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모에 미러 (일반/밝은 화면)
최근 수정 시각 : 2024-04-20 13:21:10

로렐라이(오디션)


만화 오디션에 등장하는 여성 3인조 그룹. 재활용 밴드와는 16강에서 맞붙었다.

재활용 밴드는 박부옥이 녹음해 온 이들의 음악을 들어보고 뭔가 특별한 건 없는 것 같다며 어떻게 좋은 점수를 받았는지 의아해했는데, 알고보니 이들은 음악가라기보다는 최면 세뇌를 활용하는 악랄한 사이비 종교 지도자에 가까웠다.

재활용 밴드는 녹음기로 녹음한 음악만 들었기에 몰랐지만, 이들의 무대는 강렬한 집중조명으로 무대 일부분에만 시선을 집중시켜 세뇌 효과를 높여주는 구도였으며 이는 히틀러도 청중들에게 연설할 때 사용하던 방법이었다고 한다. 거기에 화려한 복장과 '로렐라이'라는 누구나 아는 전설 역시 세뇌 효과를 강화시켜 주었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비밀은 이들의 음악에 있었는데, 바로 가청주파수보다 높은 음역, 낮은 음역에 넣은 암시였다. 가청주파수란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음역대의 주파수를 뜻한다. 개인차가 있으며 나이가 들수록 그 범위가 작아진다. 로렐라이는 자신들의 곡에 평균적인 가청주파수보다 살짝 높거나 낮은 음악대로 '소리를 질러요' 등의 암시를 넣었고, 여기에 걸린 청중들이 크게 환호하면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1] 심지어 정보수집을 위해 무대를 몰래 보던 박부옥조차 여기에 걸려 자신도 모르게 어두컴컴한 환풍구에서 혼자 박수를 쳤다.(...)

박부옥의 조사 결과 원래 이들은 음악치료사였다. 하지만 음악으로 환자들을 치료하는 게 아니라 세뇌하고 조종하려 했기 때문에 결국 의학계에서 추방 및 제명을 당했다. 이후 송송 그룹의 오디션이 열린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참가했다고 한다.

사실 여기까지만 해도 이게 반칙 사항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했고, 애초에 재활용 밴드가 이를 파악한 것도 박부옥이 몰래 잠입해서 얻은 정보 덕분이라 증거로 제시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아예 우리도 세뇌를 건다느니 관객들이 무릎꿇고 음악을 듣게 해서 다리가 저려 세뇌에 걸리지 못하게 한다느니 하는 온갖 개드립만 나오다가(...) 결국 그냥 음악성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

그런데 문제는 무대 소품을 관리하는 직원 한 명이 로렐라이와 내통하던 한패였다는 것.[2] 그는 재활용 밴드 측 인물인 송명자랑 박부옥이 로렐라이의 정보를 캐내려는 시도를 한 것을 곧바로 연락해서 알렸고, 로렐라이는 재활용 밴드를 엿먹이려고 수를 쓴다. 그 직원을 통해 무대 설비를 조작해서, 재활용 밴드의 연주 때 임계가청주파수 음역대의 소음을 흘려보낸 것이다. 칠판을 손톱으로 긁는 듯한 거슬리고 불쾌한 소리인데, 이것이 가청주파수 대역을 살짝 벗어나 있으니 들리지는 않지만 영향만은 끼쳤다고 한다. 그래서 관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짜증이 나서 영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는 바람에 낮은 점수를 받고 패배했다. 나중에 자신들의 음악을 다시 들어보던 재활용 밴드도 '우리가 이렇게 짜증나게 연주했었나?'라고 할 정도.

하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방법이라 생각했던 로렐라이 입장에서는 불행하게도, 재활용 밴드에는 괴물같은 청각을 가진 장달봉이 있었다. 앞서 이들이 가청주파수 대역에 암시를 넣은 것도 장달봉만은 들을 수 있었고, 재활용 밴드의 연주 차례에도 무대 쪽이 아니라 관중석 쪽에서 뭔가 불쾌한 소리가 난다는 것을 귀신같이 감지해서 박부옥에게 서둘러 녹음하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재활용 밴드는 자신들의 음악 녹음을 오디션 주최측에 증거로 제출, 이로 인한 조사 끝에 마침내 이들의 행각이 발각되었다. 매수된 직원은 잡혔고, 로렐라이는 규칙 위반으로 자격을 박탈당한다. 덕분에 재활용 밴드는 무사히 8강 진출.

사실, 그냥 평소대로 승부했으면 그들의 최면 효과도 상당했던지라 어쩌면 재활용 밴드를 이길 수도 있었을지 모르지만[3] 괜히 악당답게 조지려고 손 쓰다가 자멸한 케이스. 자업자득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외모는 장달봉이 호감을 보일 만큼 셋 다 뛰어나다. 하지만 류미끼의 관찰에 따르면 셋 다 턱을 깎았을 거라고(...)


[1] 물론 현실에선 불가능하다. 집중조명이나 화려한 복장같은 건 확실히 집중시키고 분위기를 자아내는 효과가 있겠지만, 가청주파수 대의 소리로 특정 행동을 하도록 암시를 거는 건 불가능하다.[2] 전화 통화를 하며 얼굴을 붉히는 것으로 보아 미인계를 사용한 것으로 추측된다.[3] 다만 진짜 이길 수 있었을지는 알 수 없다. 아무리 최면 효과로 높은 점수를 받더라도 재활용 밴드의 실력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 실제로 심사위원 점수는 재활용 밴드의 압승이었기에, 관객 점수가 비슷했다면 재활용 밴드가 가볍게 이겼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