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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정 시각 : 2022-03-02 21:14:08

고민시/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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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2018년
2.1. 싱글즈 9월호2.2. 아레나 옴므 플러스 10월호2.3. 퍼스트룩 11월호
3. 2020년
3.1. 마리끌레르 1월호3.2. 씨네21 12월호
4. 2021년
4.1. 에스콰이어 2월호4.2. 마리끌레르 2월호4.3. 퍼스트룩 2월호4.4. 싱글즈 3월호4.5. 앳스타일 3월호4.6. 엘르 3월호4.7. 마리끌레르 3월호4.8. 보그 7월호4.9. 노블레스맨 7월호4.10. 데이즈드 9월호4.11. 에스콰이어 10월호4.12. GQ 10월호4.13. 코스모폴리탄 11월호
5. 2022년
5.1. 얼루어 1월호5.2. 뷰티쁠 1월호5.3. 보그 2월호

1. 개요

잡지명 발행
2018년
싱글즈 9월
아레나 옴므 플러스 10월
퍼스트룩 11월
2020년
마리끌레르 1월
씨네21[1] 12월
2021년
에스콰이어 2월
마리끌레르 2월
퍼스트룩[2] 2월
싱글즈 3월
앳스타일 3월
엘르[3] 3월
마리끌레르[4] 3월
보그 7월
노블레스맨 7월
데이즈드 9월
에스콰이어 10월
GQ 10월
코스모폴리탄 11월
2022년
얼루어 1월
BEAUTY+[5] 1월
마리끌레르 2월
보그 2월
YOUR VIBES 3월

2. 2018년

2.1. 싱글즈 9월호

파일:고민시 싱글즈 1809.jpg

2.2. 아레나 옴므 플러스 10월호

파일:고민시 아레나 1810_1.jpg 파일:고민시 아레나 1810_2.jpg

파일:고민시 아레나 1810_3.jpg 파일:고민시 아레나 1810_4.jpg

파일:고민시 아레나 1810_5.jpg 파일:고민시 아레나 1810_6.jpg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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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름이 독특해요.
    다들 예명인 줄 알아요. 사실은 한자 이름이에요. 높을 고(高), 하늘 민(旻), 볼 시(視), 높은 곳에서 하늘을 보라는 뜻이에요.(웃음)
  • 이름 때문에 놀림당했을 것 같아요.
    고담시라고…. 학교 다닐 때 놀림을 당하긴 했어요.
  • 연기자를 선택하게 된 사연이 궁금해요.
    어릴 때부터 꿈이었어요. 근데 누구에게 말하기 창피했어요. 어렸을 때는 서울에 살아야만 배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사실 제가 사회생활을 일찍 시작했는데요. 사회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아니면 배우가 될 수 없겠다고요.
  • 지금도 충분히 어린데요. 그때는 몇 살이었어요?열아홉이요. 빠른 연생이라 친구들은 스무 살이었어요. 스무 살이 끝날 때 즈음 사표를 내고 무작정 서울에 올라왔어요.
  • 무슨 일 했는지 물어봐도 돼요?
    웨딩 플래너였어요. 전공이 그쪽이었거든요.
  • 그럼 상경 후 기획사를 찾아갔나요?
    연기학원을 다니면서 연극영화과 입시 준비를 했어요. 목표는 한국예술종합학교였는데 떨어졌어요. 재수를 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포기했고요. 영화 산업 종사자들이 인력 찾는 유명 웹사이트가 있어요. 그곳에 프로필을 올려서 독립 영화, 웹드라마에 출연했어요. <72초>라는 웹드라마를 찍게 됐는데, 그 작품을 보고 지금 매니지먼트에서 연락을 해와 계약하게 됐어요.
  • 자립심이 강하시네요.
    서울에 와서는 무조건 잘해야 된다는 생각뿐이었어요. 1년 안에 입시를 붙든, 회사에 들어가든 아니면 어디든 출연해서 부모님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느꼈어요. 부모님과 약속을 했으니까요.(웃음) 그래서 더 악착같이 했어요.
  • 많은 연기자들이 일련의 과정을 거쳐요. 어려서 연기학원을 다니고, 기획사에 들어가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기도 하죠. 연극영화과에 진학하는 경우도 많고요.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데뷔하기란 힘들었을 것 같아요.
    혼자 돌아다니면서 프로필을 접수할 때 감독님들이 항상 물어보셨어요. 어디 연영과 출신이냐고요. 정해진 질문 같았죠. 연기 전공이 아니라고 말하면 못미더워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더 의지를 불태웠죠.(웃음)
  • 처음 오디션 봤을 때 기억나요?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어요. 엄청나게 떨었어요. 안 떨리는 척하면서 연기했죠. 오디션을 워낙 많이 보다 보니 지금은 예전보다 편해졌어요.
  • <마녀> 오디션은 어땠나요?
    유명한 감독님의 작품이고, 신인 여배우가 주연이라서 경쟁률이 어마어마했어요. 웬만한 20대 배우들은 다 오디션을 봤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1차 오디션에서는 다 내려놨어요. 기대를 안 하니까. 2차 오디션을 보고, 3차까지 가게 됐어요. 3차에선 이러다 붙으면 어떡하지? 내심 기대되고 걱정도 되면서 불안하더라고요. 최종 오디션에서 시나리오를 주셨어요. 오디션인 줄 알았는데, 감독님이 제게 어울리는 캐릭터를 주겠다고 하셨죠. ‘주인공은 아니겠구나’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진지하게 말씀하시더군요. 주인공과 함께 다니는 인물인데, 우리 영화에서 대사가 가장 많다. 너는 대사만 잘해주면 된다고요. 우리 영화 초반부는 너에게 달렸다고 하셨어요. 얼떨떨했어요.
  • 감독님이 엄청난 중압감을 주셨네요.
    그 얘기를 계속하셨어요. 제가 웃겨야 된다고요. 유일하게 환기되는 인물이기에 잘 살려야 하고, 초반 한 시간을 끌고 가야 한다고요. 신기했어요. 내 힘으로 한 계단씩 올라와서 꿈을 이뤄낼 수 있다는 걸 느꼈으니까요.
  • 영화에서 달걀과 사이다를 맛깔나게 먹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명희 캐릭터를 어떻게 준비했나요?
    다른 작품을 준비할 때는 비슷한 장르의 영화나 드라마를 참고해요. 반면에 명희는 주변 인물에게서 영감을 받았어요. 명희는 제 친한 언니랑 성격이 정말 비슷해요. 그 언니의 성격과 제 성격의 밝은 면을 섞어서 구축한 캐릭터예요. 실제로 저와 닮은 부분도 있고요.
  • 어떤 부분이 닮았나요?
    제가 충청도 사람이라 친구들과 있으면 사투리를 써요. 주변 분들은 제 실제 성격이 <마녀>의 명희와 비슷할 것 같다고들 말씀하세요. 근데 사실은 전혀 달라요.(웃음)
  • 영화에서는 살도 좀 찐 것 같아요.
    4~5kg 차이 날 거예요. 감독님이 살집이 조금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체중을 늘렸어요.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죠.
  • <마녀> 이후 작품을 연달아 하고 있어요.
    일이 잘되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꾸준히 달리고는 있어요.
  • 다음 작품이 <라이브>예요. 노희경 작가가 쓰고 쟁쟁한 배우들이 나온 작품이죠. 오디션도 어려웠을 것 같아요.
    오디션 대본이 서너 개 정도 있었어요. 하나는 제 나이에 맞는 <치즈 인 더 트랩> 대본에서 김고은 씨가 연기한 인물이었고, 다른 하나는 노희경 작가님의 <그들이 사는 세상> 대본, 나머지는 자유 연기였어요. 그때도 물론 기대를 전혀 안 했죠. 김규태 감독님, 노희경 작가님, 제 나이대의 인물도 하나뿐이었기에 경쟁률이 높다고 들었거든요. 연기 연습하는 셈치고 열심히 준비한 걸 보여주자는 생각이었어요.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바로 합격했어요. 많이 배운 작품이에요.
  • 촬영 현장이 어려웠을 것 같아요.
    모든 작품이 첫 촬영이 가장 떨려요. 장례식장에서 배성우 선배님과 연기하는 신이었는데요. 전부터 좋은 분이라고 자주 얘길 들었는데도 막상 현장에 가니 떨리더라고요. 다행히 선배님이 자상하게 잘 챙겨주셨고, 스태프 분들도 편하게 대해주셔서 편했어요.
  • 오디션 떨어진 경우도 있나요?
    하하. 엄청 많죠. 너무너무 많아요.
  • 오디션에 떨어지면 충격이 클 텐데, 어떻게 극복했나요?
    회사에서 오디션을 잘 잡아줘요. 한창 때는 연달아 본 적도 있어요. 전부 떨어졌죠. 그때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어요. 내가 뭐가 문제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고민이 많았죠. 업계 분들이 아닌 일반인 친구들에게 물어보고 객관적인 의견을 들었어요. 친구들이 지적한 걸 고치니까 확실히 달라지는 것 같았어요. 실제 결과도 좋은 쪽으로 흘러갔죠.
  • 서울에 홀로 올라와서 막연한 꿈에 도전하고 있잖아요. 실패하면 우울해지고, 술도 마시고 삐뚤어질 수도 있었을 거예요.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고통을 즐겼던 것 같아요. 어릴 때는 힘들면 친구들 만나 무작정 놀았는데, 지금은 혼자 집 안에 머물면서 더 깊은 우울감을 느끼려고 해요. 절망의 밑바닥까지 내려가려고 하죠. 그러다 보면 괜찮아져요.
  • 그 감정도 연기의 소스라고 생각하는 거네요.
    네 맞아요. 그런 게 실제로 도움이 돼요.
  • 다음 작품인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은 벌써 촬영 중이죠? 어떤 내용이에요?
    일본에서 유명했던 드라마인데, 많이 각색했어요. 기본적으로는 멜로 느낌의 드라마이고, 굉장히 미스터리한 구석이 있어요. 사건사고가 많아서 재미있을 거예요.
  • 연기 외 시간에는 무엇에 빠져 있나요?
    요즘 고전 영화와 무성 영화에 빠졌어요. 제가 하고 싶은 연기 스타일, 해보고 싶은 연기들이 잘 보여요. 물론 요즘 영화도 좋아해요.
  • 인상 깊은 고전 영화는 뭐였어요?
    <첨밀밀>을 보고 장만옥에게 반했어요. 그래서 <아비정전>을 찾아 봤죠. 홍콩 영화에 빠졌다가 최근에는 <귀여운 여인>의 줄리아 로버츠에게 매료됐어요. 그러다 무성 영화 <아티스트>를 보고 또 봤어요.
  • 전부 여주인공이 하층민의 삶을 연기했다는 공통점이 있네요.
    네, 맞아요. 여주인공의 사연 있는 모습에서 매력을 느껴요. 얼굴에서 다채로움이 발견되는 영화들을 좋아합니다.
  • 배우 고민시의 다음 목표는 뭘까요?
    작은 역할이라도 좋으니 대중에게 각인되길 바랐어요. 지금은 욕심이 늘었어요. 임팩트 있는 역할이나, 다른 이미지도 연기하고 싶어요. 운 좋게 <하늘에서 내리는 일억개의 별>에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쉬지 않고 일하고 싶어요. 일할 때는 쉬고 싶다고 말하지만 아니에요. 계속 일만 하고 싶어요. 현장이 제일 편하고 안도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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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퍼스트룩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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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0년

3.1. 마리끌레르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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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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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일 친한 배우 친구는?
    <마녀>에 같이 출연한 김다미와 정다은.
  • 가장 기억에 남는 배역은?
    영화 <마녀>의 명희. 오디션을 5차까지 봤다.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인물이라 연기하면서 행복했다.
  • 나만의 셀피 팁은?
    풀 메이크업을 하고 자연광 아래서 촬영한다.
  • 내 피부는 쿨 톤? 웜 톤?무조건 웜 톤. 까무잡잡한 내 피부가 좋다.
  • 파우치에 항상 넣고 다니는 뷰티 아이템은?
    입생로랑 틴트, 키엘 립밤.
  • 2020년의 계획은?
    로맨스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그리고 건강하고 단단한 배우가 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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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씨네21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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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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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유 역으로 <스위트홈>에 합류하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처음 오디션을 볼 때 은유 역할만 정해놓고 본 건 아니었다. 윤지수, 박유리, 이은유 캐릭터로 가능성을 열어놓고 각각의 대사를 읽어봤다. 다 들어보신 감독님이 웃으면서 “은유를 하자”라고 말씀하시더라. (웃음) 은유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매력적인 캐릭터다. 감정을 서툴게 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만큼 성장하는 모습도 뚜렷하게 보인다. 그런 점들 때문에 은유에게 200~300% 애정을 갖고 몰입했다.
  • 원작 웹툰의 팬이었다고.
    이전에 황영찬 작가의 <멜로홀릭>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에 출연한 적이 있다. 그것을 계기로 <스위트홈> <후레자식> 등 김칸비·황원찬 작가의 작품들을 계속 챙겨봤다. 그래서 <스위트홈>이 드라마화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그걸 어떻게 드라마로 만들어요?” 라고 회사에 계속 물어봤다. (웃음) 괴물들을 어떻게 구현할지가 가장 궁금했다.
  • 평소 크리처물이나 좀비물을 즐겨 보는 편인가.
    굉장히 좋아한다. 오히려 그런 장르물을 더 즐겨본다. 특히 <버드박스>의 경우에는 <스위트홈>을 준비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됐다. 두려움의 대상이 나타났을 때 인물들이 겁에 질리거나 도망치는 모습들을 주로 참고했다.
  • 실제 괴물이 눈앞에 있다고 상상하면서 연기를 해야 했을 텐데, 그런 점이 어렵진 않았나.처음엔 상황에 적응하는 데에 시간이 좀 필요했다. 안무가분들이 초록색 크로마키 의상을 입고 연기하시다 보니 재밌다는 생각도 들더라. 그런데 김설진 안무가님을 비롯한 연기자분들이 워낙 괴물 연기를 사실적으로 해주셔서 곧바로 몰입할 수 있었다. CG가 덜 된 상태에서 안무가분들을 촬영한 장면만 봤는데, 나중에 보니 괴물이 굉장히 리얼하게 구현됐더라.
  • 발레를 한다는 것 외에도 학교에 불을 질러 퇴학당했다든지, 원작에 없던 설정들이 추가됐다. 전반적으로 은유가 더 세고 거침없는 인물로 그려졌던데.
    그래서 은유를 과감한 행동파로 표현하는 데에 초점을 뒀다. 은유는 초반엔 한없이 삐딱하게 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성장이 두드러지는 인물이다. 변화가 확연하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준다는 특징들을 잘 살리고자 했다. 발레는 촬영 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도 계속 하고 있다. 기간으로 따지면 총 반년 정도.
  • 필라테스를 오래 했고, 학생 때 춤 동아리에 들 정도로 춤을 좋아한다고 들었다. 그런 점들이 발레를 할 때 도움이 되진 않았나.
    필라테스를 하며 길러진 유연성이 확실히 도움이 되긴 했다. 촬영 때 감독님이 “서커스를 보는 것 같다”고 하시더라. (웃음) 몸 쓰는 걸 좋아하고 움직임에 잘 적응하는 편이지만, 발레는 워낙 어려워서 정말 열정적으로 준비해야만 했다. 감독님도 내가 열심히 준비한 걸 다 알아봐주셨다.
  • 유독 은유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신이 많았다. 특히 은유가 말 한마디 없이 발레복을 칼로 찢는 신은 표정만으로도 그의 상실감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극중 상세히 설명되진 않지만 은유는 발목에 큰 부상을 입었고, 여기에 괴물들까지 등장해 발레리나의 꿈을 완전히 접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감독님이 “너의 모든 것이 무너져내린 것처럼 발레복을 찢어달라”고 하셨고, 그에 맞춰 은유의 절망감에 몰입하다 보니 대본상에 없던 눈물까지 자연스레 흘러나왔다. 발레복 여벌이 많지 않아서 우는 와중에도 옷을 최대한 예쁘게 잘 찢으려고 신경을 곤두세웠다. (웃음)
  • 상욱과 ‘옆집 여자 괴물’이 싸우는 신에서도 피범벅이 된 은유의 얼굴이 여러 차례 클로즈업이 된다. 얼어붙은 은유의 표정에서 공포가 있는 그대로 전달되더라.
    당시 세트장이 사실적으로 구현됐고, 괴물을 연기하신 분이 기괴하다 싶을 정도로 몸을 잘 쓰셔서 정말 무서웠다. 그러다 보니 두려움에 떠는 표정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 얼굴에 피가 튄 것도 대본상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감독님이 “피가 더 튀어야겠다”하시면서 직접 분무기로 뿌려주셨다. 눈에 좀 들어가기도 했는데 NG를 낼 순 없으니까 계속 눈을 부릅뜨고 연기했다. 피가 언제 튈지 모른다는 묘한 긴장감도 연기에 도움이 되더라. 감독님이 핸드폰을 손에 든 각도와 방향까지 정말 디테일하게 디렉팅해주셨다.
  • 은유의 행동이 워낙 능청스러워서 ‘저건 애드리브인가’ 싶을 때가 많았다.
    실제로 은유를 연기할 때 말, 몸 쓰는 것, 애드리브, 이 세 가지에 중점을 뒀다. 그린홈 주민들이 거미 괴물과의 결투를 대비하는 신에서 내가 박수를 치면서 “호우~!” 하고 감탄사를 내뱉은 적이 있다. 감독님이 엄청 웃으시면서 이대로 가자고 하시더라. 상욱(이진욱)이 대꾸 없이 지나가자 “븅신 같은 게” 하면서 손가락 욕을 하는 것도 애드리브다. (웃음)
  • 은유의 헤드폰이 굉장히 독특하던데 직접 고른 건가.
    처음에 감독님이 일반 이어폰과 헤드폰 중 하나를 골라보라고 하셨다. 나는 은유라는 캐릭터와 헤드폰이 더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또 원판 안쪽에 은혁과 은유의 어릴 때 사진을 붙여야 해서, 그런 공간을 고려했을 때도 헤드폰이 더 좋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감독님과 다른 스태프 분들도 동의하셨고, 색도 빨간색이 잘 어울릴 것 같아서 그걸로 골랐다.
  • 은혁을 연기한 이도현 배우와의 합은 어땠나.
    사실 초반부에는 붙는 신이 많이 없었다. 또 이도현 배우가 캐릭터에 몰두하려고 다른 배우들과 크게 접촉을 하지 않은 걸로 안다. 그런데 뒤에서 손난로를 건네주는 등, 정말 많이 챙겨줬다. 그런 게 하나씩 쌓여서 마지막 신을 찍을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
  • 그 마지막 신에 굉장히 공을 들였다던데.
    그렇다. 스포라서 많은 부분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차갑게 굴던 은유가 오빠 은혁과의 관계로 인해 감정이 휘몰아치게 되는 신이다. 그 10여 분을 위해 몇 주간 공을 들였다. 울기도 많이 울었고. 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날 것 같다.
  • <마녀> <좋아하면 울리는> <스위트홈> 등에서 여러 차례 고등학생 역을 맡았고, 매번 10대 특유의 날것 느낌을 잘 살렸다. 10대들의 행동, 말투 등은 주로 어디서 참고하나.
    유튜브 영상을 보면서 줄임말 같은 것을 많이 배웠다. <마녀>의 경우 김수미 선배님의 영상을 보면서 어떤 욕설을 어떤 템포로 내뱉는지도 참고했다. <좋아하면 울리는>까지는 주변 인물들에게서 모티브를 따왔는데 은유는 그럴 수가 없었다. 접한 적 없는 재난 상황이 배경이다 보니 대본을 토대로 나만의 이은유를 만들어야겠더라. 그래서 할리퀸이나 <킬링 이브>의 빌라넬 등, 소위 센 여성 캐릭터들을 유심히 보면서 연구했다.
  • 배우 고민시의 10대는 어땠나.
    현실적인 학생이었다. 얼른 취업해서 안정적으로 행복하게 사는 게 목표였다. 배우의 꿈은 초등학생 때부터 꿨지만, 그저 꿈으로 간직했었다. 그렇게 졸업하고 웨딩플래너 일을 몇년 했는데 어느 날 정말 문득, 이렇게 살다간 후회할 것 같았다. 지금까지는 경제적인 부분에만 집중했는데 이제는 정말 내가 원하던 일을 시작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상경해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 배우 외에도 연출가로서의 경험이 있다. 단편 <평행소설>로 ‘제4회 SNS 3분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고. 감독의 꿈도 여전히 갖고 있나.
    당연하다. 사실 <평행소설>도 감독을 꿈꾸는 나와 배우를 꿈꾸는 내가 같은 세계에서 조우한다는 것이 중심 서사다. 언젠가 여러 세계관이 얽히고 펼쳐지는 이야기를 만들어보고 싶다. 기존 작품에 빗대 설명하자면 넷플릭스 시리즈 같은. 하지만 현재는 배우로서의 입지를 잘 다지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 <스위트홈>에 이어 차기작 <지리산>에서도 이응복 감독과 합을 맞춘다.
    <스위트홈> 촬영 중에 감독님이 “평소의 너랑 좀 비슷한 거 같은데 한번 해보지 않겠냐”고 감사하게도 먼저 제안을 주셨다. 내가 연기한 다원이는 팀에 들어온 지 한달도 채 안된, 새내기 국립공원 레인저(특수부대원)다. 서이강(전지현)을 비롯한 선배들을 열심히 보조하는 귀여운 막내다. 그간 센 캐릭터를 많이 연기했는데, <지리산>에서는 발랄한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하는 내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 말한 대로 그동안엔 주로 센 캐릭터로 주목을 받아왔다. 그 밖에 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장르가 있나.
    다원이처럼 밝은 역할도 좋긴 한데, 아주 딥한 멜로를 해보고 싶다. 로맨스 코미디가 아니라 칼로 찌르고 그런 장르물이 섞인 멜로물. 피 튀기는 걸 워낙 좋아한다. (웃음) 최근 <콜>을 인상 깊게 봤다. 전종서 배우가 연기한 연쇄살인마 영숙과 같은 캐릭터는 사실 지금까지 남성 배우의 전유물처럼 그려져 온 인물이지 않나. 그런데 영숙을 보면서 이제는 여자배우가 할 수 있는 캐릭터도 다양해졌음을 실감했다. 영숙처럼 배우의 성별에 국한되지 않는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밖에도 사극과 같은 시대극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 윤가은 감독의 엄청난 팬이라고 들었다.
    (애틋한 표정을 지으며) 맞다. <우리집> <우리들> 전부 챙겨봤다. 윤가은 감독님의 작품들은 정말 내 눈물버튼이다. 어릴 때 나도 저런 모습이 있었는데 나만 그랬던 게 아니구나, 하는 지점들을 감독님이 잘 잡아주시는 것 같다. 그 감정선들이 너무 좋다. 아이들의 친언니나 이모와 같은, 아이들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단역으로라도 윤가은 감독님 작품에 출연하고 싶다.(웃음)
  • 드라마 <스위트홈> 영화 <세트플레이> 그리고 <지리산> 촬영까지, 정말 바쁜 2020년을 보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올해를 어떻게 마무리 지을 계획인가.
    우선 <스위트홈>이 18일에 공개되니까 적어도 일주일은 <스위트홈>에 관한 반응들을 찾아보게 될 것 같다. <스위트홈>도 계속 돌려볼 것 같고. 그리고 그 다음 작품을 준비하면서 쉴 것 같다. <지리산> 외에도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 출연이 예정돼있다. 518 광주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은혁을 연기한 이도현 배우와 연인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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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21년

4.1. 에스콰이어 2월호

파일:고민시 에스콰이어 2102_1.jpg 파일:고민시 에스콰이어 2102_2.jpg

파일:고민시 에스콰이어 2102_3.jpg 파일:고민시 에스콰이어 2102_4.jpg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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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즈가 정말 좋던데, 혹시 따로 연습했나요?
    하하, 연습까지 한 건 아니에요. 촬영 전부터 옷과 배경에 맞는 느낌을 계속 생각 하면서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긴 했는데, 워낙 분위기도 좋았고 편하게 이끌어주셔서 잘 표현할 수 있었어요.
  • 민시 씨가 이효리 씨 눈웃음을 따라 한 영상이 인터넷에서 엄청 화제가 됐어요.
    그 영상은 몇 년 전 인터뷰 중 일부예요. 사실 그게 중학생 때부터 제 개인기라서 (웃음), 그냥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했거든요. 요즘 반응이 좋다고 하니 감회가 새로워요.
  • 이효리 씨뿐만 아니라 조윤희 씨, 김민희 씨 등 많은 배우와 ‘닮은꼴’로 꼽히고 있어요.
    여러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일단 정말, 정말 감사한 일인데 죄송하기도 해요. 완전 톱스타이신 선배님들이잖아요. 감히 제가 닮은꼴이라니(웃음), 기분 좋은 부담감이라고 할까요? 동시에 ‘누군가의 닮은꼴’, ‘제2의 누구’가 아닌 ‘제1의 고민시’로 각인되고 싶은 마음도 커요. 시간이 지난 후에 누군가가 ‘제2의 고민시’라고 불린다면, 정말 뿌듯할 것 같아요.
  • 이름이 예명인 줄 알았다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많이 들었어요. 철학관에서 지어주신 본명이에요. 한자로는 높을 고, 하늘 민, 볼시. ‘높은 곳에서 하늘을 보라’는 뜻이에요.
  • 인스타그램 이름은 ‘예담 고민시’던데, ‘예담’은 호 같은 건가요?
    네. ‘예담’이라는 호는 스님께서 지어주신 거예요. 한자로는 나아갈 예, 평평할 땅담. 이름과 다 합친 ‘예담 고민시’는 ‘높고 평탄한 곳에서 하늘을 보며 나아가라’는 의미죠.
  • 넷플릭스에 〈스위트홈〉이 공개되고 한동안 바빴을 것 같은데, 요즘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어요?
    〈스위트홈〉 관련 시청자나 관계자 반응에 대해 많이 들었던 것 같고요. 차기작 〈오월의 청춘〉도 준비 중이에요. 운동도 틈틈이 하고요. 러닝이랑 발레.
  • 발레는 〈스위트홈〉 촬영할 때 처음 했다고 들었는데, 그 이후 계속하고 있나 봐요.
    저한테 잘 맞더라고요. 몸을 늘이는 운동이다 보니 하고 나면 엄청 시원하기도 하고요. 시작하길 잘한 것 같아요.
  • 발레를 하면서 체중도 감량하신 건가요? 〈마녀〉의 ‘명희’와 〈스위트홈〉 의 ‘은유’가 같은 배우라는 것에 놀란 분들이 많더라고요.
    차이가 있을 거예요. 〈마녀〉 촬영했던 때보다 지금 12~13kg 정도 덜 나가거든요. 〈마녀〉의 박훈정 감독님이 저를 캐스팅할 때 “마음껏 먹고 살 좀 찌워라”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정말 행복하게 먹고 싶은 거 다 먹었죠.(웃음) 〈스위트홈〉의 경우 은유가 발레를 했던 캐릭터이기도 하고, 배경 자체가 재난 상황이라 이응복 감독님께서 체중 감량을 하길 바라시더라고요. 저뿐만 아니라, 후반부로 갈수록 함께 출연한 배우들 모두 살이 빠져가는 게 눈에 보일 거예요. 다들 캐릭터에 애착이 있어서 외형적인 부분에도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그리고 명희와 은유의 캐릭터가 너무 달라서 더 못 알아보신 것도 있지 않을까요.
  • 둘 다 10대고, 욕을 잘한다는 공통점은 있죠.(웃음)
    하하, 그렇네요.
  • 명희와 은유뿐만 아니라, 〈좋아하면 울리는〉의 ‘굴미’도 10대였어요. 얼굴을 알린 작품들에서 대부분 10대 역을 맡은 셈인데, 비슷한 연령대의 역할을 계속 맡으면 이미지가 고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들진 않나요?
    사실 데뷔 초에는 대학생들이 나오는 드라마에 많이 출연했어요. 고등학생 역할은 〈마녀〉 이후에 주로 맡게 된 것 같아요. 동안이라는 칭찬은 정말 감사하지만, 스스로는 한계를 깨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커요. 은유 역할을 하면서는 명희보다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어요.
  • 10대가 지났는데 10대의 감성을 살리는 게 꽤 어려운 일일 것 같은데요.
    지금의 고등학생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유튜브나 다큐멘터리를 많이 찾아봤어요. 요즘 고등학생은 저 때보다도 많이 성숙하더라고요. 그래서 너무 애처럼 보이지 않게 노력했어요. 난 반드시 고등학생처럼 보여야 해, 이런 마음을 내려놓고 자연스럽게 했죠. 그래서 오히려 잘 그려진 게 아닐까 싶어요.
  • 실제 10대 때는 어떤 학생이었어요?
    평범했어요. 친구들이랑 노는 거 좋아하고, 활발하면서도 현실적이고.
  • 어떤 점에서 현실적이었나요?
    저는 굉장히 오래전부터 배우를 꿈꿨거든요. 그런데 배우가 될 방법보다는 ‘앞으로 어떤 직업이 각광받고 돈을 잘 벌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했어요. 갖고 있던 꿈과는 별개로 생업부터 생각했던 거죠. 고등학교 졸업 전에 사회생활을 시작한 것도 그런 영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 〈스위트홈〉 얘기를 해볼게요. 은유는 원작 웹툰과 상당히 많이 달라진 캐릭터고, 극 초반부에는 과할 정도로 짜증을 내죠.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땐 당황스러웠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캐스팅 전에 이미 원작 웹툰을 전부 본 상태였어요. 웹툰 속 은유는 드라마의 은유보다 더 어렸고, 무용도 하지 않았고, 이렇게 신경질적인 캐릭터도 아니었죠. 그래서 처음에 초반부 대본을 받았을 때 이해가 안 갔어요. 대본 속 은유가 너무 날이 서 있으니까요. 감독님께 납득이 안 간다고 말씀드렸는데, “일단 하기나 해” 라고 하셔서 바로 깨갱했죠.(웃음) 근데 후반부 대본을 받아보니까, 은유의 과거가 언급되면서 이 친구가 성장 중이라는 게 보이는 거예요. 지수를 위로해준다거나, 은혁의 안경을 고쳐 준다거나 하는 장면에서요. 중간중간 은유의 과거를 엿볼 수 있는 대사들도 추가되다 보니 이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살릴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죠. 은유가 품고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세밀하게 보여주면서 ‘성장캐’라는 걸 표현하려 했어요.
  • 은유를 연기하기 위해 참고한 캐릭터가 있어요?
    할리퀸?(웃음)
  • 할리퀸이요?
    네, 할리퀸이요. 하고 싶은 말을 돌직구로 하고 센 편이잖아요. 어쩌면 다들 싫어할 수도 있는 캐릭터인데도 할리퀸은 분명한 매력이 있죠. 은유도 그런 매력적인 캐릭터가 되었으면 했고요, 또 할리퀸의 경우 딕션이 정말 좋잖아요. 비속어조차도.(웃음) 은유 같은 경우도 날것의 말을 많이 하는 캐릭터인데, 어설퍼 보이면 안될 것 같더라고요. 오히려 당당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해 할리퀸을 많이 참고했죠.
  • 애드리브도 많았다고 들었어요.
    맞아요. 특히 이진욱 선배가 저를 무시하고 지나갈 때 제가 욕하는 장면을 다들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아요. 당시에 컷이 안 나오길래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한 건데, 컷 하자마자 진욱 선배가 “너 나한테 감정 있니? 너무 리얼했다”라고 했고 그게 또 화제가 됐더라고요. 하지만 이 자리를 빌려 해명하고 싶습니다. 정말 악감정은 없었고 연기일 뿐이었습니다.(웃음)
  • 네. 해명 잘 들었습니다.(웃음) 그나저나 욕 외에도 은유의 손가락 제스처가 아주 대박이 났죠. 해외 커뮤니티에서 〈스위트홈〉을 검색했더니 ‘대체 은유가 한 손짓이 왜 욕이 되는 거냐. 한국어 할 줄 아는 사람이 설명해 달라’는 질문도 많더라고요.
    어머, 커뮤니티 반응은 처음 들어요. 저는 주로 SNS를 봤는데, 정말 다양한 국가의 많은 분이 제가 한 그 ‘너새뻑최’(너 같은 새끼는 XX가 최고야) 인증 영상을 보내주셨거든요. 너무 어렵다는 반응도 있고, 그걸 두고 '코리안 제스처’라고 부르기도 하고, 재미있더라고요. 신기하고 감사했고요.
  • 인터넷 반응을 대체로 다 보시나 봐요.
    네. 다 보는 편이에요. 많은 분이 이렇게 좋아해주신다는 사실에 보다가 운 적도 있어요. 시즌2에서는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어요.
  • 은혁과의 ‘사약 케미’를 언급하는 분들이 많아요. 이뤄질 수 없는.(웃음) 그런데 차기작 〈오월의 청춘〉에서는 은혁 역의 이도현 씨와 연인 역할로 나오게 됐죠.
    〈스위트홈〉에서 도현 씨가 제 뺨을 때리는 장면이 있는데 정말 힘들게 찍었어요. 그날 도현씨가 마음이 너무 안 좋다고, 미안하다고 하길래 괜찮다고 했어요. 다음 작품에서는 내가 너를 때리는 역할을 하면 된다고.(웃음) 그때 꼭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나자는 얘기를 했어요. 도현 씨도 반드시 3년 안에 그걸 자기가 이뤄내겠다고 했고요. 그랬는데 차기작에 같이 캐스팅된 거예요. 우리가 약속한 게 이렇게 빨리 이뤄질 줄 몰랐다, 잘 해보자, 그런 얘기를 했죠.
  • 그럼 이제 반대로…?(웃음)
    꼭 그런 신이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 〈오월의 청춘〉 외에 〈스위트홈〉 이응복 감독의 다음 작품인 〈지리산〉에도 출연할 예정이죠.
    감독님은 정말 저에게 귀인 같은 분이세요. 〈지리산〉은 〈스위트홈〉 촬영이 끝날 때쯤 감독님이 직접 물어보셨어요. 당연히 하겠다고 했죠. 나중에야 알았는데 김은희 작가님 작품이라 일단 놀랐고 어마어마한 선배님들이랑 함께하게 됐다는 점에서 또 놀랐어요. 몇 번이나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렸죠.
  • 〈지리산〉에서 또 새로운 욕을 보게 될까요?(웃음)
    전혀! 전혀 아닙니다!(웃음) 〈지리산〉에서는 분위기 메이커, 정말 밝은 성격의 캐릭터를 보여드릴 예정이에요. 지금까지 제가 연기한 캐릭터와는 조금 다르고, 욕도 할 줄 모를 거예요.
  • 올해도 활동하다 보면 금방 지나가겠어요. 혹시 너무 빠르게 달리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될 때는 없어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저는 쉬는 게 힘들더라고요. 작년에 3개월 정도 쉬었는데 재미도 없고, 불안하고 두려웠어요. 사실 촬영 현장에서 일할 때도 나름 스트레스가 있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는 스트레스가 아니라 늪에 빠지는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게 돼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달려오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40대가 될 때까지는 계속 달리지 않을까 싶어요. 돈보다는 그냥 다양한 역할을 많이 해보고 싶고요. 좋은 작품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때 가장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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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마리끌레르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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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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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의 ‘은유’는 원작과 많이 달라진 인물이에요.
    은유라는 캐릭터를 정해두고 오디션을 보지 않았어요. 지수, 은유, 유리의 대사를 하나씩 읽어봤고 감독님이 어떤 역할을 하고 싶으냐고 물었죠. 웹툰 <스위트홈>에서 ‘유리’라는 인물이 매력적이었어요. 천식을 가지고 있지만 약하지 않고 ‘길섭’을 보좌하며 싸워나가는 모습이 멋있었거든요. 그래서 유리를 연기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감독님이 은유를 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첫 번째 오디션을 마치고 별다른 얘기를 듣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일주일 뒤에 감독님이 시나리오를 받으러 오라고 연락하셨죠. 깜짝 놀랐어요. 대본을 받으러 간 자리에서 <좋아하면 울리는>에서 함께 연기한 송강 씨를 만나서 한 번 더 놀랐고요. 정말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죠.
  • 발레리나를 꿈꾸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고, 비속어를 기가 막히게 던지죠. 은유의 간결한 욕은 따라 하고 싶을 정도예요.
    은유를 두고 처음에는 고민이 많았어요. 말투가 과격하고 감정 표현도 서툰 은유를 본 시청자들이 불편해하지는 않을지 걱정도 됐고요. 하지만 극이 진행될 수록 은혁, 현수, 지수와의 관계가 조금씩 변해가는 걸 보면서 나만 열심히 노력하면 은유의 매력을 더 잘 드러낼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은유가 일차원적 인물이 아니라 짜증 부리고 화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것을 입체적으로 드러내고 싶었어요. 후반부로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이 보일 수 있도록 연기하려고 했어요.
  • <스위트홈>은 한국의 첫 크리처물이에요. 신인으로서 여러 면에서 도전이었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두려움이 컸어요. 그런 낯선 장르에서 제 몫을 해내는 데 제 역량이 부족하지는 않을지도 걱정이었고요. 눈앞에 괴물이 있는 것처럼 크로마키 스크린 앞에서 연기해야 한다는 점도 두려웠고요. 하지만 인간의 욕망과 심리, <스위트홈>만의 세계관이 대본에 잘 담겨 있어 부담감을 덜었어요. 모든 게 낯설어 무서웠고 잘해낼 수 있을지 확신도 없었지만, 이 작품을 하며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를 얻고 또 배웠어요.
  • 은유가 성장해가는 것처럼 배우 고민시도 성장의 시간을 보냈나요? 처음에는 은유라는 캐릭터가 잘 납득되지 않았어요. 왜 계속 화를 내는지 이해할 수 없었죠. 하지만 은유를 연기하는 제가 은유를 이해하지 못하면 시청자들에게도 이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은유가 자꾸 화내고 욕설을 내뱉는 이유를 깊이 생각하고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감독님의 디렉션이 굉장히 날카로운 편이어서 복합적인 감정을 드러내야 하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 많은 것을 배웠어요.
  • 은유를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해요.
    우선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했어요. 원래는 ‘은혁’이 입양된 아들이었는데 나중에 은유가 입양된 딸이라는 설정으로 바뀌었어요. 발레리나라는 꿈을 접고 발레복을 찢는 장면도 대본에서는 울지 않았지만, 제가 생각하는 은유는 발레를 못 하게 되었을 때 울컥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 순간을 감독님이 잘 포착해주어 짧은 장면이지만 그 인물이 설득력을 갖게 됐죠. 또 은유가 혼자 있을 때와 다른 캐릭터랑 함께 있을 때 대비되게 하려고 애썼어요.
  • <스위트홈>의 반응이 뜨거워요. 작품을 향한 세간의 관심을 실감하나요?
    우현 선배님에게 했던 ‘너새뻐최’에 대한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지 몰랐어요.(웃음) 이 준말도 시청자들이 만들어주었어요. 해외 팬 중에는 ‘코리아 제스처’라며 인증 사진이나 영상을 보내주는 분도 있어요. 이런 반응이 신선하고 신기해요. 은혁과 은유의 사‘ 약 케미’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사실 은혁과 붙는 장면이 많지 않고 촬영할 때도 그저 남매처럼 촬영했어요. 한 번은 감독님도 촬영장에서 “남매 같지 않다잉”이라고 말씀하셨어요.(웃음) 정작 저희는 남매 그자체였는데 말이죠. 감독님의 연출 덕분에 붕대를 감아주고 안경을 고쳐주는 장면이 유독 애틋해 보인 것 같아요.
  • 매우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 작품이에요. 그린홈 입주민 모두 각각 뚜렷한 서사가 있고요. 또래뿐 아니라 많은 선배 배우와 함께했는데 어땠어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할 뿐 아니라 다 함께 모여 등장하는 장면도 많았어요. 무엇보다 카메라를 비추지 않을 때도 몰입하는 선배들의 리액션을 보고 많은 것을 배웠어요. 카메라가 없을 때도 늘 맛깔나게 연기하시죠. 그중에서도 우현 선배님의 리액션은 타고난 감각도 감각이지만 많은 경험에서 나오는 것 같았어요. 저도 오랜 시간 연기하며 그런 순발력을 배우고 싶었어요. (이)진욱 선배의 멜로 눈빛도 타고난 게 아니라 감정을 굉장히 디테일하게 나눠서 연기하는 걸 유심히 지켜봤어요. 그런 노력이 화면을 장악하는 힘을 만들더군요. 그렇게 호흡을 나누는 방식을 배우고 싶어요.
  • 작품의 결과물이 좋으면 이후 그 작품을 만들던 당시의 시간들이 떠오를 것 같아요.
    지금도 여전히 많은 순간이 떠올라요. 마지막 촬영 때 제가 슬레이트를 친 일도 선명히 기억나고, 첫 촬영 날도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어요. 엄청 더운 여름날 첫 촬영을 하며 발레도 해야 하고 소품도 잘 다뤄야 해서 긴장을 아주 많이 했어요. 그날 혼도 많이 났어요. 여러 경우의 수를 준비하지 않으면 온전히 은유가 될 수 없겠다는 생각에 철저하게 계산하고 현장에 가려고 노력했어요.
  • 가끔 돌려 보는 회차도 있을 테죠?
    정말 많이 돌려봐요.(웃음) 가장 많이 다시 보는 부분은 발레를 하며 등장하는 첫 장면이에요. 상‘ 욱’과 나란히 담배 피우는 장면도 자주 봐요. 요즘은 지하 주차장에서 지수, 은혁, 재헌, 상우가 육상 괴물과 싸우는 장면을 많이 봐요. 액션 장면과 음악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져서 짜릿하거든요. ‘재헌’이 경비 괴물과 싸우는 장면도 무한 반복 시청 중이에요. 얼마 전에는 재헌의 잘린 손 손톱에 세로 줄이 있는 걸 보고 디테일에 새삼 놀랐어요.
  • 훗날 은유는 어떤 인물로 기억될까요?
    은유는 애정을 아주 많이 쏟은 캐릭터예요. 시즌 2도 나올 수 있기를 바라요. 제게는 축복 같은 작품이자 인물이죠. 팬들이 보내주는 응원의 글을 모두 저장해뒀어요. <스위트홈>이 넷플릭스에 공개되자마자 10부까지 쉬지 않고 봤는데, 처음에는 큰일이다 싶었거든요. 거의 모든 대사에 욕이 포함되고 인상 찌푸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 앞으로 연기를 못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했어요. 그런데 그런 제 걱정이 무색하게도 사랑을 많이 받아 감동적이고 울컥하는 순간이 많았어요.
  • <스위트홈> 이후 배우 고민시는 달라졌나요?
    달라져야 할 것 같아요. 이런 관심과 사랑에 깊이 감사하고 뼛속까지 울컥하는 느낌이 들면서 무섭기도 하고 부담감도 들어요. 제가 이런 사랑을 받을 만한 배우인지도 잘 모르겠어요. 주변에서 좋은 얘기를 많이 듣고 과분한 사랑을 받는 지금이 그저 지나가는 하나의 이벤트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요. 언젠가 꺼질 거품 같은. 그 거품 안에서 살아남고 싶고 이 사랑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이 다음 작품을 이 악물고 하려고 해요. 다음 작품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면 그때는 좀 즐겨보려고요. 지금은 다음을 고민하는 게 마음이 편해요. 그리고 사실 언제나 제가 받는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익숙해지고 싶지 않아요. 늘 감사함을 느끼며 연기하려고 해요.
  • 이응복 감독과 김은희 작가의 <지리산>에서 다시 작업하게 돼요. 이도현 배우와 <오월의 청춘>을 앞두고 있고. 앞으로 필모그래피를 어떻게 채우고 싶어요?
    색이 왔다 갔다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고‘ 민시가 하는 연기는 재미있는 것 같아’ 하는 평가를 들을 수 있기를 바라요.
  • 예정된 두 작품에서 그런 모습을 기대해도 될까요?
    외면적인 모습은 물론 이미지도 완전히 다른 인물을 연기할 거예요. 아마 <스위트홈>의 은유를 통해 저를 알게 된 분들은 저를 몰라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기를 기대하고요.
  • 배우로 살아가며 느끼는 즐거움은 뭔가요?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 현장에서 연기할 때면 힘들고 한계에 부딪히는 순간이 많아요. 그럴 때마다 내 연기의 한계가 이 정도밖에 안 되나 하는 생각에 절망할 때도 있고. 현장에서 다른 배우가 떨지 않고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부러울 때도 있어요. 그러다가도 누군가 한 번 인정해줄 때면 벅차요. 열 번 넘어져도 그 한 번 때문에 다시 일어설 수 있어요. 그리고 연기를 하다 보면 세상을 보는 시선이 넓어져요. 전에는 제가 이해할 수 없는 타인을 보면 타인이 틀렸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저와 완전히 다른 인물도 받아들일 줄 알게 됐어요. 특히 은유가 그런 인물이에요. 세상에는 착하고 용감하게 맞서 싸우는 사람뿐 아니라 은유 같은 사람도 있는 거니까요.
  • 현장에서 자신감이 흔들릴 때 혹은 절망할 때 자신을 치유하는 방법이 있나요?
    요즘은 여러 명언이 담긴 <문장수집가>라는 책을 읽으며 힘을 얻어요. 그중에서 줄리언 무어의 말이 크게 와닿아요. ‘실수가 중요한 것처럼 결함도 중요하다. 당신은 실수를 함으로써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고, 불완전함을 통해서만 진짜가 될 수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고, 질타를 무서워하지 않고 완벽한 사람은 없으니 그런 불완전함을 반복해서 겪다 보면 언젠가 진짜가 될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생기거든요. 어쩌면 마지막 순간까지 불완전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는 용기도 얻어요.
  •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이겨내나요?
    웨딩플래너로 일하다 배우가 되기 위해 서울로 올라오면서 절대 뒤돌아보지 않겠다고 마음먹었어요. 물론 웨딩플래너일 때도 많은 분들을 만나 좋은 경험을 쌓았지만 이상하게 행복하지 않았어요. 연기를 해보지 않으면 후회할 게 분명했기 때문에 그게 너무 싫어서 결단을 내린 거죠. 그때 절실하게 제 스스로에게 약속했어요. 힘든 일이 있어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고 배우의 꿈을 이뤄보겠다고요. 스스로에게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연기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연기 관련 학교 입시에서도 모두 떨어졌어요. 그런 실패를 경험했기에 그때에 비하면 지금 너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거죠. 그리고 그런 시간이 있었기에 지금은 오히려 두려움을 이겨내고 있어요. 연기하면서 흔들리는 순간이 있지만 늘 마음을 다잡으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봐요. 다른 것들을 하면서 생각의 방향을 돌리는 거죠. 이제는 제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저를 잘 볼 수 있는 시간을 챙기며 연기해야죠.
  • 고민시의 남은 20대 나날은 어떻게 채워질까요?
    지난날을 생각하면 찬란하게 보낸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떨지 기대되기도 하고. 그런 와중에 불안한 부분도 있죠. 저는 쉬지 않고 계속 일하고 싶어요. 주연에만 욕심이 있는 건 아니고 작품이 좋으면 단역이라도 맡고 싶어요. 제가 가진 재능이 작품을 완성하는 데 기여하게 되기를 바라요.
  • 꿈꾸는 여성 캐릭터가 있다면?
    늘 주체적인 인물에 끌려요. 그중에서도 밑바닥부터 자신의 힘으로 목표를 이뤄낸 인물이 좋고요. 자신의 생각과 중심이 확실히 잡힌 주체적인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연기하고 싶어요.
  • 오늘의 고민시는 행복한가요?
    너무 행복하죠. 지금 이 순간이 참 좋아요. 하지만 집에 돌아가면 오늘의 촬영을 더 잘했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생각할지도 모르죠.(웃음) 어쨌든 오늘의 고민시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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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퍼스트룩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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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고민시 퍼스트룩 2102_3.jpg 파일:고민시 퍼스트룩 2102_4.jpg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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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쏟아지는 관심과 인기를 실감하고 있나요? 특히 두 사람의 찰떡 '워맨스'를 응원하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만나는 사람마다 <스위트홈> 잘 봤다며 칭찬해주세요. 최근 제 SNS 계정을 팔로우해주시는 분들도 부쩍 늘었는데 <스위트홈>의 뜨거운 인기 덕인 것 같아요. 진짜로 저희 둘 조합을 좋아해주는 분들도 많아요. '은유 지수 사귀어줘' 이런 메시지도 오고요, 하하. 실제로 성격이 잘 맞아서 굉장히 친한데, 둘의 호흡이 극 중에서도 남달랐던 모양이에요.
  • <스위트홈>은 한국형 최초 크리처물로 기획 단계 때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이에요. 과연 어떤 작품이 탄생했을까 정말 궁금했는데, 두 사람도 공개 날을 많이 기다렸겠죠? 뚜껑을 열어보니 어떻던가요? 자신이 그리고자 했던 만큼 잘 표현된 것 같나요?
    <스위트홈>이 드라마로 만들어진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부터 다른 무엇보다도 괴물들이 어떻게 시각화될지 궁금했거든요. 촬영하면서는 괴물이 눈앞에 있단 상상을 하며 연기를 해야 해서 조금 어렵기도 했고요. 그런데 완성된 영상을 보니 정말 리얼하게 구현됐더라고요. 다 알고 있는 이야기인데도 푹 빠져서 진짜 재미있게 봤어요. 음악도 너무 좋고 이야기가 리드미컬하게 잘 붙어서 흥미진진하더라고요.
  • 누구 한 명 도드라지지 않고 '그린홈'의 모두가 저마다의 서사를 풀어낸다는 점이 <스위트홈>의 큰 매력 요소이기도 해요. 연기하면서도 서로를 생각하며 움직였을 것 같아요.
    맞아요. 저도 처음 대본을 접했을 때부터 그린홈 주민들이 함께 이야기를 이끌어간다는 점이 참 좋았어요. 마침 배우들이 다 같이 제 몫을 하는 작품을 해보고 싶었고, 그래서 은유를 연기하며 가장 고민했던 점도 튀지 않고 이야기 안에 녹아들어야겠다는 거였어요.
  • 두 사람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친해졌어요? 화보 촬영을 하면서도 내내 붙어 있더군요. 쉬는 시간마다 만나서 커피 마시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소소한 일상부터 연기에 대한 생각까지, 대화가 끊이지 않았어요. 언니랑은 확실히 무너가 잘 통한다는 느낌이 있어요.
  • 특히 남다른 교감을 느꼈던 때가 있어요? 혹은 서로에게 푹 빠졌던 순간이랄까.
    언니가 재헌과 이별한 후 장면을 찍던 날이 아직도 생생해요. 몇 시간 동안 한 번도 쉬지 않고 대사를 읊다가 촬영에 들어가는데 살짝 소름이 끼치더라고요. 그날 카메라 뒤에서 언니 연기를 보며 저도 엄청 울었죠.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모습을 보며 언니한테 더 다가가고 싶어졌던 것 같아요.
  • 배우로서 서로를 보며 부러운 점이나 닮고 싶은 점이 있어요?
    전 언니의 자연스러운 톤이 좋아요. 사실 이 작품으로 만나기 전에도 언니 작품을 보며 취향 저격 당한 적이 여러 번이거든요. 세련된 연기라고 해야 하나 현장에서 가까이 보고 같이 느끼면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여전히 전 쉽지가 않아요.
  • 예전부터 서로의 팬이었나 봐요?
    그럼요. 단막극 <참치와 돌고래>를 보고 너무 매력적이어서 쭉 지켜봤어요. SNS 염탐도 하고.
  • 민시 씨는 똑 부러지는 은유와 닮은 점이 많아 보여요.
    그렇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예전엔 무조건 웃고 마음을 감추려는 성격이었는데 한편으로는 그게 저를 옥죄는 가면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누군가를 대할 때도 그런 보이지 않는 벽 때문에 외려 상처받는 경우도 생기는 것 같고요. 이제는 적당히 드러낼 것은 꺼내놓고 표현해야 할 것은 내비치면서 균형을 맞추려고 해요.
  • 발레 연습을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겠어요.
    어설프게 해서는 큰일 날 것 같아서 7개월가량 진짜 열심히 배웠어요 평소 몸 쓰는 걸 좋아하고 필라테스도 쭉 해왔던 터라 나름 잘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발레는 정말 어렵더라고요. 지금까지도 놓지 않고 연습하고 있어요.
  • 두 사람에게 <스위트홈>은 아주 각별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아요. <스위트홈>을 통해 얻은 것을 한 가지만 꼽는다면요?
    같이 촬영했던 배우, 감독님, 스태프, 결국 사람들인 것 같아요. 좋은 팀을 만나는 것도 배우에겐 어마어마한 복이라고 생각해요. 자주 연락드리고 만나면서 또 다른 모습으로 성장해나가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 두 사람 모두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로 꼽혀요.
    요즘 '기대주'라고 많은 분들이 주목해주시는 데 대해 기분 좋은 부담감이 들어요. 솔직히 저는 배우로서의 인생을 매우 길게 보고 있거든요. 맨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얼른 잘되고 싶고 좋은 역할을 맡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언젠가부터는 그런 조급함을 내려놨어요. 그런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여기까지 빨리 온 것 같아요. 좋은 평가와 관심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약간은 무섭기도 하지만 놓치고 싶진 않네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려고 노력해야죠.
  • 다음 작품 계획도 궁금해요.
    저는 <스위트홈>에서 남매로 함께한 (이)도현 배우님과 <오월의 청춘>이라는 드라마를 선보일 계획이에요. 저희의 케미가 아쉬웠던 분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될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아끼는 마음을 담아 서로에게 진솔한 한마디씩 건네볼까요?
    낯간지러운 말인데, <스위트홈>을 촬영하며 언니를 만난 게 제겐 정말 큰 축복이에요. 사실 일을 하면서 마음 맞는 누군가를 만나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서로 부족한 점이나 힘든 부분을 털어놓고 위로할 수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언니가 분명히 지금보다 더 훌륭한 배우가 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요. 서로에게 좋은 자극을 주며 재미있게 같이 일했으면 좋겠어요. 아, 언니가 요즘 다이어트를 한다고 너무 야위어가는 거 같아요. 건강 잃지 말라고 제가 옆에서 맛있는 거 많이 챙겨주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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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싱글즈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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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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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핫한 거 맞다
    사전 제작했던 작품이 공개되기까지 기간이 길어서 시청자들은 공백기가 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지금 회사 미스틱스토리에 들어온 이후 한 번도 쉬지 않고 일했다. 작년 초에 촬영을 마친 <스위트홈>이 공개된 이후, 그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더 바쁘다. 평균 3~4시간 정도밖에 못 자고 얼굴이 부을까봐 스케줄을 이동할 때도 쪽잠은 패스다. 이렇게까지 스케줄을 소화했던 적은 처음이다. 전에 없이 체력 관리에 힘쓴다. <스위트홈> 속에서 고등학생 이은유를 표현하기 위해 시작한 발레와 요가를 아직까지 꾸준히 하고 있는 이유다. 팔 라인에 근육을 잡는 데도 좋고, 바쁜 시간을 쪼개서 운동을 하다 보니 기초 체력이 올라가는 것 같다. 영양제도 빼놓지 않는다. 원래 잘 챙겨 먹는 스타일은 아닌데 지금은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잠도 잘 못 자서 한두 알씩 먹던 영양제가 무려 일곱 알이 되었다. 일이 많은 만큼 힘든 부분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그래서 요즘 가장 많이 하는 생각은 ‘오늘 하루만 잘 마무리하자’다. 생계형 하루살이 같은 느낌이랄까. 오히려 정신없이 바쁘다 보니 잡생각은 없어서 좋다. 그렇다고 쉬고 싶지도 않다. <스위트홈> 이후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를 찍고 3개월 정도 텀이 있었다. 데뷔한 이후 가장 길게 쉰 기간이었는데 매일이 불안하고 초조했다. 현장에 가지 않으면 카메라에 대한 감도 떨어질 것 같고, 연기 감정도 날아가버릴 것만 같아 계속해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 평소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보는데 그때는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작품에 출연하는 배우와 비교하게 되고 부럽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기 싫었다. 그래서 바쁜 지금이 좋다. 두 작품이 끝나면 올해가 반이나 지나가겠지만 또 바로 다음 작품을 하고 싶다.
  • 몰입이 나를 움직이게 한다
    동시에 두 작품을 찍고 있다. <지리산>과 <오월의 청춘>이다. 두 작품 모두 운명인 것처럼 연결고리가 있다. <지리산>은 <스위트홈>의 이응복 감독님과 <오월의 청춘>은 <스위트홈>의 이도현 배우와 또다시 합을 맞춘다. <지리산>은 <스위트홈> 촬영 중에 이응복 감독님이 출연을 제안하셨다. 밝고 쾌활한 캐릭터가 딱 나와 비슷하다고 하시길래 어떤 장르의 작품인지 자세하게 물어봤다. 김은희 작가님이 썼다고 하니 기대치가 높았는데 막상 극본을 읽으니 더 흥미로웠다. 지금까지 산악구조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흔치 않아서 더 신선했다. 작품을 사실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서울에서의 촬영은 거의 없다. 실제로지리산과 지방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촬영한다. 주변에서는 대선배들과 합을 맞추는 게 어렵지 않느냐고도 묻는다. 물론 그렇다. 전지현, 주지훈, 오정세 선배랑 호흡을 맞춰서 영광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다. 극중 역할도 분위기 메이커이고 가장 막내다. 늘 느끼는 거지만 내 위치에서 나만 잘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임한다. 감독님과 현장 스태프들도 많은 도움을 준다. 사실 초반에 이응복 감독님에 대한 무서운 소문 때문에 <스위트홈> 때는 얼어 있었다. 디테일한 부분까지 직설적으로 디렉팅을 한다고 들었다. 그런데 오히려 원하는 바를 명확하게 설명해줘서 편하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앞 신과 연결된 신의 상황을 다시 한번 얘기하고, 그때 느꼈던 감정을 물어본다. 리허설에 들어가면 먼저 배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주고 그 이후에 감독님이 원하는 포인트를 가미한다. 연기는 할 때마다 긴장되지만 감독님의 반응을 보고 거기서 또 새로운 힘을 얻어 밀도 있게 감정을 잡는다.

    마찬가지로 <오월의 청춘>도 <스위트홈> 촬영이 끝날 때 즈음 제안을 받았다. 처음에는 광주민주화운동이 배경인 것도 모르고 그냥 멜로드라마인 줄 알았다. 그런데 감독님을 만나 미팅을 해보니 역사 속의 그날, 1980년 5월 광주의 모습을 담은 얘기더라. 마침 특정 시대를 담은 작품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시대적 배경은 슬프고 아련하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청춘들의 사랑과 인생을 담은 제목과 스토리가 좋았다. 그 시기에 이도현 배우와 안부 연락을 주고 받다가 차기작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마침 <오월의 청춘> 감독님이 이도현과 단막극을 찍었던 분이더라. 같이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도현은 1위 캐스팅 후보였다고. 이렇게 또 만나게 되어 더 반갑고 남매가 아닌 연인으로서의 케미도 기대된다. 장르도 상황도 아예 다른 작품의 촬영을 동시에 하다보니 각 캐릭터를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까에 대한 고민도 크다. <오월의 청춘>에서는 전라도 사투리를 써야 하고 전체적인 스타일링도 당시 헤어스타일, 메이크업을 그대로 재현한다. 남자 주인공을 만나고 나서부터 조금씩 변하는 스타일링도 관전 포인트다. 반대로 <지리산>에서는 막내라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해 의상이나 소품을 키치하게 쓴다. 두 작품 모두 스토리 깊숙이 들어가면 감정도 대사 톤도 더 치밀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
  •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도전했다
    사실 중고등학교 때 배우는 상상도 못했다. 지방에 살다 보니 서울에서 살아야만 배우를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돈을 안정적으로 벌 수 있는 직업을 찾았다. 그 당시 산업 전망을 보니 웨딩 시장이 커진다고 해서 웨딩 플래너를 시작했다. 그렇게 3년 정도 일하다가 어느 날, 지금 배우에 도전하면 뭔가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혼자 서울로 올라와 아르바이트하면서 프로필을 찍고, 연기 학원을 다녔다. 단편영화와 웹드라마 오디션도 수없이 봤다. 그러다가 72초 웹드라마를 찍었고 지금 회사에서 그 영상을 보고 연락이 왔다. 갑자기 왜 그런 마음이 들었냐고 물어보면 마음속 한편에 갖고 있던 작은 씨앗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자라고 있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 때부터 배우의 꿈은 늘 가지고 있었고 노래 경연대회에 나가거나 포토 경연대회에 나갔던 경험도 있다. 그 씨앗을 가지고 웨딩 플래너 일을 하다 보니 지금보다 더 행복하게 일하기 위해 더 늦기 전에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론 웨딩 플래너 일을 했던 경험이 지금 일을 할 때에 큰 밑거름이 되어준다. 수많은 신랑, 신부들이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현장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감독, 스태프의 성향이 다르지 않나. 웨딩 플래너로 일하는 동안 정말 많은 신랑, 신부를 만났고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하다 보니 상황 판단을 빠르게 하는 능력이 생겼다. 연기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된다.
  • 내일을 기대한다
    올해는 정말 빠르게 지나갈 것 같고, 많은 일을 한해로 기억될 것 같다. 드라마, 화보, 인터뷰, 광고까지 이전보다 더 많은 곳에서 나를 찾아준다. 그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한다. 엄마가 늘 ‘좋은 일이 있어도 너무 들뜨지 말고, 안 좋은 일이 와도 이 또한 지나간다고 생각해라’라고 말씀하신다. 예전에는 어떻게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을까 의문이 컸지만 지금은 이해가 된다. 지금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싶어서 아등바등하기보다는 마음의 단단함을 키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담담하게 받아들이려고 한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는 일은 지금의 고민시의 모습을 더 건강하게 지키고 오랜 시간 관객들 앞에 설 수 있는 배우가 되는 게 아닐까. 배우라는 직업은 나이가 들거나 혹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때도 시간을 거슬러 다시 그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인생 한 페이지에 고민시는 연기도 잘하고, 예뻤고 그녀로 인해 위로를 얻었다고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 남은 20대에 더 다양한 고민시의 모습을 보여주고, 30대에는 더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로서 사랑받는 고민시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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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앳스타일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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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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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위트홈’으로 큰 사랑을 받았어요. 소감이 어때요?
    초반에는 정말 얼떨떨했어요. 화보 촬영도 하게 되고, SNS 팔로워 숫자도 나날이 늘어나는 걸 보면서 이제서야 조금씩 실감하고 있어요. 사랑해주시는 만큼 더 열심히 일해야겠다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있고, 또 큰 사랑을 최대한 즐기려고 하고 있어요.
  • 얼마 전까지도 ‘스위트홈’을 여덟 번이나 보면서 팬들보다 더 ‘과몰입’한다는 평도 듣더라고요. 평소 SNS 게시물만 봐도 그 애정이 느껴지고요. 함께 출연한 배우 박규영도 ‘스위트홈’을 그만 보라고 할 정도였다면서요?
    이 애정의 원천은 아무래도 작품 자체의 재미인 것 같아요. 봐도 봐도 새로워 질리지 않아요. 촬영 당시에도 현장에서 정말 즐거웠기 때문에 작품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고요. 사실 이응복 감독님의 작품이기도 했고 또 우리나라 드라마 사상 첫 크리처 장르였기 때문에, ‘스위트홈’이 대중에게 사랑을 받을 것도 예상이 가능했어요. 하지만 제가 맡은 은유가 이 정도로 사랑을 받을 줄은 정말 몰랐죠. 호불호가 갈리고, 불호가 더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이와 달리 넘치는 사랑을 받으니 관객들이 어떤 장면에서 호감을 느꼈는지 궁금하더라고요. 그래서 완성작이 나온 후에 제 연기를 중점적으로 몇 번씩 봤고, 이후에는 다른 배우들의 연기, 작품 전체의 스토리, 소품의 세부적인 연출 등 점차 시선을 달리하면서 보다 보니 어느덧 여덟 번이 됐어요. 사실 저 못지않게 (박)규영 언니는 물론, 다른 배우들도 많이들 다시 시청했을 거예요.
  • 촬영 현장에서는 애드리브도 자유롭게 했다고요. 대본 연기보다 애드리브가 더 어려웠을 것 같은데 어떻게 준비했나요?
    처음부터 이응복 감독님께서 제게 은유란 역할은 애드리브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감독님께서 제가 영화 ‘마녀’에서 친 애드리브를 좋게 보셨던 것 같더라고요. “네 안에 있는 걸 마음껏 표현한다면, 난 언제든지 너의 애드리브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기억에 남는 애드리브를 꼽자면 (이)진욱 선배님 뒤에 지나가면서 욕을 한 장면이에요. 선배님과 더욱더 친해진 계기가 되기도 했죠. 또 하나는 괴물이 나타났을 때를 대비한 시뮬레이션 연습을 할 때 규영 언니가 그물에 잡혀 올라가는 장면인데, 언니를 멀뚱멀뚱 지켜보다가 비꼬는 리액션을 했거든요. 리허설 때 날 것으로 발휘된 리액션이었는데, 감독님께서 좋아해 주셔서 작품 속에도 담길 수 있었어요.
  • 함께 출연한 송강과는 ‘좋아하면 울리는’ 이후로 두 번째 만남이에요. 빠른 95년생이라 94년생 송강과 95년생 이도현 사이에서 ‘족보 브레이커’가 됐다고 들었는데요.
    맞아요. 하하. 또래다 보니 ‘찐친’(진짜 친구) 느낌으로 편하고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하지만 감정 신이 워낙 많은 장르여서 배우 중 한 명이라도 심각한 감정 연기를 할 때면 모두 그 컨디션에 맞춰 각자의 시간을 가졌죠. 감정 신이 없을 때는 다 같이 모여 웃으며 담소 나누고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와 나눠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에도 출연을 확정했어요. 많은 팬이 기다리고 있더라고요. 달라진 모습의 박굴미를 기대해도 좋을까요?
    정말 많이 달라졌으니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아요. 시즌 1에서 악역의 축이 강했다면, 시즌 2는 어머니에 대한 연민과 사랑, 조조와의 케미, 허당기와 푼수기가 드러나는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거예요.
  • ‘스위트홈’에서 남매로 호흡을 맞췄던 이도현과의 ‘사약 케미’가 화제였어요. 차기작인 ‘오월의 청춘’을 통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상파 주연인 만큼 부담감도 크죠?
    (이)도현 씨와의 케미 걱정은 전혀 없지만, 캐릭터의 연기와 극을 이끌어 간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굉장해요. 막상 촬영을 시작하면 바쁘게 연기하느라 많은 생각이 없어질 것 같지만, 지금은 고민이 정말 많아요. 디테일한 부분까지 최대한 연구해서 연기할 각오를 했어요.
  • ‘오월의 청춘’에서 맡게 된 간호사 김명희 역은 ‘백의의 천사’보다는 ‘백의의 전사’에 가까운 캐릭터라고 하더라고요.
    명희는 고향이 광주고 맨몸으로 집을 나와서 온갖 산전수전을 겪는 캐릭터예요. 주변 사람들에게 ‘독종’, ‘악바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강해 보이지만 반대로 속은 정말 여리죠. 어느 날 명희는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5월을 맞이하게 돼요. ‘오월의 청춘’은 가슴 아픈 시대 속에서 밝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청춘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거든요. 광주 민주화운동이 배경이라 스토리가 어두울 거라고 예상하는데 그렇진 않아요. 세대 불문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이 작품으로 ‘청춘’이란 단어가 더욱더 애틋하게 느껴지더라고요.
  • 차기작으로 정해진 ‘지리산’에서는 국립공원 레인저(특수부대원) 막내 이다원 역을 맡았어요.
    선배들의 온갖 심부름을 다 하는 막내 역할이에요. 그렇지만 불평하지 않고 늘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가 하겠습니다”라면서 뭘 해도 밝고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여주는 친구죠. 분위기 메이커 같은 인물이다 보니 재미있게 나올 것 같아요. 스타일링도 그 이전에 못봤던 모습이고요. 감독님은 평소 제 모습과 비슷하다고 말하시더라고요(웃음).
  • 전지현, 주지훈 등 많은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잖아요.
    정말 감사하고 영광이죠. 이전에도 대선배님들과 촬영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긴장을 많이 하진 않았는데, 선배님들이 정말 잘 챙겨주고 위트가 있어서 재미있게 호흡을 맞추고 있어요.
  • 김은희 작가의 미스터리 장르라 모두가 기대하고 있어요. ‘지리산’ 대본 읽을 때 어땠어요?
    소설 같았어요. 명실상부한 김은희 작가님의 실력을 바로 느꼈죠. ‘산악구조대원’이란 소재 자체도 너무 신기하게 다가왔고요. ‘지리산’이란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졌어요. 모든 게 완벽한 작품 속에 출연하게 돼서 영광이에요. 대본을 읽는데 배우분들의 캐릭터 연기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지더라고요. 작가님께서 굉장히 디테일하게 써주신 덕분에 이입하는데 수월했어요. 리딩할 때 작가님을 뵀는데 굉장히 명확하신 분이더라고요. 배우들이 각자 분석해 온 캐릭터 특징이 있더라도 작가님 의견이 굉장히 중요하게 작용하잖아요. 그런데 작가님께서 대화하는 걸 좋아하시니까, 배우들과 함께 서로 맞춰가며 캐릭터를 잡아가는 과정이 흥미로웠어요.
  • 어린 시절, 연말 시상식에서 배우들이 수상 모습을 보고 배우의 꿈을 꾸게 되었다고 했는데요. ‘왠지 나중에 내가 저 자리에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면서요. 2019년 ‘시크릿 부티크’ 신인상 수상과 지난해 연말 시상자로 참석했었는데,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아요.
    ‘2019 S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받았을 당시 오히려 ‘꿈을 이뤘다’ 이런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너무 놀라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거든요. 저 스스로 너무 부족하다고 느껴 예상치 못했죠. 시상식이 다 끝나고 축하를 받으니 실감이 나면서 정말 감사했어요. 상에 대한 욕심은 별로 없어요. 앞으로도 쭉 지금처럼 좋은 작품들을 만나며 열심히 일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 데뷔 전 웨딩플래너로 일하며 많은 사람을 만났다던데, 그런 경험이 연기에도 도움이 되었나요?
    예비부부들과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까지 호흡을 맞췄어요. 타인과 호흡하는 과정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죠. 웨딩플래너 시절에는 나 자신을 위해 살기 보다 예비부부들의 결혼을 위한 플래너로 살았죠. 수많은 감정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왔다 갔다 했어요. 그런 게 연기와 비슷해서 좋게 작용하는 것 같아요. 한 가지를 꼽을 수 있는 건 아니고, 웨딩플래너 경험을 통해 내 안에 밝은 것부터 어두운 것까지 많은 것들이 쌓인 것 같아요. 연기를 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하나씩 꺼내서 소모하고 있는 것 같고요.
  • 돌연 배우의 길을 걷겠다 선언을 했을 때 부모님의 반응은 어땠어요?
    처음엔 반대하셨죠. 전 그때 연기를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어요. 부모님께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것처럼 새로운 분야(연기)도 열심히 잘 할 거라고 1년만 지켜봐 달라고 부탁드렸죠. 부모님은 ‘1년도 못 버티고 고향으로 내려오겠지’란 심정으로 상경을 허락하셨어요. 서울에 있는 동안 연기 학원, 아르바이트, 대학교 입학시험 등 열심히 준비했지만, 성과를 보여 드리지 못했어요. 그래서 1년의 기다림을 더 부탁했어요. 운 좋게도 웹드라마 ‘72초’를 만나서 필모그래피를 쌓게 됐어요. ‘72초’를 계기로 미스틱에 소속됐고요. 최근엔 제 영상이 SNS를 통해 또 패러디 되고 있더라고요. 하하. 제 연기 인생의 발판이 되어주신 ‘72초’ 관계자들께 이 기회를 빌어 정말 감사드리고 싶어요.
  • 지난 한 해 정말 바쁘게 달려왔죠.
    2020년에는 12월만 기다렸어요. 그전까진 정말 열심히 일했는데, 보이는 성과가 없어 속상했던 시간이었거든요. 그때는 열심히 씨를 뿌리고 연말부터 수확하자는 생각으로 저 자신을 위안했었는데 작품 공개 후, 예상을 넘는 뜨거운 반응에 정말 감격스러웠어요. 힘들었던 그간의 시간을 보상받은 느낌이었죠. 2021년은 열심히 작품 활동하며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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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엘르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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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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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민시라는 이름에 ‘너무 올라가지도, 너무 내려가지도 말고 항상 평평하게 나아가라’는 뜻이 담겨 있다면서요. 당신의 인생관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나요
    이름 자체는 ‘높은 곳에서 하늘을 보라’는 뜻인데, 부모님이 3년 전 너무 일희일비하지 말고 살아가라며 이를 예(詣), 평평한 땅 담()을 써서 ‘예담’이라는 호를 지어주셨어요. 확실히 영향이 있는 것 같아요. 좋은 성과 앞에서 너무 들뜨지 않고, 슬픈 일도 결국 다 지나간다는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 것 같아서요.
  •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나요
    2018년 〈마녀〉 촬영 때까지만 해도 안 그랬어요. 오디션을 5차까지 봤는데 내심 주인공으로 캐스팅되는 줄 알고 들떴던 기억이 나요. 실은 박훈정 감독님께서 구자윤 역의 (김)다미 씨와 저의 합이 어떨지 고민하느라 결정이 계속 미뤄졌거든요. 그러다 운명적인 계시처럼 ‘예담’이란 호를 만나게 됐죠.
  • 〈스위트홈〉으로 받은 뜨거운 피드백 중 침착한 고민시를 들뜨게 만든 반응은
    호불호가 강한 캐릭터였는데도 공감해 주셔서 기뻤어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욕하고, 잘해주는 오빠에게 짜증만 내는데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이해해 주시는 부분이요. 감동적이더라고요. 뻔하지 않은 연기를 하고 싶다는 갈망이 큰 편이라 제가 연기한 인물의 여러 면을 알아줄 때면 정말 뿌듯해요.
  • 시즌 2를 촬영할 때 참고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의견도 있었나요많은 분이 다음 시즌에서는 말로만 맞서는 은유의 ‘구강 액션’ 말고 진짜 몸을 날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하시더라고요(웃음). 저 역시 액션 연기 욕심이 있어서 새 시즌 촬영이 시작되면 감독님께 적극적으로 어필해 볼 생각이에요.
  • 〈스위트홈〉으로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이제까지 줄곧 통통 튀는 캐릭터를 맡으며 스스로의 이미지를 한정 지었어요. 그걸 〈스위트홈〉으로 좀 깬 것 같아요. 연기나 스타일링 측면에서요. 그래서 좋아요. 노력하면 할수록 내가 지닌 이미지가 넓어지겠구나, 그러면 넘나들 수 있는 영역도 많아지겠구나 하고 느껴요.
  • 3월 12일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가 드디어 넷플릭스에서 공개됩니다. 야망 가득한 박굴미의 행보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은데요
    시간이 지나면서 굴미도 철이 들었어요. 엄마를 생각하는 마음도 깊어지고, 심지어 그렇게 싫어하던 조조를 은근히 챙길 때도 있죠. 하지만 가슴속 욕망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어요.
  • 당신의 짜증 연기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걸 아나요? 현실감 100%인 짜증 연기 비결이 있다면
    일상에서 나답지 않은 리액션이 나왔을 때, 다른 배우들의 뻔하지 않은 감정 연기를 봤을 때 잘 기억해 두려는 편인데 그 영향이 아닐까 싶어요. 신기하게도 그렇게 저장해 둔 것들이 연기할 때 나오더라고요. 그런데 〈마녀〉 〈라이브〉 〈좋아하면 울리는〉에 이어 〈스위트홈〉에서도 짜증 연기를 선보이면서 슬슬 한계가 오긴 했어요(웃음). 이런 시점에 만난 〈오월의 청춘〉과 〈지리산〉이 환기가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해요.
  • 전지현, 주지훈 배우와 함께하는 〈지리산〉에서는 분위기 메이커를 담당할 예정이라죠
    일단 산악구조대원의 막내 라인을 맡았고요. 밝고, 명랑하고, 열정 충만한 인물을 연기할 예정이에요. 오랜만에 밝은 성격의 인물을 만나 삶의 ‘텐션’도 덩달아 높아졌어요. 이응복 감독님과 만난 두 번째 작품인 만큼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고요. 김은희 작가님의 촘촘한 각본까지, 정말 ‘나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 또 다른 차기작 〈오월의 청춘〉에서는 배우 이도현과 멜로 연기를 선보인다고요. 〈스위트홈〉 속 남매와 전혀 다른 매력을 기대해도 좋을지
    〈오월의 청춘〉은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에요. 역사적 사건 자체보다 그런 현실을 살아가는 청춘의 삶에 초점을 맞춘 작품인 만큼 둘의 ‘멜로 케미’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이 분명히 있죠. 도현 씨와의 스킨십 장면이 더러 어색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열심히 촬영하고 있어요.
  • 두 개의 작품을 오가며 쉼 없이 달리는 것처럼 보여요.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있다면
    일단 영양제를 매일 아침마다 6~7알씩 꾸준히 챙겨 먹고요. 아무리 바빠도 운동은 꼭 가요. 요즘 하루에 서너 시간밖에 못 자는데 체력적으로 버틸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인 것 같아요.
  • 필라테스부터 발레, 수영, 요가, 등산까지 정말 다양한 운동에 도전하는 모습에서 건강한 사람이라는 게 절로 느껴져요. 몸을 쓰는 데서 얻는 가장 큰 즐거움은
    여러 가지 운동을 경험했지만 저는 요가와 발레처럼 코어 힘을 길러주는 운동이 잘 맞고, 그게 필요한 사람이더라고요. 몇 년 전에 많이 지쳤을 때 요가를 하기 시작했어요. 첫 수업 때 이유도 없이 펑펑 울었는데 몸을 쓸 때의 치유 효과를 제대로 실감했죠. 하고 나면 발랄하고 생기 있는 에너지가 샘솟는 발레도 꾸준히 배우고 있는데 요가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어요.
  • 평소 스포츠웨어를 즐겨 입더군요. 왠지 차려입고 싶은 날엔 어떻게 스타일링하나요
    좀 꾸미고 싶으면 찾게 되는 아이템이 청바지 아니면 검정색 레깅스예요. 거기에 클래식한 느낌의 재킷을 매치하고요. 신발은 웬만하면 스니커즈를 택하는 편이에요.
  • 이번 화보는 부쉐론과 함께했어요. 클래식하면서도 독창적인 부쉐론 주얼리를 ‘내 식대로’ 스타일링한다면
    처음엔 청량한 여름날, 청바지에 편한 티셔츠 차림으로 카페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마실 때 심플하게 XS 펜던트 네크리스나 콰트로 링을 착용하고 있으면 완벽하지 않을까요? 특히 조금 굵은 형태의 부쉐론 링을 오래전부터 좋아했어요. 제가 추구하는 중성적이면서도 여유로운 이미지가 느껴져서요. 빨리 돈을 벌고 싶어 성인이 되자마자 웨딩 플래너 일을 시작했는데, 그때 예물로 많이 추천했던 부쉐론 주얼리를 오늘 직접 착용하고 촬영하다니 감회가 새로웠어요.
  • 하던 일을 관두고 용기 있게 연기 세계에 발들인 당신의 인생을 파란만장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더군요
    일찍 웨딩 플래너 일을 시작했지만 곧바로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며 그만뒀어요. 오기가 있는 편이지만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 과감하게 포기하거든요. 전공도 달랐고, 연기 경험도 전혀 없으니 유명세를 얻기까지 10년은 걸릴 줄 알았어요. 생각보다 빨리 사랑받은 만큼 누군가에겐 드라마틱한 인생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이번 촬영을 함께한 배우 박규영과는 종종 와인도 마시고, 연기 고민도 나눌 정도로 친해졌다면서요. 어떤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지
      소신 있고, 자존감 높지만 털털한 사람요. 규영 언니도 그래요. 지금은 발레학원도 같이 다니고, 피곤해도 언니가 집에 오라면 가서 한바탕 수다 떨고 올 정도로 친해졌죠.
      • 동료이자 친구로서 주변 사람에겐 어떤 존재가 되고 싶나요
        마음이 잘 맞고, 모든 걸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매니저나 현장 스태프들이 저에게 좋은 카운슬러인데,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힘이 되죠. 저도 그런 동료이고 싶어요. 그러면서 좋은 경험과 생각을 나누고, 좋게 본 영화나 작품도 공유하면서 의미 있는 관계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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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마리끌레르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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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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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전의 <마리끌레르> 젠더프리 기획 기사를 본 적이 있나?
    김다미 배우가 참여한 젠더프리 기획을 봤다. 그때 본 영상이 워낙 인상적이어서 다른 해에 했던 젠더프리 기획도 찾아봤다. 나도 함께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올해 이를 제안받고 무조건 하겠다고 했다.
  • 실재하는 사건이고 남자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당연한데도 <남산의 부장들> 속 대사를 선택했다.
    이 당시 사건을 다룬 영화를 좋아한다. <남산의 부장들> 뿐만 아니라 <그때 그사람들>을 엄청 재미있게 본 기억이 있다. ‘각하, 대국적으로 생각하십시오’라는 대사는 당시 역사 속 인물이 실제 한 말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한석규 선배와 이병헌 선배가 너무 멋있게 연기했지만 이 대사를 여자 배우가 하면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했다. 대사가 지닌 날카로움도 좋아서 도전하고 싶었다. 대사도 색이 강해서 여러 버전으로 준비했고, 어느 단어에 강세를 주어 대통령에게 그동안 쌓인 실망감과 그에 대한 믿음이 깨지는 부분을 잘 드러나게 하려고 했다. 이 문장이 지닌 특유의 뉘앙스도 임팩트 있게 표현하고 싶었는데 막상 카메라 앞에 서니 무척 어려웠다.(웃음) 또 ‘각하’라는 단어가 내 또래에게는 굉장히 생소하지 않나. 일부러 남자 배우가 할 법한 역할을 선택했다.
  • 보다 다양한 역할에 대한 갈증이 있었나?
    최근에는 하고 싶은 역할을 많이 만날 수 있지만 이전에는 내 이미지와 내가 연기하고 싶은 인물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 점이 늘 안타까웠다. 나는 강하고 검사나 판사처럼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인물을 만나고 싶었다. 그나마 요즘에는 조금씩 여자 배우들의 영역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느낀다. <더 킹>의 김소진 선배님이 연기한 역할도 예전 같으면 남자 배우에게 주어졌을 법한 역할인 것 같다. <독전>의 진서연 선배님 연기도 참 좋았다. 처음 연기를 시작하고 내 외모가 주는 느낌 때문에 한계에 부딪혔고 내 나이가 지닌 한계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점점 많은 선배 배우들이 작품 속에서 다양한 캐릭터로 존재하는 것을 보고 나 역시 그런 역할을 해내고 싶은 바람을 가졌다.
  • 배우는 사실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다. 오히려 선택받아야 하는 순간이 더 많다. 제4회 SNS 3분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평행소설>의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 출연까지 맡은 건 선택받는 데서 오는 한계를 깨고 싶었기 때문인가?나는 연기하고 싶고 작품을 통해 나를 드러내고 싶었지만 당시 본 오디션에서 모두 떨어졌다. 그때쯤 에세이를 비롯해 글 쓰는 걸 엄청 좋아했다. 마침 나를 떠올리며 쓴 글이 있어서 막연히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감독이 되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내 이야기를 영화로 만들고자 하는 생각이 컸다. 당시 짧은 기간 동안 웹 드라마를 촬영한 적이 있는데, 그때 만난 동료들 5명이서 함께 만들었다. 배우까지 총 7명.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고 새로운 작품을 제작할 수 있어 기뻤다. 마치 새로운 세상에 한 발짝 들어간 것만 같았다.
  • 언젠가 자신이 원하는 여성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어떤 인물이 완성될까?
    영화 <캐롤>에 나오는 여자와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참 좋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퀴어 장르를 잘 보지 못했다. 왠지 공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케이트 블란쳇이 <캐롤>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소식에 작품이 궁금해져 찾아봤다. 동성 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영화가 이렇게 아름답게 느껴질 수 있다니. 오랫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편견이 그 영화로 사라졌다. 언젠가 배우로서 계속 성장하고 40대, 50대가 되어 영화 연출을 하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닿지 않는 이슈에 대해 다뤄보고 싶다. 그리고 원작이 있는 작품이 아니라 처음부터 창작된 작품, 사람들의 시선을 바꿀 수 있는 작품을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스위트홈>의 ‘은유’도 바라왔던 인물과 많이 닮아 있는가?
    예전에는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가 좀 더 한정적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2018년 이후 보다 주체적인 여성 캐릭터가 많이 등장해왔다. 하고 싶은 일을 좀 더 능동적으로 해내고 편견과 맞서 싸우며 나아가고 남성과도 동등하게 대립하는 인물들. <스위트홈> 공개 이후 여러 인터뷰를 하면서 받은 질문 중 하나가 ‘남성 캐릭터가 유독 답답해 보일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는데, <스위트홈>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성별로 나눌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세상에는 아주 다양한 유형의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누군가는 남성이어도 약할 수 있으며 또 누군가는 용기가 부족할 수 있다. 여성도 마찬가지로 용기가 부족한 사람도 있고 맞서 싸울 수 있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 내가 연기한 은유는 세상을 가장 편견 없이 바라본 인물이자 상대가 누구든 ‘팩트 폭력’을 날릴 수 있는 여고생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성인이 아닌 미성년자의 편견 없는 시선이 흥미로웠다.
  • 서사 하나 없이 누군가의 엄마나 딸로서 작품에 존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이런 역할이 불필요하거나 나쁘다고 할 수도 없으며 배우로서 그런 인물을 만나 연기하게 될 수도 있다.
    작품을 위해 때론 필요하다. 그런 역할을 하게 된다면 물론 아쉬운 부분은 있을 것이다. 내 이미지만 소모되고 마는 역할. 하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연출자와 소통하며 좀 더 인물을 입체적으로 만들고자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대사가 많이 없더라도 그 인물의 색을 가능한 한 많이 드러내고자 애써야겠지. 모든 기회는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다. 경험이 한 꺼풀 한 꺼풀 내게 입혀져 다른 새로운 것을 창조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그런 엄마 역할을 하게 된다면 내 안에 잘 담아뒀다가 언젠가 다른 작품에서 좀 더 다른 엄마를 연기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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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보그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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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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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시의 호는 예담이다. 나아갈 예(詣), 평평한 땅 담(埮)으로 4년 전 스님이 지어줬다. 고민시가 높을 高, 하늘 旻, 보일 示를 한자로 써 ‘높은 곳에서 하늘을 보라’인데, 예담까지 더해져 ‘높고 평평한 곳에서 하늘을 보며 나아가라’는 의미다. 호 덕분인지 2018년 <마녀> 이후로 <스위트홈>, <좋아하면 울리는>, <오월의 청춘> 등 대중에게 가까이 가는 작품을 만났다.


대전에서 태어난 고민시는 웨딩 플래너로 일하다가 ‘내 삶 이대로 괜찮을까’ 싶어 어릴 적 꿈인 배우가 되기 위해 사표를 내고 상경했다. 데뷔작은 2016년 <72초 TV>의 웹드라마다. 소속사도 없었고 자기 옷을 챙겨 버스를 타고 현장에 갔다. 이 시리즈는 고민시의 시작을 보고 싶은 사람들로 유튜브에서 ‘역주행’되고 있다.


최근작은 지난 6월 8일 종영한 KBS2 <오월의 청춘>이다.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을 배경으로 청춘(고민시, 이도현, 이상이, 금새록)의 우정과 사랑이 펼쳐지는, 요즘 보기 드문 정통 멜로드라마다. 역사가 스포일러이기에 더 슬펐던 작품. 아직 완벽히 정리되지 않은(될 수 없는) 근현대사를 가져온 작품이라 신예 배우로서 선택이 쉽지 않았을 거다. 고민시는 무조건 하고 싶었다. “남녀의 사랑 이야기지만, 역사로 이들을 데려오자 벌어지는 사건이 너무 충격이었어요. 흥행 여부를 떠나 이런 드라마는 제작되어야 한다고 여겼어요. 배우의 매력은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내가 세상에 없더라도 작품은 남는 것이죠. 이런 작품은 길이 남을 가치가 있었고, 그 일부가 된다니 자랑스러웠어요.”


고민시는 5·18 관련 책과 영화, 다큐멘터리로 시대 배경을 공부했다. 그중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고민시에게 많은 눈물과 생각을 남긴 작품. “친할머니께서 작년 말에 돌아가셨고, 외할머니께서도 반년 뒤에 떠나셨어요. 나는 이별이 너무나 힘든데, 5·18 당시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아팠을까. 매년 5월이 돌아오면 살아남은 이들은 여전히 슬픔 속에 있겠구나, 그 시대가 아니면 평범한 행복을 누릴 수 있던 분들인데… 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오월의 청춘>을 촬영할수록 청춘이란 단어가 더 아프게 다가왔어요.”


최근 고민시는 5·18기념재단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 “다른 셀럽들이 기부했다는 기사를 보면서 본받고 싶었어요. 나중에 돈을 더 많이 벌면 하기보다 지금 나이에 할 수 있는 만큼 실천하려고요. 비밀로 하려 했는데, 재단 측에서 기부 내용을 광주 신문에 내고 싶어 하셨어요. 이렇게 크게 알려질 줄 몰랐어요.”


<오월의 청춘>은 주연배우 네 명이 모두 신인에 가까운 젊은 배우였고, 감독과 작가도 데뷔작이었다. “흔히 말하는 플러스 요인은 없는 상황이었어요. 톱스타도 없고 예산도 적었고요. 하지만 하루살이처럼 모두가 똘똘 뭉쳐 하루하루를 진심으로 열심히 보냈어요. 상대역인 도현 씨는 제가 감히 얘기하지만 너무나 잘하고 열심히 해서 질투가 날 정도였죠. 다른 스태프도 마찬가지고요. 진심이 통했기에 좋은 작품이 나왔어요. 코로나 때문에 같이 밥 한 번 못 먹어서 아쉽지만, 다들 저처럼 자랑스러울 거예요.”


다른 또래 배우들은 <오월의 청춘>을 다른 면에서도 부러워했을 거다. 요즘 드라마는 특정 사건을 추리해가는 장르물, 좀비나 괴물, 초능력, 시간 여행 등 특이한 설정의 스타일로 끌고 가는 작품이 많다. OTT의 영향으로 미드, 영드의 장르물에 대중이 익숙해지고 그런 작품을 선호하면서 한국 드라마도 그런 실험이 이뤄지는 중이다. 그만큼 정통 멜로드라마가 줄었기에 <오월의 청춘>이 반갑다. 고민시가 연기한 외유내강형 비련의 여주인공(명희)은 배우라면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역할일 거다. 카메라는 섬세한 감정을 담아내려고 클로즈업을 많이 했다. 고민시의 깜빡이는 눈, 손짓 하나가 의미 있게 담겼다. “저는 삶을 강하게만 헤쳐온 명희가 사랑하는 이를 만나면서 미묘하게 변해가는 지점이 좋았어요. 진짜 사랑하기 때문에 그를 지켜주고 싶고 그를 위해 기도하죠. 아직 저는 스물 몇 해밖에 안 살아봤지만 이런 감정을 요즘 시대에 느끼기는 힘든 것 같아요. 휴대전화도 없던 시절이었기에 더 애틋하고 예쁜 청춘이었고, 그런 여주인공 연기를 할 수 있다니 축복이었어요. 이 작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여러 의미로 농도가 짙어져요.”


고민시의 다음 드라마는 김은희 작가의 <지리산>이다. 코로나로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촬영이 중단되었지만 현재는 열심히 산을 타며 촬영 중이다. 고민시는 지리산 천왕봉을 처음 올라가봤다. 수묵화 같은 풍경에 넋을 놓았고, 그제야 김은희 작가가 이 드라마의 목적 중 하나가 힐링이라고 말한 이유를 알았다. 지리산의 아름다운 산세를 시원하게 보여주면서, 그 안에서 활약하는 레인저(산악 구조대)와 등산객의 미스터리한 관계가 펼쳐진다. 고민시는 선배 레인저 전지현과 함께 활동하는 ‘병아리 레인저’로 나온다. 그는 평소에도 산을 즐겨 타 인스타그램에는 정상 등반 기념사진이 많다. 하지만 잦은 산행으로 무릎에 무리가 오면서 지리산 촬영을 위해서라도 등산을 멈춘 상태.


<지리산>이 우리에게 힐링을 줄 예정이라면, 고민시는 평소에 어디에서 위안을 얻을까. 우선 힘든 일에도 잘 대처할 수 있는 건강한 몸을 위해 좋은 습관을 들이려 한다. 아침이면 아보카도와 견과류, 유산균과 영양제처럼 몸에 좋은 음식을 먹고, 발레와 요가도 꾸준히 한다. 슬픈 일이 생기면 더 어두운 책을, 울고 싶으면 옆에서 툭 건드려 울게 만드는 책을 읽고 그 안에 매몰되어 기운을 차리는 편이다. 와닿은 구절은 사진으로 찍어두고 때때로 꺼내 본다. 인스타그램에는 이런 문장이 올라와 있다. “아, 같은 삶을 한 번만 더 살아봤으면, 새로 얻은 지식을 기반으로 삶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라도… 창밖 풍경에 무심한 기차 승객처럼 삶을 지나쳐 가지 말고 온전히 음미하기 위해서라도.” 당시는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의 촬영이 끝나고 쉬던 때다. “차기작이 정해져 있었음에도 불안했고, 부모님과 한 약속을 지킬 수 없을까 봐 고민하던 때였어요. 그래서 이 구절이 와닿았나 봐요. 만약 시간을 돌리면 내가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모진 순간을 거치면서 불완전한 삶에서 완전한 삶을 향해 나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이 많아졌죠. 평소에도 삶과 죽음을 많이 떠올려요. 어릴 때도 사후 세계, 존재의 의미 등에 관심이 많았고요.”


고민시는 삶의 면면이 납득이 되어야 하기에 자꾸 질문을 던지고 어려운 주제일지라도 계속 생각한다. 배역도 왜 그런 대사와 행동을 하는지 이해가 되어야 연기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스위트홈>의 은유는 성격이 왜 그렇게 날카로운지 감독에게 여러 차례 물었다. 은유의 성격을 만든 배경 사건이 나와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작품 역시 감독과 작가들에게 자주 연락한다. “답을 구하려고 귀찮게 해드리는 편이죠. 캐릭터가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그의 이전 삶을 시뮬레이션해요. 그 후에 촬영 대본을 보면서, 아, 그는 이런 사람이기에 이 장면이 연출됐겠구나, 이렇게 연기해야겠다 이미지 메이킹을 하죠. 그렇게 하나하나 추가해 인물을 완성해가요.”


생각이 많은 만큼 글도 자주 쓴다. 40대 즈음엔 단편 모음집을 내보고 싶다. 아이디어 노트도 있다. 예를 들어 시선에 대해 얘기하고 싶으면 망원경 같은 키워드를 모아 문장으로 만들고 이어 장면을 글로 묘사해둔다. 2016년에는 직접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한 단편영화 <평행소설>이 ‘제4회 SNS 3분 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라라랜드>의 여주인공이 오디션에서 자꾸 떨어지면서 누군가의 선택을 기다리는 대신 자신이 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린 것처럼, 고민시도 배우의 시작점에서 불안하던 차에 하고 싶은 얘기를 직접 영화로 만든 것이다. <평행소설>엔 남자가 소설을 써 내려가자 그 내용대로 행동하는 여자가 등장한다. 마지막엔 반대가 된다. 고민시는 이 작품에 대해 “두 인격이 평행선에서 만나는 이야기로 ‘평행 세계의 또 다른 나는 지금의 나와 다르게 어디선가 활발한 연기 활동을 하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이야기를 구성했어요”라고 말했다.


언젠가 영화를 또 만들고 싶다. “문소리 선배님처럼 배우로 활동하면서도 재치 있고 감동을 주는 영화를 연출하고 싶어요. 특히 사회에 대한 시선이 잘 드러나면 좋을 거 같아요.” 고민시는 시선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한다. 얼마 전 크랭크인한 류승완 감독의 영화 <밀수>를 말할 때도 그랬다. 함께 출연하는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선배의 연기 시선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열려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 하나의 시선이 아니라 여러 모습을 볼 수 있는 사람이오. 뒤집어도 보고 밑에서도 보고 이런 다양한 시선이 합쳐지면 또 다른 시선을 가질 수 있겠죠. 그러기 위해 매사에 연구하고 배우려고 해요.” 예담 고민시는 그 이름처럼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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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노블레스맨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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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데이즈드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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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에스콰이어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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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2. GQ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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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코스모폴리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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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22년

5.1. 얼루어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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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뷰티쁠 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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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보그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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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박규영, 송강, 이도현스위트홈 관련 동반 화보[2] 박규영과 동반 화보[3] 박규영과 동반 화보[4] 젠더프리 2021[5] 커버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