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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4-26 20:49:21

바이올린 협주곡 (코른골트)

1. 개요

에리히 볼프강 코른골트가 1945년에 작곡한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D장조를 띠고 있고, 작품 번호는 Op.35이다[1].

2. 역사

이 당시 코른골트는 나치 독일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 중인 상태였고, 이미 1942년에 시민권도 취득했다. 망명 후 히틀러가 무너질 때까지 영화 음악만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1945년에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다시 영화 음악이 아닌 음악을 쓰고자 했고, 친구였던 바이올리니스트 브로니스와프 후버만(Bronisław Huberman)의 조언으로 바이올린 협주곡을 쓰기로 했다. 당시 코른골트는 "영화 음악만 쓰는 자존심을 버린 작곡가" 정도의 평을 듣고 있었기 때문에, 이 곡으로 영화 음악이 아닌 곡도 쓸 수 있는 작곡가로서의 과거 이미지를 돌려받고 싶어 했다.

이 곡은 말러의 아내였던 알마 말러에게 헌정했고, 초연은 1947년 2월 15일에 세인트루이스에서 세인트루이스 교향악단과 야샤 하이페츠가 했다. 당시 반응은 폭발적이었지만, 이 곡이 너무 유명해지는 바람에 미국에 오기 전에 작곡한 곡들과 바이올린 협주곡 후에 작곡한 곡들이 묻혔다고 한다.

3. 악장

"영화음악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로 썼던 곡이지만, 각 악장의 중심 멜로디는 이전에 그가 작곡했던 영화 음악들에서 가져왔다.

3.1. 1악장: Moderato nobile

Another Dawn (1937) 과 Juarez (1939)에서의 멜로디를 인용. 제2주제의 바이올린의 애절한 멜로디가 일품인 악장.

소나타 형식. 바이올린이 부드러운 느낌의 첫 번째 주제를 연주하며 시작된다.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이 주제를 반복하며, 바이올린은 그 위에서 도약으로 가득한, 카덴차와도 같은 멜로디를 연주하게 된다. 그러다가 중간 섹션으로 넘어가며 제2주제가 나오게 되는데, 이 주제는 1주제와 비교했을 때 더 느리고, 서정적이고, 더 슬픈 멜로디를 띠고 있다. 그 후에 이번에는 오케스트라가 주제를 반복하지 않고, 바로 바이올린의 카덴차로 넘어간다. 카덴차는 끝부분으로 가서는 악장 시작 부분의 멜로디로 변해 가며, 그때와 똑같은 방식으로 오케스트라가 멜로디를 전개한다. 그리고 다시 나오는 제2주제. 처음 등장했을 때보다 더 강렬하게, 세레나데 같은 느낌으로 진행된다. 그러다가 코다로 넘어가면 바이올린의 화려한 연주 밑에 오케스트라가 쪼개진 제1주제를 연주하며 화려하게 끝난다.

3.2. 2악장: Romance. Andante

Anthony Adverse (1936)에서의 멜로디를 인용. 세도막 형식을 띠고 있다. 오케스트라의 조용한 서주로 시작되며, 그 위에 바이올린이 평온한 멜로디를 연주한다. 이어지는 중간 섹션은 조성이 모호한, 전체적으로 불안하고 알 수 없는 분위기를 유지한다. 이 부분은 영화 음악을 사용하지 않고 새로 작곡한 부분이라고 한다. 그러다가 다시 처음의 분위기로 돌아오며, 점점 잦아들다가 조용히 끝나게 된다.

3.3. 3악장: Finale. Allegro assai Vivace

The Prince and the Pauper (1937)에서의 멜로디를 인용. 세 악장들 중 가장 빠르며 가장 어렵다. 론도 형식으로, 활발하고 신나는 선율로 시작하며, 바이올린과 오케스트라가 주고받다가, 발랄하지만 조금 느린 선율로 넘어가고, 후에 이 두 주제가 다시 반복되게 된다. 그리고 오케스트라가 두 번째 주제를 크고, 힘차게 연주하다가, 잦아들고 바이올린이 조용하게 그 주제를 다시 연주한다. 그리고 잦아들며 끝나는가 싶었지만, 갑작스럽게 첫 번째 주제가 다시 등장하고, 그렇게 계속 달아오르다가 마지막에는 힘차게 끝나게 된다.

4. 여담

코른골트가 1957년에 죽었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저작권에 걸려 있는 곡이다. Schott Music에서 전곡과 피아노/바이올린 편곡 버전을 출판했으며, 아마존 등지에서 바이올린/피아노 편곡판을 찾아볼 수 있다. 전곡 악보를 구하고 싶다면 IMSLP를 이용하도록 하자.

곡의 난이도는 1악장과 2악장은 무난하나, 3악장에 까다로운 패시지들이 꽤 있다.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할 수 있을 정도라면 무리 없이 연주할 수 있을 수준이다.


[1] 우연의 일치로 차이콥스키의 D장조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조성과 작품 번호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