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게임의 물리 엔진 효과. 래그돌이라는 단어가 갖는 봉제인형이라는 뜻에서 시체 등을 인형처럼 늘어지게끔 만드는 물리 시뮬레이션 효과이다. 1997년 초반 애니메이션 시연 영상을 통해 처음 소개되었다.FPS 게임 등 수많은 게임들을 하다 보면 죽은 시체가 실 끊긴 인형마냥 널부러지면서 기존에 존재하는 모델링 오브젝트들에 자연스럽게 얹혀지며 죽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래그돌 효과이다. 이름 자체가 축 늘어진 "봉제 인형"처럼 늘어져서 죽는다는 뜻에서 유래된 것이다.
래그돌 효과가 적용되기 전의 3D 게임들을 보면 어떤 시체이던간에 같은 모습으로 죽어있거나 몇가지 한정된 모습으로 죽어있는 부자연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사망 동작을 상황에 따라 수십개 이상 제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래그돌 효과가 게임 엔진에 적용되면서 좀 더 자연스러운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게 되면서 똑같은 모습으로 죽어있는 단조로움과 비현실성에서 벗어나 좀 더 자연스러운 연출을 할 수 있게 된 것.
앞서 설명한 것처럼 물리 엔진을 적용해 현실적으로 처리하는 효과이기 때문에 이미 사전에 제작한 캐릭터 애니메이션들을 불러와 일괄적으로 처리하는 캐릭터 애니메이션보다는 좀 더 다양하고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지만, 사실 게임 엔진은 본질적으로 실시간 시뮬레이션에 특화된 툴이고 현실적인 물리 효과의 구현은 사양을 극도로 높이기에 게임 엔진 선에서 투입되는 물리 엔진(하복, PhysX 등)은 과학적 시뮬레이팅 등에 쓰이는 물리 엔진에 비해 상당히 간소화된 사양이라 완전히 현실적이지 않다. 이 때문에 래그돌의 물리효과 역시도 완전히 현실적이지 않아 기본 세팅만으로는 많이 부자연스럽다.[1]
그래서 몇몇 게임에선 래그돌 효과와 사전에 제작한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적절히 혼합해서 좀 더 자연스러운 연출을 시도하기도 한다. 사전에 제작된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사용하되 일부분, 특히 주로 관절 부위만 래그돌화시켜 높은 구현도와 자연스러움을 공존시키거나, 사망 애니메이션 같은 경우 해당 애니메이션이 다 끝난 후에 래그돌화하는게 흔한 제작 방법.
게임의 물리 엔진 자체가 상당히 간소화된 사양인데다 오류가 잦아 래그돌 효과가 적용된 오브젝트(시체의 팔이나 다리, 목 등)가 고무마냥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버그가 간혹 보인다. 특히 하복 엔진이 래그돌 오류로 악명높았는데, 대표적인 예가 AVA의 목긴스나. 폴아웃 3 및 폴아웃: 뉴 베가스에서도 가끔씩 저런 버그가 보인다. 단순히 늘어나는 것 뿐만이 아니라 이리저리 튀면서 발광하는 경우도 있는데, 글리치 버그류에서 겟단이 매우 유명한 탓에 래그돌 오류도 겟단으로 통칭되곤 한다.
2. 역사
최초의 래그돌 적용 게임은 쥬라기 공원 라이센스를 받아서 개발된 1998년작 Trespasser.2000년대부터 래그돌 피직스가 본격적으로 적용되었으며, 첫 타자는 2000년 Z-Axis에서 개발된 스포츠 게임인 Dave Mirra Freestyle BMX 시리즈의 Dave Mirra Freestyle BMX, 히트맨 시리즈의 첫 작인 히트맨: 코드네임 47.[2]
2001년작 메탈기어 솔리드 2도 당시로서는 드물었던 래그돌이 적용되었으며, 후속작인 메탈기어 솔리드 3에도 적용되었다.
스플린터 셀 시리즈는 2편인 스플린터 셀: 판도라 투모로우까지 래그돌이 전혀 적용되지 않아 굉장히 딱딱한 게임플레이를 보여줬으나, 2005년 3월에 발매된 3편인 스플린터 셀: 혼돈 이론부터 대폭 진보된 캐릭터 애니메이션과 함께 래그돌이 적용되었다.
2008년작 Grand Theft Auto IV가 그래픽 이상으로 거둔 새로운 성과는 이 래그돌의 적용으로, 본래 Grand Theft Auto: Vice City Stories까지만 해도 모든 시체는 상황에 관계없이 딱딱하게 드러눕곤 했으나 GTA 4부터 유포리아 엔진을 통해 대폭 강화된 물리엔진으로 온갖 다채로운 액션과 함께 쓰러지는 시체들을 선보였다. 이러한 고도의 물리엔진은 희대의 개적화를 낳아 되려 후속작인 Grand Theft Auto V에서 상당 부분 단순화되었을 정도.
ARMA 시리즈는 래그돌 효과가 생기고 나서 만들어진 게임임에도 2편까지 적용이 되어 있지 않다가 ARMA3 에서 최초로 적용 되었다.
2000년대 후반 이후로 개발된 3D 게임은 대부분 래그돌이 적용되어 있어 일부 인디 게임 정도를 제외하면 래그돌이 안 적용된 게임을 찾는 것이 빠를 정도라 목록은 작성하지 않는다.
인디 게임 Exanima는 정해진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최소화하고 대부분의 애니메이션을 래그돌 처리한 게임이다. 플레이어가 조작할 수 있는 것은 일부 관절 뿐이고 나머지는 래그돌 물리가 적용된 캐릭터가 관절의 움직임을 따라 알아서 움직일 뿐이기 때문에, 격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캐릭터가 스스로 휘청이거나 넘어져버리기도 한다.
[1] 관절이 꺾이거나 뒤틀리는 각도도 세팅하지 않고 그냥 사용하면 머리를 맞고 죽어서 몸은 멀쩡한 시체의 팔꿈치나 무릎이 반대로 꺾이는 기괴한 효과가 나오기 쉽다.[2] 후속작인 사일런트 어쌔신에선 물리엔진 상 헤드볼버로 적을 쏘면 뒤로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