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트마스터는 1954년부터 1968년까지 생산되었으며, 대부분의 차량은 2000년대 초중반에 퇴역하고, 일부 차량은 런던 버스의 런던 버스 15H 노선에서 주간 이벤트 한정용으로 운행하다가 노선이 폐지됨과 동시에 2019년에 모두 퇴역하였다.
AEC 리젠트 시리즈부터 이어져온 차체 구조를 따르는데, 앞부분과 뒷부분이 모두 비대칭이다. 앞쪽의 경우 오른쪽은 운전석이고, 왼쪽 절반에는 보닛이 있다. 이 점에서 알 수 있듯 루트마스터는 2층이면서 프론트엔진 버스다. 승객 승하차는 뒤쪽에서 하며, 문이 없다. 여기에 계단까지 있어서 2층에 타는 승객은 전부 여기로만 오르내린다. 이 계단으로 인해 후면도 비대칭이다. 2층 앞 창문 아래에 번호와 주요 경유지, 종점을 나타내는 롤지식 행선기가 있고 1층 보닛 위쪽으로도 노선 번호를 써놓는 행선판 장착부가 있다.
AEC에서 직접 개발한 AV590 9.6L 엔진 혹은 AV690 11.3 L 엔진이나 레일랜드에서 만든 O.600이라는 9.8 L짜리 엔진을 취사선택하여 장착하고 다녔는데 AV590 기준으로 115 마력을 냈다. 변속기는 4단 수동이었다. 다만 AEC가 폐업한 이후에는 관리상의 이유로 대부분의 현역 차량들은 엔진과 기타 구동부가 순정품이 아닌 커민스, 이베코, 스카니아제 등으로 교체된 것이 특징. 차체가 마일드 스틸인데 녹 자국도 안 보이는걸 보면 어지간히 관리에 신경쓰는 것 같은데, 이를 통해 자신들의 대중교통에 대한 영국인들의 자부심을 엿볼 수 있다.
정규 노선의 경우 차장 폐지 열풍에 맞물려 상당한 수의 루트마스터가 전승후강(前乘後降)식의 버스로 교체되었다. 대체로 1990년대에 많은 루트마스터가 현업에서 물러났으며, 런던에서는 2004년 경 종운식을 열고 정규 노선에서는 완전히 철수했다. 대신 관광객들을 위해 9번과 15번, 두 개의 Heritage Route에서 오버홀된 루트마스터로 운행을 시작했다. 이 중 9H는 2014년에 아래의 새 루트마스터가 도입되면서 폐지되었고, 이제는 15H에서만 루트마스터를 볼 수 있다. 이후 2022년 10월에 Heritage Route A 노선을 새로 개시하면서 재운행중이다. 노선은 워털루역에서 피카딜리 서커스 까지이며, 빅벤과 웨스트민스터 다리를 지나가는것이 특징이다. 요금은 더 비싸지만 티켓을 받을 수 있으며, 하루종일 시용할 수 있다.
현재 구형 루트마스터 대부분은 중고로 팔려나가 전 세계 곳곳에 개인 소장용, 혹은 전시용 등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들 중 하나는 대한민국 대구광역시 달서구 이월드 83타워에 전시되어 있으며, 속초시 켄싱턴 스타 호텔에 2대가 전시되어 있다. 내부에 들어가 볼 수도 있다.
[1] 비록 제조사는 다를지언정 현재 런던 등지에서 운용하고 있는 신형 2층버스들이 신형 루트마스터(New Routemaster)라고 불릴 정도다. 즉, 2층버스는 곧 루트마스터라는 이미지가 깊이 박힌 것.[2] 뒤에 오는 버스는 AEC사의 구형 모델인 리젠트 III RT다. 1930년대부터 만들어진 차량으로, 전시에는 이 차량들의 엔진이 마틸다 II 보병전차에 실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