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명의 게임은 그레이트 소드(게임) 항목 참조.
영어 | Great sword |
1. 개요
대검.(Great Sword)2. 명칭
Great Sword도 되고 Greatsword도 된다.3. 설명
그레이트소드는 말 그대로 대검이라는 의미로, 대검이라는 것 외에 단어가 특정 짓는 특징은 없다. 도검분류학자 오크셧은 역사서와 기록을 뒤져 grete swerdes(그레이트 소드)라고 불린 검과 espées a duex mains(양손검) 또는 Twahandswerds(역시 양손검) 라고 쓰여진 도검은 서로 다르다는 결론을 내렸다. 투핸디드 소드는 르네상스 초 쯤에 등장한, 매우 길고 거대하기 때문에 양손이 아니고서는 절대 사용할 수 없는 아예 분류 자체가 다른 검을 뜻하는 것이지만, 그레이트소드라고 쓰인 검들은 크기는 좀 큰 편이지만 검신의 형태를 놓고 분류했을때 기존 장검의 하위 분류에 넣어도 될 정도로 별다른 특징이 없었다. 보통의 중세 한손검을 좀 크게 만들면 그것이 바로 그레이트소드가 되는 것이다.그런데 이 크기의 도검을 중세 후기에는 롱소드라고 불렀다. 검신 길이 40인치 정도에 그립 길이는 10인치 내외면 거의 비슷하지 않은가? 단지 롱소드는 중세 후기~르네상스 시대의 검이기 때문에 찌르기에 적합하도록 다이아몬드 단면에 검신 폭이 끝으로 갈수록 줄어들지만 두께는 거의 변화가 없고 칼끝이 매우 뾰족하게 만들어지는 편이다. 반면 그보다 이른 시기에 등장한 그레이트소드는 베기에 적합하도록 렌즈형 단면에 검신 두께가 끝으로 갈수록 얇아지지만 폭의 변화는 거의 없고 칼끝이 상대적으로 둔한 차이점이 있어서 구분이 가능하다. 롱소드 유행이 오기 전 시대에 롱소드 길이의 검을 그레이트소드라고 불렀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하지만 롱소드는 한손 사용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기 때문에, 비교적 가볍게 만들어진 롱소드라면 기마 전투에서 한손으로도 충분히 다룰 수 있었지만, 그레이트소드는 반대로 양손 사용을 위해서 크기를 불린 검이었기 때문에 한손 사용이나 기마 전투 사용은 무시하면서 덩치를 유지하는 경향으로 발전했다. 아밍 소드의 크기만 불려놓은 듯한 형태기 때문에, 패링 훅 같은 르네상스 시대의 투핸디드 소드가 가지는 외형 상의 특징은 존재하지 않는다.
좀 러프하게 분류하자면
- 중세 한손검: 아밍 소드
- 중세 양손검: 그레이트소드
- 중세 말~르네상스 양손검: 롱소드
이런 느낌이다.
롱소드 및 아밍소드등 각종 도검 문서에서 구구절절 설명하는 내용이지만, '한 시대'에 '한 문화권'에서 널리 쓰이는 도검의 형태는 일반적으로 한두가지에 지나지 않았다. 그 시대와 지역의 기술수준이나 전장환경, 자원상황과 같은 여러 조건들의 제한속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활용가능한 도검의 형태와 규격이 나타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것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러한 '도검의 형태'에 굳이 이름을 붙여 구별해야 할 동기도 그리 크지 않았다. (일상적인 도구로 흔히 사용되는 작은 칼이나 짧은 칼에 대비되는 의미로) '큰 칼', 아니면 '긴 칼', 아니면 용도에 따라 '싸움 칼', 쓰는 사람에 따라 '기사 칼'이나 '무사 칼'이라고 부르면 당연히 그 시대의 해당 문화권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전투용 도검을 지칭하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만약 그 '일반적인 유형'이 아닌 다른 형태의 도검을 보게 된다면? 그것은 이국(다른 문화권)에서 들어온 물건이거나 (타임머신을 타고 온 미래인이 가져다 준 것이 아닌 이상) 과거의 유산일 것이니 '누구의 칼', 또는 '어느 시절의 칼'이라 부르면 충분히 구별 가능하다.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조선인에게 롱소드를 보여줄 경우 그는 "환도가 참 묘하게 생겼소. 내 듣기로 멀리 서역의 양인들이 그런 환도를 쓴다던데 그것은 양인의 환도요?" 할 가능성이 높고(물론 서역의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정도로 견문이 넓기는 해야 할 것이다.) 카타나를 보여주면 "그 환도는 왜도로구나? 너는 지난달에 출몰한 왜구와 무슨 관계냐? 여봐라! 이놈이 바른말을 할 때까지 치도곤을 가하렸다!"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 각각의 무기 유형에 하나하나 이름 붙여 구별해야 하는 것은 저것들을 모두 한꺼번에 모아놓고 분류해야 하는 현대의 연구자, 또는 수집가들에게 필요한 일이지 냉병기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던 당대인들에게 필요하던 일은 아닌 것이다.
이 점에서 보면 유럽의 무기 발전사에서 '그레이트 소드'가 탄생하여 그렇게 불리게 된 맥락 역시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흉폭한 유럽인들은 일찍부터 갑옷을 입고 싸우는 전통을 발전시켰지만, 사슬 갑옷과 같은 중세 초기까지의 갑옷들은 아직 그 방어력이 그렇게까지 믿음직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한 손에는 방패를 들어 방어력을 보충하는 경우가 많았고, 따라서 이 시기에는 나머지 한 손으로 쉽게 다룰 수 있는 길이의 도검이 유행했다. 이것이 바로 이후 아밍 소드라 불리게 된 기사들의 검이다. 하지만 야금술의 발달로 전환기 갑옷을 거쳐 판금 갑옷과 같은 보다 안전하고 믿음직한 갑옷들이 보급되었고, 이에 따라 방패의 필요성이 줄어들게 되었다. 따라서 유럽의 기사들 사이에서는 방패를 내려놓고 좀더 공격에 유리한 긴 검을 사용하는 스타일이 유행하게 되었으니 여기서 나타난 도검의 형태가 '기본적으로는 양손으로 쓰는 검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럭저럭 한손으로도 사용 가능한'[1] 롱소드이다. (예를 들어 바스타드 소드와 같은 유형도 이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예전에 널리 퍼졌던 '바스타드 소드는 한손검인 롱소드보다 좀 더 긴 한손반 검이다' 라는 인식은 틀린 것이다.)
그리고 그레이트 소드는 아밍 소드와 같은 시기의 검이다. 그러니까 한 손에는 칼(아밍소드), 한 손에는 방패를 들고 싸우는 스타일이 대세이던 시절에 강력한 공격력을 얻기 위해 방패를 포기하고(=방어를 도외시하고) 선택하는 다른 유형의 무기였던 것. 그러니까 일반적인 검(아밍 소드)에 비하면 아주 (그레이트하게) 큰 칼로 여겨졌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고 수백년 이후 시대에는 평범하게 긴(롱)칼도 이것과 비슷한 길이가 된다고 하지만 당대인들이 시간여행 다니며 칼 길이를 비교할 것도 아니므로 상관없는 일이다. 한손 사용 가능성이나 마상전투는 상정하지 않고 크기를 유지했다는 것 역시, 방패마저 포기할 정도로 철저히 공격력에 몰빵한 특수한 용도로 만든 도검이고, 그런 도검은 특수한 상황에만 사용할 것이니 굳이 다른 용도를 위해 공격력을 희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아밍 소드-그레이트 소드의 관계는 롱소드-투핸디드 소드의 관계와 확실히 비슷하다고 볼 만 하다. 츠바이핸더를 비롯한 투핸디드 소드들이 의장용이 아니면 허술하게 무장한 다수를 압도하여 흐트러트리거나 밀집한 파이크 방진의 창대를 쳐내어 흐트러트리는 등 특수한 용도에 활용되었던 것처럼, 그레이트 소드 역시 통상적인 전투상황보다는 특수한 상황에 활용하기 위해 공격력에 몰빵한 도검이었으리라 볼 수 있는 것.
서브컬쳐 분야에서는 투핸디드 소드와 비슷하거나 더 큰 검, 즉 숏소드-롱소드-바스타드 소드-투핸디드 소드(그레이트 소드) 정도의 순서로 이어지는 도검의 길이 단계에서 가장 길고 무거운 검으로 등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투핸디드 소드를 더 큰 검으로 등장시키느냐, 그레이트 소드를 더 큰 검으로 등장시키느냐에 이르면 그건 그야말로 작가 맘이다.) 실제 역사의 츠바이헨더조차 작아보일정도로 거대한 검을 등장시키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는 실제 역사의 그레이트소드 개념과는 심하게 동떨어진 것이지만, 주로 판타지 장르가 많은 이런 작품들에서 엄밀한 역사 고증을 따지는 것은 무리다. 당장 레이피어나 에스톡과 롱소드 및 바스타드 소드, 세이버에 카타나여 숏소드나 글라디우스등이 모두 다 같은 시대, 같은 장소에 등장하는 게임에 역사적으로 엄밀한 고증을 기대해봤자 헛일이다. 제작자가 역사 공부나 자료 조사를 잘 안해서 시대의 흐름과 각 문화권 및 지역에 따른 도검 및 갑주의 차이와 변화, 발전상에 무지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 알더라도 의도적으로 무시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게임등의 매체에는 다종다양한 소재(아이템 등)이 등장해야 하고, 각각의 소재에는 각각의 특징과 설명을 부여해야 하니 어떻게든 차이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냥 역사에서는 이름만 따 오고 제작자가 사실상 새로 만든 개념이라 생각하는 것이 속편할 것 같다.
4. 관련 항목
[1] 전장의 불확실성을 생각하면 두손으로만 쓸 수 있는 도검은 활용의 탄력성이 너무 떨어졌을것 같기는 하다. 중세 말기라도 가끔은 방패가 아쉬워질 때도 있을 수 있고, 말고삐를 잡는 등 다른 일로 손을 써야 할 경우도 있을 수 있을 테니... 한참 이후 시대에도 트루 투핸더가 전장의 주류가 되지 못한 것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던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