자가 눈치채서 망정이지 자칫했으면 큰일이 날 뻔했다고.' 말하자, 소니아는 '걱정하지 마라. 나는 맨살을 직접 공격할 정도로 치사한 년이 아니거든. 제대로 갑주를 걸친 곳만 노렸다고.' 털어놨다. 답변을 들은 유마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따졌다. 버로스는 둘이서 미리 대련 규칙을 지정했다고 말했다. 유마는 갑자기 무슨 뚱딴지 같은 얘기냐고 반문했다. 그래서 소니아는 '버로스는 나에게 검술을 가르친 사람이다. 그런데 훈련에서 몇 번이나 칼날을 마주했는데도 단번에 저놈을 이기지 못했다고.' 알렸다. 버로스는 자시에게서 한 판을 따낼 자신이 있다면 언제든지 자기를 공격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소니아가 '이쪽이 틈만 잡으면 버로스 단장에게 기습할 여지가 생긴다. 그런데 내가 뜻하는 대로 일이 굴러가지 않아서 이제까지 한 판도 따지 못했다.'고 불평하자, 버로스는 '여러분이 아는 대로 이쪽은 이미 늙어서 기량을 좀 잃었지. 그래도 공주가 나를 따라오려면 멀었다고.' 웃었고, 유마는 '고작 그것 때문이었구나. 느닷없이 사람을 공격해서 깜짝 놀랐다. 더더군다나 검술을 단련한 소니아가 아직까지도 한 판을 따지 못했다니 놀랍다. 저 양반도 생각보다 대단하다.'고 말했다. 소니아는 '그거야 당연하지. 버로스는 아스토리아 기사단의 두령이자 내 스승이라고.' 말하다가, '하나 이쪽도 언젠가는 저 사람에게서 한 판을 딴다.'고 외쳤다. 버로스는 '참으로 듬직한 말이구나. 나도 그때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웃었다. 용건을 끝낸 유마는 다른 곳으로 움직였다.

2.8. 과거사로 서로의 약점을 잡은 두 사람

유마가 현장에 왔을 때, 린나는 이미 라일이 시키는 대로 물품을 가져온 뒤였다. 라일은 린나에게 '고맙구나, 게다가 이 냄새는 참으로 오랜만이구나. 잘 익어서 맛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유마가 '나는 그 나무 열매를 처음 봤다. 혹시 희소종에서 채취한 거냐?'고 말하자, 린나는 '이거는 웰런트에서 나는 나무 열매다. 라일이 이거를 좋아하는 듯하다고.' 알렸다. 라일이 '그렇다. 나는 웰런트에서 이거를 먹었거든. 좀 먹고 나니까 그 맛이 좀처럼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맛은 좀 독특해도, 씹는 느낌과 냄새가 아주 죽여준다고.' 하자, 유마는 혹시 웰런트에 갔다 왔느냐고 되물었다. 라일이 '사실 나는 견습생 시절에 웰런트로 갔다. 그때 린나와 키리카도 만났다. 그때 내가 봤던 린나와 키리카는 영락없는 꼬맹이였다.'고 답변하자, 린나는 '그러고 보니까 그대도 무척 젊었다. 수행에 정진하는 사람으로 보였다.'고 알렸다. 그러다가 유마는 린나가 웃는 까닭을 물었다. 린나가 그때의 라일과 엮이는 에피소드가 굉장히 재미있다고 말하자, 라일은 그런 얘기를 하지 말라고 고개를 저었다. 린나가 '어떻게 할까? 말할까? 그만둘까? 뭔가를 얻어먹을까?' 하면서 장난을 치자, 라일은 린나가 이번에 무척 세게 나온다고 했다. 린나는 '나는 지금 그대의 약점을 틀어쥐었다. 이거를 최대한 살려서 즐기고 싶다.'고 협박했고, 라일은 지금 중요한 사안을 잊었냐고 반문했다. 린나가 이상한 반응을 보이자, 라일은 바로 니신의 건어물이라고 알렸다.

린나는 그 얘기를 듣자마자 얼굴이 새파래졌다. 유마도 덩달아 놀라고 말았다. 이번에 라일이 오르내리기라고 말하자, 린나는 부끄러운 과거를 들추지 말라고 비명을 질렀다. 라일이 '내가 입을 다물어줄게. 하나 네가 내 비밀을 고발하면 나도 가만 있지 않는다.'고 말하자, 린나는 알았으니까 그거는 얘기하지 않는다고 꼬리를 내렸다. 라일은 '이걸로 거래는 성립되었다. 서로 부끄러운 과거를 끄집어내지 말자고.' 타일렀고, 린나는 얘기를 듣고 웃었다. 이때 유마는 놀라서 말도 못했다. 린나는 '내가 대상을 잘못 골랐다. 아무리 내가 상대를 잘 놀린다고 쳐도, 라일 저 사람만큼은 도무지 당하지 못한다.'고 푸념을 늘어놨고, 유마는 얘기만 들어줬다. 그러고는 '그것보다도 니신의 건어물이나 오르내리기는 대체 무슨 얘기와 연관되었을까? 그리고 린나가 어릴 때 무슨 짓을 했길래, 라일에게 지금까지 약점을 잡혔을까? 나는 그것이 알고 싶다.'고 독백하고 현장에서 나갔다.

2.9. 프로마주와 지휘봉

유마는 프로마주가 착용한 옷이 꽤 멋지다고 말했지만, 린나는 '근사하다고? 내가 보기에는 그저 분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유마는 뭐 때문에 프로마주가 저런 옷을 착용했느냐고 물었고, 프로마주는 '제대로 질문했다. 이제는 숨기지 않겠다. 이거는 소리의 상급 요정이 착용하는 정장이라고.' 말했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의문을 드러냈고, 프로마주는 '원래 소리의 정령은 노래가 음악이 있는 곳에서 태어난다. 누군가가 음악을 연주하는 곳이 화려한 무대다. 다시 말해서 거기는 신성한 곳이다. 그러므로 신성한 곳에서는 고상한 복장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린나는 무도회장에서 적용되는 드레스 코드 말이냐고 했다. 프로마주는 '그것도 아귀가 맞는 얘기다. 하나 무도회장과 연주회는 성격이 다르다. 무도회장에서는 각자가 자유롭게 다니지만, 연주회에서는 조화가 무너지면 망한다.'고 화답했다. 유마가 '프로마주를 비롯한 소리의 정령들은 노래가 음악을 돋보이도록 한다.'면서 감탄하자, 프로마주는 '이쪽은 악기를 직접 연주하지 못할 뿐이지, 거기서 나오는 소리를 조율하는 작업에 능숙하다.'고 알렸다. 유마가 그러면 지휘자를 맡으려고 지휘봉을 들었냐고 묻자, 프로마주는 '그거야 문제는 없다. 용주기사는 정령에게 도움을 받지 않아도, 성인가와 향명주술을 연주할 수가 있다고.' 대꾸했다. 린나가 '그러고 보니까 저놈은 최근에 우리를 돕기만 했지 직접 지휘를 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저놈이 지휘 실력을 잃었는지 아닌지를 확인하자.'고 말하자, 프로마주는 '이상한 소리 하지 마라. 나는 이래 봬도 자기 전에 지휘봉 사용법을 거르지 않았다고.' 소리쳤다. 유마는 계속 의심했다. 린나가 '그렇구나. 지휘자는 연주자와 같이 움직여야만 진가를 드러낸다.'고 말하자, 프로마주는 그렇게까지 믿지 못한다면, 직접 지휘 실력을 보여준다고 외쳤다. 유마가 린나를 비롯한 모두에게 제대로 힘을 실어줬다면서 달래자, 프로마주는 그게 진심이냐고 되물었다. 유마가 진심이라고 말하자, 프로마주는 '그렇게 칭찬하다니 쑥스럽구나. 게다가 그대에게 칭찬을 받으니까 기분도 좋아졌다.'고 화답했다. 린나가 '그래도 우리는 그대에게 의지하는 상태다. 서로 열심히 하자고.' 말하자, 프로마주는 '린나 저 양반이 저렇게나 솔직하게 칭찬할 줄은 몰랐다. 이거 뭔가 수상하다.'고 퉁명스럽게 대꾸했다. 린나는 얘기를 듣자마자, '어쩌다가 이쪽이 진지하게 말했는데, 저놈이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고 얼굴을 구겼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바로 현장에서 나갔다.

2.10. 레스틴이 말하는 엘리제의 업적

유마는 레스틴에게 괜찮다면 어머니에 대해서 알려달라고 하였다. 레스틴이 엘리제와 관련된 이야기야 많다고 하자, 유마는 어머니와 관련된 일화가 그렇게 많았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레스틴은 '엘리제는 일화가 많은 사람 정도가 아니다. 웰런트에서 나고 자란 사람은, 누구나 이름을 들었을 정도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알렸고, 유마는 어머니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인 줄 몰랐다고 감탄했다. 레스틴이 '그 양반은 생전에 무척 강인했다. 공격 태세를 갖추는 순간에 피라미들이 꼬리를 말고 도망칠 정도였다고.' 하자, 유마는 '당사자가 공격 태세를 갖추는 순간에, 상대가 전의를 상실했다고?' 경악했다. 이때 레스틴이 '하나 엘리제는 무턱대고 살생만 일삼지 않았다. 그 사람도 평화를 사랑했다. 몬스터를 그저 쫓아냈다는 얘기는, "당사자는 애꿎은 피해자를 양산하지 않으려고, 상대를 좀 위협했다."는 뜻이라고. 게다가 엘리제는 무술과 마법을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활약했다.'고 말하자, 유마는 대체 무슨 뜻인지 제대로 말하라고 대꾸했다. 레스틴은 '그 사람은 엘프족의 역사를 연구했다. 그러려고 여러 곳을 돌면서, 전승이나 유물까지 수집했다. 그 과정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내용까지 몇 번 찾아냈다. 심지어 신룡대전과 관련된 정보도 몇 가지나 튀어나왔다.'고 대답했고, 유마는 '어머님은 황룡의 영혼을 나에게 옮겼다. 어쩌면 그것 때문일지도 모른다.'고 독백했다.

레스틴이 '네가 예상한 대로 일이 굴러갔을지도 모른다. 하나 엘리제가 내세울 최고 업적은 바로 성인가다. 그 사람 덕분에 성인가는 유실되지 않았다.'고 하자, 유마는 '성인가라고? 키리키가 노래하는 그거 말이냐?'고 되물었다. 레스틴은 '엘프족에게 전승되는 성인가, 그리고 그것을 이어받는 가무녀는 웰런트에서도 오래된 전통으로 꼽힌다. 원래 성인가는 씨족 단위로 따로따로 전승되었는데, 엘리제는 그것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연구에 정진하고, 계승자를 육성하려고 애썼다.'고 통보했다. 유마가 '그런 일까지 했구나. 지금 보니까 "현자 엘리제"는 통칭이 거짓부렁이 아니었다고.' 독백하자, 레스틴은 '엘리제가 세운 업적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사람은 웰런트에 평화를 정착시키려고, 웰런트와 이웃 나라가 문화를 교류할 기회까지 만들었다.'고 알려줬다. 유마가 '문화를 교류했다니,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자, 레스틴은 '엘리제는 웰런트 소속인 민간 외교관으로서 문화 교류 사업을 진행했다. 이웃 나라 왕족과 관료들, 심지어는 일반인도 사업 대상에 포함되었다. 엘리제가 주선했던 모임에는 국가, 신분을 초월한 사람이 모였기 때문에 늘 화기애애했다.'고 털어놨다. 유마는 '어머님이 "모두가 사이좋게 지내면 세상이 평화로워진다."는 논리를 들이밀었다는 얘기냐?'고 물었고, 레스틴은 '너는 역시 눈치가 빠르구나. 엘리제가 생전에 했던 말을, 너까지 그대로 따라할 줄은 몰랐다.'고 감탄했다. 유마는 '그거는 내 희망 사항일 뿐이었다. 그저 내 생각일 뿐이라고.' 반박했고, 레스틴은 '은사의 영혼을 물려받은 젊은이를 보니까, 문하생인 나도 참 기쁘다.'고 웃었다. 유마는 '나도 어머님과 관련된 얘기를 들어서 기뻤다.'고 레스틴에게 화답했다. 용건을 끝낸 유마는 곧장 다른 곳으로 갔다.

3. 스토리 Part 2

3.1. 마리온이 내놓은 미각 평가

아그넘이 '이번에는 이거를 먹어봐라. 무척 맛있는 거니까 얼른 먹으라고.' 말하자, 마리온은 뭔가를 먹다가 맛있다고 말했다. 아그넘이 '맛이야 나는 알 거 없다고. 혹시 다른 것도 느꼈냐?'고 묻자, 마리온은 '그렇게 말하면 어쩌라는 거냐? 맛있으니까 맛있다고 말했을 뿐이라고.' 외쳤다. 아그넘이 '이런, 이년과는 도대체 말이 통하지 않는다.'고 소리치자, 유마는 '갑자기 무슨 일이냐? 이런 세상에나, 음식이랑 접시가 산처럼 쌓였다고.' 비명을 질렀다. 아그넘이 마리온에게 사람다운 미각을 가르쳐달라고 말하자, 유마는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되물었다. 아그넘이 '말은 나중에 하고, 이거나 먹으라고.' 말하자, 유마는 '이거는 닭고기 볶음이라고.' 하더니 뭔가를 열심히 먹으려고 들었다. 그러나 유마는 좀처럼 음식을 넘기지 못했다. 아그넘은 아무것도 모른 채 유마에게 맛이 어떠냐고 물었고, 유마는 '이거는 너무 맵다고. 혓바닥이 타들어갈 정도라고. 그래도 엄청 맛있다고.' 말했다. 아그넘이 '그래, 이게 바로 올바른 감상이라고. 알았냐?'고 말하자, 마리온은 아무 소리도 하지 않았다. 아그넘은 유마에게 '이년은 무슨 요리를 받던 그냥 맛있다는 말만 한다고. 도대체가 상황이 진전되지 않는다.'고 하소연했고, 마리온은 '무척 맛있는 요리를 먹으면, 그냥 맛있다는 말만 나온다고.' 털어놨다. 아그넘이 '그거야 당연하지. 내가 만든 요리인데, 그게 맛없으면 아귀가 맞지 않는다고. 나는 더더욱 수준 높은 평가를 듣고 싶다고. 알았냐?'고 소리쳤다.

이때 유마가 '이쪽은 뭔가를 먹어도, 그런 말이 나오지 않는다.'고 하자, 마리온은 '확실히 매운 느낌이 들었다. 이거는 고추와 검은 후추, 그리고 쿠민으로 낸 맛이라고.' 했다. 아그넘은 얘기를 듣자마자 얼굴이 빨개졌고, 마리온은 '그것뿐이면 너무 매워서 혓바닥에 문제가 생겼을 테지. 하나 갈아서 볶은 양파에서 단 맛이 난 덕택에, 매운 맛이 그나마 줄어들었다.'고 털어놨다. 이때 유마는 할 말을 잃은 뒤였다. 이때 마리온이 '금귤 껍질이 전체적으로 맛을 잡아줘서, 그저 매운 맛이 꽤 좋은 쪽으로 갔다. 네가 원하는 감상이 혹시 이런 거였냐?'고 말하자, 유마는 아그넘에게 '이봐, 방금 마리온이 해설한 거를 들었냐?'고 알렸다. 이때 아그넘은 '나도 엄청 놀랐다. 쟤는 내가 딱 한 줌만 넣은 조미료를 단번에 알아냈다.'고 혀를 내둘렀고, 마리온은 '여러분, 갑자기 왜 그러냐? 내가 내민 감상이 이상해서 그러냐?'고 물었다. 아그넘이 '이상하다고 말하기에는 좀 거시기하거든. 이것도 제법 괜찮은 능력이라고.' 말하자, 유마는 마리온에게 그냥 있는 그대로 말하라고 타일렀다. 마리온은 '그러면 다행이네. 아그넘, 맛 좋은 음식을 대접해줘서 고맙다.'고 털어놨고, 아그넘은 '그거 기쁘구나. 나도 고맙다고.' 외쳤다. 용건을 끝낸 유마는 곧장 다른 곳으로 갔다.

3.2. 검술 소동

프리뮬라가 검술을 가르쳐달라고 조르자, 소니아는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다. 유마는 '뭐 때문인지는 모르지만, 소녀에게 검술은 위험천만하다.'고 타일렀다. 이때 소니아가 유마에게 '너 말이야, 아주 재미있는 얘기를 했구나. 그러니까 나는 여자가 아니라는 얘기냐?'고 따지자, 유마는 그게 아니라고 둘러댔다. 그러고는 프리뮬라에게 '소니아에게 검술을 가르쳐달라고 말한 까닭을 털어놓으라고.' 했다. 프리뮬라가 평화를 지키려고 그런다고 하자, 소니아는 감동을 했다. 유마가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하자, 프리뮬라는 거기서 끝나면 곤란하다고 소리쳤다. 유마가 까닭을 묻자, 프리뮬라는 '이상한 놈이 와서 우미네코 여관을 휘젓고 다닐 때, 여러분이 없을지도 모른다. 나를 지킬 사람은 바로 나라고.' 외쳤다. 유마는 '적이 여기로 온다고? 성이라면 모를까, 여기를 습격할 까닭이 있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소니아는 유마에게 '그렇지가 않다. 모든 거는 프리뮬라가 말한 대로 굴러갔다.'고 반박했다. 유마가 까닭을 물어보자, 소니아는 '적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덮칠지 모른다. 여기를 노리려는 까닭이야 얼마든지 나온다. 프리뮬라가 괜히 불안에 휩싸였을 리가 없다. 게다가 프리뮬라는 간절하게 평화를 바란다.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단련하려고 들었지. 우리는 그것을 묵살하지 말자고.' 외쳤다. 프리뮬라는 '고맙다. 어떤 훈련이라도 버티고야 만다.'고 말했고, 소니아는 '알았다. 이 소니아가 가르치는 이상, 너도 나라에서 손꼽히는 검사로 거듭나라고.' 화답했다. 프리뮬라가 '알았다. 나도 평화를 위해서 한 몸 보탠다.'고 말하자, 유마는 상황이 아주 꼬였다고 독백했다.

소니아가 훈련용 목검을 가져온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지자, 프리뮬라는 '됐다. 이걸로 평화를 어지럽히는 놈을 처리할 기회가 왔다고.' 좋아했다. 유마는 '혹시 "평화를 어지럽히는 자"로 짐작되는 사람을 찾았느냐?'고 물었고, 프리뮬라는 바로 랩플이라고 소리쳤다. 알고 보니까 프리뮬라는 랩플에게 한 방을 먹이려고, 소니아에게 접근한 뒤였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뒤로 넘어졌고, 소니아는 프리뮬라에게 '준비는 끝났으니까 어서 나오라고.' 말했다. 프리뮬라는 유마에게 '랩플을 물리치고 여기로 돌아온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졌다. 유마는 프리뮬라를 말리려고 들었지만, 당사자는 랩플 때문에 눈에 뵈는 게 없는 상태였다. 유마는 '소니아가 프리뮬라를 전력으로 훈련시킨다면, 랩플이 살아남기 어렵다고.' 독백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곧장 다른 곳으로 갔다.

3.3. 키리카와 엑셀러

유마는 키리카에게 혹시 나쁜 일이라도 생겼느냐고 물었다. 키리카는 자기와 엑셀러에 대해서 잠깐 떠올렸을 뿐이라고 둘러댔다. 유마가 무슨 소리냐고 되묻자, 키리카는 '이쪽과 엑셀러는 성인의 가무녀 겸 용주기사다. 하나 나와 엑셀러는 서로가 내미는 태도와 용을 다루는 방식을 비롯한 모든 것이 다르다. 나는 황룡을 존경하면서, 힘을 빌리려는 사람이다. 그런데 엑셀러는 용을 지배한다. 엑셀러와 용이 보여주는 관계는 누가 보더라도 주종관계라고.' 말했다. 유마는 '엑셀러와 용이 체결한 관계라고 했지 그렇다면 너는 그 이야기를 아느냐?'고 물었고, 키리카는 '그렇다. 대륙에서는 무척 유명한 얘기다. 이년이 처음으로 드래그마키나를 되살렸을 때 퍼진 얘기는 너무나도 놀라웠다. 왜냐하면 7살짜리 꼬맹이가, 동면하던 드래그마키나를 다섯이나 되살렸기 때문이었다고.' 털어놨다. 유마는 7살에 드래그마키나를 되살렸다니 놀랍다고 혓바닥을 내둘렀다. 그러고는 괜찮다면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부탁했다. 키리카가 '지금부터 얘기를 시작하겠다. 이거는 대략 30년 전 시점에서 시작되었다. 롬바르디아 제국은 옥좌 때문에 피 튀기는 싸움을 지속했다. 황제가 없으니까, 귀족들은 스스로가 내세우는 계승자를 내세운 채 제국 전체에서 싸움을 일으켰다. 귀족들은 자신에게 유리한 사람을 옥좌에 앉히려고, 나라가 무너지기 직전까지 전쟁을 벌였다. 하나 어떤 소녀가 나타나서, 대략 20년 정도가 지속된 내란을 종결했다. 그게 바로 7살 꼬맹이 엑셀러다. 스스로 되살린 드래그마키나를 끌어들여서 내란을 종식했다고.' 말하자, 유마는 엑셀러가 무엇 때문에 드래그마키나를 깨웠느냐고 되물었다.

키리카는 '그것이 가장 희한한 수수께끼였다. 왜냐하면 엑셀러는 용주기사가 맞았지만, 용주기사가 지닌 힘만으로 드래그마니카를 되살린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었다. 지금 와서 과정을 곱씹으니까, 엑셀러는 일찍이 성인의 가무녀로 거듭났을지도 모른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털어놨고, 유마는 '그러고 보니까 엑셀러는 성인의 가무녀로서 필요한 힘을 후천적으로 받았다. 제국이 실시한 마도과학 연구가 아니면 좀처럼 아귀가 맞지 않는다.'고 맞장구를 쳤다. 키리카가 '어쩌면 각인 교회에서 연구를 실시했을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7세였던 엑셀러는 제국에서 잠들던 드래그마키나를 자기 손발로 삼았다. 처음으로 되살린 놈은 칼리번과 다인슬라이프다. 이놈들은 일명 제국의 쌍검으로 통하는 괴물이라고.' 통보하자, 유마는 그렇다면 드래그마키나 둘을 먼저 깨웠다는 얘기냐고 수긍했다. 키리카는 '이제까지 옥좌를 차지할 가망이 없었던 엑셀러의 부친은, 이놈들이 지닌 힘으로 단번에 다른 후보를 넘어섰다. 그리고 놈이 옥좌를 차지한 결과, 롬바르디아에서 일어난 내전도 끝났다. 이 충격적인 사건의 주역이던 제국의 쌍검, 용을 다루는 꼬마 용주기사 엑셀러는 다른 곳에서도 악명을 떨쳤다.'고 알렸다. 유마는 엑셀러가 7살일 때 그런 과거를 겪었다니 놀랍다고 고개를 저었다. 이때 유마는 엑셀러가 알프헤임으로 데려온 놈은 트리슈라, 게이볼그, 궁니르였다고 말하자, 키리카는 '그때부터 놈들은 황제 직속 경호원으로 포지션을 바꿨다. 녀석은 황제에게 허가를 얻고, 드래그마키나 셋을 또 되살렸다. 자기 전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고 알렸다. 그제서야 유마는 트리슈라와 게이볼그, 궁니르가 그때 깨어났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키리카가 그렇다고 말하자, 유마는 엑셀러가 옛날부터 대단한 힘을 타고났다고 경악했다. 키리카는 '그렇다. 녀석이 성인의 가무녀로서 보여주는 힘은, 이미 나를 능가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무녀로서 보이는 태도가 나와 정반대다. 나와 엑셀러는 똑같은 힘을 지녔는데도 다른 결과물을 냈다.'고 하소연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다른 곳으로 갔다.

3.4. 방한 대책을 세우러 떠난 일행

영봉 그랑시엘로 가자고 마음먹은, 유마 일행은 크라바르 평원으로 키를 돌렸다. 왜냐하면 그곳이 빙설 지대였기 때문이었다. 크라바르 평원 전반부(갈망하는 황야)를 탐사하던 유마 일행은 어떤 괴물과 맞닥뜨리고 말았다. 바로 만티코어였다. 아그넘은 '저놈 가죽만 있으면, 그딴 설산이야 아무것도 아니라고. 내가 새까맣게 태워준다고.' 외치고 만티코어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유마는 아그넘에게 가죽을 태우면 말짱 꽝이라고 말했고, 마리온은 공격력을 최대치로 놓고 놈을 없애면 그만이라고 전의를 드러냈다. 동료들이 전의를 드러내니까, 유마는 모피가 사라지면 망한다고 머리를 싸맸다. 유마 일행에게 집중 공격을 받은 만티코어는 순식간에 죽었다. 소니아는 '이거는 아주 괜찮은 모피구나. 이거면 설산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좋아했고, 유마는 '그거는 어디까지나 남은 모피가 너덜너덜하지 않다는 전제에서 성립되는 얘기다. 그나저나 이게 방한구로 적합하냐?'고 의문을 드러냈다. 아그넘이 모피를 보유했다는 안도감이 그 증거라고 소리치자, 레스틴은 '한심하군. 허세로 가득한 놈이 하는 얘기니까 고작 거기서 발전하지 못하는 거라고.' 혀를 찼다. 그러고는 키리카에게 뭐라고 충고했다. 아그넘이 '너무 그러지 말라고. 추위 정도는 근성으로도 얼마든지 버틸 수가 있다고.' 말하자, 린나는 이제껏 자기가 했던 짓거리를 정면으로 부정했다고 비웃었다. 그러자 키리카는 '아그넘이 내뿜는 화염 마법으로 냉기를 쫓으면 된다. 여기서 설전을 벌여봤자 소용없다. 그러니까 잡담은 여기서 끝내자.'고 나왔다. 소니아는 '그러고 보니 우리는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되찾으려고 이랬다. 용건도 끝났으니까 곧장 영봉 그랑시엘로 가자.'고 다독였다. 용건을 끝낸 유마 일행은 한숨 돌리려고 마르가로 돌아갔다.

3.5. 제스트에게 붙잡힌 소니아

마르가에서 한숨 돌린 유마 일행은 곧장 영봉 그랑시엘로 갔다. 왜냐하면 이들이 노린 곳은 울펜슈타인 성이었기 때문이었다. 유마 일행이 영봉 그랑시엘로 들어서자, 린나가 유마에게 추위를 떨칠 방법을 알려달라고 졸랐다. 유마는 놀라서 아무 말도 못했다. 그러자 린나는 '그야 뻔하지. 설산에서 몸이 얼면, 나체로 서로에게 온기를 주면 끝이라고. 그러니까 당장 옷이나 벗으라고.' 말했다. 유마는 얘기를 듣자마자 어떻게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하냐고 따졌다. 유마가 얼굴을 붉히자 린나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 그러고는 '아까까지는 그저 농담이었다. 여기서 나체로 지내면 곧바로 죽는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유마는 '이제껏 쟤가 농담을 했구나. 간 떨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마리온이 '쳇, 거짓말이었구나.' 하면서 혀를 차자, 유마는 마리온에게 '갑자기 내 앞에서 무슨 짓이냐? 정녕 옷을 벗으려는 셈이냐?'고 외쳤다. 그러자 마리온은 유마와 서로 온기를 나누려고 했다고 둘러댔다. 이때 유마 일행은 페르난도, 리셀로테, 알프리에를 만났다. 왜냐하면 원래 이들이 지내는 캠프는 여기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리셀로테는 유마에게 '여기로 갈 거면 조심해라. 좀 위험한 물건을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자 유마는 혹시 몬스터를 뜻하냐고 되물었고, 알프리에는 '그렇다. 그놈 때문에 우리는 캠프를 버리고 여기로 피난 왔다.'고 털어놨다. 페르난도도 그놈이 무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유마는 셋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목적지로 갔다. 한창 지역을 탐사하던 레스틴은 일이 아주 꼬였다고 혀를 찼다. 키리카가 까닭을 물어보자, 레스틴은 '이 일대는 사시사철 추운 곳인데 오늘 따라서 눈이 많이 녹았다. 까딱하면 눈사태가 일어난다.'고 해명했다. 아그넘이 일이 아주 난처해졌으니까 무조건 조용히 움직이자고 말하자, 레스틴은 넘어지지 않게 발 밑을 조심하라고 조언했다. 그때 어떤 괴성이 들렸다. 유마는 '저거는 페르난도가 말했던 바로 그놈이다. 하필이면 이럴 때 위치가 발각되었다.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자.'고 비명을 질렀다. 레스틴은 저놈을 무조건 빨리 제거하면 그만이라고 일축했다. 결국 유마 일행은 어설트 스매셔와 싸웠다. 어설트 스매셔는 생김새답게 강인한 공격을 자랑했지만, 수련에 수련을 거듭한 유마 일행 앞에서는 그저 장난감에 지나지 않았다. 유마 일행은 순식간에 어설트 스매셔를 물리치는데 성공했다. 소니아가 방금 봤던 것이 도대체 뭐냐고 묻자, 린나는 아직 몬스터가 남았다고 답변했다. 그러자 레스틴은 '이번에는 다르다. 여러분에게 명령한다. 살고 싶다면 어서 도망치라고.' 외쳤다. 아그넘이 뭔가 눈치채자, 레스틴은 눈사태에 휩쓸리지 싫으면 빨리 뛰라고 소리쳤다. 하나 유마 일행은 움직이지 못했다. 린나와 레스틴이 뭐라고 말할 무렵에, 소니아가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그렇게 유마 일행은 함정에 빠지고 말았다.

잠시 후에 소니아가 어딘가에서 눈을 뜨자, 누군가가 소니아에게 일어나라고 말했다. 소니아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자, 이상한 목소리는 '웃기는 짓은 거기까지만 해라. 여기서 네가 죽으면 나도 곤란하다고.' 위협했다. 소니아는 목소리의 정체를 알자마자 기겁했다. 소니아를 깨운 주인공은 바로 제스트였다. 이놈은 소니아에게 드디어 일어났느냐고 비웃었고, 소니아는 '어떻게 네가 여기에 왔느냐! 그리고 내 동료는 모두 어디로 갔느냐?'고 따졌다. 그러자 제스트는 '다른 놈들이야 내 알 바가 아니다. 황룡을 품은 놈도 여기에 있다고.' 털어놨다. 제스트가 유마를 움켜쥐자, 소니아는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 제스트가 소니아에게 허튼 짓을 하면 가만 두지 않는다고 협박하자, 소니아는 유마에게 무슨 짓을 할 셈이냐고 분노했다. 제스트는 '이대로 모가지라도 꺾고 싶구나. 이 상태에서 모가지를 꺾는 거야 식은 죽 먹기라고.' 광기를 드러냈고, 소니아는 당장 유마를 풀어주라고 말했다. 그러자 제스트는 '알았다. 일이 전개되는 상황에 따라서, 저놈을 살려줄 수도 있다. 나도 이런 식으로 황룡을 죽이기 싫다.'고 심드렁하게 털어놨다. 소니아가 '내가 어떻게 움직이면 유마를 풀어줄 셈이냐?'고 질문하자, 제스트는 자기를 따라오라고 답변했다. 소니아가 갑자기 무슨 개소리를 하냐고 따지자, 제스트는 '싫으면 관둬라. 만약 네가 그러면, 이놈은 오늘로 이승을 하직한다. 어쩔 테냐? 황룡이 죽는 모습을 보고 싶으냐? 아니면 나를 따라오고 싶으냐?'고 겁박했다. 결국 소니아는 제스트를 따라가자고 결심했다. 유마를 살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자 제스트는 소니아에게 이름을 물었고, 소니아는 뭐 때문에 그런 거를 묻냐고 따졌다. 제스트가 '순순히 이름을 불어라. 그거는 나에게 무척 필요한 정보라고.' 위협하자, 소니아는 '나는 아스토리아의 제1왕녀 소니아 블랑쉬 님이라고.' 털어놨다. 제스트는 '왕녀라고? 나는 네 이름만 필요했지, 다른 거에는 관심도 안 뒀다. 일단 내가 이름을 들었으니까, 너는 나를 따라오라고.' 말하고 어딘가로 갔다. 그러자 소니아는 유마를 어떻게 처리할 셈이냐고 외쳤고, 제스트는 놈을 여기에 두고 간다고 통보했다. 제스트가 멍청하게 그러지 말고 당장 자기를 따라오라고 협박하자, 소니아는 군소리 없이 그를 따라갔다.

아그넘은 황량한 눈밭에 버려진 유마를 보자마자, 정신 차리라고 외쳤다. 키리카도 그에게 괜찮으냐고 물었다. 그때 유마가 간신히 정신을 차리자, 마리온은 유마가 죽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유마도 무사히 돌아온 동료들을 보고 안도했다. 린나는 소니아가 사라졌다고 외쳤고, 유마는 '소니아가 보이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눈사태에 휩쓸렸다는 말이냐?'고 비명을 질렀다. 그러자 아그넘은 '그렇지도 않다. 분명 소니아는 조금 전까지 우리와 같이 지냈다.'고 말했고, 유마는 '그게 사실이냐? 그리고, 그거를 어떻게 알아냈느냐?'고 되물었다. 아그넘이 '여기에 발자국이 남았다. 크기를 보니까, 여자가 남긴 발자국이라고.' 말하자, 유마는 그러고 보니까 여기에 다른 여자가 왔을 리는 만무하다고 맞장구를 쳤다. 유마가 짐작한 대로 소니아는 눈사태에 휘말리지 않았다. 키리카가 소니아가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하자, 아그넘은 '그렇게까지 낙관하지 마라. 어쩌면 소니아가 사고를 당했을지도 모른다.'면서 뭔가를 보여줬다. 그거는 바로 제스트가 남긴 발자국이었다. 레스틴이 뭔가를 짐작하자, 아그넘은 또 다른 발자국이 산 위쪽으로 났다고 조언하였다. 유마는 누군가가 소니아를 구출한 줄 알았지만, 제스트가 소니아를 반강제적으로 데려갔다는 사실까지는 까맣게 몰랐다. 마리온이 말한 대로, 산 위에는 제국군이 진영을 차린 상태였다. 이때 프로마주가 이상한 편지를 찾아내자, 유마는 그게 소니아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키리카는 그 편지에 적힌 내용이 무엇이냐고 물었고, 유마는 '편지에는 "소니아를 데려간다. 그리고 걔를 내 여자로 삼는다."고 적혔다.'고 말했다. 그제서야 유마는 제스트가 자기들을 함정으로 몰아넣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린나가 제스트가 품은 속셈을 알고 싶다고 분노하자, 유마는 '내가 여러분에게 부탁한다. 어서 현장을 습격하자.'고 말했다. 레스틴은 '제스트 그놈이 소니아를 데리고 갔다면 목적지는 하나로 결정된다. 바꿔 말해서 놈은 제국군이 마련한 거점지, 울펜슈타인 성으로 발길을 돌렸다고.' 통보했다. 아그넘이 '이거야말로 잘 됐구나. 제스트를 없애고, 소니아와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되찾자.'고 전의를 불태우자, 키리카는 '드래곤 소울까지는 모르겠지만, 이대로 있으면 소니아가 봉변을 당한다.'고 말했다. 린나는 '그렇다면 무조건 울펜슈타인 성으로 가자. 로고스 얼음골 유적에 난 샛길로 가면 직방이라고.' 말하고 동료들을 다독였다. 유마 일행은 혹시 모를 위험 요인을 없애려고 마르가 마을로 돌아갔다.

3.6. 제스트의 과거

마르가에서 피곤을 푼 유마 일행은 울펜슈타인 성으로 키를 돌렸다. 한편 고성의 연회장에서는 제스트가 소니아를 감금했다. 소니아는 갑자기 무슨 짓을 했냐고 따졌고, 제스트는 참으로 기세등등한 년을 다 봤다면서 웃었다. 소니아가 이런 곳에서 무슨 짓을 할 셈이냐고 말하자, 제스트는 자기와 결혼하라고 털어놨다. 소니아는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되물었고, 제스트는 '그리 말해두면 꼬맹이가 진심으로 너를 구출하려 올지도 모른다.'고 빈정댔다. 소니아는 '그렇다면 유마를 끌어들이려고 나를 붙잡았다는 얘기냐?'고 외쳤고, 제스트는 '네가 말한 대로다. 그러니까 얌전하게 지내라고. 그리고 끔찍한 일을 겪기 싫다면, 여기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말라.'고 겁박했다. 소니아가 제스트에게 황룡을 찾으려는 까닭을 캐묻고 묻자, 제스트는 '나는 그저 강자와 제대로 대련하고 싶다. 그렇다고 황룡과 싸운다는 얘기는 아니다. 황룡보다 훨씬 세고, 성격이 거만한 놈이 황룡에게 눈독을 들였다.'고 알렸다. 그러고는 '이쪽은 황룡을 물리치고, 그놈과 싸운다고 약속했다. 그거는 이제껏 내가 벌였던 싸움보다 훨씬 짜릿하다.'고 덧붙였다. 정작 소니아는 제스트에게 '너는 그리도 강력한 힘을 보유했는데도 행복하지 않은 듯하다.'면서 정곡을 찔렀다. 그러자 제스트는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약자가 행복을 누릴 기회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때 제스트가 '약하기 때문에 불행하다는 얘기 정도는 나도 많이 들었다. 우리 고향이 바로 그 사례이기 때문이었다.'고 덧붙이자, 소니아는 놀라서 말을 못했다. 제스트는 '나도 한때는 어떤 나라에서 왕자로 지냈다. 하나 몇 년 전에 우리 조국은 각인 교회 기사단에게 습격을 받고 말았다. 그때 나는 나라와 식솔을 지키려고 싸웠다. 결국에는 모든 게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놈들은 나를 뺀 모든 식솔을 잔혹하게 죽였다.'고 알렸다. 얘기를 들은 소니아는 기가 막혀서 제대로 말을 못했다. 제스트가 '그때도 나는 지지 않았다. 나는 기사단에 소속된 놈들을 하나씩 날려 버렸다. 그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 이랬을 뿐이었다. 왜냐하면 나는 엄청난 용력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서야 나는 깨달았다. 약자에게는 아무런 기회가 없다는 사실을 말이다. 그래서 나는 각인 교회로 들어갔다. 기사단 놈들이 보여준 실력은 당시에도 하나같이 대단했다. 나는 거기서 어떤 의식을 받았다. 교회에서 "세례"로 명명된 의식이었다.'고 알리자, 소니아는 그게 뭐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제스트는 '세례를 받은 사람만이, 교회 특무 기사단인 베오울프로 들어갈 자격을 받는다. 나는 그거를 "신을 잇는 자를 선택하기 위한 의식"으로 수용했다. 그거는 잔존한 "신의 피"를 마시는 의식인데, 대다수는 그때 목숨을 잃는다. 하나 100분의 1 확률로 "신의 피"와 체질이 맞는 사람은, 특수한 힘인 "스티그마"를 손에 넣는다. 교회는 이런 짓을 수백 년이나 되풀이했다. 신을 계승할 사람을 만들려고 이랬다는 소리라고.' 말했다. 소니아는 '그렇다면 너는 그 의식에서 살아남은 끝에, 엄청난 용력을 손에 넣었다는 얘기구나. 내 말이 맞느냐?'고 되물었고, 제스트는 '네가 말한 대로다. 세례를 받은 나는 그렇게나 바라던 용력을 손에 넣었다. 그렇게나 무서워 보였던 게오르그조차도 내 앞에서는 끽소리도 못했다. 교회에 소속된 놈들은 "제스트는 믿지 못할 정도로 신의 피와 잘 맞는다. 당장이라도 신을 계승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신을 계승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 자리를 게오르그에게 곧바로 넘겼다. 지금도 나와 무력을 겨룰 상대를 찾기가 어려운 판국에, 신을 계승하면 그보다 더한 용력이 나에게 들어오기 때문이었다. 이러면 내가 누릴 즐거움이 사라진다고.' 머리를 싸맸다. 소니아가 제스트에게 참으로 고독하기 그지없는 놈이라고 혀를 차자, 제스트는 '그렇다. 네가 말한 대로다. 세례를 받은 뒤부터 나는 계속 기다렸다. 나와 맞먹는 힘을 보유한 놈을 말이다. 나는 그런 놈과 만나서, 치열한 결투를 하고 싶다. 이제까지와는 다르게, 진심으로 피가 끓어오르는 결투를 하고 싶다고.' 광기를 드러냈다. 제스트가 이러니까, 소니아도 더는 말을 못했다. 그러고는 '너는 내가 꺼낸 말을 잘못 받아들였구나. 너야말로 고독하기 짝이 없는 놈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3.7. 소니아 구출 작전

유마 일행은 푸른 동굴을 탐사하다가 이상한 입구를 찾아냈다. 마리온이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고 말하자, 아그넘은 린나에게 이게 대체 뭐냐고 물었다. 린나가 잠깐 시간을 달라고 말하자, 유마는 무슨 일이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린나는 여기에 생긴 얼음이 주변과 조금 다르다고 말했다. 얘기를 듣던 레스틴은 '그러고 보니까, 린나가 말한 대로였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린나는 뭐라고 독백하더니, 문에 붙은 장치를 만졌다. 귀신같이 문이 열리자, 린나는 이러면 바로 장치가 작동한다고 외쳤다. 아그넘은 비밀 통로가 이거였냐고 감탄했고, 키리카는 린나를 칭찬했다. 유마 일행은 바람의 샛길을 휘젓고 다니다가, 새하얀 정상으로 발을 들였다. 린나는 여기가 출구라고 밝혔고, 유마는 소니아가 봉변을 당하지 않기만을 간절하게 바랐다. 아그넘은 유마에게 '너무 걱정하지 마라. 여기까지 온 이상, 나머지가 본분을 다하면 된다고. 제스트를 없애고, 소니아와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되찾자고.' 힘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유마도 알았다고 대꾸했다.

어느덧 고성의 연회장으로 들이닥친 유마 일행은, 소니아에게 괜찮으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소니아는 괜찮다고 대꾸했다. 이때 제스트가 유마 앞에서 미친놈처럼 웃자. 유마는 제스트에게 소니아를 풀어주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제스트는 '이년은 내가 점 찍어둔 짝꿍이다. 그런 짝꿍을 내가 순순히 돌려줄 리가 없다고.' 비웃고, 이년을 되찾고 싶다면 자기를 꺾으라고 말했다. 유마도 '그렇게까지 피를 보고 싶다니 방도가 없구나. 좋다. 나중에 내 앞에서 무릎 꿇고 싹싹 빌어도 소용없다.'고 반박하고 제스트에게 덤볐다. 이때 제스트는 유마에게 '그렇다면 황룡이 지닌, 진정한 힘부터 끌어내라. 허풍 떠는 놈과는 싸우기 싫다. 그렇지 않으면, 이년을 돌려받기 어렵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도 전력으로 싸울 예정이라고.' 말하고, 이상힌 기운까지 불어넣은 채로 덤볐다. 예전과 마찬가지로 제스트는 무서운 상대였다. 재빠른 몸놀림과 무자비한 공격 때문에, 유마 일행은 좀처럼 맥을 추지 못했다. 그래도 일행은 포기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소니아를 되찾으려는 일념 때문이었다. 마침내 유마 일행은 제스트를 물리치고, 소니아를 되찾았다. 제스트는 '이제껏 불패 신화를 기록했던 내가 졌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발광했고, 유마는 소니아에게 괜찮으냐고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소니아는 무사히 조직으로 복귀했다. 제스트는 '이것들이 나보다 강력하다는 얘기구나. 그놈이 말한 대로 너희야말로 최고라고.' 웃었다. 유마는 대체 무슨 소리를 지껄이느냐고 따졌고, 제스트는 유마에게 '처음 만났을 때, 너보고 했던 소리를 취소하겠다. "시시한 약골"이라고 놀린 거를 취소한다고. 이쪽이 이제까지 오판했구나. 너에게 깃든 황룡의 힘은 참으로 대단하구나. 그러니까 다음에는 반드시 너를 죽여주마. 생포한다고 큰소리쳤던 내가 바보였다. 그러니까 제대로 숨통을 끊을 때까지 공격하겠다. 그러니까 목이나 깨끗이 닦으라고.' 웃으면서 말했다.

이때 레스틴이 '세간에 알려진 대로 이놈은 위험한 힘을 보유했다. 당장이라도 우리 모두를 죽이고도 남는다. 그러니까 나는 여기서 놈을 막는다.'고 말하자, 제스트는 '좋다. 나는 이미 너에게 전권을 넘겼다. 강자이기 때문에 약자를 다루는 거라고. 너희가 힘을 보유했으니까, 나는 아무런 불만도 없다. 바란다면 내 수급을 가져가라.'고 말했다. 유마는 제스트가 했던 말을 곱씹었고, 제스트는 뭐 때문에 벌레 씹은 표정을 짓느냐고 따졌다. 유마가 '그렇다면 그게 힘이 있다는 증거이냐?'고 의문을 드러내자, 제스트는 갓난아기도 아는 사실이라고 대꾸했다. 그러자 유마는 '나는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 나에게 깃든 황룡의 힘은 그런 시시껄렁한 거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소니아도 '네가 바라는 힘을 유마가 보유했을 리도 없다.'고 유마에게 동조하자, 제스트는 '이것들이 단체로 미쳤구나. 알다시피 유마는 황룡의 힘을 보유했다. 그리고 그걸로 나를, 이 제스트를 꺾었다고. 그런데도 힘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지금 사람 놀리냐?'고 따졌다. 그러자 소니아는 제스트에게 '너는 그저 착각했을 뿐이다. 유마가 보유한 "진정한 힘"이 보이지 않는 까닭은 오직 그것뿐이다. 그거를 깨닫지 못하는 한, 너는 절대로 유마를 넘어서지 못한다.'고 질책했다. 그런데도 제스트는 '진정한 힘이라고?' 의문을 드러냈고, 소니아는 '너는 각인 교회에서 세례를 받기 전에, 사실을 똑똑히 알았을 게다. 하나 지금 시점에서 너는 "진정한 힘"을 잃었다.'고 질책을 멈추지 않았다. 제스트가 '웃기는 소리는 관둬라. 내가 힘을 잃었을 리가 없다. 감히 누구에게 개소리를 나불대는 게냐? 나는 세례를 받은 뒤부터, 누구보다도 강력한 힘을 보유했다.'고 소리치자, 유마는 그저 한심하다는 듯이 현장을 쳐다봤다. 소니아는 나머지 일행에게 '이제는 돌아가자. 나를 구출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유마는 소니아에게 알았다고 대꾸했고, 린나는 자기들이 이미 여기로 오려고 작정했다고 알렸다. 아그넘은 '어쨌거나 당사자가 무사해서 다행이구나. 그렇다면 용건도 끝났으니, 이만 성에서 나가자.'고 통보했다.

이때 아그넘이 '제스트 그놈에게 가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어쨌냐고 따지자.'고 하자, 키리카는 '괜한 짓을 하지 말거라. 이 부근에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이 기운을 내뿜지 않는다.'고 타일렀다. 레스틴도 '키리카가 그렇게 말한다면, 분명 그렇다.'면서 동생을 두둔했다. 아그넘이 뭐 때문에 사실을 털어놓지 않았냐고 따지자, 키리카는 그럴 까닭이 없었다고 반발했다. 아직도 상황을 몰랐던 아그넘이 그저 고개만 갸우뚱거리자, 키리카는 '나는 여기서 소니아를 찾을 생각으로 똘똘 뭉친 지 오래였다.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은 나중 문제였다고.' 해명했다. 그러고는 아그넘에게 뭔가를 반문했다. 결국 그는 '무슨 소리냐? 내가 소니아를 모른 척할 리가 없다고.' 소리쳤다. 그러자 키리카는 '나는 원래부터 그대를 오해하지 않았다. 그대도 나에게 동조한 지 오래이다. 그래서 드래곤 소울의 ㄷ도 꺼내지 않았다.'고 알렸다. 레스틴이 '괜히 말할 필요가 없다고 간주했구나. 조잡하기 짝이 없는 놈을 동료로 받아들이고, 그 마음까지 깊이 이해했다고.' 키리카를 칭찬하자, 아그넘은 '저놈이 나를 놀리는 건지, 동생을 칭찬하는 건지 구분되지 않는다.'고 독백했다. 그러자 린나는 '그저 동생을 칭찬했을지도 모른다. 이 양반은 옛날부터 이랬다고.' 거들었다. 용건을 마친 유마 일행은 곧바로 우미네코 여관으로 돌아갔다.

3.8. 오랜만에 로스트 가든으로 돌아온 지너스

이때 지너스는 로스트 가든에서 뭔가를 빤히 쳐다봤다. 그러고는 '이대로 가면 봉인이 풀리고 만다. 이제부터 에측하지 못할 사태부터 대비하자.'고 다짐했다. 그는 '여기에 걸린 봉인, 최후의 노래로 가는 길을 제대로 노리지 못하면, 이제껏 내가 했던 일이 전부 물거품으로 돌아간다. 그러니까 이제부터 신중하게 움직이자고.' 독백하더니, 손댈 부분을 찾아다녔다. 게다가 지너스는 오랜만에 로스트 가든으로 돌아온 몸이었다. 왜냐하면 지너스가 어떤 소년을 참살한 뒤부터, 여기에 얼씬거리지도 않기 때문이었다. 지너스는 마을 사람들이 자신에게 했던 말을 모조리 곱씹다가, 비명을 질렀다. 그러고는 스스로가 만족하려고, 일을 벌렸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과거에 저지른 추태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결국 지너스는 '모든 일이 끝난 뒤에 과거를 곱씹자. 세상의 운명을 걸고 내가 할 일에 전념하자.'고 결심했다.

4. 스토리 Part 3

4.1. 가상 작전 회의

레스틴이 '이 골짜기에서 발이 묶이면 어쩔 셈이냐? 움직이지도 못한 채 전투가 교착 상태로 접어들면 곤란하다고.' 말하자, 소니아는 '우리만 발이 묶일 줄 알면 오산이다. 여기서 적이 움직이지 못하도록 하면, 적어도 마르가는 안전해진다.'고 반박했다. 유마는 둘이 말하는 과정을 보고, 누군가가 탁자에 펼쳐둔 지도로 눈길을 돌렸다. 유마가 독백을 마쳤을 무렵에, 레스틴은 '그리고 병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셈이냐? 보급로야 확보하기 쉽지만, 핵심 지역은 마르가뿐이라고. 그거를 떠올린다면 절대 지구전으로 가서는 안 된다. 역시 여기가 가장 알맞구나. 평지에서 기동전을 벌이다가, 단번에 적에게 공격을 먹이자고.' 소니아에게 알렸다. 소니아가 '그 주변은 지형이 복잡해서 기동력을 살리기 어렵다. 평지로 나올 때까지 산을 돌아갈 정도라고.' 지지 않고 맞서자, 레스틴은 '그렇기 때문에 나는 "웰런트 기사단에서 엄선된 병력을 일선으로 보낸다."고 말했다. 정예 부대라면 재빠르게 움직여도 통솔력을 잃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소니아가 '문제는 적군이 토탈 팔만 명이다. 야전으로 아군이 받을 피해를 떠올리니까, 나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하다.'고 말하자, 유마는 '아무래도 내가 중간에 끼어들 상황이 아니구나. 그건 그렇고, 지금 마르가와 관련된 적군이 토탈 팔만 명이라고 했지? 그렇게나 많은 놈이 눈 앞에서 대기할 줄은 몰랐다.'고 독백했다. 레스틴이 '나는 위험하다는 사실 정도야 간파한 지 오래다. 그나마 피해를 줄일 방법도 이쪽에서 어떻게든 찾아낼 작정이다. 또한 훈련을 거듭하고, 보호 마법까지 준비했다. 전투를 오랫동안 끌 바에는, 차라리 재빠르게 승패를 가르자. 전투가 빨리 끝나지 않으면, 우리가 막대를 받기 때문이라고.' 말하자, 소니아는 '나는 그것을 수용하지 않겠다. 주변 지형도 모르는 웰런트 기사단이, 기동전에 나서면 보나마나 진다고.' 반발했다. 얘기를 들은, 레스틴은 '지금 웰런트 기사단이 보유한 능력을 의심하는 게냐? 이제부터는 나도 마냥 참지 않는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자 소니아가 '나는 웰런트 기사단을 무시하지 않았다. 그저 지형을 잘 아는 사람에게 맡기라고 말했을 뿐이라고.' 반격하자, 유마는 '아이고, 분위기가 과열되었다. 아무래도 내가 끼어들고 보자.'고 독백했다.

유마가 독백을 끝내자, 소니아는 '잠깐 기다려라. 이제까지 우리는 스스로가 내민 의견만 옳다고 말했다. 문제를 다르게 보자.'고 레스틴을 달랬다. 레스틴도 이야기를 듣고, '확실히 그렇구나. 그렇다면 뭔가 다른 의견이 떠올랐느냐?'고 반문했다. 소니아가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우리 용주기사단이 적군 거점지로 잠입하면 된다. 숫자가 적으니까 감시망에 걸리지 않은 채, 거점으로 숨어들 확률이 농후하다. 또한 적군 대장을 물리치면 그만이다. 명령 체계가 망가진 조직은 반드시 무너지는 법이다. 적이 혼란에 빠졌을 때, 웰런트와 아스토리아 기사단이 협공하자. 그리고 버로스를 지휘관으로 놓으면 놈들이 끽소리도 못한다.'고 하자, 레스틴은 '그 작전대로 움직이면, 우리에게 돌아오는 피해가 줄어든다.'고 작전을 받아들였다. 유마는 '마침내 레스틴이 작전을 받아들였구나. 설전이 육탄전으로 번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역시 소니아는 대단한 사람이구나. 레스틴이 내민 의견을 받아들이고, 작전을 제대로 정리했다.'고 독백하고, 둘에게 '이제 작전이 정리되어서 다행이네.' 하고말을 걸었다. 느닷없니 유마를 본, 소니아는 '언제부터 거기서 지냈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유마는 '나는 작전을 세우지 못하기 때문에, 끽소리 안 하고 들었다. 그런데도 뭔가가 긴장되었다. 그래서 작전을 언제 실천할 게냐? 적군이 토탈 팔만이던데? 얘기를 들으니까 나도 조금 겁이 나는구나. 그래도 아스토리아를 위해서라면 나도 분발하겠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레스틴이 '적군이 팔만이라고? 지금 자다가 봉창 두드리냐?'고 말하자, 유마는 놀라서 말을 못했다. 그래서 소니아는 '이제껏 우리가 토의한 거는 모의전이었다. 어떤 상황이 터졌을 때를 가정하고, 세운 작전일 뿐이라고.' 자초지종을 알렸다. 그러고는 '얘기를 하다가 흥분하는 바람에 일이 꼬였거든. 너에게 공포심을 심어줘서 미안하다.'고 알렸다. 그제서야 유마는 '뭐냐? 그런 거였구나. 나는 이제까지 실전을 논의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도 당사자들은 가상 이야기를 무척 진중하게 털어놨다. 둘은 실전에서 병사를 책임지니까, 가상 이야기라도 진지한 태도로 임해야지. 아무튼 둘 다 무척 대단하다.'고 말하고, 현장에서 나갔다.

4.2. 실력을 확인하는 과정

아그넘이 레스틴에게 '이거는 뭐 시시껄렁한 얘기인데 말이야, 그래도 좀 들어달라.'고 말하자, 레스틴은 '나는 그런 시시껄렁한 얘기를 들을 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아그넘이 '잠깐 들어보라고.' 하자, 레스틴은 '아까까지는 이쪽이 그저 농담했을 뿐이었다. 얘기를 듣도록 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현장을 지켜보던 유마는 '레스틴이 표정을 진지하게 잡으면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되지 않는다.'고 독백했다. 유마가 독백을 마쳤을 무렵에, 아그넘은 '이거는 속성과 관련된 얘기다. 알다시피 너는 결빙 계열, 나는 화염 계열을 다룬다. 서로가 쓰는 마법이 충돌하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궁금해서 말을 걸었다.'고 했다. 레스틴이 잠깐 고민에 빠지자, 유마는 '다시 말해서 힘을 맞대자는 얘기구나. 아그넘은 누군가와 실력을 맞대는 과정을 좋아하네.'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레스틴도 '아그넘이 품은 마음도 이해되었다. 왜냐하면 이쪽도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늘 알고 싶기 때문이었다.'고 수긍하자, 아그넘은 '그렇다면 당장 해보자. 내 불꽃 맛이나 보라고.' 외쳤다. 그러자 레스틴은 아그넘에게 '근거도 없는 자신감에 휩싸이지 마라. 내가 쓰는 결빙 마법은 어중간한 불꽃으로 녹이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아그넘이 '내 불꽃은 용의 비늘도 단번에 태울 만큼 뜨겁다. 용족이 내뿜는 브레스보다 훨씬 뜨거운 에너지라고.' 외치자, 레스틴은 '마치 신룡대전에 참가한 사람처럼 말하는구나. 하나 화염 마법은 공격이 중점인 기술이다. 내 빙결 마법은 검이나 방패까지 만들 만큼 유능한 기술이라고.' 반박했다. 그래서 아그넘은 '잡담은 거기까지만 하고, 얼른 시작하자고.' 소리쳤고, 레스틴도 '좋다. 너와 나, 둘 중에서 누가 더 강력한지 시험하자.'고 도전을 받아들였다.

이때 느닷없이 나타난 마리온이 둘을 뜯어말렸다. 유마가 마리온을 보자마자 놀랐을 무렵에, 마리온은 '너희가 힘을 맞대도 되지만, 여기에서는 그러지 마라. 무조건 마을 밖에서 힘을 겨루라고.' 둘에게 경고했다. 그러자 아그넘은 '너무 걱정하지 마라. 서로에게 상처를 주거나, 괜한 피해자가 생길 정도로 진지한 싸움이 아니라고.' 마리온을 안심시켰다. 레스틴도 '여기는 제법 넓은 곳인데다가, 사람도 많이 돌아다니지 않는다.'고 하자, 마리온은 '그거는 나도 안다. 문제는 불꽃과 얼음이 충돌하면 엄청나게 위험한 일이 터전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자 아그넘과 레스틴은 뭔가를 보고 말았다. 바로 수증기였다. 왜냐하면 열기와 냉기가 충돌하면 수증기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마리온이 '둘이 보유한 마력을 염두에 두니까 이런 결과가 나왔다. 마법끼지 충돌한 순간, 대량으로 생성된 수증기가 넓게 퍼진다. 자칫하면 저쪽 거리 주변에서도 화상 환자가 속출할지도 모른다.'고 하자, 유마는 듣고 보니까 뭔가가 이해된다고 털어놨다. 레스틴은 '마리온이 말한 대로였구나. 이 레스틴이 배려심을 잃은 채 이상한 짓을 했다.'고 스스로를 책망했다. 아그넘은 승패를 나중에 가르자고, 레스틴은 언젠가 반드시 결말을 보자고 말하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그 무렵에 유마는 방금 전에 들려준 얘기가 사실이냐고 따졌다. 그래서 마리온은 틀림없이 그리 된다고 무덤덤하게 말했다. 유마가 몸을 떨자, 마리온은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털어놨다. 스스로가 위험한 곳에 왔다는 사실을 깨닫고, 몸을 떨었던 유마는 마리온을 보자마자 안도감을 호소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곧장 다른 곳으로 갔다.

4.3. 지도에 나온 오류를 잡아낸 마리온

마리온이 생각에 잠겼을 무렵에, 유마는 뭘 그렇게 뚫어지게 보냐고 물었다. 그러자 아그넘은 '저거는 내가 만든 지도다. 혹시 쟤가 지도에 관심을 뒀냐고?' 의심했다. 그래서 마리온은 그곳이 보여줄 생김새를 떠올리니까 재미있다고 말했다. 아그넘이 '그거 말고도 내가 만든 지도가 좀 많거든. 그것도 보라고.' 말하자, 마리온은 마르가 마을 주변을 묘사한 지도를 보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아그넘은 마리온이 잠깐 봤는데도 제대로 알아챘다고 감탄했다. 마리온이 '일단 특징 있는 지형은 지도로 제대로 표현되었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고 하자, 아그넘은 대체 어디가 이상하냐고 따졌다. 그러자 마리온은 '이 길에서 저쪽 바위까지 가는 길목이 조금 어긋났다. 아무래도 네가 축척을 잘못 표현했다.'고 알렸다. 아그넘은 얘기를 듣자마자 얼굴이 새파랗게 질렸다. 마리온이 '그리고 이 언덕 정상까지 가는 과정도 다르게 표현되었다. 혹시 잘못 측정한 거 아니냐?'고 정곡을 찌르자, 아그넘은 '이런 빌어먹을 일이 있나! 그건 그렇고, 아까 했던 말이 참이냐?'고 따졌다. 얘기를 들은 마리온은 '내가 보기에 그렇다는 얘기다. 아주 조금 어긋났을 뿐이라고.' 털어놨다. 할 말을 잃은 아그넘은, '이렇게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다. 잠깐 나갔다 온다.'고 말했다. 유마가 대체 어디 가냐고 묻자, 마을 밖을 확인하고 온다고 외친 아그넘은 마리온이 보여줬던 논리를 검증하러 갔다. 결과는 놀라웠다. 마리온이 말한 대로 아그넘이 지도를 잘못 만든 거였다. 마리온은 역시 그렇다고 심드렁하게 털어놨고, 아그넘은 '저놈이 언제 그렇게까지 똑바로 측정했을까 궁금하다. 나도 무척 놀랐다고.' 혀를 내둘렀다. 마리온이 거기를 몇 번이고 봤다고 말하자, 아그넘은 아무리 그래도 그거를 그림으로 똑바로 옮기는 사람이 어디있냐고 얼굴을 붉혔다. 마리온이 '그야 올바른 정보를 봐야지 기분이 좋아지거든. 너도 마찬가지일지도 모른다.'고 하자, 아그넘은 '그야 물론이지. 지도는 말 그대로 지형을 올바르게 표현한 그림이거든. 잘 아네, 마리온.'이라고 그 주장을 받아들였다. 마리온이 웃자, 아그넘은 마리온에게 '내가 다음에 지도를 제작할 때 측정과 계산을 너에게 맡기겠다. 그러면 정밀도가 높은 지도가 태어난다고.' 좋아했다. 마리온이 알았다고 하자, 유마는 '마리온이 저런 특기를 보유했구나. 게다가 마리온이 평소보다 기뻐 보인다. 스스로가 보유한 능력을 동료에게 인정 받고, 동료를 도와준 셈이지. 당사자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라고.' 말하고 현장에서 나갔다.

4.4. 과자 소동

버로스가 이만 실례한다고 말하자, 유마는 그에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버로스가 프리뮬라가 여기에 있느냐고 묻자, 유마는 프리뮬라가 뒤쪽에서 뭔가를 정리한다고 말하려다가 태도를 바꿨다. 프리뮬라는 버로스를 보자마자 반겼고, 버로스는 프리뮬라에게 오늘도 활기차게 지낸다는 식으로 웃었다. 프리뮬라가 버로스에게 '갑자기 여기에 무슨 용무가 생겼냐? 혹시 소니아에게 할 말이 생겼냐?'고 묻자, 버로스는 '이번에는 용건 때문에 여기로 오지 않았다. 어쩌다가 근처에서 일이 생겼길래, 여기로 왔을 뿐이라고.' 하고는 뭔가를 줬다. 프리뮬라는 과자를 보자마자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고, 버로스는 '그거 다행이네. 문제는 이게 엠마에게 탄로나면 망한다.'고 당부했다. 프리뮬라도 이게 엄마 눈에 들어오면 망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엠마는 프리뮬라를 부르다가, 탁자에 놓인 과자를 보자마자 정색했다. 프리뮬라와 버로스는 얼굴이 새파래졌다. 엠마는 프리뮬라에게 '나 몰래 과자를 먹지 말라고 했지? 또 충치로 고생하고 싶으냐?'고 꾸짖었고, 프리뮬라는 버로스가 모처럼 가져온 거라고 항변했다. 엠마는 '그렇구나. 모처럼 큰아버지가 가져온 과자이니까 아껴 먹자.'고 결론을 냈다. 그런데도 프리뮬라는 얼굴이 빨개져서 말도 못했다. 엠마가 과자를 자기에게 넘기라고 말하자, 프리뮬라는 순순히 과자를 넘겼다. 엠마가 버로스에게 자꾸만 단 음식을 가져오지 말라고 따지자, 버로스는 가끔씩 해주고 싶다고 반발했다. 엠마가 정색한 채로 입을 다물자, 버로스는 '늘 이러지 않는다. 어쩌다가 가져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나 엠마가 계속 정색하자, 버로스는 앞으로 조심한다고 꼬리를 내렸다. 상황을 조용히 지켜보던 유마는 '저 양반이 프리뮬라에게 과자를 주거나, 엠마에게 혼나는 게 일상이구나. 아까부터 저 양반에게서 좀 이상한 구석이 보인다.'고 독백하고 현장에서 나갔다.

4.5. 지너스의 비밀, 황룡의 과거

제스트를 물리치고 소니아를 되찾은 유마 일행은 우미네코 여관으로 갔다. 유마는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찾지 못해서 그렇지, 소니아라도 무사해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얘기를 듣던 황룡은 유마도 많이 성장했다고 했다. 유마가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냐? 네가 그런 소리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털어놓자, 황룡은 '그 소녀와 처음 만났을 때, 너는 내 힘을 쓰려고 들지 않았다. 혹시 기억하느냐?'고 되물었다. 유마는 그때 황룡의 힘을 두려워했던 자신을 떠올렸다. 황룡은 '이제 너는 스스로 내 힘을 다스렸다. 또한 내가 보유한 올바른 힘에 눈을 돌렸다. 너한테 많이 컸다고 말한 까닭은 이것 때문이다. 아니구나. 너만 성장하지 않았구나. 네 동료들도 덩달아 성장했다. 그들이 연주한 음색은 참으로 다정하구나. 먼 옛날이 떠오를 정도로 말이다.' 하고 심정을 털어놨다. 이때 황룡이 '시점은 신룡대전이 터지기 전으로 간다. 사람과 드래곤은 성인의 노래로 서로 마음을 주고받으면서, 평온하게 의사 소통을 했다. 내가 스스로 용인기 7개를 제작해서, 사람에게 지급한 까닭도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평온하게 의사 소통을 하는 세력을 축복하려고 말이다. 용인기는 드래곤이 보유한 힘을 끌어낼 때도 유용하다. 하나 용인기는 원래 성인의 노래를 연주해서, 더욱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하는 도구다. 사람과 드래곤이 했던 교류는 이미 애저녁에 잊힌 지 오래였다. 현재 시점에서도 그런 능력을 조금이나마 물려받은 사람이 돌아다닌다.'고 얘기하자, 유마는 혹시 성인의 가무녀 키리카를 뜻하느냐고 되물었다. 그러자 황룡은 '네가 말한 대로다. 하나 옛날에는 그 사람보다 훨씬 자유롭게 드래곤과 교류하였다. 사실 성인의 노래는 사람이 품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다른 사람에게 배우는 노래가 아니라 스스로가 품은 마음이 만드는 노래다. 다시 말해서 성인의 노래는 이 세상의 진리를 나타낸다.'고 알렸다. 유마는 얘기를 듣더니, 지금 시점에서 그런 노래를 듣지 못하는 까닭이 뭐냐고 했다.

황룡은 '왜냐하면 신과 그 추종자 때문이었다. 그들은 드래곤과 마음을 교류하지 않고, 신의 업으로 드래곤이 보유한 힘을 악용하려 들었다. 결국 황폐해질 대로 황폐해진 세상은 멸망으로 치달았다. 신이 억지로 드래곤의 힘을 쓰는 바람에, 세상을 이루던 균형도 사라지고 말았다. 거기서 나타난 재앙이 일명 종말화라고.' 얘기하자, 유마는 그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황룡은 '마물이 사방에서 출몰했고, 대지는 독을 내뿜었다. 그때 농사를 망친 사람들은 그대로 아사했다. 또한 전염병까지 생겼다. 그것들이 생명을 비롯한 세상 전체를 집어삼키니까, 드래곤은 우리에게 협력하는 사람과 의기투합해서 신과 싸웠다. 파국을 막으려고 그랬다. 그게 바로 신룡대전이라고.' 답변했다. 황룡은 '전쟁은 너무나도 격렬했다. 전쟁이 지속될수록 세상 전체도 미쳐 돌아갔다. 오랫동안 전쟁을 벌이다가, 용인기 하나가 상대편에게 넘어가는 바람에 "최후의 노래"도 유실되었다. 우리에게 선택할 여지는 없었다. 멸망을 막을 방법은 하나였다. 세계용 다섯이 모든 힘을 끌어모아서, 신과 종말화를 봉인하는 과정 뿐이었다. 어렵게 신을 마주했는데도, 우리는 신과 싸우지도 못했다. 신을 지키는 드래그마키나와 신을 추종하는 무리를 상대한 끝에, 우리 세계용은 여기저기 다치고 기력을 잃었다. 너희가 다가갈 수 없는 탑이라고 부르는 곳은 유령탑 지구라트다. 거기는 신이 마련한 거처이자 종말화의 중심지였다. 우리는 먼저 거기서 유령탑 지구라트로 신을 다른 차원으로 보냈다. 그리고 우리 다섯이 끌어모은 힘으로 봉신의 문 너머로 감금했다. 마지막 힘을 소진한 나머지는 그대로 드래곤 소울로 바뀌었다. 나도 그리 될 운명이었다. 하나 함께 싸운 용주기사들이 나를 위해서 성인의 노래를 연주한 덕택에, 나는 의식을 유지한 채 살아남았다. 의식만이 남은 나는 봉신의 문을 지키려고, 거기를 안식처로 삼은 채 잠들었다. 오랜 시간이 흐르자, 어떤 젊은이가 봉신의 문을 찾아내었다. 그렇게 의식이 남자에게 깃들었다.'고 했다. 황룡이 말했던 젊은이가 바로 지너스였다. 유마가 뭐 때문에 지너스에게 깃들었냐고 묻자, 황룡은 '그 시점에서 내 의식은 사라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육체가 없으면 힘을 너무나 많이 쓰기 때문에, 봉인을 계속 지키기 어려웠다. 그래서 나는 남자에게 협력을 받았다. 문제는 당사자가 지나친 힘을 보유한 상태였다. 놈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받지 않았다. 대인 관계를 멀리한 채 고독을 즐겼다. 내 힘으로 노화를 피한 당사자는 오랫동안 고고한 태도를 유지했다. 아니다, 바뀌려고 들었다. 그래서 비극이 일어났다.'고 알렸다. 유마가 조용히 얘기를 듣자, 황룡은 '너는 당사자와 다르게 힘을 보유하지 않았다. 그러나 너는 언제나 남을 배려할 줄 안다. 그래서 너를 따르는 동료가 생겼다. 덕분에 네 주변에서는 다시 나와 마음을 교류하는 노래가 들렸다. 그래서 나는 기쁘다.'고 답변을 계속했다.

4.6. 유마에게 고맙다고 말한 소니아

다음 날 아침이었다. 소니아가 유마에게 인사하자, 유마는 무슨 용건으로 찾아왔냐고 물었다. 소니아가 '아직 나를 구출해줘서 고맙다고 말하지 못했거든. 그래서 그것을 통보하려고 왔다. 나를 구출해줘서 고맙구나. 그때 너는 참으로 듬직했다.'고 하자, 유마는 자기가 그렇게까지 대단한 놈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그때 소니아는 '그렇지가 않다. 이제껏 너는 나를 비롯한 모두를 몇 번이나 구출했다. 네가 없었다면 나는 아무것도 못했다.'고 웃었다. 답변을 들은 유마가 그거는 사안이 다르다고 얼굴을 붉히자, 소니아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유마는 '여러분과 나는 동료다. 우리는 이제껏 서로를 도와주고, 서로에게 기대면서 살았다. 나와 소니아를 비롯한 모두가 말이다. 전번에 터졌던 납치 사건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얘기를 들은 소니아는 그건 그렇다면서 웃었다. 소니아가 유마에게 앞으로도 모두와 서로 도우면서 살자고 하자, 유마는 곧바로 긍정하였다. 마침 배가 고팠던 소니아는 '잡담은 여기까지만 하고, 시장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유마도 순순히 소니아를 따라가려고 했다. 바로 그때 프리뮬라가 나타났다. 소니아가 갑자기 무슨 일이냐고 묻자, 프리뮬라는 '성에서 전령이 도착했다. 주상 전하가 급한 일 때문에 모두를 불렀다. 그러니까 지금 성으로 가보라고.' 했다. 프리뮬라에게 고맙다고 말한, 소니아는 알베르가 자기들을 부른 까닭을 알아내려고 성으로 갔다. 유마도 순순히 소니아를 따라갔다.

4.7. 엑셀러가 보낸 편지

성에 들어온 소니아는 알베르에게 무슨 일이 생겼냐고 물었다. 알베르는 제국의 황녀 엑셀러가 편지를 보냈다고 했다. 소니아는 제국에서 사신을 보냈다니 그게 무슨 말이냐고 반응했다. 린나가 아무래도 베아트리스가 우리에게 뭔가를 보냈다고 털어놓자, 유마는 놀라서 말을 못했다. 소니아가 내용이 뭐냐고 묻자, 알베르는 평화 협상과 연관되었다고 알렸다. 소니아가 얘기를 듣자마자 대경실색하자, 유마는 그렇다면 전쟁을 종결한다는 뜻이냐고 되물었다. 알베르는 편지에 적힌 내용이 그렇다고 털어놓고는 문장을 읊었다. 편지에는 '롬바르디아 제국군의 총지휘관인 제1황녀 엑셀러 노아 아우라가 아스토리아 국왕에게 제의한다. 오랫동안 롬바르디아와 아스토리아는 대립 관계였다. 그래서 나는 서로에게 손해인 상황을 뒤집으려는 방안을 내밀었다. 우리 군대는 하루라도 빠르게 본국으로 돌아가겠다. 참고로 그쪽에서 내미는 조건을 보고 결정하겠다. 조건을 검토하려면, 두 진영에서 뽑은 대표자가 필요하다. 아스토리아도 대표를 내세워라. 그리고 우리가 회담 장소와 출석하는 사람을 결정하도록 해달라. 협상하고 싶다면 이 조건을 수락하라. 그리고 이쪽이 내민 조건은 이렇다. 회담장은 샤리온 해안에 자리 잡은 코랄 케이브다. 그리고 제국에서 파견한 대표자는 황녀 엑셀러다. 그리고 아스토리아에서 파견할 대표자는 유마 이르반이다. 알다시피 유마 이르반은 황룡을 보유한 사나이다. 협상이 성립되면, 우리가 보관하던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 두 개를 아스토리아에게 이양하겠다. 우리가 내민 조건은 여기까지다. 아스토리아 국왕은 현명하게 대처하라.'고 적혔다. 알베르는 '편지를 가져온 사람은 이랬다. 회담 자체를 극비리에 처리하고 싶으니까, 괜히 거사를 치르지 말라. 유마를 뺀 나머지를 이쪽에서 판단한다고 외쳤다.'면서 상황을 알렸다.

아그넘이 제국에게 항복하라는 협박 아니냐고 소리치자, 레스틴은 '그것도 놀라운 신청이구나. 전국에서 우월한 상황을 누리던 놈들이, 갑자기 군을 철수한다고 얘기한 셈이라고.' 알렸다. 린나도 '그런데다가 자신들이 보유한 드래곤 소울 셋 중에서 둘을 넘긴다고 했다. 이거는 생전 처음 보는 조건이라고.' 했다. 마리온은 이놈들이 유마를 아스토리아 측 대표로 삼아서 좀 그렇다고 털어놨다. 키리카는 그쪽에서 유마에게 깃든 황룡을 노릴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소니아는 도대체 저놈들 속셈이 뭔지를 모른다고 머리를 싸맸다. 유마는 계속 침묵하다가, '나도 편지에 적힌 내용이 뭔지를 모른다. 그래도 여기에 적힌 대로 움직인다.'고 결심했다. 소니아가 그러지 말라고 말리자, 유마는 '여러분이 말하는 대로 위험한 함정일지도 모른다. 하나 저쪽이 실제로 전쟁을 끝낼 여지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희망을 걸고 싶다. 엑셀러 일행이 평화를 바란다고 했으니까, 나는 믿고 싶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소니아는 그건 그렇다고 하고, 알베르에게 놈들이 동행자를 우리더러 판단하라 그랬냐고 물었다. 알베르가 그렇다고 하자, 소니아는 동료들에게 '하나도 빠짐 없이 회담장으로 가자. 우리가 의기투합하면 어떤 것도 두렵지 않다고.' 했다. 마리온이 그러면 우리가 유마를 지킬 수가 있다고 맞장구를 쳤다. 그러자 아그넘은 알베르에게 답변을 요구했다. 알베르는 '엑셀러에게 회담을 수용했으니까 안심하라고 일러두마. 그리고 여러분도 각오했을 게다. 부디 함정을 조심하라고.' 털어놨다.

4.8. 당근을 떠넘기다가 걸린 키리카

키리카와 마리온이 조용히 뭔가를 먹을 무렵이었다. 유마는 '둘이서 조용히 밥을 먹는구나. 여기서 끝나면 다행이지만, 접시 윗 부분이 문제다. 키리카가 자기 접시에 담긴 물체를 마리온에게 옮겼다. 다시 말해서 키리카는 전이 마법으로 마리온에게 당근을 떠넘겼다.' 독백하더니, 마리온에게 그 요리가 어떠냐고 물었다. 그러자 키리카가 눈치를 주자, 유마는 놀라서 얼어붙었다. 마리온이 유마에게 요리가 뭐 어땠냐고 하자, 유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을 돌렸다. 그때 마리온이 '영양가는 충분하다. 맛도 제법 괜찮다.'고 알리자, 유마는 '너는 음식이 마음에 들었구나, 그러냐?'고 웃었다. 키리카는 자기가 남에게 당근을 떠넘겼다는 사실을 감추고, 아그넘이 해준 요리는 늘 맛있다고 거짓말 했다. 유마가 '이제껏 당근을 남에게 떠넘긴 주제에 무슨 소리를 하냐? 마리온이 아무것도 몰랐던 모양이다. 쟤 접시에만 당근이 듬뿍 쌓였다고.' 독백할 무렵에, 뭔가를 먹은 마리온이 식탁에서 일어났다. 유마가 접시에 가득 쌓인 당근을 보고 놀라자, 키리카는 '음식을 남기지 마라. 그러면 아그넘이 슬퍼할지도 모른다.'고 마리온에게 경고했다. 그러자 마리온은 '내가 음식을 남길 사람은 아니라고. 이거는 모조리 너에게 돌려준다.'고 했다. 키리카는 마리온이 당근을 되돌려준다고 말했다는 사실 자체에 충격을 받았다. 마리온이 '이쪽은 당근을 필요한 만큼 먹었으니까, 나머지는 모두 네가 처리하라.'고 말하자, 유마는 혹시 알았냐고 되물었다. 그래서 마리온은 '내 접시에 쭉 당근이 쌓였다. 이거는 당사자가 당근을 먹지 않고 나에게 계속 떠넘겼다는 증거라고.' 대꾸하였다. 그러자 키리카는 '나는 절대로 그런 짓을 안 했다. 전이 마법을 쓰는 사람이야 많다고.' 펄펄 뛰었다. 이거는 전번에 일행 앞에서 보였던 추태와 비슷했다. 그러자 마리온은 '린나는 용건이 생겨서 거리로 갔고, 아그넘도 조미료를 사려고 현장에서 나갔다. 그러니까 당근을 전이 마법으로 옮겼다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정곡을 찔렀다. 키리카가 꼬리를 내리자, 유마는 '이거는 본인도 모르게 고백한 셈이구나. 그러니까 단념하고, 당근이라 먹으라고.' 키리카를 타일렀다. 키리카가 당근 때문에 신음을 멈추지 않자, 마리온은 당근이 몸에 좋은 식품이라고 말했다. 용건을 마친 유마는 다른 곳으로 갔다.

4.9. 뭔가 속이 불편했던 엑셀러와 베아트리스

한편 멜기우스 대성당에서는 난리가 났다. 베아트리스는 '아스토리아에서 밀사가 왔다. 그쪽에서 협상을 수용했다.'고 보고했다. 엑셀러가 곧장 코랄 케이브로 가자고 말하자, 베아트리스는 그런 놈이 하는 말을 믿어도 괜찮으냐고 되물었다. 엑셀러가 혹시 용을 해하는 자 때문에 그러냐고 하자, 베아트리스는 정체를 모르는 놈이 했던 말이라서 좀처럼 믿기 어렵다고 대꾸했다. 그래서 엑셀러는 '그거는 게오르그도 마찬가지다. 나는 저놈이 품은 속셈을 모르겠다.'고 화답했다. 베아트리스가 그렇다고 하자, 엑셀러는 '이쪽은 지너스가 했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다. 하나 그런 이야기도 주목할 만하다고 여겼기 때문에, 진위 여부를 확인하러 갈 뿐이라고.' 알렸다. 베아트리스는 '알았다. 내가 목숨을 바쳐서라도 그대를 지킨다.'고 했고, 엑셀러는 '마음이야 고마운데, 네가 그러면 앞뒤가 달라진다. 너도 우리 나라에서 사는 사람이다. 그러니까 황족인 나는 시민을 지킬 처지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베아트리스는 '그렇다. 그대가 말한 대로다. 그러니까 나는 목숨이 안전한 선에서 그대를 지킨다.'고 꼬리를 내렸다. 엑셀러는 잡담을 이만 끝내자고 말하고, 코랄 케이브로 발길을 돌렸다.

4.10. 협상 작전

알베르에게 얘기를 들은, 유마 일행은 곧장 코랄 케이브로 갔다. 코랄 케이브에서 유마 일행을 반긴 사람은 놀랍게도 엑셀러와 베아트리스였다. 유마가 엑셀러를 부르자, 엑셀러는 반갑게 일행을 맞이했다. 유마가 '네가 지시한 대로 왔다. 그건 그렇고 담보도 가져왔냐?'고 하자, 엑셀러는 '당연히 가져왔다. 우리가 내건 물품은 육룡의 드래곤 소울과 공룡의 드래곤 소울이라고.' 밝혔다. 키리카가 말한 대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 두 개가 기운을 내뿜었다. 엑셀러가 이제 롬바르디아 제국군을 본토로 돌려보낼 협상을 펼치자고 말하자, 유마는 무언가를 하나만 묻고 싶다고 막았다. 엑셀러가 반응을 보이자, 유마는 '뭐 때문에 나를 아스토리아 측 대표로 삼았느냐? 혹시 황룡 때문에 그랬느냐?'고 따졌다. 엑셀러가 협상이 성립하려면 황룡이 제국에 협력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하자, 소니아는 '결국에는 유마를 넘기라는 얘기구나. 그런 거는 이쪽이 절대 수용하지 않는다.'고 펄쩍 뛰었다. 그러자 엑셀러는 '사람 말을 끝까지 들어라. 우리는 황룡을 전쟁에 끌어들이려고 여기에 오지 않았다. 황룡의 영혼이 깃든 인간에게 초월적인 능력이 부여된다는 말이 사실이냐? 불로불사 같은 거 말이야.' 하면서 태도를 바꿨다. 유마가 '불로불사 같은 거는 나도 모른다. 하나 지너스는 황룡의 힘을 받아들인 시점에서 나이를 먹지 않았다.'고 밝히자, 엑셀러는 지너스가 한 말을 사실로 받아들였다. 유마가 엑셀러에게 혹시 지너스를 만났느냐고 묻자, 엑셀러는 '그놈이 불로불사를 바란다면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찾을 필요도 없다. 황룡에게 힘을 빌리라고 말했다. 내가 들은 거는 이게 전부라고.' 알렸다. 레스틴이 거기서 내민 조건이 뭐냐고 따지자, 엑셀러는 '황룡의 힘을 빌리고 싶다. 주상 전하는 불로불사를 꿈꾸는 사람이다. 그거를 이루려면 황룡의 힘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레스틴이 '황제가 불로불사를 꿈꾼다니 무슨 얘기냐! 그렇다면 그것 때문에 알프헤임에서 나간다는 뜻이냐!'고 캐묻자, 엑셀러는 '그거야 문제 없다. 우리는 알프헤임 자체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고.' 대꾸했다.

린나가 그게 무슨 개소리냐고 말하자, 엑셀러는 '원래 우리 롬바르디아가 알프헤임을 침략한 까닭은 오직 하나였다. 우리는 황제가 불로불사를 이룰 때 필요한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만 노렸다. 황룡에게 협력을 받는 시점에서 불로불사를 이룬다면, 당장 전쟁을 끝내도 문제가 없다.'고 대꾸했다. 유마가 조용히 얘기를 듣자, 레스틴은 '이야기 자체야 아귀가 맞는데, 우리는 그런 말을 그대로 받아들일 마음은 없다.'고 했다. 키리카도 '원래부터 제국은 힘을 이용하려고 유마를 붙잡았다. 그런 곳에 유마를 돌려보낸다는 얘기는, 유마더러 죽으라는 소리나 마찬가지라고.' 맞장구를 쳤다. 프로마주가 설령 불로불사를 이룬다는 얘기가 사실로 판명된다고 쳐도, 저들은 이미 독소 조항을 숨겼다고 소리쳤다. 린나도 유마가 제국에서 가혹행위를 당할 게 뻔하다고 소리쳤다. 유마가 '고작 그런 것 때문에 전쟁을 벌이다니 네놈들도 제정신이 아니구나. 도대체 무슨 꿍꿍이를 숨겼느냐! 황제가 품은 야망을 위해서 그랬다고 했는데 네놈들은 이미 애꿎은 사람을 죽였다. 네놈들이 바라는 바를 알려줘라. 그렇지 않으면 이쪽은 절대 협력하지 않는다.'고 저항하자, 엑셀러는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에게 그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황제가 건재해야 나라가 안정된다. 알프헤임을 침공했을 때 나오는 손해, 황제가 죽은 다음에 나오는 손해를 고려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결국 유마는 '황제는 너무나도 이기적인 족속이군. 황제가 품은 야망 때문에, 아스토리아에서는 피해자가 속출했다.'고 분노했고, 엑셀러는 '국가끼리 치르는 전쟁은 비정하다. 나는 전쟁을 막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반박했다. 유마가 '이거는 시시껄렁한 말장난으로 정리될 사안이 아니다. 나는 절대로 이해할 수가 없다.'고 소리치자, 엑셀러는 '아무도 의도를 모르는구나. 협상은 여기서 끝내주마. 이제부터 이쪽은 억지로라도 황룡을 잡는다.'고 선포했다. 린나가 '감히 누구를 붙잡는다고 지껄이느냐! 전번에 꼬리를 말고 도망친 놈이 누군데, 그딴 소리를 늘어놓으냐고!' 고함치자, 엑셀러는 '그때 가무녀의 힘으로 놈을 꺾으려던 내가 바보였다. 이번에는 당사자를 오랫동안 괴롭히다가, 황룡을 완전히 차지한다.'고 외치면서 싸움을 걸었다.

4.11. 유마 일행에게 싸움을 건 엑셀러

결국 유마 일행은 베아트리스, 엑셀러와 싸웠다. 전번이나 그때나 베아트리스와 엑셀러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전번보다 훨씬 무서웠다. 수세에 몰리던 유마 일행은, 포기하지 않고 엑셀러와 베아트리스를 공격했다. 엑셀러가 쓰는 특수 마법까지 버틴, 유마 일행은 둘을 물리쳤다. 엑셀러가 신음을 내자, 키리카는 '이제 승패가 갈렸다. 그리고 황룡을 자유롭게 컨트롤 하는 사람은 오직 유마 뿐이라고.' 말했다. 엑셀러가 아직 포기하지 않는다고 덤비자, 마리온은 그런 몸으로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고 충고했다. 엑셀러가 '그런 거는 내 알 바가 아니다. 여기서 포기하면 주상 전하가 야망을 이루지 못한다고.' 울먹이자, 아그넘은 '작작 해라, 이년아! 아무리 딸이어도 그렇지, 황제에게 그토록 충성하는 까닭이 뭐냐고!' 했다. 이때 엑셀러는 '건방지구나. 감히 나 엑셀러를 모욕할 셈이냐!'고 분노했다. 당사자가 이러니까 아그넘은 입을 다물었다. 엑셀러는 '이제 나는 선택할 여지를 잃었다. 시한부 신세인 아버지를 버리라는 얘기냐? 나는 절대 그러지 못한다. 외동딸인 내가 어떻게 그런 파렴치한 짓을 하냐고!' 울부짖었다. 유마가 말을 못하자, 엑셀러는 '지금 아버지가 죽으면, 겨우 통일된 제국이 또다시 쪼개진다. 황녀인 나는 나라를 안정시킬 신분이다. 아버지에게 늙지도, 죽지도 않는 육체를 주려는 까닭이야 많다. 일단 제국과 주민이 안정되려면, 통치지가 강인해야만 한다. 그리고 오랫동안 병상에서 신음하는 아버지를, 내가 어떻게 모른 척할 수가 있느냐! 나는 절대 그러지 못한다. 나에게 아버지는 하나뿐인 식솔이다. 나는 아버지를 하늘나라로 보내기 싫다. 황제인지 아닌지는 나중 일이라고.' 울먹였다.

그러자 유마는 '아버지가 소중한 거는 나도 안다. 그러나 나는 전쟁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너희 아버지가 병마에 시달리고, 네가 슬퍼하는 거는" 지금과 다른 얘기라고.' 말하고 엑셀러를 도우려고 했다. 그러자 레스틴이 유마를 만류했다. 유마가 까닭을 묻자, 레스틴은 '너는 참으로 다정한 사람이다. 내 스승인 엘리제도 하늘나라에서 너를 자랑스럽게 여길 게다. 하나 전쟁은 애들 장난이 아니다. 이년이 하는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상황이 아니다. 저게 진심인지 가식인지 구분되지 않는다고.' 꾸짖었다. 린나가 여자 눈물에 속지 말라고 하자, 유마는 방책을 찾지 못했다. 린나는 '아까 그대는 "내가 알아들을 만한 해설을 들려달라."고 했다. 지금도 상대가 했던 말이 알쏭달쏭하다고.' 조언했고, 유마는 좀처럼 말을 못했다. 베아트리스는 현장을 조용히 지켜보더니, 엑셀러에게 '너무 약한 모습을 보이지 마라. 시종일관 강인한 사람이 이런 추태를 벌이면 쓰냐?'고 질책했다. 엑셀러는 말을 듣다가, '미안하구나. 잠깐 이성을 잃는 바람에 이리 되었을 뿐이라고.' 둘러댔다. 베아트리스가 위로해주려고 했는데 아깝다고 독백하자, 엑셀러는 '그 이중적인 어투부터 바꿔라. 너는 아직도 자기 마음에 솔직하지 못하다.'고 받아쳤다. 베아트리스가 '이것도 많이 발전된 어투다. 평정을 되찾았다면, 얘기를 계속하자.'고 하자, 엑셀러는 고맙다고 했다.

4.12. 누명을 쓴 엑셀러

엑셀러와 베아트리스는 동굴 밖으로 유마 일행을 유인했다. 유마가 반응을 보이자, 엑셀러는 '내가 너희에게 그럴싸한 해설을 들려주기가 어렵구나. 대신 몇 가지를 양보하겠다. 우리는 곧장 알프헤임에서 발을 뺀다.'고 통보했다. 소니아가 갑자기 무슨 개소리냐고 따지자, 엑셀러는 '먼저 모든 병력을 롬바르디아로 돌려보내겠다. 다음에 내가 참된 말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황룡에게 힘을 빌리고 싶다.'고 유마에게 털어놨다. 그러자 유마는 말을 못했다. 아그넘이 소니아에게 소감을 묻자, 소니아는 '아스토리아로서는 꽤 구미가 당기는 일이다. 여기서 제대로 전쟁을 끝내면 우리에게 더없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레스틴도 웰런트에게 괜찮은 조언이라고 하고는, 유마에게 의견을 물었다. 유마는 '나는 전쟁을 끝내고, 롬바르디아 황제 부녀를 돕고 싶다. 이런 조건이라면 나도 받아들일 수가 있다. 문제는 주상 전하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소니아가 '그러고 보니까 아버지가 재가를 내리지 않으면 우리가 아무것도 못한다.'고 하자, 엑셀러는 여기서 이쪽이 성의를 보인다고 말하고 드래곤 소울을 보여줬다. 키리카가 반응을 보이자, 엑셀러는 평화가 성립되었다는 증거로 이것들을 넘긴다고 했다. 마리온이 이게 육룡의 드래곤 소울과 공룡의 드래곤 소울이 맞느냐고 묻자, 엑셀러는 '나는 이것들을 아스토리아 국왕에게 넘기고 싶다. 진심으로 전쟁을 끝내고 싶다고.' 대꾸했다. 소니아가 '나는 아스토리아 공주로서 뜻을 받아들이겠다. 이쪽이 드래곤 소울을 확실하게 받았다.'고 하자, 게오르그가 누구 마음대로 그거를 넘기려고 하냐고 외쳤다.

엑셀러는 느닷없이 끼어든 게오르그 때문에 평정을 잃었다. 게오르그가 '나 참, 저년이 골치 아픈 일만 골라서 저질렀구나.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이쪽이 접수하겠다. 하마터면 계획이 꼬일 뻔했다.'고 비꼬자, 엑셀러는 게오르그에게 '상황을 보면서 끼어들어라. 네까짓 놈이 방해할 정도로 알량한 협상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자 게오르그는 '평화 협상이라니 갑자기 무슨 개소리를 지껄이느냐! 반역자 주제에 감히 나를 속이냐고!' 저항했다. 엑셀러가 그게 무슨 뜻이냐고 질책하니까, 게오르그는 '개소리는 거기서 끝내라. 너는 옥좌를 차지하려고 황제를 죽이는 대사건을 저질렀다. 그러니까 여기서 죄를 자백하라.'고 했다. 엑셀러는 '그게 무슨 날벼락이냐! 아버지가 살해되었다는 얘기구나. 이런 제기랄, 알아듣게 말하라!'고 따졌지만, 게오르그는 무기를 들이댄 뒤였다. 게오르그가 '소꿉놀이는 여기서 끝내라. 황제를 죽인 사람은 반드시 처벌을 받는다. 황녀라도 사정은 비슷하다. 아니지, 이미 너는 반역자일 뿐이라고.' 소리치자, 엑셀러는 게오르그에게 '거기에서 무슨 더러운 수작을 부렸느냐! 감히 아버지를 죽이다니 절대로 용납할 수가 없다.'고 분노했다. 얘기를 들은 게오르그는 '나를 용납하지 못한다면 어쩔 셈이냐! 너는 황제를 죽인 시점에서 황위 계승권을 빼앗겼다. 그리고 제국 전역에서는 반역자를 찾는 즉시 죽이라는 통보가 나왔다. 너는 지명수배자일 뿐이라고.' 비웃었고, 엑셀러는 화나서 몸을 떨었다. 게오르그가 엑셀러에게 수급을 내놓으라고 말하자, 키리카는 어떤 검을 보고 놀랐다. 이때 게오르그는 어떤 용가리를 자기 곁으로 불렀다. 온몸이 금색, 은색, 담청색 비늘로 덮인 이놈은 일명 제국의 쌍검으로 통하는 수천검신 칼리번이었다.

4.13. 새로운 적군 칼리번, 갑자기 끼어든 지너스

엑셀러는 칼리번을 보자마자 뒤로 넘어졌고, 게오르그는 칼리번에게 엑셀러를 죽이라고 명령했다. 그러자 엑셀러는 칼리번에게 그만두라고 외쳤다. 그러나 칼리번은 게오르그에게 세뇌된 뒤였기 때문에, 엑셀러가 한 말은 씨알도 먹히지 않았다. 그러자 엑셀러는 다시 놀랐다. 칼리번은 여기서 엑셀러의 수급을 받아간다고 말하고 유마 일행에게 덤볐다. 엑셀러는 칼리번에게 자기 명령이 먹히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규했다. 이번에는 요아힘이 나타나서, 칼리번이 이미 용명검 걀라르호른에게 지배되었다고 밝혔다. 엑셀러는 용명검 걀라르호른 소리를 듣자마자 경악했다. 알고 보니까 요아힘이 명룡의 드래곤 소울로 용명검을 제작한 뒤였다. 용명겸 걀라르호른은 용명검 반델혼 같은 물건이었다. 요아힘은 '저게 엄청 잘 제작되었구나. 내 걸작이 다시 태어났다.'고 좋아했고, 게오르그는 칼리번에게 '엑셀러를 비롯한 모두를 제거하라. 황룡만큼은 살려두라고.' 명령했다. 얘기를 들은 칼리번은 득달같이 유마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칼리번이 꼬리 휘두르기, 푸른 불꽃 내뿜기 같은 공격을 퍼붓자, 유마 일행은 맥을 추지 못했다. 칼리번은 이른바 제국의 쌍검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은 유마 일행은 계속해서 칼리번에게 타격을 줬다. 시간이 흐르자 칼리번은 타격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칼리번은 '이런 제기랄! 이 칼리번이 지다니 믿을 수가 없다!'고 절규하고 사라졌다. 게오르그는 '칼리번을 죽이다니 제법이구나. 하나 그쪽도 타격을 많이 받았다고.' 비웃었고, 린나는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게오르그가 그런 몸뚱이로 용명검 걀라르호른을 감당하디 못한다고 말하자, 키리카는 세계용의 드래곤 소울을 모은 까닭이 고작 그것 때문이었냐고 소리쳤다.

그러자 게오르그는 '걀라르호른은 그저 서막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신을 되살리고 싶다.'고 말했고, 레스틴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게오르그가 '모든 용을 지배할 만큼 강력한 용명검, 그리고 세계용이 지닌 용 에너지 다섯 가지를 모으면, 우리가 바라는 대로 신을 되살릴 수가 있다. 세계용의 에너지로 봉인된 신을 되살리는 과정이야말로, 우리 각인 교회가 바라던 일이라고.' 웃자, 린나는 놀라서 대꾸도 못했다. 유마가 신에게 걸린 봉인이 풀리면 황룡이 말했던 일이 다시 생긴다고 절규하자, 게오르그는 '이제 잡담은 여기서 끝내자. 그러니까 너희는 걀라르호른에게 몸뚱이를 바치라고.' 말했다. 아그넘이 레스틴에게 아직 힘이 남았냐고 묻자, 레스틴은 칼리번과 싸워서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고 했다. 마리온까지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자, 게오르그는 그렇다면 누구부터 목을 바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지너스가 난입했다. 게오르그는 지너스를 눈치채자마자 깜짝 놀랐다. 지너스가 참격을 날리자, 게오르그는 '네가 용을 해하는 자가 맞느냐!'고 쏘아붙였다. 지너스가 입을 다물자, 게오르그는 어째서 자기를 가로막고 난리냐고 소리쳤다. 지너스가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하자, 게오르그는 그게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반문했다. 지너스는 유마 일행에게 '여기는 내가 맡을 테니까 여러분은 어서 도망치라고.' 말했다. 말을 들은 유마 일행이 현장에서 벗어나려던 무렵에, 엑셀러가 지너스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자 지너스는 시간이 없으니까 빨리 달아나라고 외쳤다. 베아트리스가 퇴로를 알려주자 엑셀러는 그쪽으로 몸을 돌렸다. 소니아는 '우리도 돌아가자. 추격대가 붙으면 곤란하니까 엑셀러 일행과는 반대로 가자.'고 말했고, 유마도 지시를 받아들였다. 게오르그가 용명검 걀라르호른 맛이나 보라고 소리치자 지너스는 손쉽게 공격을 막아냈다. 이번에 지너스가 참격을 날리자, 게오르그는 지너스가 보유한 힘을 깨달았다. 지너스도 게오르그에게 '그거는 내가 할 소리다. 너도 상당히 세졌구나. 옛날과는 격이 다르구나. 명령의 힘을 지닌 검과 네놈이 공명해서 그런 거였다.'고 말하고는, 성가신 놈이 또 생겼다고 한탄했다. 게오르그는 지너스에게 '뭐 때문에 나를 가로막느냐? 나를 적으로 돌리고도 무사할 줄 아느냐!'고 외쳤고, 지너스는 '그렇게 말하면 섭섭하지. 나는 너희가 찾는 물품을 소지했다. 그리고 너희는 내가 찾는 물품을 지녔다.'고 대꾸했다. 게오르그가 반응을 보이자, 지너스는 '내 이야기부터 들어라. 이런 개싸움을 벌일 바에는 차라리 그게 낫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