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1989년 2월 6일 방송된 MBC인간시대의 에피소드이다.국제화 시대를 맞아 한국인의 세계관에 대한 변화를 강조하는 시점에서 한 미국인 대학생의 시선으로 한국 사회를 조명함으로써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 프로그램은 외국인의 눈으로 한국의 서구화,도시화 의 취약점, 학생 시위 같은 정치 현실, 그리고 반미 감정과 무역 마찰, 통일 문제등을 외국인의 시각에서 보여 주었다. 그들의 대화를 통해 한국인들의 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그들의 한국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는 걸 보여줬다. 그리고 반미를 주장하면서 람보 영화에 열광하고 고아 해외 입양에 반대를 하면서도 정작 자기들은 꺼려 하는 모습을 비판했다.
2. 방송 내용
갈색 머리와 푸른눈의 미국 대학생 대니가 한국으로 배낭 여행을 오는 걸로 시작된다. 갈색 가죽 자켓과 청바지 그리고 등산화를 신고 큰 배낭을 메고 한국을 찾은 것이다. 한국에 도착해서 백팩커 가이드에 나온 이태원의 대왕 여인숙을 찾아가면서 한국인들에게 Inn DaeWang의 위치를 묻자 어설프게 알아들은 한국인이 이태원으로 착각해서 이태원 방향으로 보내려 하자 아니라며 계속 대왕 여인숙이 어딨는지를 물어보며 고생을 한다. 고생 끝에 물어 물어 도착한 대왕 여인숙, 거기서 한국의 온돌을 처음 경험하며 이불 밖은 위험해의 경지에 도달하게 된다. 온돌에 몸을 지지며 다음 여행지를 계획한다. 씻으려 옷을 벗으니 티셔츠로 생각 했던 빨간 상의가 실은 위아래로 합쳐져서 엉덩이를 열어 입는 내복[1]이였고 그 내복의 엉덩이 단추가 풀려져서 속옷이 드러나는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강화도를 놀러가 미국과의 첫 전투가 있었던 초지진을 방문하고 식사를 하려는데 동행한 여자 백팩커가 멀쩡한 건물 식당을 가리키면서 '저런 곳은 비싸니 옆에 있는 허름한 곳으로 가자.'(배낭여행객이라 최소한의 여행 경비를 쓰면서 다녀야 하기 때문에 당연한 행동이다.)라고 말해 옆에 있던 천막 식당으로 들어간다. 식당에 들어가자 무뚝뚝한 아저씨가 난로 위에 놓인 주전자에서 뜨거운 보리차를 도자기 다방 엽차 컵에 따라서 식탁에 놓았다. 둘은 비빔밥을 주문한다. 이어 밑반찬이 나오는데 여자 백팩커가 한국에서는 빨간 음식을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주자 대니는 어설픈 젓가락 질로 집어 먹은 무생채의 매운맛에 헛기침을 하며 물을 마신다. 주문한 비빔밥이 나오자 여자는 젓가락을 들어 혼돈이 되도록 비벼야 한다라고 하고 밥을 야무지게 비빈다. 이태원으로 돌아와 식사를 하는데 백패커 가이드에서 추천한 엉클죠네 햄버거(Uncle Joe's hamburger)[2]에서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먹으며 일행과 강화도에서의 여행을 이야기 나눈다. 그리고 다음날엔 템플 스테이를 체험하러 절로 들어간다. 메주를 널어놓은 방에서 각종 냄새와 싸우며 발우공양을 하는데 김을 보고 왜 바다에서 나는 풀을 먹을까하고 궁금해 하고 떡을 먹으면서 그 풍선껌을 씹어 먹는 식감에 혼란해 한다. 저녁에 절에 들어와 공부를 하는 한국인들과 이야기를 하려는데 말이 안 통하자 계속 주지 스님이 이 사람 저사람 영어가 되는 사람을 불러 온다. 그러다 걸린 한 사람과 한국인의 대학생 시위와 반미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하고 그 손님은 미국은 우리의 우방이고 우리를 도와준 나라인데 왜 그러냐라고 이야기를 한다. 이후 다시 서울로 돌아와 남대문 시장을 거닐며 구매한 말린 바나나칩을 다른 외국 백팩커들과 나눠 먹으며 일정을 공유 하고 한국에서 입양한 동생을 위한 한복도 구매한다. 그렇게 며칠간 한국을 여행을 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3. 영향
당시 한국은 여행 자유화가 실시 된지 얼마 되지 않을 때라 해외 여행 열기가 슬슬 피어 오를 때 였다. 거기다 한국에선 생소한 배낭여행 이라는 당시 분위기로는 신선한 충격[3]을 처음으로 소개 시켜준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 이후 몇 달 뒤 영화감독 이규형이 자신의 배낭 여행기를 바탕으로 쓴 소설 굿모닝 대통령이 잔잔한 히트를 쳤고 그 이후 , 폭망하긴 했지만...영화로도 만들어 진다.
4. 비판
템플스테이를 체험 하면서 거기서 묵으며 고시공부를 하던 한국 젊은이들과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미국인으로서 왜 반미 감정을 가지는지 모르겠다 란 말을 한다. 그러자 한국학생[4]은 미국은 한국전쟁때 우리를 도와 줬고 많은 원조를 해 준 국가라 반미감정이 없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한국에 대해 전혀 지식도 없는 미국 대학생이 갑자기 대학생들의 시위문화와 반미 감정을 이야기하고 한국 학생은 우리는 우방이라 그런게 없다라고 말한다는 것에서 당시 정부의 기조와 대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를 규탄하는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냥 미국 대학생이 한국을 이런식으로 보고 있어. 부끄러운 줄 알아. 국제화 시대에 발 맞춰 데모도 안좋으니 하지 말고 라고 말하는 듯한 분위기의 방송이었다. 또 절에서 말이 안통하자 계속 영어가 되는 사람들을 찾아 바꿔서 데리고 오는데 갑자기 절간에 사람들이 모여 있고 갑분 토론 분위기로 흘러가 버리고 절에 공부하러 들어와 지내는 사람들이 정장을 입고 있는 등..뭔가 심하게 연출한 모습이 티가 날 정도의 내용이었다.또한 반미감정이 있으면서 람보 영화에 열광한다는 멘트에서 극단적인 이분법의 시각으로 대한민국을 바라 본 것 또한 문제점이었다. 지금이야 다양성이 곧 민주주의라 인식하지만 당시 분위기는 오히려 공산주의 1당 독재 체제 같은, 무조건 정부의 뜻에 따르도록 하는 사고 방식이 강요 되었기에 이런 일방적인 비판이 가능했다.
[1] Union suit with flap[2] 김치와 불고기를 사용해 김치 버거를 만든 이태원의 햄버거 집이었다. 원래 김치버거를 처음 생각해낸 사람은 미국인 제이.R.터너씨로 그가 지난 88년 이태원에 패스트푸드점을 내면서‘엉클조’라는 브랜드가 생겨났다.[3] 당연한게 당시 분위기는 누군가 해외에 나가면 사돈에 팔촌까지 와서 헹가래를 치고 응원을 할 정도로 엄청난 출세였다. 또 비행기를 탄다는 거 자체를 고귀한 행동이라 생각해 정장 차림에 몸단장을 하고 왔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갓 풀린 해외여행 자유화로 여행은 비싼 호텔에서 고급스럽게 지내며 관광지를 돌아다니는 거란 인식이였는데 배낭에 짐을 짊어지고 경비를 아껴가며 여행을 한다는, 한국으로 치면 무전 여행 같은 개념이라 충격을 받을만 했다.[4] 당시 분위기상 부장급 얼굴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