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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5-09-29 16:35:19

농단

고사성어
언덕 [1] 끊을

1. 개요2. 유래3. 대중매체에서4. 여담

1. 개요

'깎아지른 듯한 언덕'이라는 뜻으로, 높은 자리에서 얻은 정보나 힘으로 사사로이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함을 이르는 고사성어이다.

2. 유래

孟子致為臣而歸。王就見孟子,曰:「前日願見而不可得,得侍,同朝甚喜。今又棄寡人而歸,不識可以繼此而得見乎?」對曰:「不敢請耳,固所願也。」他日,王謂時子曰:「我欲中國而授孟子室,養弟子以萬鍾,使諸大夫國人皆有所矜式。子盍為我言之?」時子因陳子而以告孟子,陳子以時子之言告孟子。孟子曰:「然。夫時子惡知其不可也?如使予欲富,辭十萬而受萬,是為欲富乎?季孫曰:『異哉子叔疑!使己為政,不用,則亦已矣,又使其子弟為卿。人亦孰不欲富貴?而獨於富貴之中,有私龍斷焉。』古之為市也,以其所有易其所無者,有司者治之耳。有賤丈夫焉,必求龍斷而登之,以左右望而罔市利。人皆以為賤,故從而征之。征商,自此賤丈夫始矣。

맹자가 신하되기를 그만두고서는 돌아갔다. 왕이 바로 맹자를 뵙고는 말했다. "지난날 뵙기를 원하였으나 할 수 없었다가, 모실 수 있어서 조정에서 함께 하니 매우 기뻤습니다. 이제 다시 과인을 버리고서 돌아가신다니, 이를 이어서 뵐 수 있을지 알지는 못하겠습니까?" (맹자가) 대답하길 "감히 청하지 못했을 뿐, 진실로 원하는 바입니다."라고 하였다.

다른 날, 왕이 시자에게 말하길 "나는 나라 안에 맹자의 집을 주고 많은 녹봉으로 제자들을 길러서, 여러 대부들과 나라 사람들에게 모두 공경하고 본받는 바가 있게끔 하고자 하는데, 자네는 어찌 나를 위해 그걸 말하지 않는가?"라고 하니, 시자는 진자에게 맹자에게 알릴 것을 부탁하였고, 진자는 시자의 말을 맹자에게 알렸다.

맹자가 말했다. "그렇다. 무릇 시자가 어찌 안 된다는 걸 알겠는가? 내가 부유하고자 했으면, 열 배의 녹봉을 사양했거늘 이게 부유하고자 한 것인가? 계손씨가 말하길 '이상하도다! 자숙의여. 자신이 정치를 하겠다고 했으나 (임금에게) 쓰이지 않으면 그만두어야 하는데, 또 그 자식들을 고위 관료가 되게끔 하니, 사람이 역시 누군들 부유하고 귀하게 되려고 하지 않겠는가만, 유독 부유하고 귀한 가운데서만 사사로운 농단이 있었다.'고 하였다. 옛날의 시장이라 함은, 있는 것으로써 없는 것을 바꾸었던 것[2]이니, 관리하는 자가 있어 그걸 다스릴 뿐이었다. (그런데) 비열한 사내가 있어 반드시 농단(깎아지른 듯한 언덕)을 찾아 올라가서는 좌우로 망을 보며 시장의 이익을 싹쓸이하였으니, 사람들이 모두 천하게 여겼으므로 쫓아가 세금을 거두었다. 상인에게 세금을 거두는 것은 이 비열한 사내로부터 시작하였던 것이다."
맹자 孟子》 공손추하 公孫丑下
이 말은 『맹자』의 공손추장구에 나온다. 맹자가 제나라의 선왕을 돕기로 했다가 아무리 진언을 해도 왕이 들을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에 낙담해 제나라를 떠나려고 했다. 이를 들은 선왕은 도성에 집을 주고 엄청난 돈도 매달 주며 맹자를 따르는 무리도 만들고 왕의 권위를 업고 다른 권문세족들이 우러러 보는 부귀영화까지 주겠다는데, 맹자는 왜 자신을 떠나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신하들에게 토로했다. 이를 전해들은 맹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부유하고자 했으면 그 돈을 받았을 것이다. 계손씨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정치를 하려고 했으나 임금에게 쓰이지 않는다면 그만두어야 하는데, 또 자신의 자식들을 고위 관료가 되게끔 하는구나. 누구라도 부유하고 귀하게 되려고 하지 않겠는가만, 보통 사람들은 그걸 정직하게 이루려고 하는데 유독 부유하고 귀하게 된 사람들 중에서 사사로운 농단이 있구나.' " 즉, 맹자 자신의 말이 임금에게 쓰이지 않으므로 떠날 결심을 한 것일 뿐이며, 또한 자신은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부유하고 귀하게 될 마음은 없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바로 이어서 맹자는 농단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옛날의 시장은 단지 물물교환을 하기 위한 장소였다. 그런데 어떤 비열한 장사꾼이 시장터 근처에 있는 깎아지른 듯한 언덕(농단)에 올라가서는 이익이 될만한 물건이 오면 누구보다 먼저 빨리 접촉하여 그 물건을 다 사서 모은 뒤 나중에 독점적으로 비싸게 파는 수법으로 순식간에 폭리를 취했다.[3] 결국 필요한 물건을 교환하지 못하게 된 사람들은 그 장사꾼을 비난하였고, 이 때문에 단지 물물교환만 관리했던 정부가 장사꾼에게 세금을 매기기 시작했던 것이다."

이 고사에서 유래하여 '농단'은 높은 자리에서 얻은 정보나 힘으로 사사로이 이익이나 권리를 독차지함을 가리키는 고사성어로 쓰인다.

3. 대중매체에서

4. 여담


[1] 원문에서는 '용단(龍斷)'이라고 적혀 있는데 당시에는 용자(龍)를 '언덕'이라는 뜻으로 쓰고 '롱'이라고 읽는 용법도 있었다. 이후 '언덕'의 뜻으로 龍에서 壟이 전주되어 떨어져 나가고 '농단(壟斷)'이라고 쓰게 된 것이다.[2] 물물교환을 했다는 말이다.[3] 요즘으로 치자면 소위 되팔이로, 인터넷에 관련된 중고물품을 많이 산 이후 이를 두 세배의 가격으로 폭리를 취하며 되파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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