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람스를 좋아하세요… Aimez-vous Brahm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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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bgcolor=#F27A5E><colcolor=#fff> 장르 | 로맨스 |
작가 | 프랑수아즈 사강 |
번역가 | 김남주 |
출판사 | 민음사 |
발매일 | |
쪽수 | 172 |
ISBN | 978-89-374-6179-8 |
1. 개요
1959년 발표된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2. 줄거리
실내 장식가이자 이혼녀인 39세의 폴(Paule)[1]은 오랫동안 함께 지내 온 연인 로제(Roger)[2]에게 완전히 익숙해져 앞으로는 다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으리라 생각한다. 둘은 서로의 자유를 존중하는 관계를 지속해 왔는데, 폴이 점차 혼자 지내는 밤을 허무하게 느끼기 시작한 것과는 달리, 구속을 싫어하는 로제는 폴과 달리 마음이 내킬 때만 그녀를 만나고, 젊고 예쁜 다른 여자의 양다리 상대를 하며 하룻밤의 즐거움을 찾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동시에 로제는 폴에 대한 모종의 애착을 지닌다.그러던 어느날, 일을 의뢰한 미국인 부인의 집을 방문한 폴은 몽상가 같은 신비로운 분위기의 25세 젊은이인 시몽과 조우한다. 주변의 여성들이 즐겁게 쳐다볼 정도로 꽃미남인 시몽은 폴에게 첫눈에 반해 수줍지만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퍼붓기 시작한다. 그런 시몽의 태도에 폴은 한편으로는 불안감을, 다른 한편으로는 신선한 호기심을 느낀다. 폴은 시몽의 애정 공세를 거부하면서도 그를 완전히 밀어내지도 못하는데, 어느날 시몽은 폴을 브람스 연주회에 초대한다.
결말은 폴은 시몽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로제와 다시 시작하지만, 예전처럼 저녁 데이트를 취소하자는 로제의 무심한 전화가 오며 소설이 끝이 난다.
3. 특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전혀 다른 두 사랑 앞에서 방황하는 폴의 심리를 중심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그녀와 연결된 로제와 시몽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로제와의 권태로운 일상 속에서 고독하게 살아가던 폴은, 젊고 순수한 청년인 시몽으로 인해 겨울의 끝자락에 나타나는 봄 햇살 같은 화사한 행복을 느끼지만, 39세의 그녀가 세월을 통해 깨달은 것은 순간적인 감정의 덧없음이기에, 시몽의 헌신적인 사랑 앞에서도 그 끝을 예감하며 진정한 만족감을 느끼지 못하고 로제를 그리워한다.이 작품은 프랑수아즈 사강이 스물넷의 나이에 쓴 4번째 소설이다. 전작들에 이어 그녀가 소설 속에서 집중하는 것은 다만 한 가지, 덧없고 변하기 쉬우며 불안정하고 미묘한 ‘사람 사이의 감정’, 특히 ‘사랑’, 그 난해하고 모호한 감정이다. 사강은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연결된 남녀 사이의 관계를 빤한 전개와 통속적인 결말 대신, 보다 현실적인 묘사로 그려 낸다. 반드시 ‘해피엔딩’이 될 수는 없는 사랑, 그리고 사랑과 함께 동전의 양면처럼 늘 따라다니는 고독, 또한 그렇게 세월을 겪어 낼수록 ‘사랑의 영원성’보다는 ‘사랑의 덧없음’을 깨달아 가는 인물들. 사강의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사건은 진짜 현실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듯한 우리의 삶과 너무도 닮아 있다.
4. 등장인물
- 폴 : 39세의 여성. 실내 장식가[3]로 일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부자이자 외모와 매너도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한 적이 있지만, 오래 지나지 않아 따분함을 견디지 못해 이혼했다. 이혼 이후로 생활 전선에 뛰어들게 되자 경제적으로 쪼들린 경험을 하기도 했고 로제 이전에도 다른 남자와 연애를 한 적이 있다. 자신의 나이를 슬슬 체감하고 있는 지금은 마음 한구석에서 안정감을 추구하고 있다.
- 로제 : 폴보다 연상인 40대의 남자친구, 사업가. 덩치가 크고 별로 사교적이지 않은 성격이며 자기 중심적이다. 얼굴에 대해서는 별다른 묘사가 없고 대신 살집이 있어서 옷맵시가 나지 않는다는 표현만 나오는데, 그래도 여성들에게 인기가 있다.
- 시몽 : 25세의 남성. 파리에서 변호사로 일하고 있으며, 폴과 사랑에 빠진다. 비단결 같은 머리카락을 가진 꽃미남이고, 손목이 가느다랗다는 묘사가 계속 나오는 것으로 보아 뼈마른 체형으로 보인다. 감정이 불안정하고 성격이 충동적인데, 그것이 오히려 폴에게 모성애를 불러일으킨다. 다니는 로펌에 무단결근이나 근무태만을 상습적으로 저지를 정도로 공적인 면에서는 무책임 하지만, 부자인 어머니를 든든한 빽으로 두고 있는 데다가 상사의 성격도 좋아서 매번 별탈없이 넘어간다. 연애 관계의 주인으로 행세하는 로제와는 정반대로 모든 것을 폴에게 맞추려고 한다.
5. 명대사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그녀는 열린 창 앞에서 눈부신 햇살을 받으며 잠시 서 있었다. 그러자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그 짧은 질문이 그녀에게는 거대한 망각 덩어리를, 다시 말해 그녀가 잊고 있던 모든 것,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던 모든 질문을 환기시키는 것처럼 여겨졌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자기 자신 이외의 것, 자기 생활 너머의 것을 좋아할 여유를 그녀는 여전히 갖고 있기는 할까?
본문 57쪽에서
본문 57쪽에서
그리고 당신, 저는 당신을 인간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고발합니다. 이 죽음의 이름으로, 사랑을 스쳐 지나가게 한 죄, 행복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한 죄, 핑계와 편법과 체념으로 살아온 죄로 당신을 고발합니다. 당신에게는 사형을 선고해야 마땅하지만, 고독 형을 선고합니다.
본문 44쪽에서
본문 44쪽에서
6. 기타
- 본작의 발간 2년 후인 1961년, 미국과 프랑스 합작으로 영화화되었다. 여주인공 폴 역에 잉그리드 버그만, 로제 역은 이브 몽탕, 그리고 <사이코>의 안소니 퍼킨스가 시몽 역으로 출연했다.[4] 영어판 제목은 <굿바이 어게인>이고,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에서는 원 제목대로 개봉되었다.
- 시몽의 외모는 소년같은 인상을 가진 미청년으로 묘사된다. 종종 '추함이 주는 힘을 가지지 않는 얼굴'이라고도 불린다.
- 2020년 방영된 한국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도 본 작품의 제목을 흉내낸 것이다.
- tripleS ASSEMBLE25의 수록곡 Diablo는 이 작품을 모티브로 한 내용의 곡이다.[5]
[1] 영어권에서는 아무래도 남자 이름 같이 들리기 때문에, 영어 번역판에서는 폴라(Paula)라고 바뀌었다.[2] 영어식으로 읽으면 로저이다.[3] 인테리어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가구나 장식품을 대신 구입하고 배치해주는 직종이다. 서양에서는 인테리어가 주인의 교양과 품격을 보여준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예전부터 인테리어 디자이너 직종이 성업했다. 단순히 인테리어를 예쁘게 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속한 계층의 인테리어 코드와 최신 유행을 함께 반영해야 하고, 거기에 약간의 변주를 주면서도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해서, 센스가 부족한 일반인은 혼자서 잘 해내기가 힘들기 때문이다.[4] 특히 퍼킨스는 이 영화로 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5] Diablo의 작사가이자 멤버인 박소현이 직접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