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웃으며 살라고 지어준 이름 “소소”. 그러나 삶은 구차하기만 하다. 대학 2학년, 사귀던 선배오빠가 함께 프랑스로 유학을 가자고 했다. 생각만해도 가슴 떨리는 판타지였다. 엄마 아빠의 반대를 무릅쓰고 프랑스로 도망쳤을 때 소소는 사랑도 꿈도 멋지게 해내어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행복한 꿈도 잠시, 교수로 발령받은 그는 소소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소소는 한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공부를 마치고 학위라도 받아야 돌아갈 면목이 선다. 그렇게 아르바이트 삼아 가이드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아르바이트가 직업이 돼버렸다.
모든 게 늦었다. 삼수를 해서 대학에 갔고, 군대도 늦게 다녀왔고 취직도 승진도 늦었다. 남들보다 연애도 늦게 시작했다. 제약회사에 입사했고, 대학 때부터 짝사랑하던 오예비 대리와 사귀기 시작했다. 꿈같은 연애생활을 했고, 휴가를 맞춰 그녀가 원하는 프랑스 여행 패키지 상품을 구매했다. 출발 전 크게 싸워 분위기가 좋진 않았지만, 마루는 공항에 나왔다. 분명 그녀도 나올 것이리라. 하지만 그녀는 끝내 공항에 나오지 않았다. 되려 그녀는 휴가를 반납하고 회사에 출근해 마루의 입지를 더 위태롭게 만들었다. 마루는 미친 척 혼자 패키지 여행에 합류한다. 그래, 지금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나만의 여행을 즐기는 거야!
사귄 지 7년이 넘 는 여자친구 한소란과 묵은지 같은 연애를 하고 있다. 20대 초반 뜨거울 때 만나 30대 초반 미지근해지기까지 온갖 일을 다 겪고 이제는 정만 남은 사이다. 그런데 한달 후면 둘이만난 지 7년째 되는 날이 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100일 이벤트는 했고, 300일도 했고, 1000일도… 했나? 온갖 ‘00데이’를 다 챙기고 살았는데 이젠 서로 생일도 소홀하게 지낸 지 오래다. 경재는 소란 몰래 프랑스 패키지 여행을 예약한다. 간만에서 프라이즈 이벤트다! 미지근했던 둘의 사이를 뜨거운 밤을 보내며 다시 불태울 것이다.
수차례 이직 끝에 결국 창업을 한 벤처사업가. 곧 큰 투자를 받기로 이야기가 되었으며 들뜬 마음으로 곧 7주년이 되는 여자친구 소란과 여행도 가고 프로포즈도 할 마음으로 패키지투어를 왔지만, 계속 분위기를 잡아보려해도 잘 되지가 않는다. 투자유치때문에 투어에 집중하지 못하고 전화만 붙들고 있다가 4회 말미에서 한소란에게 이별을 통보받는다. 5회(사랑이 가장 쉽다)에서 경재가 처한 상황과 심경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지겨워... 어느덧 서른 둘. 패션디자이너를 꿈꿨 으나 산업디자인 학과를 들어갔고 지금은 웹콘텐츠 디자인을 하고 있다.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삶은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엇나가 돌이켜보니 원래 꿈에서 엄청나게 멀 어져있다. 직장 생활은 그럭저럭 재미있고 월급도 노동 강도에는 못 미치지만 나이 또래 평균은 되는 것 같다. 그게 문제다. 지나치게 평범한 것. 너무 평균적인 것. 언제부터인가 남자친구와 결혼 이야기를 하지 않게 되었다. 화려하게 살고 싶은 욕심은 없지만 허름하게 시작하고 싶지 않은 자존심, 그 둘 사이에서 답을 찾지 못했다. 요즘 들어 자주 혼잣말을 한다. 지겨워...
디자인 회사에 근무 중이며 남자친구가 있는 상황에서 회사 상사에게 고백을 받고 혼란스러운 듯. 4회에서 김경재에게 이별을 통보한다. 6회(프랑스 영화처럼)에서 소란이 처한 상황과 심경이 구체적으로 나온다. 여행 내내 변비로 고생 중(...) "유 씽크으(you think), 디스 오아 디스(this or this)?"라고 하면서 쇼핑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다. 다소 입이 가벼운 성격에다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사는 성격인 듯.
연성에게 사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단 한 사람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잠시라면 날개가 돋아 날아갈 것 같은, 천사 같은 단 한 사람 말이다. 그녀를 위해 이 여행을 준비했다. 반바지만 좀 짧게 입지 않았으면, 화장만 좀 진하게 하지 않았으면, 대화만 좀 하면 좋겠는데. 맘처럼 쉽지가 않다.
국제 포워딩 업체의 직원으로, 동행한 나현과는 어떤 관계인지 밝혀지지 않은 상태이나 다른 일행들은 불륜(...)으로 짐작하는 중. 나현의 애교에 속수무책으로, 애교한방에 용돈은 물론 신용카드까지 준다. 영업으로 단련된 두꺼운 얼굴과 번지르르한 멘트가 특징. 고흐의 묘가 있는 공동묘지에서 쓸쓸한 표정으로 의미심장한 독백[1]을 한다. 9화에서 밝혀진 바로는 나현과는 말 그대로 부녀지간. 아내는 딸이 어릴 적 교통사고로 죽었고 재혼도 안한 채 홀로 딸을 키워왔던 것이다.
그냥 가만히 내버려뒀으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여행을 하자고 했는 지 모르겠다. 프랑스 패키지 여행이라니. 도대체가 같이 온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상하고 희한하다. 그런데 신기하다, 보면 볼수록 이 사람들 신기하다.개
정연성과 동행으로 등장하는 인물. 처음에는 불륜 관계 같은 분위기를 풍겼으나 알고 보니 딸이었다. 소란과 복자가 나현에게 연성과의 불륜을 의심하며 어떤 관계냐 물어보지만 '용돈주는 사람'이라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한다[2]. 연성에게 내연녀가 있는 것을 알고 있는 듯. 종종 일행들을 도촬하는데, 최종화에서 일행마다 여행 기념 동영상을 만들어주기 위함이었음이 밝혀졌다.
등산복 입은 무슈 쌈닭. 자기 기준에서 벗어나는 모든 것들은 잘못된 것이고 잘못을 보면 반드시 지적을 하고 상대방이 수긍할 때까지 싸운다. 젊었을 때는 그것이 정의로워 보였겠지만 나이 드니 모두들 고집 불통에 울화만 남은 사람이라고 한다. 부인 복자도 그 앞에선 언제나 주눅 들어 살아왔다. 그런 아내에게 한번도 살갑게 대해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떠난 이번 여행. <사브리나>의 오드리 헵번처럼 예쁘게 살고 싶다 해서 프랑스로 왔다. 그런데 요즘 젊은 것들이랑 여행을 다니자 니 눈에 거슬리는 게 한둘이 아니다.
토종닭, 오리 전문 음식점인 가평가든의 사장이지만 직함만 사장일 뿐 실상 운영은 아내인 양복자가 다 하고 있다. 일행 중 최고의 트러블 메이커.[3] 유명관광지에서 '(한국의) OOO와 다를 바 없네~' 하면서 어깃장을 놓거나, 식당에서 컵라면 물을 부어달라고 떼를 쓰는 등, 어글리코리안 및 말안통하는 꼰대류의 전형적인 캐릭터. 복자의 병에 대해 알고 있는 것 같지만, 어쩔 줄 몰라 버럭거리기만 한다. 그러다가 밥을 잘 못먹는 아내에게 호텔방의 전기주전자로 묵은지찌개를 끓여주다가 엄청난 배상금을 물어줄 위기에 처하는데...
“그만 좀 해요 여보…” 복자 씨가 평생 가장 많이 한 말일 것이다. 젊을 때는 그게 남성미라고 생각했지만 평생 그 모습을 보니 너무 지친다. 그러던 중 평소 살가움이라곤 찾아볼 수 없던 남편 갑수가 여행을 가자고 한다. 내가 좋아했던 오드리 헵번 영화는 <사브리나>가 아니고 <티파니에서 아침을>이였는데. 아내의 속마음이라곤 1도 모르는 남편과 단둘이 8박 10일 여행을 다녀야 한다니!
오갑수의 아내. 가평 가든의 부사장이나 사실상 혼자 음식점을 꾸려왔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버럭버럭하는 갑수를 진정시키고[4] 주위에 사과하기 바쁘다. 3회에서 밝혀진 바에 따르면 말기 암 환자이며, 전이가 많이 되어 치료도 힘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에는 마지막 여행 차 온 듯. 영정사진으로 쓸 생각인지, 갑수 및 다른 일행들이 사진을 찍어줄 때 상반신만 잘 나오게 찍어달라고 계속 주문한다.(몽마르트 언덕에서 초상화 그릴 때에도 역시...) 일출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준 소란과는 말을 놓을 정도로 가까워진다.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을 때에는 의문의 추격자라고만 되어 있었으나[5], 4회에서 소소의 남동생인 것과 교도소에 가게 된 사정[6]이 그려진다. 5회에서 소소가 이름을 부르며 풀 네임이 공개된다. 사족으로 상당한 영알못/불알못인 듯하다.[7] 내년 봄에 결혼할 예정으로, 그 전에 누나를 데리고가기 위해 파리에 왔지만, 과연 데려갈 수 있을지... 결국 소소를 데려오지 못한 채로 귀국하고 약혼녀랑 재회한다.
윤소소의 전 남자친구로, 윤소소와 함께 프랑스 유학을 가지만 교수 임용이 되자마자 윤소소를 버리고 혼자 귀국한다. 운전수 있는 고급차량의 회장님 자리에 앉은 것으로 볼 때, 부잣집 도련님인 듯. 귀국 후 연주회를 하는 도중, 무대에 난입한 수수에게 맞는다. 수수한테 면회 와도 반성하는 태도는 전혀 보이지도 않는다. 오히려 적반하장으로 소소의 위치를 알고 싶으면 자기에 관한 거 소문내지 말라고 협박한다.
산마루의 여자친구이자 대기업 명함에 집착하는 속물같은 인간이다. 산마루와 같은 직장[8]의 회사원으로, 직급은 대리. 내부고발 건으로 인해 남자친구와 사이가 틀어진 상태다. 사실 산마루 내부고발 꼬발라서 천하의 개쌍놈 확정~~ 산마루가 다니는 회사에서 정리해고 되도록 만든 원흉. 산마루가 커플 사진에 회사 기밀 자료를 암호화시켜 두었는데, "너가 무엇을 지웠는지 기억해야 할 것"이라는 말에도 오예비는 회사 생각을 우선시하여 사진을 지워버린다. 이것이 꽤 충격이었는지 11화에서 산마루가 윤소소에게 루브르 박물관 앞에서 찍은 "(커플)사진 지우지 마요"라고 말한다. 결국, 마지막회를 기점으로 사실상 둘의 사이는 파경을 맞게 되면서 헤어지게 되었다.
직급은 과장. 온갖 술수를 부려서 산마루를 모함할 음모를 꾸민다. 산마루의 휴가 기록을 지가 말살한 주제에 근무 태만, 무단결근, 규정 위반이랜다. 3화의 회상씬에서 복자와 갑수의 식당에서 회식을 했는데, 과장이 법인카드로 카드깡을 시도하려고 했지만 갑수가 불같이 화를 내기도 했다.
? (배우: 이영자): 1화에만 특별 출연. 십 수명의 계원들 여권을 미리 거둬서는 자기집 냉장고에 넣어두고, 그 여권들 대신에 마스크팩을 잔뜩 챙겨 공항에 왔다. 당연히 출국 불가. 이 분이 있었다면 훨씬 정신없는 패키지 여행이 될 뻔 했다.
[1] "이런 데 묻어줄 걸 그랬네. 예쁘게"[2]비밀의 숲에서 맡았던 역할이 연상될 수 밖에 없는 상황.[3] 특히 한소란과 자주 부딪힌다.[4] "고만해요~" "고만 좀 해요~"가 입에 붙어있다.[5] 1회에서 감옥에서 출소하는 걸로 첫등장을 하며, 파리에 있는 소소 숙소로 들이닥쳐서 소소의 룸메이트에게 어디있냐고 협박했다.[6] 소소를 배신한 소소의 전 남자친구를 폭행했다.[7] mont blanc을 '몬트 블랑크'라고 읽는 수준이다.[8] 세계제약. 사훈은 河己失音 官頭登可(하기실음 관두등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