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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03-12 23:01:47

라오빙을 먹은 딸 다섯

1. 개요2. 줄거리3. 기타

1. 개요

중국의 전래동화.

2. 줄거리

먼 옛날 중국, 라오빙[1]을 잘 만드는 아주머니가 살고 있었는데 그녀에게는 다섯 명의 딸들이 있었다. 딸들의 이름은 순서대로 비녀, 팔찌, 반지, 귀고리, 지갑으로 각자 가지고 다니는 물건들과 이름이 똑같았다. 자매의 아버지가 일찍 병으로 세상을 떠나자 아주머니는 장사꾼과 재혼을 하였다. 문제는 자매의 새아버지는 처음부터 의붓딸들을 눈엣가시로 여겨왔으며 또한 엄청난 구두쇠라 안그래도 사정이 넉넉지 않던 자매의 집은 더욱 넉넉지 않게 지내야 했으며 매일 같이 새아버지의 불평불만을 듣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자매의 새아버지가 장사를 나가면서 아내에게 라오빙을 구워달라고 부탁하였고 아주머니는 남편이 부탁한 대로 라오빙을 굽고 있었는데, 첫째 딸 비녀가 부엌에 필요한 물건을 가지러 잠깐 들어오다 어머니가 굽는 라오빙의 냄새를 맡고 하나만 달라고 조르자 아주머니는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 라는 생각에 딸에게 라오빙 하나를 주었고, 그 뒤로 둘째 딸 팔찌, 셋째 딸 반지, 넷째 딸 귀고리가 순서대로 부엌에 들어와 라오빙을 하나씩 달라고 조르자 아주머니는 딸들이 달라는 대로 줘 버리게 되었고 마지막으로 막내 딸 지갑이 언니들에게 다 들었다며 자기도 라오빙을 달라고 졸라대자 아주머니는 마지막 남은 라오빙을 막내에게 줘 버렸고 지갑은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와 함께 나누어 먹었다. 그날 저녁, 장사를 마치고 돌아온 새아버지는 딸들이 자기 몫의 라오빙을 전부 먹었다는 것을 알자 이에 괘씸해 하면서도 아이들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나쁜 계획을 세웠다.

다음 날, 새아버지는 도끼, 밧줄, 말린 양가죽을 챙긴 뒤, 아이들을 산으로 데리고 가며 같이 나무를 하러 가자고 하였다.
많은 고개를 넘어 깊은 숲속에 다다르자 새아버지는 도끼로 나무를 베면서 딸들에게 자신이 나무를 베는 동안 열매도 따고 꽃도 꺾으며 놀아도 된다고 한다.
그렇게 딸들은 동물들도 보고 열매도 따고 꽃도 꺾으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저녁이 되어 해가 저물어가자 첫째 비녀가 동생들에게 '이제 그만 아버지에게 돌아가자' 라며 동생들과 함께 나무 찍는 소리를 향해 갔지만, 그 자리에는 새아버지는 없고 막대기가 양가죽을 치는 모습만 있던 것이다.[2]

새아버지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게 된 자매는 새아버지를 원망하지만 날은 이미 저물어 버린 상태라 몸을 피할 곳을 찾다 멀리서 작은 불빛을 보고 그 불빛을 향해 갔다. 불빛에 다다른 자매는 그 곳이 작은 동굴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마침 동굴 안에 있던 노파에게 하룻밤 자고 가게 해달라고 부탁하지만 노파는 이 곳은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 살고 있는 동굴이고 괴물이 오면 잡아먹히기 때문에 괴물이 오기 전에 얼른 가라며 돌아가라고 자매들을 말린다.[3]

그렇다고 어디 오갈 곳도 없는 상황이라 자매들은 잠시 방법을 궁리한 뒤, 다시 노파에게 가서 괴물이 오기 전에 자신들을 항아리에 숨겨 주고, 또한 괴물을 꼭 가마솥에 자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바로 그 때, 괴물이 오는 소리가 들리자 자매들은 노파의 도움으로 서둘러 항아리 안에 숨는다. 괴물은 집안에 웬 맛있는 냄새가 난다며 집을 살펴보다 자매가 숨어있는 항아리 쪽으로 다다가는 순간, 자매들의 강아지가[4] 괴물이 자신의 주인들이 있는 항아리에 다가가지 못하게 발 뒤꿈치를 문다. 이에 괴물은 노파에게 웬 강아지냐고 물었고 노파는 오늘 동굴에 어쩌다가 들어오게 된 낯선 강아지인데, 나가라고 해도 나가질 않았다고 핑계를 댔고 노파의 말을 곧이 곧대로 믿은 괴물은 냄새의 정체를 강아지로 착각하고 강아지는 다음날에 잡아먹겠다며 그냥 냅둔다. 괴물이 잠자리에 들 때, 노파는 자매들이 부탁한 대로 괴물을 가마솥 안에 자게 하였고 괴물이 깊은 잠에 빠지자, 노파는 자매들을 항아리에서 나오게 해 가마솥 위에 커다란 돌을 올리고 불을 떼어 결국 괴물을 불에 태워 죽인다.

이후 자매는 가족이 없는 노파와 함께 살며 농사도 짓고 가축도 키우면서 함께 행복하게 살아간다. 그렇게 3년이 지나고, 자매들은 어머니가 너무 그리워 자신들의 이름과 똑같은 자신들의 장신구[5]와 잘익은 곡식 한 줌은 막내의 지갑에 넣고 이를 강아지의 몸에 잘 묶어 부모님에게 전해달라고 강아지에게 부탁한다.

한편, 자매의 어머니와 새아버지는 몇 년간의 심한 가뭄으로 인해 장사도 잘 되지 않고 힘들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다 자매의 강아지가 집에 온 것을 보고 강아지가 가지고 있던 딸들의 장신구와 곡식 한 줌을 보게 되고 딸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아채어 딸들이 있는 곳으로 가기 위해 강아지를 따라 간다. 새아버지도 의붓딸들에 대한 죄책감에 마음이 불편하긴 하지만 아내와 함께 강아지를 따라 간다.

그렇게 수많은 고개를 넘어 자매의 어머니와 새아버지는 딸들과 다시 만나게 되고 새아버지도 진심으로 잘못을 사과해 의붓딸들과 화해하게 되었다. 이후 자매의 가족들은 재회의 기념으로 맛있는 음식들로 큰 잔치를 열었고, 그 뒤로도 자매의 어머니는 딸들, 남편, 그리고 딸들을 구해준 노파에게 정성껏 라오빙을 구워주며 함께 행복하게 살게 된다.

3. 기타

줄거리 전개상 부모의 재혼으로 들인 계모와 계부가 의붓자식들을 눈엣가시로 여기고 아이들을 야생에 유기한 것, 아이들이 야생을 헤매다 몸을 피할 곳을 찾았는데 알고보니 그 곳이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과 악당들의 거처였다는 것, 그래도 아이들이 재치를 발휘해 결국 괴물을 물리치는 것, 엔딩에서는 부모와 재회하여 해피 엔딩을 맞이한 점에서 여러모로 독일의 옛이야기인 헨젤과 그레텔, 소말리아의 옛이야기인 오그레스와 뱀[6]과 비슷한 점이 많다. 다만 헬젤과 그레텔과 이 이야기의 차이점이라면 이 이야기에서는 큰 비중이 없는 자매의 강아지가 의외로 조커 카드 같은 역으로 나오고,[7] 괴물의 몸종으로 붙잡힌 노파가 자매들을 도와주는 조력자로 등장하며 엔딩에선 새아버지가 잘못을 뉘우치고 화해하였지만, 헨젤과 그레텔에서는 별도의 조력자는 없으며 엔딩에선 계모는 이미 죽었기에 영원히 화해도 못 한 것이 다르다.[8]


[1] 중국 북부의 음식 중 하나로, 팬케이크처럼 밀가루를 펼쳐서 구워먹는 납작한 형태의 빵이다. 이를 변형한 음식으로는 고기와 여러 채소와 함께 볶아서 먹는 '차오빙'이 있다.[2] 즉, 자매의 새아버지는 나무 찍는 시늉을 해서 딸들을 다른 곳에 가게 한 다음, 막대기와 양가죽을 나무에 매달아 나무 찍는 소리로 착각하게 만든 것이다.[3] 노파는 너무 늙고 말라서 괴물이 노파를 잡아먹지 않고 대신 몸종으로 부려먹고 있던 것이다.[4] 즉, 새아버지가 자매들을 데리고 산으로 갔을 때부터 내내 함께 있던 것이다.[5] 비녀(첫째), 팔찌(둘째), 반지(셋째), 귀고리(넷째).[6] 여기에서는 계모가 가축들에게 유목을 하러 간다는 핑계를 대고 의붓딸들을 데리고 가서 아무도 없는 사바나 벌판에 버리는 것으로 나온다.[7] 괴물이 자매들이 숨은 항아리를 열려고 하자 주인들이 들키지 않게 해주고, 후반부에 주인들의 물건을 원래의 집으로 전달하는 것으로 자매가 부모와 재회하게 해준다.[8] 사실 옛 이야기에선 의붓부모는 거의 99% 악역으로 나오며 이들을 끝까지 악역이면서 갱생도 없이 최후를 맞이한다. 오히려 이 이야기의 자매들의 새아버지가 결말엔 잘못을 반성하고 다같이 해피엔딩을 맞이한 점에선 굉장히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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