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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0-09 22:13:00

김수임

파일:external/www.polinews.co.kr/focus_84747_1.jpg
金壽任
1911년 ~ 1950년 (향년 39세)

1. 개요2. 생애3. 대중 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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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일명 조선의 마타하리로 유명했다.

2. 생애

1911년에 태어났으며 이화여자전문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인텔리 신여성으로 영어 회화에 능숙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미군정 시절 군정청에서 일했으며 미 육군 장교였던 베어드 대령과 결혼을 전제로 동거했다. 이는 그녀가 당시 김활란모윤숙이 세운 단체인 낙랑 클럽에 소속되어 있었기 때문인데 미인계를 위한 호스티스 클럽이었던 낙랑 클럽은 영어 능통이라는 조건과 지도부의 영향으로 이화여전 소속이 많았다.

베어드 대령과 동거하고 있었지만 그녀의 연인으로는 리강국이 널리 알려져 있다. 그녀는 리강국의 체포령이 내려지자 그를 자신의 집에 숨긴 뒤 베어드 대령의 차에 태워서 월북을 도왔는데 훗날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었으며 6.25 전쟁 발발 직전에 사형 당했다.

하지만 그녀가 스파이 활동을 했다는 증거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는 게 문제이다. 그녀에 대한 수사 및 재판 기록은 원래대로라면 영구 보존 대상이라 남아 있어야 하지만 6.25 전쟁의 여파인지, 아니면 조작 사건임이 드러날까봐 누군가가 파기한 건지는 몰라도 현재 전혀 남아 있지 않다. 그나마 그녀와 관련된 기록은 미국 쪽에 남아 있는데 그녀의 체포 후 미국이 베어드 대령을 조사해 기밀이 유출되었는지 파악했으나 그럴 가능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오히려 미국 문서에는 김수임에 대한 고문 증거는 없지만 여러 정황으로 고문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특별수사본부 김수임의 일생"을 집필한 오재호 작가가 당시 김수임을 조사한 육군 방첩대 수사관들을 취재한 바에 따르면 김수임에게 끔찍한 고문이 가해졌는데 스토브에 쇠꼬챙이를 넣고 달군 뒤 그걸로 국부를 찔렀다고 한다. 이런 참혹한 고문에 김수임이 수사본부에서 서대문 형무소로 이감되었을 때는 자기 발로 걷지 못하고 한밤중에 리어카에 실려서 옮겨졌다고 한다. 의사의 치료를 받긴 했다지만 그 치료의 수준이라는 게 상처에 빨간약을 발라 주는 수준에 불과했다고 한다.

그녀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견되었는데, 민간인인 그녀가 군법재판을 받은 것과 재판 기간이 불과 3일 뿐이었단 것도 의혹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형 선고에 법적인 근거가 있었는지조차도 의문이며, 당시 수사관들은 그녀가 리강국의 권총을 맡아두고 있었다며 간첩의 증거로 군법재판에 제출했지만 이 권총은 오히려 군법재판에서 증거 채택이 보류되었다. 당시 그녀를 변호하던 변호인 측이 이 권총은 리강국의 것이 아니라 베어드의 것이라고 이의를 제기한 게 받아들여져서였다고 한다. 물론 자백이라는 가장 큰 증거가 있었기 때문에 이게 결과에 영향을 미치진 못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리강국은 베어드에게 간첩 자료를 넘겨 미국의 간첩이었단 혐의로 나중에 북한에서 처형되었는데 실제로 베어드를 조사한 미국측 기록에 따르면 오히려 베어드가 리강국을 통해 북한 정보를 입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며 다른 기밀 문서에는 리강국이 CIC, 미군방첩대의 협력자였다고 나와 있다. 이로 미루어 본다면 리강국을 베어드 차에 태워 탈출시켜 북한으로 보낸 것은 김수임의 단독 행동이 아니라 최소 베어드의 묵인하에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1]

한동안 그녀에게는 별명처럼 스파이이자 요부 혐의가 덧씌워졌지만 2001년 리강국이 실제로 미국 정보원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녀도 스파이가 아니었음이 알려졌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는 그녀의 아들인 김원일[2]은 어머니의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3. 대중 매체

그녀에 대해 다룬 책은 당시 낙랑 클럽과 김수임 모두와 친분이 있었던 작가 전숙희의 '사랑이 그녀를 쏘았다'이다.

지 아이 조 13번째 에피소드는 코리아 마타하리라는 팬보이라는 북한 여간첩과 싸우는 내용이다. #

1974년에 그녀의 이야기는 《특별수사본부 김수임의 일생》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극화되었다. 영화배우 윤소라가 김수임 역을 맡았다.

1981년 MBC에서 방영된 드라마 제1공화국에서도 그녀의 이야기가 12화(제목: 여간첩 김수임[3])에서 다뤄졌다. 김수임 역은 당시 20대였던 정애리가 맡았다. 1985년 KBS1 대하드라마 <새벽>에선 배우 윤미라가 맡았다.

2006년 KBS1 대하드라마 《서울 1945》에서 나온 김해경(한은정 분)의 모티브가 바로 이 사람이다. 1화에 나오는데 베어드 대령이 아닌 작중 설정인물인 이동우와 신혼여행 중 리강국의 모티브 인물인 최운혁을 트렁크에 태워 월북을 돕는 것으로 묘사되었다.


[1] 이 당시에는 김수임이 아직 베어드와 그렇게까지 친밀한 사이는 아니었다는 증언들이 있어서 과연 베어드의 차량을 가지고 리강국을 월북시키는게 가능했겠냐는 반론도 있다. 스파이 활동의 측면에서 본다면 미국에서 오히려 리강국을 월북시킨 후 북한 권력 중심부로 보내는 게 더 고급 정보를 얻어낼 수 있는 기회로 판단했을 개연성도 충분히 있다. 북한 기록에 의하면 리강국이 베어드와 월북 문제를 상의했단 말도 있다.[2] 베어드 대령과의 사이에서 낳았다고 한다. 베어드 대령은 자기 아들이 아니라고 했다지만 정작 사후 다른 가족들은 김원일 씨가 혈연임을 인정한 모양.[3] 당시 방영 날짜는 6월 18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