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10-27 23:00:53

생일선물

1. 생일날에 주는 선물2.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에피소드
2.1. 내용
2.1.1. 계속 기회를 노렸다(광기의 실험)2.1.2. 실험대상을 바꿨다
2.1.2.1.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나의 귀한 장난감)2.1.2.2. 부모에게 감사(인과는 순환한다)

1. 생일날에 주는 선물

누군가의 생일에 주는 선물.

2.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에피소드

파일:관련 문서 아이콘.svg   관련 문서: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아파시판 괴담
,
,
,
,
,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아파시 -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 1995년 특별판에 수록된 에피소드. 아라이 쇼지가 왜 나루가미 학원에 왔냐고 물었을 때 부모의 의사로 왔다고 할 경우 들을 수 있다. 아라이를 5~6번째로 고른 상태라면, '자신의 의사로' → '친구를 만들기 위해' → '마음이 맞는 사람을 찾는다'를 선택해도 들을 수 있다.

2.1. 내용

아라이는 부모의 의사로 학교를 택하는 당신에게 어울리는 이야기를 해 주겠다며 사카가미에게 좀처럼 볼 수 없는 광경 중 무엇을 가장 보고싶냐고 묻는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1학년일 때의 친구 이야기를 꺼낸다. 그 남학생의 이름은 사에키 유우야.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싶다」라고 말하곤 하였다. 그의 대답 자체는 그렇게 희귀한 것은 아니지만, 사에키가 보고 싶어하는 광경은 교살이나 아사, 사고사도 아닌 추락사였다. 사에키가 어떤 광경을 보고 싶어하는지 들은 아라이는 추락사가 너무 시시하다고 생각되어 그 선택지를 배제하고 있던 자신의 예상이 깨진 것에 실망하면서 인간이 중력에 다져지는게 보고싶냐고 묻자, 뜻밖에도 사에키는 그런 징그러운 것을 왜 보고싶어하냐고 대답한다. 아라이는 이해가 안 되는 대답에 당황하고, 사에키는 떨어져 죽기 직전에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낄지가 궁금하다며 전율을 느낀다. 이왕 사람이 죽는 광경을 본다면 자극적인 것을 선호하는 아라이는 그것이 의외였지만 두 사람은 점차 친해졌다. 그리고 아라이가 할 이야기는, 그렇게 특별해진 사이가 된 만큼 사에키가 자신에게만 털어놓은 이야기라고 한다.

신문부의 창문에서도 보이는 건너편의 10층 빌딩은 세워진지 1년도 안 되었다. 작년, 사에키가 저런 발언을 할 즘에 그 빌딩은 한창 건설 중이었다. 당시 창가의 자리이던 사에키는 늘 그 건설 중인 빌딩을 보면서 누군가 혹시 떨어지지 않을까 하고 지켜보곤 했다. 누군가 안전모라든가 안전대 등을 잊어버리거나 귀찮다는 이유로 게을리하다 떨어지지 않을까 내심 기대하면서 늘 창 밖을 봤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흔하게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사에키의 소망이 실현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가던 중, 사에키에게 기회가 생겼다. 사에키의 아버지가 그 건설 현장에서 일하게 된 것이었다. 사에키의 아버지가 당분간 사에키의 학교 근처에서 일하게 되었다고 전했을 당시 사에키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사에키의 아버지는 그것이 단순히 사에키가 자신의 아버지가 학교 근처에서 일하는 것이 기뻐서 좋아하는 줄 알고 쑥쓰러워한다. 그의 모친은 그런 광경을 보면서 기뻐하고, 세 명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있었다. 그러나 사에키의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다음 날, 사에키는 아버지의 밥에 분말로 된 수면제를 뿌렸다.

사에키는 아버지가 눈치챌까봐 조마조마해하며 식사를 마치고, 아버지는 사에키에게 자신도 열심히 일을 할테니 공부를 열심히 하라며 출근한다. 사에키는 아버지가 졸음때문에 추락하고, 자신은 드디어 보고싶던 광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등교하자마자 창문을 열고 빌딩을 지켜보았다. 빌딩과 학교의 거리는 꽤 되기 때문에 사람이 콩알만해 보이고, 누가 누구인지 구별할 수는 없다. 하지만 사에키는 아버지가 보고싶은 것이 아니라 누구든지 떨어지는 광경을 보면 되는 거였기 때문에 얼굴이 인식이 안 되는 것은 상관없었다. 그 날 아라이는 사에키가 열심히 빌딩을 보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본인의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였을 줄은 몰랐다. 결국 그 날, 빌딩에서는 아무도 떨어지지 않았다. 사에키는 실망했지만, 빌딩이 완성되려면 3개월은 더 있어야 할 것 같기 때문에 그동안에 꾸준히 시도하면서 조금씩 양을 늘리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시치미를 뗐다. 아라이는 이런 사이코패스적인 인간이 자신의 주위에 이렇게 가까이, 선량한 고등학생인 척 하면서 있는 것에 흥분한다. 그렇게 사에키는 하루 하루 몰래 첨가하는 수면제 양을 늘려가면서, 학교가 쉬는 날 이외에는 매일 빌딩을 지켜보았다. 그렇지만 그의 아버지는 베테랑이었고, 약이 듣는지 안 듣는지는 몰라도 도통 떨어지는 일이 없었다. 그렇게 사에키가 아버지의 추락사를 유도하려고 시도한 것이 1개월이 되었다. 사에키의 인내심이 바닥이 나기 시작했고, 생각보다 너무 오래 걸리자 사에키는 계속 진행할지, 실험대상을 바꿀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2.1.1. 계속 기회를 노렸다(광기의 실험)

사에키는 계속 해서 더 참으며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였다. 어느 날 아침, 가족 세 명은 단란하게 식사를 하고 있었다. 그 때 아버지가 사에키를 부른다. 그 날의 식사에도 수면제는 여전히 들어 있었기 때문에 순간 사에키는 흠칫 하지만, 아버지는 오늘이 사에키의 생일이기 때문에 선물을 해 주겠다고 말한다. 작년의 생일은 그냥 넘어갔었기 때문에, 사에키는 사양하지만 올해의 아버지는 생일 선물을 꼭 주겠다고 말한다. 그 말을 들은 사에키는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아버지가 추락사하는 것인데, 이런 진심도 모르는 채 무슨 선물을 줄 것이냐고 마음 속으로 비웃는다. 그러나 사에키는 시치미를 뗀 채 무슨 선물을 줄 거냐고 묻고 아버지는 사에키가 학교에 갔다오면 주겠다고 말한다. 사에키의 어머니는 사에키가 어릴 때 했던 생일잔치를 떠올리며 다정한 미소를 짓고, 사에키 역시 자신이 어릴 때 했던 따뜻한 생일잔치를 떠올렸다. 케이크의 양초를 불어서 끄는 작은 자신, 옆에서 축하해주는 아버지와 어머니. 어린 사에키가 기쁘게 자신의 선물을 열면, 그 곳에는 사에키가 원하던 선물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나이가 들고 나서 보면, 아버지는 정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 수 없다. 그의 아버지는 자신 앞에 있는 자기 자식이 생일선물로 자기가 죽어줬으면 하는 것을 알 리가 없었다. 사에키는 그 차이를 생각하며 왠지 모를 죄책감을 느낀다. 그렇지만 그 감정의 다음으로 곧바로 좀 더 높은 의욕이 드는 것을 느끼며, 사에키는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악마라도 된 기분을 느끼며 아무렇지 않게 등교했다. 만약 오늘 아버지가 추락사하면 자신의 생일선물은 누구를 통해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생각하면서.

사에키는 수업에 집중할 수 없이 계속 해서 빌딩을 바라보았다. 첫 날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수면제를 섞은 것을 기억하고 있으나 오전까지는 아직 아무도 떨어지지 않았다. 사에키가 초조해하는 와중에 시간은 오후 2시를 향해서 가게 된다. 그리고 사에키는 왜 아무도 떨어져 주지 않는가 하고 궁금해하며, 애초에 수면제를 먹여 졸린 와중에 실수로 추락하게 시키는 것은 무리였는가 하고 생각한다. 계획 자체에 자신이 없어진 사에키는 직접 누군가를 밀어야 할지 생각하지만, 마치 관중석에 앉은 듯이 적절한 거리인 자신의 자리에서 지켜보기 때문에 이 추락사의 기회는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사에키가 마음 속으로 내일은 수면제를 2배로 늘리면 아무리 아버지라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운데, 사에키의 눈에는 빌딩 최상층으로 접근하여 위태롭게 작업하는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누구인지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사에키는 그것이 자신의 아버지라고 느껴졌다.

그리고 떨어지라고 계속 해서 마음으로 간청한다. 그런 필사적인 간청이 들어졌는지, 빌딩 위의 사람은 비틀거리다가 그 자리에서 추락했다. 철골의 사이로 떨어지는 사람은 보통 드라마같은 곳에서 이야기해지는 것처럼 슬로우 모션이 느껴지거나 하진 않고, 평범하게 중력에 끌어당겨져 떨어졌다. 사람이 끝까지 떨어지는 것을 지켜본 사에키는 한숨을 내쉬었다. 낙하 지점은 사에키의 자리에선 보이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떨어진 사람이 어떻게 으깨졌을지, 피는 얼마나 나왔을지 등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이미 사에키는 죽은 사람이 자신의 아버지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수면제가 들어서 휘청거렸을 아버지를 생각하자 사에키는 자신이 수면제를 먹인 것이 들통나면 자신이 위험해질지도 모른다고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서 그 날 사에키는 얼굴이 시퍼래진 채 조퇴를 했다. 아라이는 그 날 사에키가 너무 상태가 안 좋아보였지만 설마 정말로 빌딩에서 사람이 떨어졌을 것이라곤 생각 못 했기 때문에 무슨 일일지 궁금해 했다고 한다.

집에 돌아온 사에키는 걱정하는 모친에게 별 일 아니라고 하며 자신의 방으로 간다. 침대에 누운 채 빌딩에서 사람이 천천히 떨어지는 광경을 다시 떠올려보려고 하지만, 그 광경 대신에 볼 수 있었을 리도 없는 피투성이의 아버지라든가, 단말마의 비명이 들리는 듯 했다. 초조해진 아버지는 그런 느낌을 잊으려고 필사적으로 회피하지만 밀려오는 이상한 감정을 피할 수 없었다. 어째서 단순히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보기 위해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먹인 것인지 늦은 생각을 하던 사에키는 자신의 책상 위에 편지가 놓여있는 것을 발견했다. 아무 장식이 없는 갈색 봉투에는 「아버지로부터」라고 적혀 있었지만, 사에키는 자신이 등교하기 전에 놓고 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왠지 생일선물은 없고 편지만 있는 것에 의아해하면서 사에키는 편지를 읽었다.

편지는 16번째 생일을 축하한다는 말로 시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사에키가 자신의 식사에 수면제를 타고 있다는 것을 최근 알아차렸다고 했다. 일하던 도중의 강한 졸음을 느끼고 있었는데, 어느 날 아침 사에키가 자신의 밥에 무언가를 타는 것을 목격한 것이었다. 그것이 수면제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강한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자신의 식사에 자기 자식이 수면제를 타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게 된다. 극심한 졸음을 느낀 것은 정확히 사에키의 학교 근처의 빌딩에서 일하게 되었을 때 시작되었기 때문에, 사에키는 어쩌면 빌딩에서 일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에 앉아있을 것 같고, 자신이 빌딩에서 일하는 것을 방해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버지는 그것이 사에키에게 무슨 이익일지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아버지는 빌딩과 학교에 상당한 거리가 있으므로 학교의 창에서 봤을 때 사람이라는 것은 인식할 수 있지만 개개인의 얼굴은 알아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결론을 내렸다. 사에키는 분명히 빌딩에서 누군가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었던 것이었다.

왜 부모가 자식에게 이런 생각으로 결론을 내리게 되었는지는 의아했지만, 아버지는 생각했다. 자신이 사에키에게 미움받는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사랑받는다고도 생각하지 않았다. 말하자면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돈을 벌어오는 존재라고 생각되는 그런 무관심한 대상. 그리고 한 때 아버지 또한 빌딩에서 누군가 떨어지기를 바라며 창 밖을 내다보고 있던 적이 있었다. 아버지와 사에키의 차이라면 아버지는 바라기만 했던 것이지고 사에키는 실제 행동으로 옮긴 것이었다. 수면제를 먹여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아버지는 생각했다. 빌딩에서 누가 떨어지는지 알 수 없는 만큼, 사에키는 누가 떨어지든 상관이 없었지만 같이 살고 있는 아버지가 가장 접근하기 쉬웠기 때문에 자신의 식사에 수면제를 탄 것이었다. 아버지는 사에키가 자신을 미워해서 죽이려고 한 것이 아니라 누가 떨어지든 상관이 없지만 아버지가 가장 떨어뜨리기 쉬웠기 때문에 수면제를 탄 것에 충격을 받는다. 미워해서 죽이려고 하는 것이라면 차라리 인간적이었지만, 사에키가 하려고 하는 짓은 생명을 빼앗는 것이 목적이 아닌, 목적을 위해 생명을 빼앗는 것이었다.

어째서 우리들의 아이가 이렇게 잔인한 인간이 되었는지, 자신의 교육 방침이 잘못 되었는지 등의 후회를 했지만 지금 와서 사에키의 잘못된 가치관을 바꿀 수도 없다. 수면제를 먹이고 있는 사실을 꺼내면서 사에키를 혼낸다고 해도, 사에키가 겉으로만 납득하는 척 하며 속으로는 다른 계획을 꾸밀 지도 모른다. 어쨌든 훈계나 책망은 최종적으로 사에키의 잘못된 가치관을 바꿀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생각했다. 사에키의 생일선물로, 사에키가 원하는 것을 이루어주겠다고. 사에키가 지켜볼 가운데 자신이 빌딩에서 떨어지면 된다. 이것으로 사에키가 생명의 소중함을 깨달을지는 모르지만, 자신으로써는 해줄 수 있는 것이 이것밖에 없다. 부디 다른 사람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상냥한 사람이 되어달라고 부탁하며, 아버지는 편지를 마쳤다.

편지를 전부 읽은 사에키는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알 수 없었다. 아무 감각이 없고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기분에서 사에키는 중얼거린다. 자신이 바란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그리고 오늘에야 겨우 발견할 수 있었다. 창 밖에서 떨어지는 사람을 보며, 사에키는 아버지에게 제발 죽지 말라고 필사적으로 빌고 있었던 것이었다. 자신이 생각한 만큼 냉혹한 악마가 아니었던 사에키의 뺨에는 눈물이 흐르고, 아래 층에서는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들은 어머니의 비명이 들려왔다.

아버지가 죽은 뒤 사에키는 한동안 학교를 쉬었다. 그리고 등교한 뒤, 이 이야기를 아라이에 해주었다. 아라이는 사에키의 아버지가 한 행동이 최선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거니와 사에키가 정말로 그의 부친의 바람처럼 따뜻한 인간이 되었는지도 알 수 없었다. 그렇지만 사에키는 사람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싶어했던 광기의 실험을 비싼 대가를 치르고 결과를 얻게 되었다. 그것으로라도 아버지의 죽음은 가치가 있지 않은가 라고 하며 아라이는 이야기를 마친다.

2.1.2. 실험대상을 바꿨다

사에키는 자기가 멋대로 죽이려고 든 아버지가 죽지 않자 거기에 싫증내면서 실험대상을 바꾸게 되었다. 그렇지만 사에키는 이제 단순히 아버지를 실험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없었다. 아버지의 식사에 수면제를 타게 된 시점부터 사에키는 투신자살에 대한 책이나 비디오 등을 닥치는대로 보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쯤 되었을 때 사에키의 관심은 투신자살의 관람에서 실행으로 옮겨져 있었다. 옥상에 올라가서 난간에 기대곤 하는 사에키는 줄곧 자신이 실제로 뛰어내렸을 때 어떤 충격이 가해질지, 무슨 생각을 하게 될 지 궁금해졌다. 한 번 시도할 경우 그대로 죽기 때문에 그런 유혹에 흔들리면 안 되지만, 사에키는 그 유혹을 이길 수 없었다. 그래서 어느 날 밤, 몰래 건설 중인 빌딩으로 향했다. 막혀있는 문 틈을 어떻게든 비집고 들어서 최상층으로 올라가면, 보름달이 떠 있는 풍경의 멀리에서 학교도 보였다. 사에키는 학교를 보면서 1년도 안 돼서 죽는다고 생각을 하고, 인생 최후의 순간을 맛볼 수 있도록 공중에 다리를 내딛었다. 아라이는 사카가미에게 사에키가 떨어지는 순간 무슨 생각을 했을 것 같냐고 질문한다.
2.1.2.1.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다(나의 귀한 장난감)
기쁨, 슬픔, 공포조차 떠오르지 않는 사에키는 빠른 속도로 낙하하려고 했다. 그 때, 누군가 사에키를 부르며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보자 아무 감정도 들지 않았던 사에키의 마음에 살고 싶다는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사에키는 필사적으로 그 손을 잡고, 낙하하려던 몸은 공중에 매달리게 되었다. 보름달에 비쳐 보이는 구원자는 다름 아닌 사에키의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사에키를 끌어올리려고 필사적으로 당겼지만, 고교생 정도 되면 체격이 어른과 비슷했다. 아버지의 어깨는 굉장한 하중이 걸려버렸기 때문에, 아버지는 엄청난 무게와 하중을 견뎌내야 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아버지는 사에키를 끌어올렸고, 사에키가 완전히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아버지는 오른 어깨를 잡고 고통스러워했다. 사에키는 그 날 아버지에게 미안하다고 사과하며 울었다고 한다. 진심을 다한 눈물을 흘린 것은 아마 처음이었을 것이고, 아버지의 목숨을 건 설득 덕분에 사에키는 그 날 이후로 추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아라이는 사에키가 그런 정에 이끌린 것에 실망한다. 자신은 단순히 부추겨주고만 있기 때문에 자신이 잘못된 것은 아니고, 사에키가 좀 더 제대로 잔인한 행동을 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아라이는 이야기를 마친다.
2.1.2.2. 부모에게 감사(인과는 순환한다)
사에키는 떨어지는 순간 머리 속에서 주마등처럼 감사하는 마음이 펼쳐지는 것을 느꼈다. 오늘 날, 사에키가 이 순간을 맛보기 위해서까지 키워준 것에 대한 감사였다. 그 때, 누군가 사에키를 부르며 손을 내밀었다. 그 손을 보자 아무 감정도 들지 않았던 사에키의 마음에 살고 싶다는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에키는 그 손을 잡기 전에 떨어져버렸고, 비명을 지르는 사에키는 바닥에 떨어져 둔탁한 소리가 내며 죽었다. 보통 추락사를 하면 떨어지는 도중에 정신을 잃는다고 하지만, 사에키의 경우에는 충돌하기 직전까지 멀쩡한 정신으로 있어서 자신의 추구하던 대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사에키에게 손을 뻗었던 상대는 사에키를 구하지 못한 것에 비통해하고 있었다. 바로 사에키의 아버지였다. 사에키의 아버지는 으깨졌을 사에키의 시체를 차마 보지 못하고 옥상에 웅크려서 아들의 이름을 부르며 울었다. 그리고 사에키의 아버지는 이것이 자신의 죄값인가 하고 생각한다.

사실, 사에키의 아버지도 사에키 정도의 나이였을 때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싶어했던 것이다. 그런데 아버지의 경우에는 그 기회가 단번에 찾아왔다. 고등학교에 다닐 무렵, 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을 때의 어느 날, 곁에 술에 만취한 사람이 같이 서 있었다. 그는 구석에서 비틀거리며 걷고 있었는데, 그것이 위험해 보였기 때문에 지하철이 접근하면서 경적을 울렸다. 그런데 그것이 화근이 되어, 그 남자는 당황한 나머지 선로 위에 떨어져버렸고 순식간에 남자는 갈기갈기 뜯어져서 죽었다. 아버지는 그 광경을 보고 나서 남이 죽는것을 보고 싶어했던 것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그리고 아버지는 자라서 그 일을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않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그렇지만 남의 죽음을 보고 싶어했던 그 피는 계승된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다. 이틀 날 아침, 공사장에서는 두 명의 시체가 발견되었다. 사에키와 사에키의 아버지 시체였다. 그렇지만 손상이 심해 누가 누구인지 알아보는데 힘들었다고 한다며 말을 끝내고 아라이는 이야기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