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네이버 웹툰 <똑 닮은 딸>의 등장인물 길규온의 작중 행적을 설명한 문서.그 전까지는 스쳐지나가거나 언급만 되는 수준이었다가, 2.5부에서 제대로 등장한다.
2. 대학생 시절
1996년, 명소민이 친구 방유경의 강권으로 의대 오케스트라 동아리 연주회에 갔다 처음 만났다. 콰르텟에서 첼로를 맡았는데, 열심히는 하지만 실력이 안 좋아 불협화음의 주범이 되어서(...) 나쁜 의미로 명소민의 이목을 끈다. 분명 그다지 좋은 음악을 만들지는 못하지만, 규온의 정말 즐겁게 연주를 하는 듯한 모습에, 명소민은 길규온을 몰입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진 사람이었던 류솔과 겹쳐본다. 이후 뒷풀이에서 같이 술을 마시며 안면을 트는데, 명소민에게 한눈에 반하게 된다. 이때 밝혀진 바에 따르면 악보도 못 읽는 생초짜가 동아리 박람회 공연에 반해 개인 악기도 구매하고 따로 레슨까지 받아가며[1] 2년 만에 입부한 것이었다. 다음에 규온이 직접 초대해달라며 명소민과 삐삐 번호를 교환하고 정기 연주회에도 초대한다.친구로서의 교류를 계속 이어가다 규온이 먼저 소민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소민이 받아들여 사귀게 된다. 소민이 본격적으로 대학원에 진학한 후에는 소민은 수석 졸업생인데 비해, 규온은 재시험에 자꾸 걸리는 등 힘들고 둘 다 서로 바쁘기도 하지만, 소민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 망상을 펼치는 등 나름 행복한 연애를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유경으로부터 소민이 박사 과정은 미국에서 할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남자친구인 자신에게 한번도 말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실망과 당혹감을 느낀다. 같이 있고 싶어 국내에서 박사까지 하면 안 되냐고 조르지만, 냉정하게 미국 유학을 가야 자기 꿈을[2] 이룰 수 있다는 소민의 말을 듣는다. 며칠 후, 소민을 다시 만나, 남자친구인 자신에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는 소민의 스타일을 계속 감당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우리 나중에 헤어지게 되는 걸까" 라고 물어보지만, 오히려 바로 헤어지자고 역으로 받아치는 소민을 보며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감지한다.
감히 먼저 헤어지자는 말을 꺼낸 규온이 괘씸했던 소민은 규온의 태도를 바로잡고자 둘 사이의 관계에서 승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려 하고, 헤어지는 것을 생각으로만 그치지 않고 말로 먼저 꺼낸 순간부터 둘 다에게 잘못이 있는 것으로 몰아 헤어지려 했다는 말을 듣는다. 졸지에 본인이 나쁜 놈이 된 규온은 매우 당황하며 자기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그 후 소민은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이젠 없던 일이 되었다며, 일방적으로 이별을 선언한다.
헤어진 충격에[3] 넥타이를 제대로 매지 못하고, 발표를 말아먹는 등 일상생활을 제대로 못 할 지경까지 가자, 소민의 부재를 견딜 수 없었던 규온은 결국 어느 비 오는 날 소민의 집앞에서 무릎을 꿇으며 본인이 다 잘못했다고 사과한다.[4] 그저 헤어지는 것이 겁났을 뿐이며, 절대 소민을 시험할 의도가 아니었음을 털어놓고, 자기비하를 반복할수록 묘하게 분위기가 풀리는 것을 감지하자 본인이 구제불능이고 글러먹은 새끼라며 울면서 사과한다.
소민 역시 규온이 자기 눈치를 보면서 완전히 굽히고 들어오는 걸 보고 만족스러워하며 슬슬 용서해줄까하던 찰나에, 규온이 "소민이 네가 틀렸을 리 없잖아, 너만이 내 정답이야, 한 번만 기회를 더 줘" 라고 애원하자, 류솔과 다르게 원하는 대답을 들은 소민은 규온에게 다가가서 키스하며 프로포즈를 한다.
3. 신혼 생활
그 후 약 1년 반 뒤, 2000년 초에 결혼해서 장인어른이 지원한 신혼집에 마련하지만, 몇 개월 후 규온은 연려대학교병원에서 수련의를 시작하고 소민은 미국으로 가게 되면서 서로의 얼굴을 제대로 못 보는 생활이 이어진다. 군의관으로 복무하면서 소민을 따라 미국에 가고자 시험을 준비하다가 떨어지고 다시 공부하는 중 공황장애를 얻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여준다.[5]4. 계획된 첫째 임신과 탄생
한편 소민은 갑자기 "올해 겨울에 아기를 갖자" 라고한국에서 혼자 남겨진 규온은 한국의 처갓집인 복일동 집에서 혼자 지낸다. 규온은 당시 레지턴트 4년차에 소민의 계획대로 좋은 집, 좋은 차를 가진 장래가 유망한 의사였지만, 소민은 전화로 일 얘기만 하고 "한국에서 조교수 임명되어야 갈 수 있다" 라고 하며, 규온은 소명도 소민도 얼굴을 보지 못한 채 각자 따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규온은 '각자 잘 되어가도 가족 셋이 이렇게 뿔뿔이면 무슨 소용이니' 라며 혼자 불안감을 쑤셔넣고 있었다.
5. 갑작스런 둘째 임신과 탄생
이후 안국대학교 조교수가 된 소민이 귀국 후에, 소민이 자신의 계획한 5년 계획을 말하는 모습에 소민이 계속 일 얘기만 하고 자신을 보지않는다는 것을 눈치채지만, 한동안은 소민과 잘 지내는 듯 했으나, 소민이 계획에 없던 둘째를 가진 시점부터 둘의 관계는 어긋나기 시작한다. 중요한 시기를 앞두었던 소민은 규온에게 말없이 아이를 중절하려 했고 혼자 병원에 수술을 예약하지만, 규온의 지인이 해당 산부인과에 외진을 갔던 탓에 방문 사실을 알게되며 그 날밤에 소민의 임신 및 중절계획을 알게 된다.규온은 의사로서 생명을 취사선택할 수 없다는 것, 무엇보다 소민의 변함없이 혼자 결정짓고 통보하는 태도에 그날 밤 크게 싸우게 된다. 같이 살던 소민의 모친에게도 사실이 알려지며 일이 커지게 된다. 소민의 모친은 경제적 지원을 두고 소민을 압박하며, 이 일로 규온은 온전하고 절대적인줄 알았던 소민의 부와 권력도 결국 부모에게 종속된 것임을 깨닫는다.
규온은 장모와 싸우고 나오는 소민에게 바로 사과하지만 소민은 규온을 이기적이라고 생각하며 경멸한다. 또한 첫째 때와 다르게 컨디션 난조와 업무적인 불운 등으로 예민하고 날카로워진 소민과 갈등을 겪게되며, 은사의 장례식에서도 하필 지금 죽냐고 뒷담을 하는 모습 등을 보고 환멸과 실망감을 느끼게 된다.
6. 소민과의 마찰
결국 모친의 경제적 압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둘째를 낳기로 하지만, 소민은 첫째 때와 달리 둘째의 입덧으로 점점 더 신경질적으로 변해하고 컨디션으로 연구를 망치고, 만삭이던 소민은 은사의 사망으로 대한대 교수 임용 시기를 놓치게 되는데, 은사의 장례식 때 소민은 슬퍼하기는 커녕 "하필 지금 뒈져가지고 하나같이 도움이 안 돼" 라고 중얼거리는 모습을 우연히 보고 규온은 그런 소민에게 실망감이 더 커져간다.명진의 출산 후, 규온은 청담동에 파사쥬 성형외과를 개원한다. 당시 명진의 출산과 겹쳐 대한대 교수 임용에 실패한 소민과 달리, 규온은 자신만의 수술법이 히트를 치고 성과가 돈으로 나타나게 되자 점차 누군가를 닮은 오만한 면모를 드러낸다. 한편 둘째를 낳고 건강이 망가져 갑상선 때문에 집에서 요양중이던 소민을 두고 가정주부 마냥 취급하고, 상의 없이 기사를 고용하는 등 무시하는 모습마저 보여준다.
소민 역시 규온의 오만한 모습을 거슬려하고, 소민 자신과 비슷하게 따라하는 모습을 역겨워한다. 그러던 어느 날, 동기의 결혼식 자리에서 둘이 닮았단 얘기에 불쾌해하는 소민의 반응에 창피함을 느끼다가, 동기 한명이 자신의 옛 별명(규온달)을 언급하자 역성을 내고 분위기가 싸해지면서 둘은 일찍 귀가한다. 소민이 "유경이가 보기에도 네가 나를 따라한다는 것처럼 보인다는데 지금의 모습은 대체 누굴 따라하는 거냐" 라고 묻자, 규온은 자신이 닮고 싶었던 사람이 지금의 소민이 아니었기에 "너랑 전혀 다른 사람" 이라고 대답한다. 그제야 소민은 규온을 받아들여준다.
규온은 자다가 일어나서 물을 마시는데, 그동안 소민이 자신을 밀어내놓고 규온이 "너랑 전혀 다른 사람" 라고 말하자, 그제야 자신을 받아들여주는 소민에게 분노하며 더이상 소민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자신이 바라던 가족이 이런 모습이 아니었고 내 가족을 사랑하며 살 수 있었는데 이렇게 되버린 자신이 너무 불쌍하다고 생각하며, 전부 이렇게 된 건 자신이 이런 싯으로 길러낸 소민의 탓이라고 생각하던 중에, 갑자기 자다가 내려온 어린 소명의 부름에 놀란다. 소명이 왜 화가 났냐고 묻자, 화가 난 건 아니고 그저 생각할 게 많아서 그렇다며 말을 돌리지만 원래 자신이 하고싶었던 일은 따로 있었는데 억지로 못 하게 됐다고 말을 흘린다. 규온은 이게 다 소민 탓이라고 속으로 분노하고 있었는데 어린 소명은 "아빠는 힘도 세고 어른인데 어떻게 아빠한테 억지로 시키냐, 정말로 아빠가 골라서 한건 하나도 없었냐"고 묻자 정곡을 찔려 대답하지 못 하다가 얼른 자자며 소명을 올려보낸다. 규온은 내심 부끄러움 대신 분노를 느끼며 그 근래에도 계속 이유 모를 울분을 품고있다가, 결국 아내와의 동반상담을 권하는 상담사의 조언에 벌컥 화를 낸 뒤 나와버린다.
7. 불륜
자신의 불륜을 들키지 않기 위해 운전기사를 통해 소민의 행적을 보고 받기까지 한다. 그러나 결국 동선 보고를 사주한 메세지를 소민이 먼저 알아내고, 나아가 백화점에서 우소라와 쇼핑을 하며 애정행각을 하는 모습을 명진의 놀이시터에게 들키게 된다.[8][9]
8. 의료 사고
그러던 어느 날, 규온이 안면윤곽수술을 진행한 여대생 은지가 의료사고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다. 수술 자체는 규온의 잘못이 아닌 단순 의료 사고였으나 은지의 모친은 그런 규온을 고발한다. 평소에도 지혈은 보조사에게 맡기고 일찍 수술방을 나가곤 하던 행적마저 제보되면서 위기를 맞게된다.엎친데 덮친격으로 과거 다른 의료사고와 관련해 앙심을 품은 검사 임승식이 사건을 담당하게 되면서[10]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법원만 오가게 되는 신세가 된다. 당연히 기존에 예약했던 손님들의 수술도 못하게 될 지경에 이르렀고 병원 밖에서 사망한 피해자의 어머니가 1인 시위까지 하면서 손님들이 규온의 수술이 취소돼서 다행이라며, 하마터면 이상한 의사한테서 수술받을 뻔했다고 기겁하고 사람 죽인 의사한테 무서워서 어떻게 수술을 받냐며 수근거릴 정도로 성형외과 의사로서의 평판도 무너지기 시작한다. 이에 내연녀인 우소라한테 하소연하지만 정작 소라도 자기가 규온의 아내도 아니고, 이런 징징거림을 어디까지 들어줘야 되냐고 불편해하면서 제대로 된 위로도 받지 못한다.
급기야 임승식의 압력으로 세무조사까지 받게되자 한 검사가 지나가듯이 어쩌다 그렇게 밉보였냐며 한 소리 하고, 이를 들은 자신의 변호사도 일부러 괴롭히는 걸 알아채고, 검찰측이랑 안 좋게 엮인 일이라도 있냐고 묻자 그제서야 임승식의 딸 사건을 떠올리고 그가 자신을 일부러 괴롭히고 있다는 걸 깨닫고 공포에 질린다. 이러한 상황에 처하자 그동안 소민의 헌신따윈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자신의 사회적 지위부터 재산까지 전부 스스로의 능력으로 이룬 거라고 자만하며, 소민을 대놓고 무시할 땐 언제고 제발 이번 한번만 도와달라며[11] 이대로 가면 자신은 진짜 끝이라고 무릎까지 꿇어가며 애원하지만...
꿈 깨, 이 상간남아.
소민은 규온의 불륜을 대놓고 언급하며 비웃는다.9. 소민의 복수
규온은 살다살다 배우자 외도까지 경험해볼 줄은 몰랐다고 비아냥거리는 소민을 무릎 꿇은 채로 올려다 보면서, 자신의 불륜 행각이 옛저녁에 들켰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어떻게 알았고 언제부터 알았냐고 벌벌 떤다. 소민은 아무렇지 않게 명진의 놀이시터 선생이 친히 사진까지 찍어다줬고, 그 애한테서 별 안쓰럽다는 시선까지 받았다며 정말 개망신 한번 제대로 준다고 비웃는다. 규온은 미안하다는 말과 자신이 이제라도 돌이킬 수 있는 방법이 없겠냐고 사죄하지만 소민은 "없지. 배신만큼 비가역적인 게 없어."라고 단언한다. 이어서 소민은 진심으로 사랑과 우정이 별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점을 찾고 싶어서 규온과 함께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차이를 모르겠다며 굳이 말하자면 "지켜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 몇 추가된 우정이 아닐까 싶다" 라고 설명하고, 이어 "나는 마땅히 지켜야 할 것들을 지켰는데 당신은 불륜을 저지르면서 나와의 의리를 저버린 거야" 라고 일갈하며 자만감에 빠져 아내를 얕보다가 끝내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최소한의 의리마저 저버린 규온의 행태를 있는 그대로 꼬집는다.이에 완전히 무너진 얼굴로 바로 그 점이 괴로웠다고 말하며 눈물을 글썽이고 무슨 식물에 물 주는 것 마냥 때가 되면, 제공할 것들을 지키는 것 같은 소민의 모습에서 한번도 진심을 느끼지 못했고 자신도 소민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다가 울면서 소민의 다리를 부여잡고 미안하다며 사람들이 다 외롭다고 불륜하는 것도 아닌데 외도해놓고 주절주절 뻔뻔하지 않냐면서, 상처 많이 받았냐며 나랑 결혼해서 후회하고 손해봤다고 생각하냐고 묻고 그냥 혼자 살 걸 그랬다 싶은 적 많지 않았냐고 자책하며 용서를 빈다.
후회 안해. 왜 네 외도가 나한테 그만큼 유의미할 거라고 생각하니.
하지만 소민은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반문한다. 소민은 오히려 정이 떨어질 만큼 떨어질 세월동안 나랑 이렇게 함께 해줘서 고맙게 생각한다며 살면서 끝까지 이어나가지 못한 기억들이 더 후회되는데 결말을 봐서 후련하다고 고한다. 지루함과 연애에 대한 의문 따위를 해소하기에 규온은 적절했다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규온이 배우자는 커녕 인생에서 아무 의미도 없는 존재였다는 걸 허심탄회하게 토로한다. 와중에 소민이 그 애 때는 이런 끝을 못 봤다며 과거의 끝맺지 못한 관계에 미련이 더 남는다고 하면서 규온이 모르는 누군가를 떠올리자 우스운 소리지만 자신의 외도가 소민에게 의미라도 있었길 바랐다며, 소민이 떠올리는 그 애가 누구인지 너는 종종 어딜 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그토록 바랐음에도 단 한순간도 소민에게 의미있는 존재가 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절망한다.
이후 자신을 이루고있던 건 무엇이었고[12] 어떤 인생을 살고 있었고 이제 자신에게 뭐가 남았냐고 생각하며 우울함과 허무함을 느끼다가 어떻게든 위안을 얻기 위해 우소라를 만나러 간다. 차 안에서 소라에게 자신의 우울과 피곤함부터 최근 문제들을 토로하지만 소라는 우리 사이가 뭐였는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자신은 여자로서만 규온을 만나고 싶은 것이고[13] 고민을 들어주기를 거부하고 상담이 필요하면 센터를 예약하고 치료가 다시 필요하면 공 원장님을 만나러 가자고 자신이 도와주겠다고 하자 규온은 어이없어 한다.[14] 하지만 이젠 같은 병원의 동료 의사들마저 자신을 책망하듯이 쳐다보는 상황에 처한다.
규온이 운영하는 파사쥬 성형외과가 세무조사 결과 탈세 금액과 어마어마한 추징 가산세를 통보받게 되자 동료들의 화살이 병원을 도마에 올린 규온에게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이젠 동료 의사들조차 자신을 비난하는 상황에서 그 병원에서 버텨내는 방법밖에 없지만 완전히 자포자기하여 집에서 자신은 이제 끝이라고 한탄한다. 이에 소민은 위로는 커녕 아무렇지 않게 파사쥬는 그만두면 되고 강남에선 무리겠지만 새로 개원하면 되고, 아무도 규온을 모르는 곳에서 새로 시작하라고 당신 그 정도 능력 되지 않냐며 과거 자아도취에 빠졌던 자신을 조롱한다. 그러나 하필이면 병원을 확장이전한다고 투자 크게 했던 시기에 사고가 터져서 무리라며 "네가 전처럼 다시 도와주면 모를ㄲ..."라고 중얼거리면서, 불륜이 들통난 걸 뻔히 알면서도 여전히 소민의 지원과 도움을 포기하지 못하는 후안무치한 모습을 보여서 가만히 있던 소민마저 어이없게 만든다. 하지만 소민이 소명이랑 명진이가 다음 달에 잠시 한국으로 올 거고 애들이 귀국하면, 다같이 규온이 좋아하는 장소에 나들이라도 다녀오자고 하자 왜 갑자기 그러냐며 놀라워한다. 직후 "혹시..." 라고 하며 기대를 품고 이를 긍정하듯이 소민이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하자, 자신을 용서해주고 받아들여줬다고 생각해 감동해하며 소민을 껴안고 자신이 진짜 잘하겠다며 고맙다고 한다.
그러나 애초에 자녀들이 미국으로 유학을 가기 전부터 우소라와의 불륜에 빠져 가정을 등한시했기 때문에, 자신의 기대가 착각이라는 걸 증명하듯이 소명은 공항에서부터 아버지인 자신을 매우 어색해한다.[15] 그래도 자신이 이제라도 잘하고 가족에게 충실하면 된다고 합리화하고 명진을 말에 태워주겠다고 하면서 어떻게든 자식들과의 관계를 회복해보려고 하지만, 명진 역시 마사는 냄새나서 싫고 지루하다며 집에는 언제 가냐고 칭얼거리고 소명 역시 싸한 분위기를 못 견디고 소민의 다리만 붙잡으며 기대가 계속해서 깎여나가는 하루를 보낸다. 결국 예전의 불면증이 다시 도져 새벽에 깨어나고 어떻게든 기분전환하기 위해 마사를 보기 위해 방을 나오고, 잠든 소명과 명진을 보며 자신이 가진 것들을 잊지 말고 앞으로 충실하고 감사해하며 지내자고 다짐한다. 그렇게 지내고 버티다 보면 언젠가는 이 죽어버리고 싶은 충동도 나아지지 않을까 하고 여긴다. 하지만 말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어두운 마사 안에서 소민이 먼저 들어와있자 뭐 하는거냐고 묻지만 소민은 "네 인생은 아무 의미도 없었어. 네게는 이제 아무 것도 남지 않았어. 오늘 네 아이들을 떠올려봐, 규온아." 라며 차분하지만 소름끼치게 일갈한다. 그 순간 자신이 아끼던 말이 쓰러져 죽어가자 경악해서 소민은 붙잡고 이게 무슨 미친 짓이냐며 죽인 거 맞냐고 추궁하지만, 당신이 결단력이 부족해도 너무 부족한 것 같아서 이랬다며 이제 마사를 유지할 능력도 안되지 않냐는 말만 듣는다. 이어서 소민이 사실 제대로 유지할 줄 아는 게 없긴 하다고 하자, 나한테 왜 이러냐며 대체 무슨 생각이냐고 한다. 공포에 질려 혹시 저 말처럼 설마 자신도 살해할 거냐고 물어보지만 소민은 진심으로 폭소하며 "내가 너도 죽이려 들까봐? 그럴리가. 네가 지금 가장 바랄 일을 내가 왜"라고 하면서, 무의식적으로 자살을 바랄만큼 궁지에 몰린 자신의 현 상황을 꿰뚫어 보고 대놓고 조롱하자 이성을 잃고 소민의 목을 조르면서 바닥에 넘어뜨린다.
10. 소민의 비난
규온은 소민의 목을 조르며 "그냥 같이 죽자, 네가 날 망쳤고 네가 날 이렇게 한심한 인간으로 만들었고, 지금 내 모습이 너무 싫어. 난 진짜 잘 살아보고 싶었는데 너 때문에 이렇게 됐어" 라며 소민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한다. 하지만 소민은 오히려 목이 졸리면서도 자기 탓을 하는 규온이 우습다는 듯이 폭소하며 비웃고 그 모습에 더욱 비참해하며 눈물을 터트리고 "뭐가 웃긴 거냐" 라고 절규한다. 이에 소민은 지금까지 규온에게 단 한번도 보여준 적 없는 살벌한 얼굴이 되어,그럼 내가 지원해준다는 것들을 뿌리쳤어야지! 내 지원을 포기하고, 스스로를 책임지려하고, 나 없이 나아가려했어야지![16] 그렇게 빛났어야지. 나랑은 상관없다는 듯이 그렇게 제대로 살아갔어야지.
라고 소리를 지르며 규온을 비난한다.게다가 소민은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규온에게 "넌 언제든지 날 떠날 수 있었어, 너는 타고나길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한심한 놈이야. 네 환자가 죽은 그날 밤, 그 시간에 니가 어디에 있었는지 다 알아, 이 자격없는 놈아" 라고 일갈한다.[17]
그제서야 규온은 자신이 의사로서도 남편으로서도 자격 미달이며[18] 스스로 자초한 몰락[19]을 아내의 돈과 권력에 빌붙어 타파하려는 무책임하고 추한 인간으로 전락한 자신의 실체를 깨닫고 오열하며 완전히 절망한다.
결국 자포자기한 규온은 소민의 목을 조르던 손을 내려놓고 자신도 소민의 옆에 누워서, 소민의 말이 맞고 진작에 이 말을 했어야 했다며, 우리 이혼하자고 하지만 소민은 합의이혼은 해줄 생각 없고 소송은 꿈도 꾸지 말라며 본인은 유책 사유없는 배우자라고 거부한다. 규온은 "너도 내가 싫을 거고 끔찍할테니 갈라서자고 하는데 왜 그러냐" 라고 한탄하며 숨이 안 쉬어져서 이대로 가다간 죽을 것 같다고 고통을 호소한다. 이어서 규온은 이제 우리 사이에 남은 건 없고 개원 때 지원받은 돈도 다 갚았으니, 소명과 명진도 가끔 만날 수만 있다면 만족하겠다며 자녀들의 양육권도 욕심 안 내겠다고 애원한다. 하지만 소민은 더더욱 안된다며 너는 재혼해서 소명이를 상처입히고 불행하게 만들 것 같다면서[20] 사람은 자기만의 불행은 수용해도, 비교군이 있으면 비참해 미치더라며 이혼한 여자보다는 사별한 여자가 낫겠으니 자신의 품에서 말라죽으라고 선언하자 그런 소민의 옆에서 말없이 눈물만 흘린다.
이후 소민은 그대로 규온을 두고 공항으로 이동해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출국한다. 소민은 안식년이라서 방문했다고만 하지만 처가댁 식구들과 아이들은 소민의 목에 남은 멍자국을 보고 규온이 소민에게 가정폭력을 저질렀다고 여기게 된다.
11. 불륜 사실이 공개되다
한편 의료사고로 사망한 은지의 어머니는 규온을 고소했으나 규온도 변호사가 유도한 전략에 따라 그녀를 도발해서 폭행을 유도함으로서, 재판에서 유리해지고 은지의 어머니는 욕설과 상해로 접근금지 가처분 명령을 받았지만 물러서지 않고 근처 역에서 1인 시위를 계속하고 있었다.보다 못한 규온은 (현재 시점에서)작년 여름쯤에 역에서 시위를 하고 있는 은지의 어머니에게 직접 찾아가서 이거 그만하시면 안되냐며 제발 저 좀 살려달라고 부탁한다. 규온은 그때 따님의 수술을 잘 끝났고 지연출혈은 수술이 깔끔히 잘 되어도 운 없이 생기는 거고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은지의 어머니는 죽음은 바꿀 수 있었는데 수술 하루만에 퇴원시키지 않았냐고 반문하고, 규온은 은지 양은 활력 징후가 뚜렷해서 그랬다고 변명하지만[21], 그런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퇴원 때 말했어야 했고 수술 전에 이런 일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해주셨어야 했다는 일갈만 듣는다. 은지의 어머니는 자기 딸이 죽어가는데 당신네 병원은 연락도 안 닿아서 허둥지둥하다가 딸을 보내버렸다며 제 딸이 피흘리면서 죽어가던 그 새벽에 뭐하고 계셨냐고 힐난하면서, 만약 선생님 탓할 게 아무 것도 없는 사고였다고 해도 멈출 수 없다며 선생님도 딸이 있다고 하지 않았냐고 규온을 책망한다. 그 말에 규온도 죄책감에 새하얗게 질려서 할말을 잃고 손까지 떨며 그저 입만 달싹이다가, 들리지도 않을 작을 목소리로 죄송하다고 되뇌이다가 결국 도망치듯 떠난다.[22]
하지만 오래 전부터 규온의 불륜부터 행동 반경까지 전부 감시하고 있던 소민은 은지의 어머니에게 규온이 은지가 죽은 그날 밤에 우소라와 불륜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23]을 사진과 함께 익명의 번호로 제보한다. 당연히 자신의 딸이 죽어가는데 불륜질을 하고 있었다며 갈아 마셔도 시원찮을 놈이라고 분노한 은지의 어머니는 그대로 파사쥬 성형외과로 쳐들어가 규온을 커터칼로 피습한다. 다행히 은지의 어머니가 제압당하면서 규온은 손만 다치는 선에서 간신히 목숨만은 부지했지만 그토록 감추고 싶어했던 최악의 치부가 들통났다는 사실에 넋을 잃고, 은지의 어머니가 이미 파사쥬 홈페이지에까지 밀회 사진을 올리면서 불륜 행각이 만천하에 폭로되어 가뜩이나 궁지에 몰려있던 평판은 더 이상 내려갈 곳도 없이 추락한다.[24] 규온 자신도 죄책감과 자괴감이 폭발해서, 괜찮냐며 얼른 병원에 가보라고 걱정하는 동료 의사들의 손을 뿌리치고 그대로 병원을 떠나 잠적한다. 이후 규온의 무단결근이 길어지자 파사쥬 성형외과의 의사들이 소민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규온의 연려대 의과 동기인 방유경에게 연락하여 그녀를 통해 미국에 있는 소민에게까지 실종 사실이 전해진다. 결국 소민 혼자만 한국으로 돌아와 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하지만 성인 남성이다 보니, 실종보단 가정불화로 인한 단순 가출일 가능성이 높다며 경찰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한다.[25]
12. 자살 시도
그리고 며칠 뒤 어느 여관방에서 정맥 마취제를 과다투여하여 자살 시도를 한 채 혼수상태로 발견된다. 그나마 빨리 발견되어 병원에 입원하면서 목숨만은 부지했지만, 의식 불명에 빠진데다 의사에게 저산소성 뇌손상까지 입었을 수도 있다는 소견을 받는다. 하지만 소민은 그런 규온을 보고도 자살을 할 거면 확실하게 했어야지 끝까지 성가시게 한다며 규온을 죽지 못한 상황에 심드렁해한다. 그리고 병실에 누워있는 규온을 바라보며 조롱한다.넌 진짜 애매한 놈이야, 규온아. 착하다기에도 애매하고 못되다기에도 애매하고. 능력도 애매하게 있고, 책임도 애매하게 저버리는 애매하디 애매한 보통 사람. 끝까지 애매해서 이렇게 죽음도 삶도 똑바로 못 고르잖아...
그런 규온의 손을 잡아주며 너의 뭘 보고 빛난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부부이니 도와주겠다고 한다.이후 소민은 내연녀인 우소라[26]에게 규온의 아내라는 사실과 두 사람이 그동안 화요일마다 밀회를 가지던 행과아파트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대놓고 남겨 규온과의 불륜부터 우소라의 신상명세까지 알고있다는 걸 밝히며 행과아파트에서 단 둘이 만나 우소라를 협박한다.[27] 이 말에 바로 무릎까지 꿇고 자기 아이가 충격을 많이 받을 거라며 뭐든 다 할테니까 제발 어디 가서 불륜을 폭로하는 것만큼은 하지 말아달라고 손이 발이 되도록 덜덜 떨며 비는 우소라에게 가소롭다는 듯이 이러실 거 없다고 비웃고 자신은 사과니 위자료니 값싼 것에는 관심이 없고, 아내 목을 졸라 죽이려고 하고 자살 시도까지 하고 언제 자식들한테 해를 끼칠 지 모르는 불안정하고 정신 나간 남자를 가족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믿을 만한 폐쇄병동과 그 입원을 '평생' 책임질 수 있는 정신과 전문의의 강제 입원 결정 소견서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길규온을 정신 병원에 입원시킬 계획을 세운다.
13. 정신병원 감금
이윽고 소민의 과거 회상에서 레지던트 생활을 막 시작한 신혼 시절 소민에게 그래도 전공이 전해져서 마음이 편하다며 이제 쭉 따라 올라가기만 하며 된다고 말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인턴 때가 제일 불안하고 외로웠다고 토로하자 소민이 한국에서 혼자라 많이 외로웠냐고 하고 그것도 그랬지만, 대학병원에 의지할만 한 인맥이 없고 아무래도 학교가 학교다 보니 로얄이 제법 있었다고 대답한다. 소민이 로얄이 뭐냐고 묻자 가족들이 전부 의사로 재직 중인 금수저 문 의료계의 명문가라는 뜻이라고 알려주고, 자신의 동기 중에서도 가족들이 다 연려대 의과를 나와 아빠가 정신과 교수고 오빠도 정신과 전문의여서 가족들을 따라 쉽게 전공을 결정한 여자애가 있다고 한다. 자신의 연려대 정신과 여자 동기라면 우소라 씨냐고 소민이 바로 눈치채자 기억력 좋다며 진로 불안은 훨씬 적어 보여서 부러웠다고 하고, 소민이 우소라의 오빠는 무슨 일을 하냐고 묻자 소라와 나이 차이가 꽤 나서 벌써 원장 직함을 달고 있으며 자신의 기억으로는 폐쇄 병동 원장이었다고 대답한다. 이 사실을 10여년이 흐른 뒤에도 기억한 소민은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고 규온을 폐쇄된 정신 병동에 강제 입원시키기 위해 우소라를 이용하기로 한 것.당연히 소민에게 뜻대로 하지 않으면 불륜을 폭로하겠다고 협박받은 우소라는 그 길로 만신창이가 되어, 자신의 오빠에게로 달려가 제발 자신 좀 살려달라며 규온을 평생 잡아놔야 되고 안그러면 자기가 죽는다고 절규하다시피 애원한다. 그 꼴에 우소라의 오빠도 대체 무슨 짓을 저지른 거냐고 경악하고 소라는 자신도 모르겠다며 평생 지고 갈 짓이었다고 후회한다. 결국 우소라의 오빠도 여동생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규온을 자신의 병원에 입원시킨다. 소민 역시 기다렸단 듯이 신체보호대 사용 동의서를 비롯한 입원에 필요한 서류들을 가지고 오면서 거세게 저항하는 규온을 정신 병원에 사실상 감금시킨다.
그래도 여기는... 나를 욕할 사람도 없고 나를 증오할 사람도 없고 내 성과를 평가할 사람도 없으며 나를 경멸할 사람도 없겠구나.
입원한 뒤에도 혼수상태 후유증으로 병원에서 깨어난지 한참이 지난 후에도 제정신은 아니었지만[28] 어렴풋한 정신으로 그래도 여기는 자신을 욕할 사람도 없고, 자신을 증오할 사람도 없고 자신의 성과를 평가할 사람도 없으며 자신을 경멸할 사람도 없겠다는 생각을 두서없이 하면서 현 상태에 침잠하며 완전히 정신을 놓게 된다. 그래도 정신이 가끔씩 돌아올 때마다 자살 소동을 벌이지만 이것마저 예상한 소민이 우소라에게 혹시라도 만에 하나 규온이 병원 내에서 자살하는 순간 모든 걸 폭로할테니, 그가 평생 우소라의 보호 아래에서 안전하도록 책임져달라고 협박하면서[29] 약점을 단단히 잡힌 우소라가 규온을 살리기 위해 필사적으로 모든 방법을 강구하면서 자살하는 것조차 실패한다. 이 모습에 우소라도 과거 규온이 "내 아내는 내가 불행하기 바랄 거야. 아마도 될 수 있는대로 최고로 불행하길 바랄 거야."라고 말했던 걸 떠올리며, 자기 남편이 안전하길 바라는 건 핑계일 뿐 삶을 포기한 규온을 억지로 살려내서 산 채로 지옥을 맛보게 해주려는 소민의 의중을 어렴풋이 눈치챈다.
아니나 다를까 혼자 집에 돌아온 소민은 자살을 시도한 규온을 떠올리고 "난 네 바람은 이제 하나도 이뤄주고 싶지 않을 정도로 네가 역겨워진 걸."이라며 자신의 복수에 진심으로 만족해하고 결혼 반지를 보며 규온에게 평생을 살아서 괴로워하라고 한다. 학생 때부터 류솔을 살해하고도 아무렇지 않을 정도로 윤리의식이 희박했던 소민이 어떻게 보면 번거롭게 우소라와 그녀의 오빠까지 이용해가며 규온을 죽이지 않고, 정신병원에 입원시킨 이유는 규온의 바람은 이제 하나도 이뤄주고 싶지 않다는 말 그대로 규온에게 죽음조차 허락하지 않고 평생을 살아서 괴로워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이후 규온에 대한 사람들의 입방아가 잠잠해질 때즘 소민이 두 자녀들을 데리고 한국으로 귀국하면서, 이 시점부터 소명과 명진에게는 정신병원에 감금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실종 상태로 가장되어진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길규온 반려 육성 프로젝트마저 실패한 소민은 규온과 처음 만났던 대학생 시절부터 결혼하여 아이들을 낳기까지 함께한 15년의 세월을 전부 낭비라고 치부해버리고, 길규온 덕분에 얻은 교훈이 한가지 있다며 이제는 정말로 더 이상 글러먹은 상대에게 헛된 기대감을 갖거나 더 나아지리라 인내심을 가지면서 스스로를 낭비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규온에게 오랜 시간 기회를 준 건 파국을 맞이한 류솔과의 순간이 후회돼서였다고 인정하면서도, 결국 기질적으로 글러먹은 것들은 변할 수 없는 게 맞다는 사람의 발전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현재의 가치관을 성립하게 된다. 이내 규온이 자신의 모든 인내심을 말려버렸고 그러니까 앞으로 자신에게 생기는 모든 일은 규온 때문이고 자신이 이렇게 된 건 다 규온 때문이라며 책임을 전가하면서[30], 자신이 근본부터 글러먹었다고 여기는 자들을 적극적으로 제거하고자 하는 완전한 악인으로 변모하고 마침내 아들 길명진마저 살해하게 되는 지경에 이른다.
그렇게 규온의 이야기는 한때 사랑하고 동경했지만 자아도취에 빠져 무시하고 배신했던 소민에 의해 모든 걸 잃고 죽음조차 허락받지 못하는 죄수 신세가 됨으로서 끝이 난다. 소민이 자신의 입으로 직접 평생을 살아서 괴로워하라고 했고 우소라에게도 절대 자살하지 못하게 하라고 사주한 걸 볼 때 딸 길소명이 고등학생이 된 현재 시점에도 살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1] 레슨비가 없어 과외로 레슨비를 벌었다.[2] 화학과 교수가 돼서 정년까지 연구에 매진하다, 명예교수로 은퇴하는 것. 특히나 소민은 모교인 대한대에서 교수가 되고 싶어했다. 2000년대 즈음에는 국내 대학에서 박사를 받은 학자는 대한대(서울대)나 연려대(연세대) 수준의 명문대 전임교원은 커녕 지방 전문대 교수도 어려울 지경이었고 특히 공학 등 지방에도 자리가 많은 학과가 아닌 화학이라는 순수과학 전공이기에 자리도 없어서 더더욱 미국 박사 학위는 필수에 가깝다.[3] 그동안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만 보여줬던 소민이 난생 처음 쌀쌀맞게 쳐내는 모습을 계속 곱씹고 있었다.[4] 이때 소민은 웃고 있다.[5] 동기인 우소라의 제안에 따라 상담을 받게 되는데, 아내의 말이 무엇이든 옳다고 생각한다는 모습을 보인다.[6] 돌아가신 우소라의 어머니가 생전에 살던 행과아파트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밀회를 가졌다.[7] 참고로 작가는 둘이 외도를 시작한 시점은 명확히 정하지 않았으며, 독자의 상상에 맡기겠다는 말을 남겼다.[8] 우소라에게 일부러 옷을 골라주며 사주거나 머리를 자르지 않는게 좋겠다며 강하게 말리는 모습 등을 보면 우소라의 스타일이 명소민의 젊은 시절과 유사하다. 과거 소민의 모습을 투영시키고 있는 것.[9] 이 사실들을 안 소민은 규온을 통제하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에 이어 감히 과거의 자신만을 좇으며 현재의 자신을 부정하는 규온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낀다.[10] 임승식은 서울중앙지검형사 7부 부장 검사로 그의 딸은 2년 전 규온의 의료 사고로 발성장애를 얻어 의료 소송을 걸었지만 노동상실률이 낮고 의료과실이 크지 않다는 이유로 형사처벌 없이 작은 손해배상 차원에서 마무리되었다.[11] 소민의 친척 중에 지검장이 있는데 그분에 도와달라고 하면 안되냐고 애원한다.[12] 이때 긴 예약목록, 높은 수입, 자기 손으로 방치한 가족들을 떠올린다.[13] 이전부터 내가 네 아내도 아니고 왜 징징거림을 들어줘야하냐고 생각하는 장면이 있었다.[14] 그러나 이렇게 차 안에서 소라와 밀회를 가지는 순간을 소민이 GPS로 전부 파악하고 있었다.[15] 잘 지냈냐며 비행은 힘들지 않았냐고 물어보는 자신에게 머뭇거리며 이모님도 계셔서 편했다고 말하면서 대놓고 어색해하는 소명을 보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16] 이때 소민은 자신이 방금 한 말처럼 스스로를 책임지려하고 자신의 지원도 거부하며, 앞으로 나아가려고 했던 류솔을 떠올리고는 단 한순간이지만 진심으로 안타깝고 서러운 표정을 짓는다. 류솔을 자신의 곁에서 벗어나려 했다는 이유로 살해했지만 정작 그런 류솔의 모습을 2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빛나고 제대로 살아갔다고 표현하고 내심 규온도 그런 모습을 보이길 바란 것.[17] 규온은 자기 환자가 죽어가던 그 순간에도 우소라와 불륜을 하고있었다. 소민은 이 사실을 다 알고 있음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 규온을 용서해줄 것처럼 행동하며 그에게 실날같은 희망을 주다가, 자식들에게마저 버림받게 생긴 상황을 보여주며 규온을 더욱 비참하게 만들고, 보란듯이 그가 아끼는 말까지 죽이면서 더 큰 절망에 빠뜨리기 위한 막타를 날린다.[18] 의사로서는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이 기본적인 주의사항조차 말해주지 않고 연락마저 끊어버린 채 우소라와 밀회를 가지면서 자신의 담당 환자가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하게 만들어, 그의 사망에 일조했고 남편으로서는 자신의 성공에 큰 지원을 해준 아내인 소민을 무시하고 불륜까지 저지르며 배신해놓고 당연하듯이 소민의 돈과 권력으로 위기를 타파하려고 한다. 심지어 우소라와의 불륜은 자녀들인 소명과 명진도 배신한 짓이니 규온은 아버지로서도 자격 미달인 셈이다.[19] 각주에서 설명한대로 규온이 몰락하게 된 직접적인 계기인 의료사고부터 임승식 검사와의 악연은 소민의 충동질이나 계략같은 건 없이 전부 규온이 자초한 일이다.[20] 이때 소민은 이혼하고 다른 사람과 재혼하여 다른 딸을 낳고서 자신과 살 때와는 달리 행복해진 친부 때문에 괴로워하던 류솔을 떠올린다.[21] 당시에는 성수기라 회복실 병실이 부족한 것도 있었다.[22] 당연히 은지의 어머니는 그가 사과했다는 걸 알지도 못한 채, 그에게 더더욱 마음을 닫게 된다.[23] 은지가 사망한 그날 밤 소라의 남편이 출장을 간 틈을 타 아지트에서 만나고 있었는데, 소민이 이를 모를 리 없었고 엘리베이터에서 소라와 키스하는 CCTV 사진도 그대로 찍혔다.[24] 커터칼에 베여 손에서 피를 흘리는 규온을 겉으로는 걱정하던 동료 의사들도 속으로는 불륜남이라고 되뇌이며 내연녀인 상대 여자는 누굴까하고 궁금해한다.[25] 이 말에 소민은 그렇게 책임감 없는 사람은 아니라고 울먹이지만 당연히 전부 연기였고, 다른 사람들에게 표정이 안 보이도록 얼굴을 가린 채 이 상황 자체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비웃는다. 자신의 목을 조르는 규온에게 했던 말처럼 소민은 규온을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한심한 놈으로 취급하고 있었는데, 겉으로는 정반대로 자기 남편이 그렇게까지 책임감 없는 사람이 아니라고 옹호하고 있으니 소민의 입장에서는 우스울 수 밖에 없었다.[26] 규온측의 연락이 오자 끊고 무시하라며 더 이상 그쪽이랑 엮이고 싶지 않으니 그냥 연락 온 것도 모르게 하라고 이미 규온과 손절각을 재고 있었다.[27] 행과아파트에서 만난 우소라에게 돌아가신 그녀의 어머니도 자기 집이 딸의 불륜 장소로 쓰인 걸 알면 황당해하겠다고 면전에서 조롱한다. 게다가 파사쥬 홈페이지에 폭로된 사진이 색도 흐릿하고 여자 얼굴도 제대로 안보여서 좀 아쉬웠다며 다들 점잖은 척해도 상대가 누구일지 궁금해할텐데, 특히나 판이 좁은 연려대 의료계에서 얼굴 나온 사진까지 풀리면 볼 만하겠다며 정신과 의사가 불륜이라니 얼마나 자극적이냐고 두 사람이 선명하게 나온 사진을 보여준다.[28] 병원 침대에 앉아 동공이 풀리고 침을 흘리며 완전히 미쳐버린 듯한 꼴로 전락한다.[29] 이는 소라에게 시시각각 망가져가는 내연남의 모습을 평생 지켜보게 하려는 소민의 의도도 있었다.[30] 이는 흡사 자신이 이렇게 된 건 다 소민의 탓이라고 발악하던 규온의 모습과 똑 닮았다. 때문에 102화의 베스트 댓글에서도 규온은 소민의 단점만 닮았다던가 부부생활 끝에 소민도 규온과 비슷해진 부분이 있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