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이 사람으로 환생한다면, 서현일 것이다. 계산이 정확하고 원리원칙을 중시하는 성격. 한마디로 엄마 재금과 정반대다. 그야말로 교과서로만 정석대로 공부해 대학에 가고, 사회부 기자가 되었다. 그저 조용히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게 꿈이다. 곧 있을 영진과의 결혼식 역시 ‘남들처럼 평범하게’ 하고 싶다.
그런 서현의 마음을 비웃기라도 하듯, 재금은 그 나이에 체면도 없이 아들 뻘 가수를 쫓아다니며 암표상 잡으려다 오히려 가해자로 몰려 경찰한테 붙잡히기까지 한다. 바로 서현이 출입하는 곳이자 예비 시아버지가 일하는 경찰서에서. 이쯤 되면 엄마가 안티다. 정말 돌겠다. 자신을 키울 때보다 더 열심히 이경을 서포트하는 엄마. 서현은 기가 막힐 뿐이다.
서현은 무사히 결혼식이 끝나기만을 바란다. 호들갑을 떠는 재금에게 서현은 단호히 말한다. 내 결혼식은 내가 알아서 할게. 제발 아무것도 하지 말아줘.
경찰 총경. 경찰대학 출신으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왔다. 정직함과 청렴함을 중시하며, 누구라도 예의와 정도에 어긋나는 꼴을 보지 못한다. 홀로 며느리를 키워낸 사돈댁 재금을 진심으로 높게 평가한다. 가진 것은 많지 않아도, 남의 뒤통수 쳐가며 사는 인간들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