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너는 사가보(史家堡)의 명예를 실추시켰고, 이는 반드시 너 자신의 손으로 씻어야 할 일! 너는 이제부터 임천생을 따라가라. 따라가서 죽든가, 아니면 녀석의 목을 끊어 오든가, 둘 중 하나를 완수하는 것이 네가 가문으로 돌아오는 첫 번째 조건이다. 그리고 두 번째, 너는 이제부터 천하의 악인 100명을 처단해야 한다. 단지 처단할 뿐 아니라 그들의 죄목을 낱낱이 기록해서 한 권의 혈명부(血名簿)를 만들어야 하며, 네가 그들을 어디서 어떻게 만나 어떤 식으로 처단했는지도 그 안에 낱낱이 기록해 두어야 한다. 그것은 네가 두 가지 일을 모두 완수하고 가문으로 귀환할 때 하나하나 모두 검토될 것이다. 만약 네가 처단한 자 가운데 오해로 죽인 자가 있거나 헛소문에 조작된 죄목으로 죽은 자가 하나라도 있다면, 너는 네가 그 사람을 죽인 방식 그대로 죽어야 한다. 이것이 네게 주는 형벌이다."
- 『화정냉월』에서 사항선이 아침 식전 요리로 쪄 먹어도 시원찮을 사장보에게 내리는 벌이다.
풍종호 무협소설 『화정냉월(花情冷月)』의 등장인물로, 사가보의 주인인 비곤(飛棍) 사준보의 동생이다. 아버지가 어릴 때 죽었기 때문에 형이 맡아 너무 받아주기만 했는지 고집만 센 바보 멍청이로 커버렸다. 전후 사정을 따지지 않는 것은 물론 자기 생각과 기분만 중시하는 이기적인 모습에 다혈질인 급한 성격도 가졌지만, 명문에서 자라 옳음을 중시하는 기본과 나름의 순수함도 갖고 있다.- 『화정냉월』에서 사항선이 아침 식전 요리로 쪄 먹어도 시원찮을 사장보에게 내리는 벌이다.
2. 행적
비록 먼발치이긴 하나 구관정은 오늘 옛날의 동료들을 상기시키는 거칠고 사납고 다듬어지지 않은 사내를 보았다. 서슴없이 피를 뒤집어쓰고, 주변의 눈길은 전혀 아랑곳없이 자신의 올곧음을 믿고 거침없이 나아가는 모습의 사내······.
사장보는 우연히 만난 옥화방(玉花幇)의 기녀인 월향의 발목이 삔 척 쓰러지는 허술한 연기에 속아 하루 만에 약혼까지 하는 기가 막힌 일을 벌인다. 이것이 앞으로 일어날 일련의 사건들의 시초가 된다. 월향은 사장보의 아내가 되는 것만이 아닌 사가보의 안주인까지 될 욕심을 내 사준보의 아내인 도하운을 독이 묻은 편지로 죽이려 한다. 그렇지만 옥화방의 다른 기녀인 수향의 부탁을 받은 임천생의 개입으로 월향의 이 계획은 실패한다. 이 사실을 모르는 월향이 내연 관계에 있던 옥화방의 총관 부예주를 협박하다 원망을 사 죽는 일이 일어나면서 본 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임천생은 처음에 사장보를 월향의 계획에 동참한 천하의 나쁜 놈으로 생각하여 박살 낼 심산이었는데, 조금 지나 순진한 멍청이일 뿐임을 알게 되어 그냥 놀리기만 한다. 사장보는 그런 도발에 빈정이 상해서 무조건 임천생이 월향을 죽인 흉수이고 몹쓸 인간이라 확신한다. 그래서 사정을 알아보지도 않은 채 임천생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인 형수 도하운에게 욕설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말은 듣지 않고 그를 나쁜 놈이라고 우겨댄다. 숙부인 사항선이 믿으려고 하지 않자 사장보는 아예 그를 잡으러 스스로 집까지 박차고 나온다.
그러나 꾀도 많고 무공도 강한 임천생을 어찌 잡을 수 있을까! 결국, 신양(新梁)에서건 항주(杭州) 바닥에서건 휘둘리며 온갖 굴욕을 다 당한다. 심지어 옥화방에서는 사장보가 숙부에게 혈도가 제압당해 정원에 박혀있던 사이, 임천생이 바지를 까내리고 작은 절구 방망이 같은 것을 항문에 꽂는 치욕까지 겪는다. 그 와중에 뒤에서 알아볼 대로 알아본 옥화방주 녹화(綠花)가 돌아왔으며, 봉무진이 그동안 임천생의 행보를 추적한 결과, 여기에 수향과 도하운의 증언으로 모든 내막이 드러나 잘잘못이 가려진다. 그리하여 사장보는 참악백인혈명부(懺惡百人血名簿)를 작성하는 벌을 받는다.
항주에서의 사건이 일단락된 뒤 사장보는 참악부를 작성하고자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맹촌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사람들을 수탈하는 토호 황씨를 처벌한다. 또한, 그 과정에서 황씨의 배후가 있음을 알게 되어 알아보려 이리저리 둘러보다 정보를 얻을 겸 잠시 신세를 질 생각에 성무회로 무인들이 모이는 성무장(聖武莊)을 찾아간다. 운이 좋은 것인지 그곳에서 맹촌 사람들이 얘기한 자루에는 청옥(靑玉)으로 깎은 짐승 조각이 있고, 얄팍하면서 초승달처럼 굽은 회족도(回族刀)를 쓰는 매두방을 발견한다.
사장보는 우선 증인으로 손녀를 빼앗기고 아들까지 잃은 촌로가 도착하기 전까지 화진무, 소성 선사, 임천생과 봉무진인 줄 모르는 임의행, 봉진생과 술을 진탕 먹으며 교우를 다진다.[1] 하루 늦게라도 기다리던 이가 와 매두방이 인간쓰레기임을 확신한 사장보는 때와 장소, 주변의 시선까지 상관없이 비무대회 중간에 난입해 즉각 그의 목을 쳐버린다. 황당한 상황에 성무장의 무인들이 사장보를 떼거리로 위협하자 같이 술 먹었던 이들이 비호하며, 인단(仁團)의 부단주 철담호협(鐵膽豪俠) 하구상이 나서서 분위기를 진정시킨다. 이후로 사장보는 화진무의 일행이 되어 함께 여행한다.
매두방의 죽음으로 위기감을 느낀 성무장주 성무인왕(聖武仁王) 주세흥은 딸과 사위마저 죽인 다음, 봉무진이 한 짓으로 모함한다. 더욱이 자금줄인 매씨 일가의 죄를 덮으려고 사장보가 잘못한 것으로 매도한다. 억울함을 느낀 사장보는 일행인 화진무와 소성선사와 대책을 상의하려다가 개방(丐幇) 방주 풍개(瘋丐)의 명령을 받은 두 장로, 문태세와 사마등에게 납치당한다. 성무장을 처리하기 전에 개방 수뇌부가 모인 곳에서 그는 매두방을 처단한 일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장로들의 보증을 얻어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진다.
『녹림대제전(綠林大帝傳)』에서는 참악부 얘기가 나오면서 성질이 나아진 협객으로 언급된다.[2]
3. 무공
원래라면 익힌 자는 필히 고수로 칭송받게 한다는 이름 높은 가전무공인 연횡미종보(連橫迷從步)와 벽괘장(劈卦掌)을 연성해야 했으나, 아버지가 일찍 죽어 사준보도 가전무공을 제대로 익히지 못한다. 가문을 유지하고자 그가 곤을 잡으면서 사장보도 곤법을 배워 제미곤(齊眉棍)을 무기로 사용한다.[1] 화진무와 소성 선사와는 처음 만난 것이 아니다. 이전에 속아서 괜한 사람의 목을 자를 뻔한 것을, 두 사람이 막아준 적이 있다.[2] 이 참악부를 작성하느라 좋아진 사장보를 본 임천생은 광인십걸(狂人十傑)에게도 참악부를 작성케 한다. 하지만 성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