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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4-11-18 20:08:53

고슈인

파일:2019_03_IMG_0159.jpg
도쿄 대신궁(東京大神宮)의 고슈인.

1. 개요2. 역사3. 양식4. 한국의 사찰 인장

1. 개요

슈인([ruby(朱印, ruby=しゅいん)], 주인) 또는 고슈인()은 일본이나 신사에서 공양 및 참배의 증표로 발급하는 인증서이다. 증서에는 발급한 절이나 신사의 사명, 소속 및 제신(祭神)의 명칭 등이 필서 또는 인쇄되며, 신사를 상징하는 신문(神文) 및 인장(印章)이 날인되는 것이 보통이다.

2. 역사

고슈인은 일본의 불교 및 신토에 존재하는 독특한 문화로, 신불습합(神佛習合; 신토와 불교가 융합됨) 전통에 따라 전국 곳곳의 절과 신사에서 발행하고 있다. 이러한 관습이 언제, 어디서 기원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으나 과거 일본 사찰에서 순례자가 불경을 필사하여 공양했을 때 납경(納經)의 증거로 납경인을 수여하던 것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교에서는 경전을 필사하는 것을 사경(寫經)이라고 하며, 사경은 불자가 공덕을 쌓는 일종의 수행법으로 제시되어 중국, 한국에서도 널리 행해졌다. 한국사에서는 특히 고려 시대에 사경 문화가 유행했고, 현재에도 이 시기에 필사된 경전 유물이 널리 전해지고 있다. 사경은 인쇄술이 발전하지 않았던 시대에 불교를 전파, 보급시키는 도구이기도 했으므로 사찰에서는 납경을 권장했고 양질의 종이에 금가루를 사용하여 필사된 경서들은 탑이나 불상에 안치되기도 하는 등, 귀한 보물로 여겨졌다.

일본의 경우 율령제 시대 이후 법화경을 66부 사경하여 전국 66개 쿠니(국, 國)의 사찰에 납경하는 육십육부경성(六十六部経聖)이라는 순례 문화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하며, 66개 쿠니의 주요 사찰에는 수행하는 순례자들이 납경할 수 있도록 지정된 장소가 존재했다고 한다. 이후 납경인 문화가 전파되어 많은 사찰과 신사에서 보편화되었으며, 종래는 납경을 하지 않고 참배만 하여도 증서를 발급해 주는 문화로 변했다.

고슈인은 현대에 들어 종교색이 쇠퇴하며 잠시 시들었다가, 21세기에 일본의 젊은이들 사이에서 테마 관광 겸 가벼운 느낌의 참배 문화가 부활하면서 다시 각광받고 있다. 지역 명소에서 기념 스탬프를 모으는 것처럼 절이나 신사를 방문해서 고슈인을 모으는 '고슈인메구리(御朱印巡り)' 등이 그 예이다. 지자체나 종교 법인 차원에서 전통 문화를 알리고 방문객 증대를 위해 고슈인을 홍보하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3. 양식

신사를 기준으로 고슈인을 받기 위해서는 참배하는 것이 원칙이며, 금액은 하츠호료(初穂料)로 약 300~500엔 내외를 일종의 팁으로 지불한다.

고슈인은 고슈인쵸(御朱印帳)이라고 하는 서첩에 넣어 보관한다.

4. 한국의 사찰 인장

한국에는 보편적인 고슈인 문화는 존재하지 않으나, 사찰에 따라 고슈인과 유사한 인장과 증서를 발급하는 곳이 있으며 불교재단에서 발행하는 인장첩이 있다.[1] 때문에 고슈인을 수집하는 일본인 관광객들이 한국의 사찰을 방문해 증서를 얻어가기도 한다. 증서를 발급하는 대표적인 사찰로 조계종불국사가 있다.

2019년 불교방송에서는 일본의 고슈인 문화를 소개하며 한국 불교에서도 21세기의 종교 문화 컨텐츠로서 일반인에게 불교를 전파시키기 위해 참고할 만하다는 보도를 내기도 했다.
[1] 대표적으로 대한불교조계종의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 발행하는 33관음성지순례 인장첩이 있다. 인장첩은 서울시 종로구의 템플스테이 통합정보센터에서 25,000원으로 판매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