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이상우의 소설. 2021년 4월 12일에 출간되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무한대를 주 소재로 다루고 있다. 이를테면 층수가 무한대인 건물, 지판 부분이 무한히 긴 기타가 나오는 식이다. 객실이 무한한 것으로 유명한 힐베르트의 호텔도 등장한다. 특히 힐베르트의 호텔에 관해서 본 소설은 힐베르트의 호텔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언뜻 생각할 법한 "그러면 마지막 방의 투숙객은 어떻게 되는 거냐?"[1][2]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2. 제목의 의미
제목인 비데리 논 에쎄(Videri, non esse)는 발렌베리 가문의 모토로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다."라는 뜻의 라틴어 "Esse, non videri"를 뒤바꾼 것이다. 즉, 한국말로는 "보이지만 존재하지 않는다." 정도로 번역할 수 있다.[3] 해당 작품을 다룬 기사에서 'Videri, non esse'를 "존재하되 드러나지 않는다."처럼 뜻풀이하는 경우가 있는데 "존재하되 드러나지 않는다."는 굳이 따지자면 'Esse, non videri'에 해당하므로 이는 둘을 혼동한 결과로 나온 오보라고 할 수 있다.3. 줄거리
작품의 전체적인 구조는 사후 세계에서 무한대의 세계를 발견한 소년이 그곳에서 사는 신사에게 강의를 듣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신사의 강의에 따라 작품은 '1번째 날'부터 '13번째 날'까지로 구분되어 있다.3.1. 0.
사후 세계에 온 소년이 신사를 만나기까지의 과정을 다루며, 작품의 인트로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3.2. 1번째 날
소년이 신사에게 듣는 첫 강의이며, 무한대의 정의와 기본적인 성질을 다룬다. 이곳에서 정의하는 무한대는 말 그대로 "끝없이 큰 것"이다.[4] 굳이 "임의의 실수보다 큰 상태"처럼 학문적인 표현을 쓰지 않은 것은 해당 작품이 무한대를 수학적 관념으로서 국한하지 않고 물리 공간에 실체로서 구현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신사는 무한대를 정의한 다음 길이가 무한대인 두루마리를 소년에게 보여주며 무한의 성질을 논한다.여기서 무한의 성질에 대한 중요한 요점이 나오는데, 그것은 바로 '무한히 커지는 것'과 '무한히 큰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임의의 자연수에 1초마다 1씩 더하는 연산을 '무한히' 반복한다고 해보자. 연산은 절대 끝나지 않기 때문에 분명 숫자는 무한히 증가한다. 그러나 아무리 1을 더한다고 해도, 숫자는 절대 무한대, 즉 '무한히 큰 것'이 되지는 않는다. 아무리 숫자가 늘어난다고 해도 숫자는 계속해서 자연수일 것이고, 자연수는 언제나 유한대이기 때문이다. 신사는 이를 소년이 무한히 긴 두루마리의 끝까지 걸어갈 수 없다는 점에 빗대어 설명한다. 소년이 걸어가는 속력은 유한대이기 때문에, 설령 소년이 무한히 걸어간다고 해도 언제나 유한한 거리만을 이동한 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 이동 속력이 무한대라면 무한히 긴 두루마리의 끝에 도달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무한하다는 것 자체가 끝이 없다는 것이기에 무한의 끝에 도달한다는 것은 원론적으로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신사의 표현을 빌리자면, "무한대는 끝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면서도, 그와 동시에 존재하지 않는 끝을 존재하는 것으로 뒤바꿀 유일한 수단이기도 하다." 예컨데 두루마리의 길이가 무한대 미터라면, 그 무한대 미터를 가기만 하면 두루마리의 끝이 나온다는 것. 소년은 무한한 속력으로 이동할 수 없기에 무한대 미터를 이동할 수 없지만, 무한대의 세계에 사는 신사에게는 그러한 일이 가능하므로 신사는 두루마리의 끝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원론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무한의 끝'을 존재하는 것으로 바꾸는 것이기에, 신사는 이를 일종의 '버그'라고 표현한다. 그리고 그러한 버그는 유한의 존재인 소년에겐 불가능하며 신사에게만 가능한 특권이라고 할 수 있다.
3.3. 2번째 날
전날 무한대를 다룬 만큼 이번에는 무한소를 다룬다. 이곳에서 정의하는 무한소 역시 말 그대로 "끝없이 작은 것"이다.3.4. 3번째 날
1번째 날과 2번째 날에 배운 무한대, 무한소를 바탕으로 무한대로 나누기, 0으로 나누기 등을 설명한다. 그 다음에는 신사가 소년에게 자신이 사는 세계를 소개해 주는데, 그 중심에는 '메디아 인피니타스'라는 도시가 있었다. 도시 한가운데에 층수가 무한대인 건물이 있다.3.5. 4번째 날
3.6. 5번째 날
3.7. 6번째 날
3.8. 7번째 날
3.9. 8번째 날
3.10. 9번째 날
3.11. 10번째 날
3.12. 11번째 날
3.13. 12번째 날
3.14. 13번째 날
4. 명대사
어떤 것이 존재하는 것은 그것의 작음에 끝이 있기 때문이다.
모든 주사위는 편향되어 있다.
내일이 되면, 내일은 내일이 아니게 돼.
5. 관련 문서
[1] 힐베르트의 호텔은 무한 개의 객실이 모두 찬 호텔이며, 만실임에도 새로운 손님이 올 때마다 계속 손님을 받을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기존 투숙객에게 자신의 방 번호에 1을 더한 수의 방으로 옮겨가라고 한 후 새로 온 투숙객을 1번 방에 묵게 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마지막 방(즉, 가장 큰 수를 객실 번호로 쓰는 방)에 묵은 투숙객은 옮겨갈 방이 없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질문이 나오게 되는 것.[2] 물론 객실이 무한 개라는 건 '가장 큰 객실 번호'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에, 질문에 나온 '마지막 방'이라는 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해당 질문은 의미가 없는 질문이지만, 소설에서는 재미를 위해 "마지막 방이 있다고 한다면 그러한 방에서 보는 힐베르트의 호텔은 어떤 모습일까?"하는 상상을 그려낸 것이며, 실제로 마지막 방이 있다고 상상해도 새로운 손님을 계속해서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3] 이는 무한대와 무한소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4] 이를테면 무한히 긴 물체는 끝이 존재하지 않는 길이의 물체인 것이고, 무한히 긴 기간은 절대 끝나지 않는 기간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