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숙어(熟語 / idiom[1])는 익숙해진 말을 의미한다. 특정한 둘 이상의 단어가 조합되어 본래의 단어들의 의미와는 다르게 쓰이는 관용어구를 말한다. "관용어"(慣用語) 또는 "관용구"(慣用句)라고도 한다.2. 언어학적 의의
숙어는 형식주의와 기능주의 양쪽에서 모두 중요하게 취급된다. 형식주의의 주요 공리 중 하나인 조합성(compositionality)[2]에 벗어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형식주의에서는 숙어를 그것의 구성요소들의 조합 그 이상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분석에 활용한다.예를 들어 '손이 크다'라는 숙어는, 다음의 두 가지 의미를 가진다.
(i) 조합성의 원칙에 따라 '손의 크기가 크다'라는 의미
(ii) 숙어로서 '손이 크다'는 개별적으로 '물건을 많이 산다/만든다'라는 의미
이제 '왠지 모르게'라는 부사구를 가운데에 집어넣어보자. '손이 왠지 모르게 크다'는 조합성의 원칙에 따라 해석되는 (i)의 의미는 가지지만 숙어적 의미인 (ii)의 의미는 갖지 않는다.[3] 즉 기저에서 구성요소가 인접해야 숙어적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로, 'The cat is out of the bag.'라는 표현은 문자적으로 '고양이가 가방에서 나왔다'라고도 해석되고 숙어적으로 '비밀이 누설되었다'는 의미도 가진다.
이제 인상구문인 The cat seems to be out of the box. 를 보자. 이 문장의 경우 여전히 '비밀이 누설되었다'의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왜냐하면 'the cat'은 기저에서 out of the box와 인접해 있었다가, EPP(모든 문장은 주어를 가져야 한다는 영어 통사론의 규칙)를 만족시키기 위해 문두로 인상된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The cat forgot to be out of the box.는 The cat seems to be out of the box. 와 표면상으로 완전히 동일한 구조를 가지지만 숙어적 의미를 가지지 못한다. 이는 The cat이 기저에서도 이미 주어자리에 (즉, forget의 외부논항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기능주의에서는 한걸음 더 나아가 '왜 다른 것이 아니라 "손"이 크다고 하는걸까? 왜 다른 동물이 아니라 "고양이"가 가방에서 나왔다고 하는걸까?' 등의 의문을 가진다. 따라서 기능주의에서는 문화나 집단적 경험 등 언어학 외적인 부분에 상당히 의존한다.
3. 숙어와 문화
각 언어의 문화적 배경이 반영되기 때문에,[4] 그 문화를 이해하는 도구로도 사용된다. 다른 문화권에서는 그 언어를 알고 있어도 처음 접하면 직관적으로 이해하지 못한다.반면에 문화적 배경을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숙어도 있는데, 영어의 be in for it이 좋은 예시다. 이 숙어는 '골치아프게 되다'라는 의미인데, 각 단어들(be + in + for + it)을 어떻게 추측해도 문화적 배경을 추측할 수가 없다.
4. 숙어와 어휘력
숙어의 구사 능력이 어휘의 능력으로 직결되는 경우도 많다.[5] 빅뱅이론 등 작품에서 이를 이용한 말장난을 자주 사용할 때는 완전히 번역하지 못한다. 단어의 재미를 살리지 못하고[6] 이를 다른 말장난으로 대체하거나 문화권 내에서 비슷한 역할의 관용구로 의역하기도 한다.숙어는 문법의 난이도와 상관없이 두루두루 나타나는 언어 현상이다.
5. 언어별 숙어
6. 문서로 생성된 숙어
- Jack of all trades
- Just what the doctor ordered
- Let It Go
- Take It Easy
- That's what she said
- trick or treat!
- 고양이 혀
- 내 손에 장을 지진다
- 누워서 떡 먹기
- 대본영발표
- 뜨거운 감자
- 무엇을 숨기랴
- 백조의 노래
- 시끄러봐
- 식은 죽 먹기
- 실버 스푼
알 게 뭐야-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퀵 앤 데드
- 하면 되는 아이
- 향기 없는 꽃
-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1] 언어를 뜻하는 스페인어 'idioma'와 어원이 같다.[2] 표면상의 언어표현은 그것의 내부구조의 결합방식으로 소리와 의미가 모두 결정됨. 구성성, 합성성이라고도 칭한다.[3] 단, 부사를 인상시켜 "왠지 모르게 손이 크다"의 경우 i과 ii의 의미를 모두 가진다.[4] 많은 숙어들이 해당 문화의 신화나 전설이나 민담에서 나온 경우가 많다.[5] 숙어를 자유자재로 적절한 상황에 쓸 수 있다면 원어민급의 언어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6] 이를 보충설명하는 각주가 달리기도 한다. 설명충